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건축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원고는 피고에게 2021년도, 2022년도의 각 산업재해보상보험(이하 ‘산재보험’이라 한다) 보수총액, 고용보험 보수총액을 각 신고하고 그에 따라 산정된 산재보험료, 고용보험료(이하 ‘고용산재보험료’라 한다)를 납부하였다.
피고는 2023. 8.경 원고를 확정정산 대상 사업장으로 선정하고 원고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검토한 뒤, 2023. 11. 21. 원고에게 하도급공사 인건비 일부 누락 등으로 인해 자진신고한 보수총액과 확정정산한 보수총액에 차이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다음과 같이 보험료 차액을 추가징수한다는 확정정산 최종결과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1><2>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2호증, 을 제5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다음 항목들은 고용산재보험료 산정의 전제가 되는 보수총액에서 제외되어야 하므로, 이를 모두 보수총액에 포함하여 확정정산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산정된 확정보험료와 신고보험료의 차액에 대한 추가징수를 명하는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수수료비용 계정의 ‘사업소득’ 금액
이 부분 금액은 외주업체이면서도 ‘1인 사업주’에 해당하는 업체의 사업소득이므로, 해당 사업소득 신고 대상자를 ‘사업주’가 아닌 ‘근로자’로 보는 전제에서 해당 금액을 고용산재보험료의 산정을 위한 보수총액에 가산할 수는 없다.
원재료 및 장비사용료 계정 등의 ‘레미콘 거래’ 금액
이 부분 비용은 순수한 레미콘 ‘자재’의 구입비용에 해당할 뿐이어서 보수총액에 포함될 수 없다.
원재료 계정의 ‘시스템에어컨 등 거래’ 금액
이 부분 역시 ‘자재’ 또는 ‘물품’에 해당하는 시스템에어컨 등을 공급받는 과정에서 지출한 비용에 불과하다. 피고는 시스템에어컨 등의 설치공사까지 이루어졌다는 전제에서 이를 하도급공사비에 포함시켰는데, 해당 납품 업체들은 위 물품의 설치공사를 진행한 사실조차 없으므로, 이 부분 비용 역시 보수총액에 포함될 수 없다.
관계 규정의 내용 및 취지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 제2조 제4호는 “원수급인”이란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의하여 행하여지는 경우에 최초로 사업을 도급받아 행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5호는 “하수급인”이란 원수급인으로부터 그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도급받아 하는 자와 그 자로부터 그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도급받아 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9조 제1항은 “건설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의하여 시행되는 경우에는 그 원수급인을 이 법을 적용받는 사업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시행령 제7조 제1항은 "법 제9조 제1항 본문에서 ‘건설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이란 건설업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의하면, 건설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의하여 시행되는 경우에 하수급인이 아닌 원수급인이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주가 된다.
이처럼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은 하도급과 재하도급이 널리 이루어지는 건설업의 경우 공사별로 나누어 고용산재보험료를 산정하는 것은 실정에 맞지 않으며 보험 기술적으로도 어렵다는 전제에서, 원수급인을 중심으로 전체 사업을 하나의 적용단위로 하는 보험관계가 성립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러한 도급사업 일괄적용에 따라 전체 사업을 하나의 적용단위로 하여 건설공사의 원수급인이 고용산재보험료를 납부하여야 하는 경우 직영공사와 하도급공사 전체를 대상으로 보수총액을 결정하여야 한다.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13조 제6항에 따르면, 제17조 제1항에 따른 보수총액의 추정액(개산보험료의 산정 근거) 또는 제19조 제1항에 따른 보수총액(확정보험료의 산정 근거)을 결정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노무비율을 사용하여 보수총액의 추정액 또는 보수총액을 결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시행령은 건설공사의 노무비율에 따른 보수총액의 추정액을 ‘총공사금액에 노무비율을 곱한 금액’으로(제11조 제2항 제1호), 보수총액을 ‘해당 건설공사에 직접 고용된 근로자에게 지급된 보수총액과 하도급공사 금액의 합계액에 하도급공사의 노무비율을 곱한 금액을 합한 금액’으로(제11조 제2항 제2호) 각 규정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2021, 2022년도 하도급공사의 노무비율은 모두 100분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처럼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 보수총액의 추계에 관한 규정을 둔 취지는, 수차의 도급에 의하여 사업이 행해지는 건설업에 있어 여러 공사 현장의 하도급 부분에 대한 임금총액을 파악하여 확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곤란할 뿐만 아니라, 보수총액의 파악을 비교적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사업주가 증빙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못하거나 이를 숨긴 채 보수총액을 밝히지 아니하는 경우 보수총액을 알 수 없다고 하여 보험료를 부과하지 않을 수는 없다는 점을 고려하여, 보수총액의 추정액 또는 보수총액을 결정하기 곤란한 경우 실제 지급된 임금총액에 근접한 액수를 산정할 수 있도록 노무비율을 고시하여 이를 근거로 보수총액을 결정할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고 보인다.
원고의 개별 주장에 대한 판단
항고소송의 경우에는 그 특성에 따라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그 적법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이 있는 것이나, 다만 피고가 주장하는 일정한 처분의 적법성에 관하여 합리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일응의 증명이 있는 경우에는 그 처분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며, 이와 상반되는 주장과 증명은 그 상대방인 원고에게 그 책임이 돌아간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두42817 판결 등 참조). 특히 사회보험의 취지나 성격에 비추어 볼 때 특정 항목이 고용산재보험료의 산정 근거가 되는 보수총액에 포함되는지의 여부는 그 거래의 단순한 형식을 넘어 공종이나 업태에 따른 거래 관계나 노무 제공 관계의 실질에 따라 정해져야 하는데, 피고는 확정정산의 대상인 원고로부터 임의로 제출받은 자료에 의존하여 보험료 신고·납부가 적정한지를 검토할 수밖에 없고, 의문이 있더라도 원고나 거래 상대방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조사를 할 권한이 부여되어 있지 않은 한계가 있으므로, 해당 거래 관계가 통상적인 경우와 다르다는 사정은 해당 자료의 수집이 용이한 원고의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자료 제출을 통해 드러나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볼 때,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2 내지 31호증, 을 제1 내지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의 계정에서 일부 ‘사업소득’, ‘레미콘 거래’, ‘시스템에어컨 등 거래’와 관련된 금액을 고용산재보험료 산정의 전제가 되는 보수총액에 가산한 것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수수료비용 계정의 ‘사업소득’ 금액 부분
피고는 원고가 제출한 수수료비용 계정별 원장에서 일부 사업소득으로 신고된 금액(2021년 91,790,380원, 2022년 706,588,501원)이 실질적으로는 외주공사비에 해당한다고 보아 해당 금액을 보수총액에 가산하였고, 원고도 해당 금액이 외주공사비에 해당한다는 사실 자체는 다투지 않는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에 따를 때 건설업에 있어서 보수총액을 결정할 때에는 직영공사와 하도급공사 전체를 대상으로 하여야 하고, 노무비율을 사용하여 하도급공사 부분에 관한 보수총액을 추계할 경우에는 ‘하도급공사금액의 합계액’에 노무비율을 곱하는 방식으로 산정하므로, 원고가 사업소득으로 신고한 일부 금액이 외주공사비에 해당한다면 이는 원칙적으로 보수총액 산정의 전제가 되는 ‘하도급공사금액의 합계액’에 포함됨이 분명하다.
원고는 위 사업소득 신고자들이 산재보험, 고용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는 근로자가 아니라 1인 사업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해당 금액이 외주공사비에 해당하더라도 이를 보수총액에 가산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의미하고(제5조 제2호 본문), 이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의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므로(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6899 판결 등 참조), 단순히 형식적으로 사업소득을 지급하였다고 신고하였다는 사정만을 들어 해당 인원들이 산재보험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업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해당 지급내역의 액수 등에 비추어 위 인원들에게 지급된 금액이 통상적인 근로자의 인건비 수준에 해당하거나 여러 사람의 인건비로 지급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는데, 이는 위 인원들이 직접 또는 제3자 고용 등의 형태로 원고의 공사현장에 노무를 제공하였다는 하나의 근거가 될 수 있고, 원고는 달리 위 인원들의 사업 종류나 운영 형태, 원고와의 계약 내용 및 공사현장에서 수행한 업무의 구체적인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을 만한 별다른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원고는 해당 외주업체들이 별도의 사업자로서 산재보험에 가입하여 보험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등의 자료 역시 제출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당 금액을 보수총액에 가산한 피고의 판단에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해당 금액의 성격을 구체적으로 규명할 만한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피고로서는 이를 하도급공사가 아닌 직접 인건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그 전부를 보수총액에 가산할 수도 있었음에도, 일부 인원들이 하도급의 형태로 공사를 하였을 가능성을 감안하여 전체 금액을 하도급공사금액에 포함시켰다. 이는 직접 인건비에 포함되는 경우와 비교할 때 노무비율을 곱한 금액만큼만 보수총액에 반영되는 결과가 되어 원고에게 보다 유리한 방향으로 보수총액을 산정한 것이기도 하다.
레미콘 거래 금액 관련 부분
건설현장에서의 레미콘 거래는 레미콘 기사가 건설기계관리법에 따라 등록된 건설기계에 해당하는 콘크리트믹서트럭을 조작하여 레미콘을 현장으로 운반한 다음 건설기계의 조작을 통해 특정 위치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자재 구입 및 공급과는 완전히 그 성격을 달리한다. 이는 건설현장에서 하도급 공사 인부가 특정 공사 업무를 수행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고, 특히 레미콘 기사는 건설기계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업무상의 재해로부터 보호받을 필요성도 인정된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할 때 피고가 단순히 레미콘 구입 비용만이 아니라 레미콘 기사의 인건비 등까지 포함된 레미콘 거래 관련 금액을 보수총액에 가산한 것이 잘못되었다고 볼 수 없고, 이는 원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레미콘 그 자체가 자재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와는 아무런 실질적인 관련이 없다[나아가 아래 ‘3) 나)’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하도급공사의 자재대금 등도 모두 보수총액 산정을 위한 하도급공사금액에 포함된다].
원고는 레미콘 기사가 특정 레미콘 회사에 고용되어 있다는 이유로 원고가 아니라 레미콘 회사가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는 사업주가 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건설업에 있어서는 원수급인을 중심으로 전체 사업을 하나의 적용단위로 하는 보험관계가 성립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고, 레미콘 기사는 건설기계인 콘크리트믹서트럭을 조작하여 건설현장에 직접 레미콘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노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레미콘 거래 관계가 사실상 하도급공사를 수행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나아가 해당 레미콘 회사에서 소속 레미콘 기사에 대한 고용산재보험료를 납부하였음을 확인할 만한 아무런 자료도 없고,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는 해당 회사가 피고와의 관계에서 반환받을 수 있는 금액에 불과하여 원고에 대한 고용산재보험료의 추징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보인다). 고용노동부 역시 이와 같은 취지에서 레미콘 기사의 산재보험 보험가입자가 건설기계관리사업의 사업주가 아니라 건설공사의 원수급인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업무지침을 시달하였다(을 제14, 15호증). 원고는 고용노동부가 콘크리트믹서트럭의 조종자로부터 노무를 제공받는 자가 ‘레미콘 제조업체’에 해당한다는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갑 제23호증)을 그 주장의 근거로 들고 있으나, 이는 이 사건의 레미콘 거래 금액이 문제되는 것과 같이 특정 건설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한 경우가 아니라 레미콘 기사의 일반적인 지위 및 그에 대한 안전교육 시행 주체 등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지침에 불과하여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구 산재보험법(2022. 6. 10. 법률 제18928호로 개정되어 2023. 7. 1. 시행되기 전의 것) 제125조 제1항은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근로자와 유사하게 노무를 제공함에도 근로기준법 등이 적용되지 아니하여 업무상의 재해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는 사람으로서 ‘주로 하나의 사업에 그 운영에 필요한 노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보수를 받아 생활할 것’, ‘노무를 제공함에 있어서 타인을 사용하지 아니할 것’ 모두에 해당하는 사람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자(이하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 한다)의 노무를 제공받는 사업은 제6조에도 불구하고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었고, 제2항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제5조제2호에도 불구하고 이 법을 적용할 때에는 그 사업의 근로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었으며,<3> 구 산재보험법 시행령(2023. 6. 27. 대통령령 제335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5조 제2호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하나로 ‘건설기계관리법 제3조제1항에 따라 등록된 건설기계를 직접 운전하는 사람’을 규정하고 있었다. 위 규정에 근거하여 레미콘 기사는 사업을 영위하는 형태나 노무 제공의 형식 등에 따라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도 해당할 여지가 있는데, 그 경우에도 레미콘 기사의 산재보험 보험가입자가 건설공사의 원수급인에 해당한다는 것은 다르지 않고, 단지 보수총액에 가산하는 금액의 산정방법이 일부 달라질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는 레미콘 기사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소명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레미콘 기사를 하도급공사의 근로자로 보아 관련 금액을 보수총액에 가산하였는바, 이러한 피고의 판단에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시스템에어컨 등 거래 금액 관련 부분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시스템에어컨 등을 공급한 업체[주식회사 B, 주식회사 C, 주식회사 D(이하 주식회사 명칭을 모두 생략한다)]가 시스템에어컨 등의 자재 또는 물품을 현장에 공급하기만 하였을 뿐이고 그 설치는 다른 업체에 의하여 이루어졌으므로, 해당 금액은 설치공사비를 포함하는 하도급공사금액이 아니라 단순한 자재 또는 물품의 납품대금에 불과하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B의 시스템에어컨 납품계약서(을 제10호증의 1)에는 ‘설치처명’ 부분에 B이 기재되어 있고 설치처 주소가 따로 명시되어 있으며 잔금도 설치완료 후 7일 이내에 지급하도록 되어 있는 점, C가 원고 앞으로 발급한 견적서(을 제10호증의 2)의 세부 내역에는 납품대상이 되는 각종 시스템에 관한 ‘설치 및 연동테스트’가 별개의 품명으로 분리되어 있고 그에 대한 대금도 따로 책정되어 있는 점, D가 발급한 거래명세표(을 제10호증의 3)에도 설치에 관한 사항이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부분 거래 금액은 단순히 자재 또는 물품의 납품대금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설치공사비를 포함하고 있다고 보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원고의 위 주장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는 이 부분 주장의 근거로 C 대신 시스템 장비 설치 업무를 담당하였다는 주식회사 E 명의의 확인서 및 제품 납품만 하였을 뿐 시공은 전혀 하지 않았다는 D 명의의 확인서를 각 제출하였으나, 위 각 확인서는 피고의 수차례에 걸친 소명자료 요청에도 불구하고 제출되지 않았다가 이 사건 소송이 진행 중이던 2024년 4월경 비로소 작성되어 제출된 것일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자료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 단순한 의견이 기재된 것에 불과하여 그 신빙성이 높지 않으므로, 이를 근거로만 해당 거래 관련 금액에 설치공사비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설령 원고 주장과 같이 해당 금액에 설치공사비 자체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보수총액의 산정방법 관련 규정의 내용 및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다음과 같은 이유로 하도급공사에 이용된 자재 및 물품 비용 등도 모두 보수총액을 산정하기 위한 ‘하도급공사금액’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시스템에어컨 등의 설치가 납품업체에 의하여 직접 이루어졌는지의 여부는 해당 거래 금액의 보수총액 포함 여부와 본질적인 관련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개산보험료 산정을 위한 보수총액의 추정액을 결정하기 곤란한 경우 보수총액의 추정액은 총공사금액에 노무비율을 곱한 금액으로 결정되는데(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시행령 제11조 제2항 제1호), 여기서 ‘총공사금액’은 ‘총공사’를 할 때 계약상의 도급금액(발주자가 재료를 제공한 경우 그 재료의 시가환산액 포함)을 의미한다(위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2호). 노무비율을 사용하여 확정보험료 산정을 위한 보수총액을 결정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계산식에 따르면, 직접 고용한 근로자에 지급한 보수총액과 달리 하도급 부분에 대한 보수총액은 ‘하도급공사금액의 합계액’에 하도급공사의 노무비율을 곱하여 산정하도록 되어 있으므로(위 시행령 제11조 제2항 제2호), 여기에서의 ‘하도급공사금액의 합계액’에는 원칙적으로 하도급공사금액 전부가 포함되어야 하는데, 앞서 본 개산보험료 산정에 있어서의 ‘총공사금액’과 마찬가지로 위 ‘하도급공사금액 전부’는 자재대금이나 재료비 등을 포함한 일체의 금액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자재대금이나 재료비 등이 ‘보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보수총액의 산정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은 노무비율을 이용하여 보수총액을 추계하는 위 규정들의 내용 및 체계에 부합하지 않는다.
고용노동부장관은 일반 건설공사와 하도급공사로 구분하여 매년 기준보험연도 이전 3년 동안 건설업을 하는 각 사업주의 전체 총공사금액에서 근로자에게 지급한 전체 보수총액이 차지하는 비율 등을 고려하여 총공사금액 대비 실제 지급된 보수총액에 가까운 노무비율을 고시하고 있다(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시행령 제11조 제1항 제1호). 만일 위 시행령 제11조 제2항 제2호의 ‘하도급공사금액의 합계액’에 재료비 등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할 경우 원수급인이 하도급공사에 사용되는 자재를 하도급계약에서 배제시킴으로써 그에 대한 고용산재보험료 지급의무에서 벗어나려고 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경우에 하도급대금에 재료비가 포함된 일반적인 경우와 동일한 노무비율을 적용하는 것은 균형에 맞지 않아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 마련하고 있는 보수총액 추계 규정의 입법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다.
물론 해당 설치공사를 수행한 다른 업체가 소속 근로자들을 위하여 고용산재보험료를 납부하였다거나, 해당 공사비용이 별도의 외주공사비로 책정되어 이미 원고의 보수총액에 가산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중복 산정을 피하기 위하여 해당 금액을 보수총액에서 제외할 여지가 있을 것이나, 원고는 이를 뒷받침할 만한 별다른 자료를 제출하지도 못하고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심용아 오민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