주문
피고가 2023. 9. 22. 원고에게 한 장해급여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 남자)의 난청 진단
1994. 2.경까지 조선소 근무
2020. 11. 30. 감각신경성 난청(이하 '이 사건 상병') 진단받음
원고의 1차 장해급여 청구에 대한 피고의 부지급 처분
처분일: 2023. 5. 15.
처분사유: 약 28년 전 소음노출 중단 후, 2014년 이명, 2017년 중이염으로 치료받은 이력이 확인되고, 저음역과 고음역 청력 상실정도가 유사한 편평형의 청력도를 보여 전형적인 소음성 난청의 패턴과는 차이가 있으며, 소음노출기간에 비해 비노출기간이 길고 노인성 난청 형태를 보이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노인성 난청의 악화로 보는 것이 타당함
원고의 2차 장해급여 청구에 대한 피고의 부지급 처분('이 사건 처분')
처분일: 2023. 9. 22.
처분사유: 사정변경 없이 위 기존 처분과 동일한 내용을 재청구한 사안으로 기존 처분과 동일한 사유로 부지급함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산재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은 '산재보험법 시행령',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은 '산재보험법 시행규칙'이라 한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산재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가 업무수행에 기인하여 입은 재해를 뜻하는 것이어서 업무와 재해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두11424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과 갑 제3 내지 8, 10, 12, 14, 16 내지 19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C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와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소음사업장에서 근무하면서 지속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소음에 노출되었고, 그로 인하여 발생한 소음성 난청이 독립적으로 또는 연령에 의한 난청과 경합하여 현재의 난청 상태에 이르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원고의 소음노출력
피고는 원고의 직업과 소음노출력을 조사하여 원고가 1978. 1. 16.부터 1994. 2. 15.까지 약 16년 1개월 동안 조선소에서 근무하면서 85dB 이상의 소음에 노출된 것으로 인정하였다.
원고 주치의 및 특별진찰 청력검사 결과 등
원고는 2020. 11. 30. 주치의 D이비인후과에서 순음청력검사를 받아 6분법<1>에 따른 우측 75dB, 좌측 65dB의 기도청력역치로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다.
원고는 장해급여 청구 이후 피고의 의뢰에 따라 특별진찰을 받았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근로복지공단 창원병원 2022. 6. 15. 회신).<2>
원고의 소음노출과 이 사건 상병의 상당인과관계
원고의 소음노출력과 청력역치는 산재보험법 제37조 제5항,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및 [별표 3]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에서 정한 소음노출 기준과 청력역치 기준을 모두 충족한다.
특별진찰에 따른 순음청력검사 결과상 C5dip 현상(소음성 난청의 순음청력도 특징으로서 500~2,000Hz 영역보다 3,000~6,000Hz 영역, 특히 4,000Hz에서 더 심한 감각신경성 난청이 존재하면서 8,000Hz에서 회복되는 현상)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이는 원고가 당시 만 75세 정도여서 노인성 난청이 함께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촉탁에 따른 이비인후과(이과-귀) 감정의(이하 '이 사건 진료기록감정의'라 한다) 역시 C5dip 현상은 소음성 난청이 노화 등 다른 영향과 혼재된 경우에는 관찰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소견을 밝혔다.
원고가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은 것은 마지막 소음 노출 시점부터 약 26년이 경과한 때이다. 그런데 소음성 난청 초기에는 일상생활에서 거의 필요 없는 고음역대에서 청력저하가 이루어져 이를 자각할 수 없다가 점점 저음역대로 진행되어 시간이 한참 흐른 후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낄 정도가 되어서야 난청임을 인지하게 되어 뒤늦게 발견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원고가 소음사업장을 떠난 때부터 상당한 기간이 지난 때에 이 사건 상병 진단을 받은 사정은 위와 같은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원고는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은 청력검사 및 특별진찰 당시 고령(만 74세~76세)이었으나 같은 연령대 일반인의 청력보다 더 심하게 저하되어 있어, 위 난청을 노화에 따른 노인성 난청이라고만 볼 수도 없다. 소음 노출 여부가 노인성 난청의 진행 정도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존재한다. 소음에 의한 청력손실이 있었고 이후 이로 인해 더 빨리 더 중하게 진행된 노화에 따른 청력손실이 더해져 현재의 난청에 이르게 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사업장에서의 소음노출이 현재의 난청 발생에 주요한 원인이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가 2021. 12. 마련한 '소음성 난청 업무처리기준 개선'에도 노인성 난청으로 진단되었더라도 소음 노출 경력이 업무상 질병인정기준을 충족하고 소음 노출로 인하여 연령증가에 따른 자연경과적 청력 손실을 더욱 빠르게 진행시켰다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정해져 있다. 이 사건 진료기록감정의 역시 과거 소음노출로 인하여 감각신경성 난청이 발생 또는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밝혔다.
원고의 건강보험요양급여내역상 원고가 2017. 9. 8.부터 2017. 9. 16.까지 두 차례 만성장액성중이염으로 진료받은 내역이 있다. 이 사건 진료기록감정의는 '중이염 발병 후 감각신경성 난청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며, 중이염을 앓았던 경우에도 정상 청력, 전음성 난청, 감각신경성 난청, 혼합성 난청 등 모든 형태의 난청이 가능함. 중이염이 내이염을 일으킬 수 있어 난청의 원인 중 하나일 수 있음'이라는 소견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만성 중이염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난청은 대부분 전음성 난청이고 만성 중이염이 혼합성 난청이나 감각신경성 난청을 유발하는 것은 내이(와우)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한다. 그런데 원고의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상 2017. 9.경 외에는 중이염으로 진료받은 내역이 없고, 특별진찰 당시 측두골 CT 검사에서도 특이 소견이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중이염이 내이염으로 이환되어 감각신경성 난청을 일으켰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더욱이 위 건강보험요양급여내역의 중이염과 관련한 진료기록에 따르면, 원고는 당시 귀인두관의 협착 진단만을 받았을 뿐 장액성 중이염 관련 소견은 기재되어 있지 않고, 이 사건 진료기록감정의는 귀인두관 협착만으로 청력저하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는 소견을 밝혔다. 한편, 원고에 대한 특별진찰 당시 우측 귀의 고막 비후 소견이 있었는데, 이 사건 진료기록감정의는 만성장액성중이염이 우측 고막 비후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은 있어도 고막 비후만으로 청력저하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는 소견을 밝혔다. 결국 원고가 건강보험요 양급여내역과 같이 2017. 9.경 만성장액성중이염을 앓았는지 불분명하고 설령 중이염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것이 원고의 난청에 영향을 주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2012. 6.경 우측 전대뇌동맥 영역의 뇌경색으로 진단받은 내역이 있다. 피고는 이러한 뇌경색 등 기저질환이 난청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동종 사건의 감정의들은 뇌경색으로 인한 난청은 대부분 전하소뇌동맥 영역에서 뇌경색이 발병하였을 때 발생하고 이외의 영역에서 발생한 뇌경색에 의한 난청이 발생하는 것은 매우 드물며, 뇌경색과 동반하는 난청은 대개 돌발성 일측성 난청이라는 소견을 밝힌 점, 원고는 전하소뇌동맥 영역이 아닌 전대뇌동맥 영역에 뇌경색이 발병하였고, 뇌경색 진단 당시 청력 저하를 호소하지 않았으며, 원고는 현재 양측 귀 모두 난청을 보이고 있는 점, 이 사건 진료기록감정의는 진료기록감정촉탁에 대한 회신에서 뇌경색 등 기저질환이 청력 손실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밝혔으나, 앞서 본 동종 사건 감정의들의 소견과 원고의 뇌경색 영역 및 양측 난청 등에 기초한 질의를 담은 사실조회 회신에서는 뇌졸중 진료의 경험이 없어서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취지로 답변하여 진료기록감정촉탁 회신상의 답변은 일반적인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2012. 6.경 우측 전대뇌동맥 영역에 뇌경색을 진단받았다 하더라도 이것이 원고의 난청에 영향을 주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 밖에 원고의 고막과 중이에 뚜렷한 병변이 없고, 원고의 난청이 내이염, 약물중독, 열성 질병, 메니에르증후군, 매독, 머리 외상, 돌발성 난청, 유전성 난청, 가족성 난청 또는 재해성 폭발음 등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였다고 볼 자료도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서경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