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제강업 및 각종 압연재와 단조재의 생산과 판매업 등을 행하는 법인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7. 3. 16. 원고에 입사하여 생산직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참가인은 2022. 12. 7. 07:00경 야간 근무를 마치고 주간 근무조인 D(이하 '피해자'라 한다)과 교대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다툼이 발생하였다. 원고는 외부 전문가 조사결과를 거쳐 2022. 12. 28. 인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하여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로 참가인에 대하여 '징계면직'을, 피해자에 대하여 '감봉 1개월'을 각 의결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을 2024. 1. 2.자로 해고한다고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참가인은 원고를 상대로 2023. 1. 31.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는데(E),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3. 29.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징계절차는 적법하나 징계양정이 과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이에 원고가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7. 3.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가 제1 내지 3, 5호증, 을나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해고는 원고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적법한 동의를 거쳐제도화하여 시행하고 있는 '무관용 원칙[3대 행위(직장 내 괴롭힘 · 성희롱 · 폭력) = 면직]'의 징계양정기준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고, 이 사건 비위행위는 무관용 원칙 집중기간에 발생한 점, 참가인의 폭행 장소는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은 곳인 점, 비교대상 징계사례들은 무관용 원칙이 제도화되기 전에 발생한 것인 점, 참가인이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은 것은 이 사건 해고 처분 이후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가 원고의 징계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해고의 근거규정이 위법 · 무효인지 여부
참가인 주장의 요지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의 근거로 삼은 이 사건 규정은 '폭행, 폭력'의 개념을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사유가 발생시 반드시 '징계면직'을 의결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헌법, 근로기준법, 그리고 상위 규정인 단체협약, 취업규정, 상벌시행 업무표준에 반하여 위법 · 무효이다.
판단
폭행죄에서의 폭행이라 함은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물리적 유형력을 행사함을 뜻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함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므로 피해자에게 근접하여 욕설을 하면서 때릴 듯이 손발이나 물건을 휘두르거나 던지는 행위를 한 경우에 직접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하지 않았다고 하여도 피해자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로서 폭행에 해당한다(대법원 1990. 2. 13. 선고 89도1406 판결, 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0도571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규정 제3.4조에서 징계사유로 들고 있는 '직장 내 폭력(폭행행위, 기타 이에 준하는 폭력행위)'과 그에 대한 예시(구타, 밀치기, 침뱉기, 가까운 거리에서의 고함 등)는 위와 같이 형벌 조항이 정한 구성요건인 '폭행'의 개념에 충분히 포섭될 수 있고, 수범자인 근로자로서는 징계사유 해당 여부를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규정상 징계사유가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위법 · 무효라는 참가인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갑 제9 내지 12, 19,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원고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F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원고가 2022. 10. 21. 체결한 단체협약 제24조는 '폭력행위자'를 징계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 ② 원고는 같은 날인 2022. 10. 21. 취업규정을 개정하여 제6조 제7호에 '직장 내 폭력행위 등의 예방 및 대응은 이 사건 규정에 따른다', 제50조 제11호에 '폭력행위자(외부 전문가 조사결과 이에 해당할 경우, 면직처분)'라는 조항을 도입하면서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은 사실, ③ 원고는 같은 날 상벌시행 업무표준을 개정하면서 제2.3.2조 제15항에 '폭력행위자(직장 내 폭력행위 등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이 사건 규정에 따라 판단하며, 외부전문가의 조사결과 이에 해당할 경우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여 면직처분에 이를 수 있도록 한다)'는 조항을 둔 사실, ④ 원고는 같은 날 이 사건 규정을 신설하여 시행하였고, 위 규정 제4.3조는 '회사는 3대 행위 발생 사실이 외부기관 조사를 통하여 확인되었을 경우 징계절차를 거쳐 해당 임 · 직원을 면직한다'고, 제18.2조는 '징계위원회는 외부조사 결과 3대 행위가 존재한다고 확인된 경우 면직을 의결해야 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처럼 원고는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폭력행위를 근절하는 차원에서 이른바"3대 행위 무관용 원칙"을 도입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외부조사 결과 폭력행위가 인정되는 경우 '면직(해고)'을 하도록 취업규칙을 개정하였는데,<1> 동일한 징계사유에 관하여 취업규칙이 단순히 징계양정을 가중하도록 정하는 것이 단체협약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5. 4. 7. 선고 94다30249 판결 등의 취지 참조). 한편 아래 다.항에서 살피는 바와 같이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하는 것이고, 취업규칙에서 해당 징계사유에 관하여 해고만을 징계양정으로 정하였다는 이유로 사용자가 이에 구속되어 반드시 해고 처분을 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으며, 상벌시행 업무표준 제2.3.4조 제2항에 의한 징계의 감면 역시 가능하므로,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 사건 규정이 '폭력행위자는 면직(해고)한다'고 정하고 있는 것 자체가 단체협약이나 상위 취업규칙에 위반되어 위법 ·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에 관하여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등 참조). 그중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7두979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13 내지 18, 21 내지 33호증, 을 가 제4호증, 을나 제3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해고의 유효요건으로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를 요구하고 있고 위 규정은 강행규정에 해당하므로(근로기준법 제15조), 취업규칙에서 특정 징계사유에 관하여 해고만을 징계양정으로 정하였고 그러한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해서 징계해고를 하는 것이 무조건 정당화된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가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폭력행위를 근절하기 위하여 이른바 "3대행위 무관용 원칙"을 도입하여 2022. 10. 21.부터 시행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비위행위는 원고가 정한 무관용 원칙 집중기간(2022. 12. 1.~2022. 12. 31.)에 발생하였으며, 사업장의 특성상 직원 간의 폭력사태는 원고 내부의 질서나 안전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엄중하게 다룰 필요가 있음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비위행위는 참가인이 근무교대를 하면서 피해자에게 난로의 설치 여부를 묻는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하여 우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상황은 1분여 만에 종료되었으며, 피해자의 목덜미를 때리는 정도의 폭행이나 파이프를 들었다가 바로 내려놓는 위협행위가 아주 중한 폭력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 주장과 달리 폭행의 발생 장소가 특별히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높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근거 역시 확인되지 않는다.
참가인은 이 사건 비위행위 발생 당일 저녁경 피해자의 집에 찾아가 '얼굴보자. 사과하러 왔다. 미안하다.'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피해자가 곧바로 참가인의 사과를 받아들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 사건 해고 이후 초심 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 사과하고 용서하며 앞으로 더욱 더 잘 지 내보기로 약속했다. 넓은 아량으로 선처를 해 주시어 다시 한 번 선배(참가인)와 웃으며 같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으므로, 참가인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피해자 역시 나이가 17살이나 많은 참가인에게 반말을 하면서 멱살을 잡고밀쳐서 벽에 부딪히게 하는 폭력행위를 하였음에도, 원고는 피해자에 대하여는 경징계에 불과한 '감봉 1개월'의 징계를 하였을 뿐이다. 이는 폭력행위에 관하여 무관용 원칙에 따라 반드시 면직(해고)을 하여야 한다는 원고 스스로의 주장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중한 폭행을 가한 참가인에 대하여 더 무거운 징계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명백히 형평에 반하는 것이라고 판단된다.
참가인은 원고에 25여 년간 근속하면서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이 없고, 꾸준한 봉사활동으로 원고의 이미지 제고에 기여하였다.
소결론
이 사건 징계사유만으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어떠한 위법이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