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3. 7.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에 대한 재처분 사건에 관하여 한 재처분 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
이유
재처분 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변경 전 상호: 주식회사 D, 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1. 3. 8. 설립되어 상시 약 37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건물관리 및 시설경비업을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20. 2. 1. 참가인에 입사하여 하남시 E 소재 F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중 2020. 10. 14. 계약기간이 만료된 사람이다.
원고는 2020. 2. 1. 근로기간을 2개월로 정하여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였고, 아래와 같이 총 4차례에 걸쳐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를 통틀어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2020. 8.경 입찰공고를 통해 새 업체를 선정하겠다는 의사를 참가인에게 알렸고, 참가인은 2020. 8. 25. 원고를 포함하여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하던 4명의 경비원들로부터 '계약 만료로 인하여 2020. 10. 14.자로 사직코자 합니다'라는 내용의 사직서(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 한다)를 받았다. 입찰 결과 참가인은 2020. 9. 28.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업체인 G회사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한 경비용역 계약을 다시 체결하게 되었다.
참가인은 2020. 10.경 원고에게 2020. 10. 14.자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만료된다고 통보하였고,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하였던 나머지 3명의 경비원들과는 재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이 2020. 10. 14. 원고에 대하여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부당한 해고에 해당한다며 2021. 1. 8.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고(H),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3. 2.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라는 취지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2021. 4. 2. 초심 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1. 4. 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I),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6. 30. 초심 판정과 동일한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서울행정법원 2021구합74600), 제1심 법원은 2022. 11. 25. 원고에게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참가인이 위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하는 판결(이하 '선행 판결'이라 한다)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2022. 12. 20. 그대로 확정되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3. 7. 선행 판결의 취지에 따라 재처분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처분 판정'이라 하고, 그 중 주문 제3항의 금전보상명령을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이라 한다). 이 사건 재처분 판정서에 기재된 주문 및 금전보상금의 산정근거는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7호증, 을가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처분 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노동위원회규칙 제65조 제2항(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에 의하면 금전보상금액의 산정기간은 해고일부터 당해 사건의 판정일까지이므로, 임금상당액 산정의 종기는 이 사건 재처분 판정일인 2023. 3. 7.이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 사건 재처분 판정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원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1회에 한정하여 인정된다고 전제하여 이 사건 해고일 다음날인 2020. 10. 15.부터 근로계약 갱신기간(3개월 14일) 종료일(2021. 1. 28)까지의 임금상당액 지급만을 명한바, 이는 위 노동위원회규칙의 내용에 반할 뿐만 아니라 원고가 기간제근로자라는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것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판단의 기준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은 '노동위원회는 제1항에 따른 구제명령을 할 때에 근로자가 원직복직을 원하지 아니하면 원직복직을 명하는 대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취지는 부당해고를 당한 근로자가원직복직하는 경우와 달리 사용자와 신뢰관계 훼손으로 원직복직을 원하지 아니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경우에는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에게 근로자가 새로 취업하기까지의 장래의 수입상실에 대한 보상, 부당해고로 인한 고통 등에 대한 위자의 의미까지 포함하여 근로관계정산에 대한 대가로서 청산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에 대한 구제방식을 다양화하여 권리구제의 실효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노동위원회는 위 보상금액을 산정함에 있어 개별사안에 따라 적절한 청산금을 결정할 수 있는 재량을 갖는다.
이 사건 조항은 '보상금액의 산정기간은 해고일로부터 당해사건의 판정일까지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당해 사건의 판정일'이라 함은 금전보상의 전제가 되는 요건 사실, 즉 노동위원회에 의한 부당해고 사실이 판정된 날을 의미함은 문언 및 기타 해당 규정의 종합적 해석에 따르더라도 의문이 없다. 이 사건의 경우 당초 구제신청 사건에 관한 이 사건 초심판정과 이 사건 재심판정이 모두 원고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정을 하였고, 법원의 판결을 거쳐 이 사건 재처분 판정에서야 비로소 부당한 갱신거절에 해당한다는 판정이 이루어져 이를 전제로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이 이루어지기는 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조항은 그 문언에 과도하게 얽매이지 않고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한 금전보상명령 제도의 목적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다소 유연하게 해석되어야 하는바, 이 사건 조항에서 말하는 보상금액의 산정기간은 노동위원회가 해고기간으로 인정할 수 있는 최대한의 기간을 규정한 것으로, 위 산정기간이 바로 부당해고기간을 의미하지 않고, 판정일 이전에 별도의 근로관계 종료 사유가 발생한다면 해고일부터 그 발생시점까지가 부당해고기간에 해당한다.<1> 이러한 경우 노동위원회는 개별사안의 해고를 둘러싼 제반 사실관계 및 관련 법령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의 산정기준이 되는 근로관계 종료일을 합리적으로 확정하여야 하고, 이는 노동위원회가 '임금 상당액 이상'의 위로금, 비용 등을 산정함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폭넓은 재량을 갖는 것과는 구별된다.
한편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해당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다만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 및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의 입법 취지와 사업장 내에서 정한 정년의 의미 및 정년 이후에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근로계약 당사자의 일반적인 의사 등을 고려하면, 정년이 지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위에서 본 여러 사정에 더하여 해당 직무에서의 연령에 따른 업무수행 능력 및 작업능률의 저하 정도와 위험성 증대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이 지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와 계약이 갱신된 사례 등의 사정까지 아울러 참작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근로자에게 기간제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고, 이때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참조). 근로자에게 이러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그 갱신을 거절한 경우, 거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 갱신제도의 실제 운용 실태, 해당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및 업무수행 적격성,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거절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두62492 판결 등 참조).
나아가 기간제근로자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사용자의 갱신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근로계약이 한 차례만 갱신된 이후 곧바로 종료되었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사용자가 부당한 갱신거절을 하지 않았더라면 당사자 사이에 기간제 근로계약이 여러 차례 갱신되었을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라면 그 반복되어 갱신된 근로계약의 종료 시점에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경우 기간제 근로계약관계의 종료 시점은 기간제근로계약의 법령상 허용되는 한도 기간, 기간제 근로계약의 대상이 되는 업무의 성격, 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 또는 갱신과 관련한 당사자들의 의사, 반복 또는 갱신된 기간제 근로계약을 전후한 기간제근로자의 업무 내용 · 장소와 근로조건의 유사성, 기간제근로계약의 종료와 반복 또는 갱신 과정에서 이루어진 절차나 그 경위, 해당 직무에서의 연령에 따른 업무수행 능력, 작업능률 및 위험성,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이 지난 고령자가 계약이 갱신된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구체적인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부당한 갱신거절에 해당하는 이 사건 해고를 하지 않았더라면 원고와 참가인 간에 이 사건 근로계약이 한 차례만 갱신되었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그 이후에도 어느 정도 반복되어 갱신되었을 것이라고 볼 여지가 상당하므로, 이와 달리 별다른 근거 없이 이 사건 근로계약이 한 차례만 갱신되었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그 만료 시점에 근로관계가 곧바로 종료되었다고 본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은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참가인은 약 70~80개의 사업장에서 경비용역 업무를 수행하며 근로자들의 선호 및 사업자 측면에서의 편리성과 실익 등을 고려하여 대체로 3개월의 근로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경비원들을 고용해왔고, 참가인과 3개월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비원들 중 재차 재입사 방식으로 3개월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비원들도 있는 것으로 보이며, 원고와 달리 함께 입사하여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하던 경비원 3명은 재계약이 되었다.
원고 또한 참가인과 3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근로계약을 갱신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참가인은 필요에 따라 원고와 3개월 미만 또는 3개월을 초과한 근로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기도 하였지만, 재계약의 방식으로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는 사실 자체는 변함이 없다. 한편 원고는 당시 조기재취업 수당을 받기 위해 12개월 이상 연속 근무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중앙노동위원회가 인정한 종전의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인 3개월 14일 기준으로 한 차례만 갱신된 근로계약의 종료 시점은 2021. 1. 28.이 되어 원고의 근무개시 시점인 2020. 2. 1.로부터 12개월에 미치지 못하므로, 만약에 참가인의 부당한 갱신거절이 없었다면 원고는 적어도 두 차례 이상은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되는 데 동의하였을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다.
원고가 담당한 경비업무의 특성상 60세를 넘겼다는 사정만으로는 작업능률이 저하되거나 위험성이 증대되어 해당 업무를 수행하기 부적절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 밖에 원고의 건강상태, 근무태도, 성적, 성격 등에 있어 이 사건 근로계약이 한 차례 갱신되어 종료된 이후 참가인이 재차 갱신되는 것을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새롭게 발생하였을 것이라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피고와 참가인은 원고와 같이 원직복직을 원하지 아니하여 금전보상명령 신청을 한 근로자와 원직복직을 원하는 근로자는 달리 취급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금전보상명령은 '근로자가 부당해고에 따른 근로관계의 종료를 받아들이는 대신 사용자에게 그에 대한 보상금을 요구'하는 제도인데, 원고가 금전보상명령 신청을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한 차례만 갱신되어 만료된 시점까지의 임금 상당액만 지급받는 것까지 용인하겠다는 의사로 볼 수는 없고, 참가인에 복직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관련 규정에 따라 정당하게 산정된 임금상당액을 지급받고자 위 신청에 이른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근로계약이 한 차례를 넘어 반복되어 갱신되었을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는 이상, 중앙노동위원회로서는 이 사건 해고를 전후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추단되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 시점을 특정하여 이를 기준으로 보상금액을 산정하였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재처분 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