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B 주식회사(이하 ‘B’이라 한다)는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에 충주시에 소재한 공장의 신축공사 중 철골 제작 및 설치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하도급하였다.
망 D(E 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21. 6. 13. 08:25경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발을 헛디뎌 바닥으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하였고, 같은 날 09:37경 사망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명의상 대표이사이자 망인의 배우자이다. 피고는 2022. 1. 11. 원고에게 ‘망인은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 사업주로서 B과 직접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근로자에 대한 작업지시, 업무지휘 등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 역할을 수행하였으며, 근로의 대가인 임금이 아니라 하도급계약상 공사이행에 따른 이윤을 받는 등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3호증, 을 제1,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망인과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인 원고가 형식적으로 부부관계에 있기는 하나, 오래전부터 생계를 같이하고 있지 않고 거주지도 달라 실질적으로는 부부관계가 파탄된 상태이다. 그리고 망인은 이 사건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사업주의 지휘 및 감독을 받으며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이 사건 회사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았다. 또한 망인은 건강보험을 취득하였고, 망인에 대한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 신고내역도 존재한다. 따라서 망인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2호 본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ㆍ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ㆍ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ㆍ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판단
갑 제7 내지 12호증, 을 제7, 11, 12, 14,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 명의가 원고로 되어 있는 사실, 주민등록상 원고의 주소가 ‘충주시 F’인 사실, 주민등록상 망인의 주소가 ‘충주시 G’인 사실, 망인이 2021. 4. 1. 자로 건강보험을 취득한 사실, 망인에 대하여 2021. 1.경부터 2021. 6.경까지의 기간 동안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 신고내역이 존재하는 사실, 망인과 이 사건 회사를 당사자로 하여 일급이 ‘250,000원’, 근로계약기간이 ‘2020. 7. 1.부터’로 기재된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사실, 이 사건 회사의 현금출납부에 망인에게 현금으로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6, 8, 13, 16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망인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망인의 주소인 ‘충주시 G’에 소재한 건물의 소유자는 원고이고, 원고의 주소는 이 사건 회사의 주소와 동일하며, 원고의 주소와 망인의 주소는 약 200M 거리로서 도보로 약 3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와 주소와 망인의 주소가 다르다는 것만으로는 원고와 망인의 부부관계가 파탄된 상태로서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 사업주가 원고라고 보기 어렵다.
망인이 2021. 4. 1. 자로 건강보험을 취득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망인의 사망 이후인 2021. 6. 18.에야 접수된 것이다. 또한 망인에 대하여 2021. 1.경부터 2021. 6.경까지의 기간 동안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 신고내역이 존재하기는 하나, 이 역시 망인의 사망 이후인 2021. 11. 10. 및 2021. 12. 1.에야 접수된 것이다.
이처럼 건강보험,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이 모두 망인의 사후에야 접수되었는바, 이는 망인이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인 것처럼 보이기 위하여 사후 접수한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 따라서 망인이 건강보험을 취득하였다는 것과 망인에 대하여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 신고내역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는 망인이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라고 보기 어렵다.
망인과 이 사건 회사를 당사자로 하여 작성된 근로계약서(을 제7호증)가 존재하기는 하나, 위 근로계약서에 작성일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망인이 기존에 사용하던 사인의 형태(을 제8호증 참조)와 다른 형태의 사인이 기재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근로계약서가 망인의 생전에 작성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위 근로계약서 역시 망인의 사후에 망인이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인 것처럼 보이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
이 사건 공사의 수급인인 B의 현장대리인은 고용노동부의 내사 과정에서 ‘망인을 D사장으로 명명하여 부르고, 자재납품계약서상 하도급업체 서명을 망인이 하였으며, 작업자를 채용하여 투입한 자도 망인이다. 사업자등록증상 이 사건 회사의 명의상 대표는 망인의 아내인 원고로 되어 있으나, 망인은 이 사건 회사 대표이사 명의 명함을 제시하는 등 실질적 사업주로 알고 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또한 이 사건 공사의 도급인인 H의 대표는 고용노동부의 내사 과정에서 ‘인천쪽에서 이 사건 회사와 유사한 사업장을 운영하던 중 부도로 인해 충주에서 사업을 다시 시작했고, 신용불량 등의 사유로 아내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망인이 이 사건 회사 운영 등의 업무를 모두 하였으며, H의 모든 공장을 망인이 공사하였기 때문에 금번 증축도 B에 부탁하여 시공을 맡기도록 한 것이다. 망인은 설계도에 따라 철골을 제작하고 현장에서 설치하는 업무를 모두 맡아서 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리고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철골 작업을 수행한 인부는 고용노동부의 내사 과정에서 ‘망인이 유선으로 일을 해달라고 하여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작업을 하게 되었으며, 망인은 사장ㆍ소장 등의 호칭으로 불렸다. 망인은 다른 작업자의 안전을 주기적으로 당부하고, 작업 우선순위를 지시하는 등 직접적인 작업지시를 행하는 사업주로 알고 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처럼 이 사건 공사의 관련자들은 모두 망인이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인 사업주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망인의 명함(을 제16호증)에는 망인이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 지위에 있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회사의 현금출납부에 망인에게 현금으로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그 외에 망인에게 실제로 돈이 지급되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망인에게 실제로 돈이 지급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돈이 근로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는 임금인지 여부 역시 불분명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신일성 김찬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