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6. 7. 11. 설립되어 상시 약 10,0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전기통신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1997. 1. 1. 참가인에 사무기술직군 공채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2022. 1.부터 D팀의 책임으로 근무하였다.
참가인 E위원회는 2022. 9. 29. 원고가 성희롱 고충 사건의 피해근로자인 F에게 '출산율 관련 이야기를 하는 분위기에서 미혼인 피해자를 지칭하는 언행을 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함'이라는 내용의 직장 내 성희롱 행위(이하 '이 사건 비위행위'라 한다)를 하였음을 이유로, 참가인의 취업규칙 및 징계규정에 따라 원고를 견책에 처한다는 내용의 징계의결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재심을 요구하였으나, 참가인 E위원회는 2022. 10. 24. 초심과 마찬가지로 원고를 견책에 처한다는 내용의 징계의결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견책'이라 한다).
참가인은 2022. 11. 1. 자로 원고에 대하여 종전 D팀에서 G팀으로 인사발령(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2022. 12. 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참가인이 2022. 10. 24. 행한 이 사건 견책과 2022. 11. 1. 행한 이 사건 인사발령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H)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2. 6. "이 사건 비위행위는 직장 내 성희롱으로서 언어적 성희롱에 해당하므로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그에 대한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도 적법하므로 이 사건 견책은 정당하고, 이 사건 인사발령도 업무상 필요성이 있고 생활상 불이익이 크지 않으며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도 거쳤으므로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2023. 3. 10.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C)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5. 4.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2023. 6. 2. 이 사건 재심판정을 송달받고 2023. 6. 19.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5. 4.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주식회사 B 부당견책 및 부당인사발령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가 제1, 2, 7,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F에게 한 발언은 언어적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징계 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이 사건 견책은 부당하다. 그리고 원고는 이 사건 견책으로 인해 26년간 근무한 부서가 아닌 다른 부서로 이 사건 인사발령을 받아 업무 적응에 어려움이 있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어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어 생활상 불이익이 통상 감수해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났으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은 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견책과 인사발령이 모두 적법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등
관계 법령 및 참가인의 취업규칙과 징계규정(이하 '이 사건 징계규정'이라 한다)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근무시간 중 업무 외 주제로 대화 시간을 갖는 '즐거운 직장팀 조직개선프로그램'을 시행하였고, 이에 원고는 2022. 8. 23. 09:00~09:30경 D팀의 직원 4명(F 포함)과 함께 사내 카페에서 첫 대화 시간을 진행하였다.
F은 2022. 8. 25. 참가인의 성희롱 예방센터에 "원고가 2022. 8. 23. 오전 스몰 토크 시간에 요즘 출산율이 낮아 문제라는 이야기를 하다가, 다른 팀원들이 있는 앞에서 나를 지칭하면서 '멀리 볼 것도 없지 않나, 애 낳을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을 하였다. 미혼인 나에게 아이를 낳으라는 말을 한 것에 나는 수치심과 모멸감을 크게 느꼈고, 이에 원고에게 '그런 이야기 듣고 싶지 않고 불편하다'고 말하였더니 원고가 '그럼이제부터 즐거운 이야기를 하자'고 하였다. 내가 정색하지 않았으면 그보다 더한 이야기를 쏟아냈을 것이다."라는 내용으로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신고하였다.
참가인 I팀은 위 직장 내 성희롱 피해 신고와 관련하여 2022. 8. 29.부터 2022. 9. 6.까지 F과 원고 각각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당시 동석하였던 다른 두 명의 참고인들에 대한 전화 조사를 진행하였다. 위 조사 당시 F과 원고는 '남녀고용평등과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7항에 의하여 사건당사자의 신상을 포함, 사건과 관련된 일체의 정보를 어느 누구에게도 누설하지 않을 것을 서약한다'는 내용의 비밀유지서약서를 작성, 제출하였고, 전화 조사를 받은 다른 참고인들도 구두로 비밀유지서약을 하였다.
참가인 I팀은 2022. 9. 6. 위와 같은 조사 내용을 토대로, '원고가 미혼인에게 출산에 대한 의사가 없는지 물어본 것은 사실로 판단'되어 '성적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언행을 한 사실이 일부 있다고 판단된다'는 조사 결과 의견을 내고, E위원회 회부 및 원고에 대한 인사이동 요청을 향후 조치 방안으로 보고하였다.
참가인 I팀은 2022. 9. 22. 원고에게 "2022. 9. 29. '품위 손상 및 위법/부당행위(직장 내 성희롱 행위)'를 사유로 E위원회 심의를 진행할 예정"임을 이메일로 안내하였다.
참가인 E위원회는 2022. 9. 29. 10:00 원고가 참석한 가운데 심의를 열었고, 원고의 진술을 청취한 다음 원고를 견책에 처한다는 징계의결을 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2022. 9. 29. 원고에게 '미혼인 직원에게 출산 생각은 없는지 질문으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킴'을 내용으로 한 직장 내 성희롱을 징계사유로 기재하여 징계처분을 통고하였다. 이에 대해 원고가 같은 날 참가인에게 "징계처분 통고서상 언급된 '미혼인 직원에게 출산 생각은 없는지' 질문을 한 적이 없다"고 이의를 제기하였고, 참가인은 같은 날 원고에게 '출산율 관련 이야기를 하는 분위기에서 미혼인 피해자를 지칭하는 언행을 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함'을 내용으로 한 직장 내 성희롱을 징계사유로 정정하여 징계처분을 통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2022. 10. 5. 참가인에게 재심을 신청하였고, 참가인 E위원회는 2022. 10. 17. 원고에게 '2022. 10. 24. 재심 E위원회 심의가 열릴 예정'임을 이메일로 안내하였다.
참가인 E위원회는 2022. 10. 24. 13:00 원고가 참석한 가운데 재심을 열었고, 재심 E위원회는 원고에 대하여 초심과 동일하게 원고를 견책에 처한다는 징계의결을 하고, '현재 직무 내 피해자와 분리 가능한 팀을 다시 한 번 찾아보되 대안이 없을 경우 원안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심의 의결하였다.
한편, F은 2022. 10. 17. 참가인에게 "지난 8월 성희롱 피해를 신고하여 9월 E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징계가 나왔으나 재심 신청을 하였다고 들었다. 사건 이후로나는 회사 출근이 힘들어 현재까지도 재택을 하고 있던 중, 원고가 사건 경위를 유포하고 있다는 내용을 사람들로부터 듣게 되었다. 마치 본인이 피해를 당한 것처럼 사람들을 불러내어 장시간 본인의 억울함을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또한 원고는 D팀, J팀 사람들뿐만 아니라 다른 조직의 사람들까지 불러서 얘기하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특히 원고는 사건 관련자들에게 '성희롱이 없었다'는 위증을 교사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2차 피해로 너무 괴롭다. 더 이상 원고와 한 팀에서 일을 할 수가 없다."는 내용의 고충 신고를 하였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9 내지 11, 14호증, 을가 제3 내지 6, 9호증, 을나 제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 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피해자는 이러한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신고를 권유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그에 관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성희롱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동료 직원들과 출산율 관련 이야기를 하면서 동석자 중 유일한 미혼이었던 F을 지칭하여 출산을 암시하며 한 발언은 F을 포함한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성적 언동으로 평가할 수 있고, 이로 인하여 실제로도 F에게 성적 굴욕감을 일으켰음이 인정되므로 성희롱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비위행위는 참가인의 징계규정 제7조 제1항 제1호 [별표 1]의 '7. 품위 손상 및 위법/부당 행위' 중 '2) 직장내성희롱 행위'를 위반한 것이므로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F의 신고가 있은 후 참가인 I팀에서 이루어진 조사에서 F은 앞서 본 신고내용과 같은 취지로 진술하면서, '원고는 나와 같은 업무의 파트장이고, 2014년에 우리팀에 온 이후로 같이 근무했다. 원고가 예전에도 꼭 결혼 이야기나 왜 아이를 안 낳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에는 나를 지목했었다. 그동안에도 많이 참았고, 회사에서도 성희롱 교육을 많이 해서 나아지겠지 생각했는데, 이런 자리가 있으면 이런 이야기를 해서 이제는 못 참겠다.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게 힘들다'는 취지로 신고의 경위를 진술하였다.
당시 동석자로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직원들은 당시 원고가 출산율 관련 이야기를 시국과 연관 지어서 꺼냈던 점, 애를 많이 낳는 것이 애국이라는 말을 하다가 F에게 'F도 애국해야지' 내지는 'F은 생각 없어?'라는 취지로 말을 했다는 점, 이에 F이 바로 불쾌하니 그만 하라는 취지로 원고에게 말을 했던 점, 그리고 그중 한 동석자 팀원이 'F씨가 무슨 K도 아니고'라는 취지의 말을 했던 점, 그러자 원고가 '그럼 좋은 이야기 하자'면서 다른 주제로 대화가 넘어갔다는 점에 관하여 비교적 일치하여 진술하였다.
참고인 조사를 받은 직원들은 원고의 위와 같은 발언에 대해 "당시 내가 듣기에 F이 결혼도 안 했는데 무슨 애를 낳나 이렇게 생각했었다. 그래서 내가 잘 모르는 사이에 F이 결혼이 예정되어 있나 싶었다. 왜냐하면 결혼도 안 했는데 아이를 낳는 것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라거나, "당시 그 대화가 오갈 때 '아차 이거 아닌데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싶었다. 당시 원고의 이야기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냐'가 아니라 '아이를 낳아야지'의 뉘앙스였다. 나중에 다른 동석자 동료와 '이거 누가 들어도 결혼도 안 한 미혼에게 애를 낳으라는 거는 성관계가 내포되어 있는거라서 되게 위험한 발언이다. 나중에 문제가 좀 커질 것 같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었다"면서, 당시 대화를 나누던 5명 중에서 미혼이 F 뿐이었는데 결혼도 아닌 출산과 관련된 이야기에서 F을 지칭하였던 부분에서 당혹감을 느꼈다는 점에 관하여서도 일치하여 진술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내가 출산율 저하 이야기를 꺼냈고, 애를 많이 낳는 게 결국 애국하는 일이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육아나 입시, 부동산 등이 어려운 상황이라 결혼도 늦어지고 출산율도 떨어지는 것 아닌가, 과거 기준은 35살이 넘어가면 결혼이 늦는 것이었지만 요즘은 아니다. 우리 중에도 여기 해당되는 분이 있으시네'라고유머코드를 넣어서 이야기를 했다. 취지는 F이 결혼을 안 하고 있어서, 다만 기준이 늦어졌으니 그런 것들에 대해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사기 진작 차원에서 이야기를 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출산율 저하 이야기를 하면서 그 과정에서 기분 나빠하는 포인트라고 이해할 수는 있겠지만 그건 성희롱과 영역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35살 넘어가는 것이 늦지 않으니 걱정말라는 내 의도를 말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F이 기분이 나쁠 수 있다고 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했을 때 F이 그 이야기를 하지 말아달라고 이야기했기 때문에 바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갔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처럼 원고 역시 자신이 '출산율 저하' 및 '애국'에 대해 언급하였다는 것과, 그 과정에서 F을 지칭하였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고, F이 이야기를 하지 말아달라고 하자 원고가 '그럼 다른 좋은 이야기로 넘어가자'고 한 점으로 미루어서도 원고 또한 당시 현장에서 자신의 발언이 부적절하였음은 인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에 대하여 원고는 '요즘은 결혼이 늦는 게 아니니 걱정 말라'는 의도에서 F에게 말하였을 뿐 성적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나, 성희롱이 성립하는 데 있어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님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더욱이 원고의 발언 뒤에 대화를 전환하기 위해 다른 직원이 K, 즉 미혼인 상태에서 아이를 출산한 경우를 언급하였던 점에 미루어 보더라도, 원고의 발언은 결혼보다는 출산과 연관 지어 이해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특히 원고가 같은 팀의 상급자로서 다른 동료들이 있는 자리에서 기혼자들 사이에 유일한 미혼으로 있는 F에게 출산에 관하여 언급하였다는 것은, 원고와 F의 사회적 관계, 그 언행이 행해진 장소와 상황 등에 비추어 F에게 상당한 성적 굴욕감을 유발하였을 것임을 넉넉히 추단할 수 있다. 여기에다가 F이 이 사건 이후 동료들에게 울면서 하소연하였던 점, 신고 여부에 관하여 동료들과 상의한 내용, 신고 내용과 경위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F은 실제로도 상당한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 내지 불쾌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징계 양정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을나 제7,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견책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참가인의 징계재량권에서 벗어나거나 이를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본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위법이 없고,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징계기준 제16조는 징계를 징계해고, 권고사직, 강직, 정직, 근신, 견책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견책은 참가인이 행하는 징계 처분 중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에 해당한다.
원고는 '자신이 한 발언 정도로는 성희롱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사건 경위를 확인한다는 명목으로 당시 동석하였던 직원들뿐만 아니라 다른 팀 직원들에게 성희롱 관련 사건을 언급하였다.
그러나 이는 원고가 이 사건으로 참가인 I팀의 조사를 받을 당시 작성, 제출하였던 비밀유지서약서에도 명백히 위반된다.
원고는 이 사건에 이르러서도 크게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고, 참가인으로서는 근무기강의 확립 및 건전한 조직문화 함양을 위해 직장 내 성희롱 문제에 엄정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인사발령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 · 내용 ·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다만,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등을 할 수 없는데(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는 해당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처분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업무상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처분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으면 전직처분 등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고,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이유의 유무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0다253744 판결,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22다28675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을나 제5, 6, 8,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인사발령은 업무상 필요에 따라 사용자의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인사발령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에도 위법이 없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인사발령은 직장 내 성희롱 피해근로자 보호 조치로서 행하여진 것으로서, 원고와 피해근로자인 F을 분리할 필요가 크고, 이는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제14조 제5항에 따른 사용자 조치 의무의 이행이라는 측면과 직장질서의 유지 또는 회복을 위한 조치라는 측면에서도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체결한 근로계약 제3조에서는 "계약자(원고)는 회사(참가인)가 업무상 필요 등에 의해 계약자의 직무 내용이나 근무지를 변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였으며, 향후 회사의 결정에 따라 직무 내용이나 근무지가 변경될 수 있음을 확인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 사건 인사발령 이후 원고의 임금에도 변동이 없고, 같은 건물에서 사무실 층수의 변동만 있을 뿐 근무지의 이동도 없으며, 이 사건 인사발령 이후 1년간 12회 출장이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근로자가 받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통상 감내할 수준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참가인은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하기 전에 소속 팀장 및 인사팀장과의 면담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원고와 협의절차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참가인은 원고의 희망 부서와 직무경험, 이력을 고려하여 원고가 근무하기 적합한 부서들을 선정하여 해당 부서 담당자들과 논의를 진행하였고, 그중에서 인력 추가 배치가 가능하고 직무 전환에 소요되는 러닝커브(learning curve)가 짧을 것으로 판단되는 사업지원담당 G팀으로 배치가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발령을 늦추어달라는 등의 원고의 요청도 반영되었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신일성 김찬미
사건정보
서울행정법원
판결
사건
2023구합68296
판결선고
2024. 3. 29.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