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2015. 12. 7. 원고에 기업금융실장으로 입사하여 2022. 1. 1.부터 기업금융본부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원고 인사위원회는 2022. 6. 30. 참가인에 대해 ‘면직’의 징계를 의결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참가인에게 이를 통지하는 징계통지장과 함께 해고통지서를 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라 한다). 이 사건 징계해고의 구체적인 징계사유는 다음과 같다(이하 각 항목별로 ‘제1 징계사유’와 같은 방식으로 지칭한다).
참가인은 2022. 7. 13.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하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9. 16. 해고사유가 불명확하여 해고의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서울D).
원고는 2022. 10. 2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2. 22. 제1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만 징계양정이 과도하여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하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중앙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8, 9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1,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다음과 같이 이 사건 징계해고의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는 부당하지 않다.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이와 달리 판단한 위법이 있다.
징계사유의 존재
제1 징계사유
참가인에 대한 내부자 신고가 접수된 이후 다수의 직원들에 대한 면담, 전화조사를 거쳐 참가인의 폭행, 폭언, 욕설 등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분명하게 확인되었다. 피해자들 및 목격자들은 정확한 일시를 특정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어떠한 상황에서 참가인이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는지를 충분히 특정하였으므로, 징계사유가 특정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익명으로 작성된 내부자 신고 외에 관련자들의 진술서 및 조사서는 모두 실명으로 작성되었고 수차례에 걸쳐 일관된 취지로 유지되어 그 신빙성이 높은 반면, 참가인이 제출한 관련자들과의 통화 내용은 참가인의 질문에 대해 형식적으로만 그렇다고 대답하는 내용이거나 추궁을 피하기 위해 참가인에게 유리한 취지로 대답한 것에 불과하여 그 신빙성이 현저히 떨어지므로, 이를 근거로 관련자들의 피해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할 수도 없다.
제2 징계사유
참가인은 근무일이 아닌 공휴일, 휴무일, 휴가일 등에 135회 합계 7,831,690원에 달하는 법인카드를 사용하였고 그 상당수가 자택 부근에서 사용된 것임에도 구체적인 사용 경위에 관하여 소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참가인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유흥업소에서 합계 75,931,000원의 법인카드를 사용하였는데, 원고는 법인카드를 유흥업소에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의 사용내역을 보면 ‘봉사료’가 ‘주대’보다 많은 경우가 상당하여 통상적인 접대를 위한 유흥업소 이용에 해당한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이와 같은 참가인의 법인카드 사용은 원고의 내부 규정상 허용될 수 없는 행위이다.
제3 징계사유
참가인이 원고가 투자한 회사에 직접 자신의 자금을 투자한 사실은 참가인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고, 이는 직원들에 진술에 의하여도 분명하게 확인된다. 이와 같은 참가인의 투자행위는 원고 내부의 정보를 이용하여 개인적인 투자를 한 것으로서 원고의 내부규정에 위반된 행위이다.
징계양정 적정
이 사건 징계해고의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고, 그 내용에 비추어 참가인의 비위 정도가 매우 중하다. 특히 참가인이 상급자로서 E이 스스로 회사를 그만두게 할 목적으로 폭행, 폭언, 욕설 등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한 것은 가장 악질적인 행태에 해당하고, 위 사유 하나만으로도 참가인을 회사의 업무에서 배제하여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참가인의 행동으로 회사 내 근무환경이 크게 악화되었고 다수의 직원들이 퇴사하여 인재 유출이라는 손해까지 발생하였음에도, 참가인은 전혀 반성하지 않은 채 피해자들을 상대로 2차 가해를 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해고의 양정은 적정하다.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5 내지 7, 10, 34호증, 을가 제3 내지 9호증, 을나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022. 4. 1. 원고의 모회사인 F지주(이하 ‘지주사’라 한다)에 참가인에 대하여 ‘욕설 등으로 많은 부하 직원들이 퇴사, 지속적으로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에서 법인카드 사용, 투자 관련 내부정보를 이용하여 주식을 매입해 많은 수익 발생’이라는 내용으로 익명의 내부자 신고가 접수되었다. 지주사는 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여 2022. 4. 말경까지 퇴직직원 6명 및 재직직원 31명을 전화 및 면담 등의 방법으로 조사하였다. 그 이후 2022. 5. 13. 다시 지주사에 익명으로 내부자 신고가 접수되었는데, 그 요지는 ‘참가인이 부서 직원들에게 폭언이나 부당행위 등을 일상적으로 해왔다. 입고 있던 옷을 직원을 향해 집어 던지고 욕을 하였고,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갈굼을 당하였으며,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을 모함하고 원격지에 발령을 내거나 골프를 배우기 싫어하는 직원에게 반강제로 골프를 배우게 하고 라운딩을 데려가기도 하였다. 개인적으로 회사의 법인카드를 사용해 유흥업소를 빈번하게 다닌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지주사는 참가인에 대한 대면조사를 포함한 조사를 마친 후 2022. 5. 19. 원고에게 사건을 이첩하였고, 원고는 추가 조사를 거쳐 2022. 6. 10. 조사를 마무리하였다. 원고는 2022. 6. 24. 참가인에게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의 출석 통지를 하였는데, 해당 통지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인사위원회 심의 자료가 첨부되어 있었다.
직장 내 괴롭힘 행위의 금지 위반 부문
시키겠다고 말함
[기타] 금지되는 2차 피해 행위
원고는 2022. 6. 29.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참가인은 직접 출석하여 위 인사위원회 심의자료에 기재된 비위사실을 개별적으로 지목하면서 일부 비위사실에 대하여는 대상자 및 사안이 기억난다면서 해명을 하였으나, 일부 비위사실에 대하여는 대상자가 누군지 모르겠다거나 폭행이나 욕설 등을 아예 한 사실이 없고 대부분이 허위 제보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소명을 하였다.
원고는 2022. 6. 30. 참가인에게 면직의 징계가 의결되었음을 통지하면서 위 ‘1. 나.’항에서 살펴본 내용이 기재된 징계통지장을 교부하였고, 이와 함께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된 해고통지서를 함께 교부하였다.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
제1 징계사유에 대한 판단<1>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1999. 4. 27. 선고 99두202 판결, 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있어서는 아니 되는 자연과학적 증명은 아니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고, 그 판정은 통상인이라면 의심을 품지 아니할 정도일 것을 필요로 한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다6755 판결, 대법원 2016. 11. 24. 선고 2015두54759 판결 등 참조). 징계사유가 되는 비위사실은 성실의무, 품위유지의무 등 여러 의무를 동시에 위반한 것으로 평가되는 일이 적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징계사유의 특정은 그 비위사실을 다른 사실과 구별될 정도로 적시함으로 족하지만(대법원 2005. 3. 24. 선고 2004두14380 판결 등 참조), 최소한 피징계자가 어떤 비위행위로 징계가 이루어지는지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는 특정되어야 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 교부된 징계통지장 및 해고통지서에 기재된 제1 징계사유는 참가인의 폭행 행위 및 지속ㆍ반복적인 폭언, 욕설, 모욕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1 내지 24, 29 내지 31, 35호증, 을나 제6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제1 징계사유는 피징계자인 참가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비위행위로 징계가 이루어지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구별되어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나아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제1 징계사유를 구성하는 모든 개별 비위행위의 존재에 관한 고도의 개연성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참가인에게 교부된 징계통지장에는 제1 징계사유가 ‘폭행 및 지속ㆍ반복적인 폭언, 욕설, 모욕’으로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한다는 기재가 되어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그에 해당하는지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다. 참가인에게 교부된 해고통지서에는 폭행, 폭언 등의 일부 사례가 기재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 부분에도 개별 행위들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고 일시나 대상자도 전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재된 사례들 역시 예시적인 내용으로서 참가인의 비위사실 전부를 특정하고 있지 않다.
참가인이 E에 대한 폭언을 제외하고는 부하 직원들에게 폭행은 물론 일상적인 폭언, 욕설 자체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대략적인 일시나 상대방 또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 배경사실 등이 함께 기재되어 있지 않다면 참가인으로서는 소명을 해야하는 부분이 어떤 행위인지조차도 분명하게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특히 이 부분 징계사유는 참가인이 업무 과정에서 수시로 폭언, 욕설 등을 일삼아 왔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바, 이와 같이 징계사유를 특정하는 것은 징계권자가 개별적인 비위사실을 징계사유로 삼고 피징계자가 이에 대해 방어하는 통상적인 구도와는 반대로 피징계자가 사실상 자신의 행위 전부가 비위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소명을 해야 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
참가인은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직접 위원들에게 소명을 할 기회를 부여받기는 하였다. 그러나 참가인은 인사위원회 출석 통지에 첨부된 심의자료에 기재된 여러 행위들 중 자신이 구체적으로 기억나는 사건 일부에 대하여는 나름대로 소명을 하였지만, 대다수의 행위들에 대하여는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거나 어떤 사건을 지칭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이를 두고 참가인이 자신에 대해 어떠한 사유로 징계의결이 요구되었는지를 충분히 알고 있는 상태에서 방어의 기회를 부여받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해고통지서에 기재된 일부 사례들의 상당수는 해당 사건 피해자의 진술에 직접 근거한 것이 아니라 그런 일이 있었다고 들은 적이 있다는 취지의 관련자들 진술에만 근거한 것이라고 보인다. 나아가 ‘2022. 3. 31. 판매촉진비 전용과 관련하여 핍박을 당하였다’는 J의 확인서, ‘2021년 말경 코로나19 확진 사실로 욕설을 들었다’는 K의 확인서 등과 같이 원고가 제출한 관련자들의 진술 중 일부는 비교적 구체적으로 사건을 특정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기는 하나, 해당 사건들 상당수가 징계통지장 및 해고통지서에 기재된 제1 징계사유 중 어떤 부분에 해당하는지 불분명하여 징계사유에 포함된 것인지를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다. 원고로서는 위와 같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사건들을 구별하여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었다고 보이는데도, 이러한 구별을 하지 않은 채 막연히 참가인이 업무 과정에서 수시로 폭언, 욕설 등을 하였다는 취지로 징계사유를 기재하였다.
원고의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 등에는 징계시효에 관한 규정이 없기는 하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참가인이 2015년 말경부터 상당히 오랜 기간 재직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대략적인 일시조차 기재되어 있지 않은 업무 과정에서의 지속적인 폭행, 폭언 등을 이유로 참가인을 징계하는 것은 참가인의 방어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하는 것이라고 보인다.
제2 징계사유에 대한 판단
참가인이 원고 주장과 같이 법인카드를 휴일 등에 사용하거나 유흥주점에서 사용하였다는 사실 자체는 참가인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32, 33호증, 을나 제15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이 부분 징계사유에 적시된 법인카드의 사용기간이 무려 5년이 넘는데 그동안 원고는 참가인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문제삼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의 준법감시부는 2021년 상반기에 임직원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에 대하여 ‘회사 업무와 관련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시간, 장소에서의 지출’, ‘특정 장소에서 일정 금액 이상의 과다한 지출이 있었는지의 여부’, ‘예산 계정과 맞지 않는 지출이 있었는지의 여부’ 등을 기준으로 하는 점검을 하였는데 그 결과로도 참가인의 내규 위반사실이 적발되지 않았고, 이를 비롯하여 참가인은 그동안의 내부 감사 과정에서 기준을 위반하여 법인카드를 사용하였다고 지적된 적이 없는 점, ③ 참가인은 해당 법인카드 사용내역이 영업활동을 위한 접대비 등의 명목으로 사용되었다고 주장하는데, 실제로 참가인과 전ㆍ현직 임직원 사이의 대화 녹취록에서는 이에 부합하는 듯한 내용이 상당 부분 확인되는 점, ④ 참가인이 판매촉진비를 접대비로 전용하여 사용하는 것에 관한 원고의 승인도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최소한 원고의 묵시적인 승인조차도 없이 임의로 내부 기준을 위반하여 법인카드를 사용하였다는 제2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제3 징계사유에 대한 판단
참가인이 2021년경 원고가 투자한 회사에 사적으로 투자를 한 사실 자체는 참가인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분 징계사유는 참가인이 ‘임직원은 업무상의 지위 또는 내부정보를 이용하여 업무상 관련 있는 회사의 주식 등에 대한 투자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원고의 임직원윤리강령실천지침 제20조 및 ‘업무 목적 이외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회사의 내부정보를 이용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위 지침 제26조의 규정을 위반하였다는 것인데, 참가인이 투자한 회사는 코스닥에 상장된 회사로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회사에 해당하고, 달리 원고는 참가인이 원고의 내부정보를 이용하여 위와 같이 투자를 하였음을 뒷받침할 만한 별다른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제3 징계사유도 인정되지 않는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징계양정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참조).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 아닌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등 참조).
한편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으나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그대로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1555 판결 등 참조).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사용자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사용자가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사용자의 규모ㆍ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이 사건 징계해고는 인정되는 징계사유에 비하여 지나치게 과중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징계해고에 관하여 인정되는 징계사유는 제1 징계사유 중 일부에 해당하는 ‘E에 대한 폭언 행위’ 뿐이다.
징계사유로 인정되는 E에 대한 폭언 행위는 참가인 스스로도 인정하는 바와 같이 E을 회사에서 내보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한 것으로서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하기는 한다. 그러나 직장 내 괴롭힘 행위도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이루어질 수 있어 의도적으로 이루어진 직장 내 괴롭힘 행위라 하여 그 비위의 정도가 매우 중하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는데, 참가인에게 교부된 징계통지장 및 해고통지서에 기재된 내용만으로는 위와 같은 폭언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시기, 빈도 등을 전혀 알 수 없으므로, 그 비위의 정도의 경중을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원고의 취업규칙은 직장 내 괴롭힘 행위의 비위의 도가 극심하고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면직의 징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28조 제2항, 제3항 제1호 마목).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의 비위의 정도가 극심하다고 볼 만한 자료가 부족하고, 원고의 인사 관련 규정에는 면직 외에 그보다 경한 정직, 감봉, 견책 등의 징계도 마련되어 있으며, 특히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인한 비위의 도가 심한 경우에도 감봉 처분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취업규칙 제28조 제3항 제3호 마목)을 고려하면, 위와 같이 일부 인정되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만으로 사회통념상 참가인의 고용관계가 계속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징계해고의 일부 징계사유만이 인정되나 그 사유만으로는 징계양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지 않다.
다만 원고는, 설령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하다고 하더라도 참가인과의 고용계약이 2023. 12. 31. 기간만료로 종료하였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참가인의 원직 복직에 관한 부분은 취소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행정소송에서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는 행정처분이 있을 때의 법령과 사실상태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처분 후 법령의 개폐나 사실상태의 변동에 의하여 영향을 받지 않는다(대법원 2007. 5. 11. 선고 2007두1811 판결 참조). 부당해고등 구제신청에 관한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서도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는 그 재심판정이 이루어진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 참가인의 근로계약이 존속하고 있어 원고가 참가인을 복직시키는 것이 가능하였으므로 참가인의 복직 및 임금상당액 지급을 명한 초심판정을 승인한 이 사건 재심판정 자체에는 아무런 위법이 없다.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심용아 오민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