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10. 17. 선고 2023구합6480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3. 9. 17. 임용되어 2020. 7. 1. 시설주사로 근속 승진하여 경찰청 서울특별시경찰청 경무부 B과에서 근무 중인 공무원이다.

나.

피고는 원고가 아래와 같이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 의무), 제63조(품위 유지의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아 같은 법 제78조 제1, 3호에 근거하여 원고에게 정직 1월의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징계사유 존부

1)

언어적 성희롱 부분

가)

원고는 피해자에게 징계사유에 적시된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은 맞지만, 발언 맥락을 고려할 때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나)

그러나 갑 제10호증,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해자에게 이 부분 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메시지를 보낸 것은 언어적 성희롱에 해당한다.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ㆍ지방자치단체, 각급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ㆍ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참조). 한편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은 직장 내 성희롱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을 예시하면서 성적인 언동 중 언어적 행위의 하나로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나 평가를 하는 행위’를 들고 있다.

②

원고가 피해자에게 “볼 터치를 마빡과 턱아지까지 하니까 너무 빨간 거 아니야? 볼 터치는 볼만 하는 걸로 하자.”는 메시지를 보낸 것은 피해자의 외모에 대한 평가를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원고는 피해자와 같은 날 오전 피해자가 볼 터치를 하여 얼굴이 빨갛다는 내용의 대화를 나누었고 그 연장선상에서 위와 같은 메시지를 보낸 것이므로 성적 언동이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그러한 대화를 나눈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외모 평가가 허용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위와 같은 메시지를 보내게 된 전후 사정들, 즉 원고가 2021. 10. 1. 낮술을 마시던 중 11:57경부터 피해자에게 음식 사진을 보냈고, 13:33경 ‘행정관님. 멸치 회 무침 어때요?’라는 메시지와 14:09경 음식 사진을 보내며 ‘오징어 통구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던 점, 이에 대해 피해자가 ‘팀장님. 저는 업무추진을 해야 해서 힘들 것 같습니다!’라고 답변하자, 원고는 ‘그러시던가’라고 답변하고 한동안 메시지를 보내지 않다가 14:55경 갑자기 피해자에게 ‘야’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위와 같이 피해자의 외모에 대한 메시지를 보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해자가 술을 같이 마시자는 제안을 거절하자 피해자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도록 마빡, 턱아지 등의 단어를 사용하여 피해자의 외모를 비하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③

피해자는 ‘원고가 낮술을 같이 마시자는 취지로 메시지를 보내 업무추진 때문에 힘들다고 하였는데, 한 시간 후 원고가 갑자기 반말로 “야”라고 부르더니 욕설과 외모를 비하하는 메시지를 보내 너무 놀랐고, 눈물이 나며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무작정 사무실 밖으로 나왔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원고로부터 위 메시지를 받기 전까지는 상급자인 원고가 보내는 음식 사진이나 메시지에 답변하다가 위 메시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답변을 보내지 않았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는 원고의 위 발언으로 인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보이고, 피해자가 상급자에게 고충 상담을 할 때 원고로부터 성희롱을 당하였다는 말을 한 적 없다는 점만으로는 원고 주장처럼 피해자 스스로가 원고의 위 발언을 성희롱으로 여기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2)

2021년의 품위손상 언행 및 부당 대우 부분

가)

원고는 피해자에게 징계사유에 적시된 내용의 전화를 하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은 맞지만, 다음날 업무협조 없다는 등의 말은 하지 않았고, 위와 같은 메시지는 일회성으로 보낸 것이며 원고와 피해자 관계를 고려하면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대화일 뿐이므로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나)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해자에게 늦은 밤 업무와 관계없는 전화, 카카오톡을 하고 다음날 업무협조 없다는 말을 함으로써 품위를 손상하는 언행을 하고, 피해자를 부당대우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부분 징계사유도 인정되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성별이 다르고 직급 및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직원에게 일방적으로 밤늦게 업무와 무관한 전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그 자체로 부적절하다. 게다가 원고는 평소에도 피해자에게 음식 사진 등 사적인 메시지를 자주 보냈고, 피해자는 주변 동료들에게 이와 관련한 고충을 토로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의 동료도 ’피해자는 여성이고 결혼도 했기 때문에 그 상황을 너무 힘들어했다‘고 진술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 주장처럼 원고가 위 메시지를 일회성으로 보냈다거나, 원고와 피해자가 위와 같은 메시지를 주고받을 정도의 친분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원고가 제출한 갑 제6호증의 각 사실확인서는 각 작성자들이 원고의 하급자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믿기 어렵다. 증인 E의 증언 역시 같은 이유로 믿기 어렵다). 원고의 이러한 행위는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에 걸맞은 행위라고 볼 수 없다.

②

피해자는 처음부터 이 부분 징계사유에 관하여 ‘시보기간이어서 처음 원고가 거는 전화는 받고 잘 넘기려고 했는데, 이후 메시지까지 왔을 때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남편이 답장하지 말라고 하여 답장하지 않았고, 다음날 출근하니 원고가 “왜 답장 안했냐? 앞으로 나도 업무협조 없다”고 하여 “술에 많이 취하셨었네요”라고 말하니 원고가 궁시렁거리며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하였고, 그 진술 경위에 특별히 의심스러운 점이 없다. 원고의 이러한 행위는 공무원 행동강령 제13조의3에서 금지하고 있는 자신의 직무권한을 행사하거나 지위ㆍ직책 등에서 유래되는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여 직무와 관련이 없거나 직무의 범위를 벗어나 부당한 지시ㆍ 요구하는 부당 행위에 해당한다.

3)

2022년의 품위손상 언행 부분

가)

원고는 징계사유에 적시된 대로 피해자의 가방을 숨기기는 하였지만, 평소 친하게 지내던 피해자에 대한 장난이었을 뿐이므로 이를 징계사유로까지 삼을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나)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해자의 가방을 숨긴 것은 공무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동에 해당한다. 이 부분 징계사유도 인정되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고가 피해자의 가방을 숨긴 곳은 사무실 내 재활용품을 모아두는 상자 안으로 눈에 띄지 않는 곳이고, 원고가 가방의 위치를 알려주지 않고 퇴근하는 바람에 피해자는 30여 분간 가방을 찾아다녔다. 피해자는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 때문에 책을 바닥에 던져버릴 정도로 격분하였다고 진술하였고, 당시 사무실에 없었던 다른 직원은 ‘아침에 출근하니 사무실 분위기가 이상해서 직원에게 물어보니 전날 원고가 피해자의 가방을 숨긴 사건이 있었다고 해서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진술하기도 하였으며, 이후 피해자는 원고 등으로 인해 사무실 근무가 어렵다면서 상급자에게 휴직 여부를 상담하기도 하였다. 이는 통상적인 직장동료나 상하급자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수준의 장난이라고 볼 수 없다.

②

일부 직원이 ‘원고와 피해자가 장난치는 모습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원고가 또 장난을 치나보다 하고 있었고, 둘이 평소 친했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앞서 본 것처럼 원고와 피해자가 특별한 친분관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의 직장 내 지위와 권한, 원고와 피해자의 직급 차이 및 다른 직원들이 ‘피해자가 상대에게 허물없고 친절하게 한 행동들이 도리어 사람을 가볍게 평가받아 독이 되어버려 안타깝다’거나, ‘원고는 장난이라지만 그런 행위로 왜 다른 직원들이 고민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든 일부 직원의 진술만으로 원고의 이 부분 행위가 품위손상행위가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

나.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과 제출한 증거를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ㆍ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1)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제2조 제1항 [별표 1]에 의하면, 성실 의무 중 공무원 행동강령 제13조의3에 따른 부당한 행위가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를 ‘감봉’으로, [별표 1의 4]에 의하면,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에 따른 성희롱이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를 ’감봉-견책‘으로 정하고 있는데, 서로 관련이 없는 2개 이상의 의무위반행위가 경합될 때는 그 중 책임이 중한 의무위반 행위에 해당하는 징계보다 1단계 위의 징계의결을 할 수 있다(제5조 제1항). 이 사건 처분은 징계양정기준의 범위 내에 있고, 위 시행규칙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볼 사정이 없다.

2)

상급자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하급자에 대한 언어적 성희롱 행위, 품위손상 및 부당 대우 행위는 하급자에게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정신적 고통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조직 내 인화를 저해하고 협업을 어렵게 하여 조직 내 업무의 능동적ㆍ효율적 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그 시정의 필요성이 크다.

3)

원고의 주관적인 의도는 친밀감에 의한 장난이었다는 주장을 감안하더라도 원고의 행위는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일방적ㆍ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하급자인 피해자는 상급자인 원고에게 적극적으로 항의하기 쉽지 않았으며, 결국에는 그로 인해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서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비위정도를 가볍게 볼 수 없다.

4)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받을 불이익이 이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조직 내 화합, 직원들의 근무환경 및 근로의욕 개선,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을 통한 향후 유사사례의 재발 방지 등과 같은 공익보다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김준영 류지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