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1. 12. 선고 2023구합50592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75.4.10. 초·중등 및 고등교육 실시를 목적으로 설립되어 D대학교, E고등학교 등의 사립학교를 설치·운영하는 법인이다. 참가인은 원고가 운영하는 지방교육재정연구원(이하 ‘이 사건 연구원’이라고 한다)에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이 사건 연구원은 본래 F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운영하는 기관이었다. 참가인은 2020.7.1. F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계약기간을 2020.7.1.부터 2021.6.30.까지로 하여 이 사건 연구원 소속 특정계약직 5급 연구원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참가인은 2021.7.1. F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계약기간을 2021.7.1.부터 2022.6.30.까지로 갱신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교육부는 2022.1.1.부터 원고를 이 사건 연구원의 위탁운영기관으로 지정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연구원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을 전부 승계하고, 참가인과 계약기간을 2022.1.1.부터 2022.6.30.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라.

원고는 2022.1.1. 지방교육재정연구원 운영지침(이하 ‘이 사건 운영지침’이라고 한다)을 제정하고, 계약기간 2년이 도래하는 기간제 근로자 5인을 대상으로 정규직 전환평가를 시행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22.5.29. 구체적인 정규직 전환계획을 마련하고 전환평가표를 작성하였다. 구체적인 전환평가표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아래 생략>

마.

참가인은 G 부장으로부터 전환평가표상 2개 평가요소에서 ‘미흡’을 받았고, H 팀장으로부터는 1개 평가요소에서 ‘미흡’을 받았다. 그 후 원고는 2022.5.30. 참가인에게 ‘2022.6.30.자로 본원과의 근로계약이 만료됨’을 알리는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규직 전환거절’이라고 한다). 참가인은 이의절차를 제기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기각하였다.

바.

참가인은 2022.7.8.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참가인을 부당하게 해고하였다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2.9.1.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이에 원고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11.22.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가 제1 내지 3호증, 을나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참가인의 정규직 전환기대권을 인정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위법하다.

가.

참가인에게는 정규직 전환기대권이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는 교육부로부터 전문기관 지정을 받은 기간만 이 사건 연구원을 운영하는 것이고 정규직 전환심사에 관한 구체적인 평가기준과 항목은 2022.5.19.에 비로소 마련되었으므로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될 만한 선례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더불어 계약기간 종료 전 계약직 직원들은 정규직 채용공고에 응시할 수 있는데, 참가인은 정규직 채용공고에 응시하지 않았으므로 스스로 정규직 전환기대권을 포기하였다고 평가되어야 한다.

나.

또한 원고가 마련한 정규직 전환평가표에는 ‘평가결과 평가자 1인의 평가표에서 ‘미흡’ 이하가 2개 이상일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음’이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고, 참가인은 평가자 1인의 평가결과 중 2개 평가요소에서 ‘미흡’을 받았으며, 참가인에 대한 평가는 공정성과 합리성을 갖추었으므로 이 사건 정규직 전환거절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

다.

설령 이 사건 전환심사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정규직 전환심사와 계약직 갱신심사는 구분되므로 참가인은 정규직 근로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다고 보아야 한다.

3.

판단

가.

참가인에게 정규직 전환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1)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1.4.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고 한다)은 제5조에서 “사용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의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제근로자를 우선적으로 고용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8조제1항에서 “사용자는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며, 제9조제1항에서 “기간제근로자 또는 단시간근로자는 차별적 처우를 받은 경우 노동위원회법 제1조의 규정에 따른 노동위원회에 그 시정을 신청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의 내용 및 입법 취지에 앞서 본 기간제근로자의 기대권에 관한 법리를 더하여 살펴보면,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관한 기준 등 그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을 거절하며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그 이후의 근로관계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정규직 전환에 관한 대법원 2016.11.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각 사실과 사정, 즉 ① 이 사건 운영지침 제7조제3항제1호, 제2호는 ‘계약기간이 도래하기 전 근무성적평정 평가 결과에 따라 연장 임용할 수 있다. 연장 임용 후 2년이 도래하기 전 근무성적평정 평가 결과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라고 하여 정규직으로의 전환가능성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이후 원고는 실제로 2022.5.19. 구체적인 정규직 전환기준을 마련한 점, ② 원고가 실시한 정규직 전환평가에서 참가인 외 4인의 계약직 근로자들은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된 점, ③ 이 사건 연구원은 원고가 위탁운영기관으로 지정된 2022.1.1. 이전에는 이 사건 운영지침 제7조제2항제3호에 따라 일반 근무성적평정에서 2년 연속 최하위권의 평가를 받지 않은 기간제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실도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에게는 위 규정에 의하여 근무성적평정 평가결과에 따라 원고의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참가인에게 정규직 전환기대권이 인정되는 이상 참가인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더라도 정규직 근로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다는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3)

원고는 참가인이 정규직 채용공고에 응시하지 않았으므로 정규직 전환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고도 주장하나, 이미 이 사건 연구원에서 2년 가까이 근무한 참가인이 본인의 정규직 전환기대권을 신뢰하여 별도의 신입 직원 채용공고에 응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두고 참가인이 스스로 정규직 전환기대권을 포기하였다고 할 수 없다.

나.

전환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1)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합리적인 사유 없이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할 것이고,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7.10.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재량의 폭에서 차이가 있을지언정 이는 정규직 전환거절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2)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참가인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은데 합리적 이유가 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이 사건 정규직 전환거절의 기준이 된 전환평가표는 기존 근무성적평정에서 사용하던 항목별 배점제를 삭제하고 ‘직무지식, 의사전달력, 신속성, 추진력, 기획력, 책임감적극성, 성실성, 팀워크’ 8개 항목에 대하여 각 ‘매우우수, 우수, 보통, 미흡, 매우 미흡’ 등 5단계 등급으로 정성평가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원고는 위와 같은 전환기준을 참가인을 포함한 전환평가 대상 근로자들에게 사전 공지하거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그에 따라 평가대상자들은 정규직 전환기준을 사전에 확인하고 이에 대비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나)

참가인은 G 부장으로부터 ‘신속성’과 ‘성실성’ 항목에서 ‘미흡’평가를 받았고, 이는 곧 이 사건 정규직 전환거절로 이어졌다. 그런데 원고는 참가인이 어떠한 부분에서 신속성과 성실성이 부족하였는지 객관적 자료를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건 연구원이 수행하는 연구업무의 특성상 평가요소를 모두 계량화하기는 어렵다는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정규직 전환절차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일정한 자료는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

게다가 G은 이하 보듯이 ‘성실성이 평이하다’고 하였음에도 ‘미흡’을 부여하는 등 평가자 의견내용과 평가표상 평가결과가 부합하지도 않고, 오히려 모순되는 것으로 보인다.

라)

G은 ‘성실성, 팀워크 등은 전반적으로 평이하나, 2년 가까이 수행한 연구원의 주요 업무 중 하나인 중투심사 업무에 대한 능숙함의 정도가 부족하며 직무지식에 대한 자기개발이 미흡하고 시급한 업무를 처리하는 신속성 또한 부족함에 따라 정규직전환 대상으로 맞지 않는다’고 위와 같이 평가하게 된 이유를 밝혔으나, 이 역시 구체적으로 어떤 면에서 능숙함과 신속함이 부족하였는지, 가령 자료제출의 실수 정도와 지연 정도 등이 확인되지 않는다.

반면 또 다른 평가자인 H 팀장은 성실성 1개 항목에 대하여만 ‘미흡’을 부여하면서 평가 의견으로 ‘담당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자 노력하는 성향을 보이나, 맡은 업무에 대한 헌신적 자세를 보완한다면 장기적으로 조직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고 하여 G의 평가내용과 사뭇 다르다.

마)

특히 참가인에 대한 평가는 2명의 평가자가 실시하였는데 원고는 ‘평가자 1인의 평가표에서 미흡 이하가 2개 이상일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음’이라는 규정에 따라 이 사건 정규직 전환거절을 하였고, 결과적으로 1인의 평가자에 의해 참가인의 정규직 전환 여부가 좌우되었다. 그러나 앞서 본 평가요소의 문제, 평가방식의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위 전환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음에도, 1인의 평가만으로 이 사건 정규직 전환거절을 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강우찬

판사 이은경

판사 김민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