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8. 29. 선고 2023구합8011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등

가.

원고는 2007. 1. 17. 설립되어 상시 약 3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자동차부품설계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는 2022. 8.말경 ‘자동차 관련 서류 업무 & 실차 데이터 점검(Catia<1>)’이란 제목의 직원 채용 공고를 하였고, 참가인은 위 공고를 보고 2022. 9. 5. 원고에 입사지원을 하였다.

다.

참가인에 대한 면접을 거쳐, 원고의 채용업무 담당자 대리 C(이하 ‘원고 담당자’라고 한다)은 2022. 9. 23. 참가인에게 연봉으로 2,850만 원을 제시하였고, 참가인이 2022. 9. 28. 위 연봉 제시안을 수락하였다.

라.

원고 담당자는 2022. 11. 8. 참가인에게 전화로 합격 통보를 하며, 출근일은 2023. 1. 2.이라고 고지하였다.

마.

원고 담당자는 2022. 11. 15.경 참가인에 대하여 전화를 시도하였으나, 그 과정에서 참가인 전화번호를 착오하여 참가인과 통화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바.

참가인은 2022. 12. 27. 오전 원고 담당자에게 ‘2023. 1. 2. 출근 시각과 장소’를 문의하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는데, 원고 담당자는 참가인에게 ‘2022. 11.경 전화를 했는데 수신거절이 되어 있어 근무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고 그렇게 처리하였다.’는 취지의 답신을 하였다(갑 제2호증 제3, 4쪽 참조). 원고 담당자는 같은 날 오후, 참가인에게 ‘기존에 설명드렸던 DM<2>(Catia) 부서 말고 법규인증 부서에 자리가 나 연락드린다.’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는데, 이에 대해 참가인은 ‘법규 인증은 갑작스럽기도 하고 생각도 못 해본 부서다. 저와 맞지 않을 것 같다. 제가 채용된 팀에 가고 싶은 거지 다른 부서는 생각 없다.’는 취지의 답신을 하였다.

사.

그 이후 참가인이 원고 담당자에게 전화로 ‘수신거절 설정을 한 적이 없고, 그렇다면 문자라도 남겨주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11월부터 2달 동안 채용 확정됐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어떻게 해결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항의를 하자, 원고 담당자는 ‘회사 측에서 제가 뭐 어떻게 해드릴 방법은 없다. 제가 문자로 통보를 못한 것은 제 실책이기 때문에, 일단 이사님과 다시 상의해서 여쭤보고 연락드리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하였다(을가 제7호증 참조).

아.

참가인은 2023. 2. 6.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2022. 12. 27. 채용 취소를 통보(이하 ‘이 사건 채용취소 통보’라고 한다)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다. 원고는 2023. 3. 3.경 참가인에게 DM 부서에 자리가 났다며, 참가인을 DM 부서로 채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였으나 참가인은 이를 거절하였고, 2023. 3. 13. 원직복직에 갈음하여 금전보상을 희망한다며 금전보상명령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자.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4. 5. ‘당사자 간에 근로관계가 성립하였으므로 이 사건 채용취소 통보는 해고에 해당하고, 그 해고는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하여 부당하며, 원고는 참가인에게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포함한 7,441,600원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정을 하였다.

차.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23. 8. 16. 초심위원회와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가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참가인은 입사에 필요한 교육을 조건으로 하여 채용된 자이나, 그와 같은 사전교육을 받지 못하였으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이 최종적으로 성립되었다고 할 수 없다.

2)

설령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이 성립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원고는 2022. 12. 27. 참가인에게 DM 부서가 아닌 법규인증 부서에서 근무를 하도록 전보명령을 하였으나 참가인이 이를 거부하면서 사직의 의사를 밝혔다. 또한 원고가 2023. 3. 3. 참가인에게 DM 부서에 자리가 발생하였으니 출근을 하라는 의사를 전달하였음에도 참가인이 이를 거절하며 재차 사직의사를 밝혔던바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할 수 없다.

나.

관련 법리

1)

근로계약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4호), 계약의 체결에 있어 특정한 형식을 요하지 않는 낙성‧불요식의 계약이다.

2)

채용내정이란 본채용 전에 채용할 자를 미리 결정하는 것으로서 그로 인해 사용자와 채용내정자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했다고 보기 위해서는 채용내정의 통지 및 최종합격자 통보 등을 통해 사용자의 채용내정자에 대한 채용의사가 외부적·객관적으로 명확하게 표명되었을 것이 요구된다. 근로계약의 체결에 있어 청약의 유인에 해당하는 사용자의 모집에 대하여 근로자가 서류전형 및 면접절차에 응모, 응시하는 것은 근로계약의 청약에 해당하고 이에 대하여 사용자가 서류전형 및 면접절차 등을 거친 후 행하는 채용내정통지(최종합격통지)는 그 청약에 대한 승낙으로서 이에 따라 채용내정자와 사용자 사이에 해약권을 유보한 근로계약이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채용내정의 취소는 이미 성립한 근로계약의 해약으로서 합리성이 없는 취소사유로 사용자가 채용내정자에게 본채용을 거절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0다25910 판결 참조).

다.

근로계약의 성립 여부 및 해고의 존부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 담당자가 2022. 11. 8. 참가인에 대하여 채용 합격을 통보함으로써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또한 그 후 2022. 12. 27. 원고 담당자가 참가인에 대하여 DM 부서에서 근무를 할 수 없다는 취지로 알린 이 사건 채용취소 통보는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

1)

근로계약 체결에 있어 청약의 유인에 해당하는 이 사건 채용공고에 대하여 참가인이 입사지원 서류를 제출하고 원고의 면접 제의에 응한 것은 근로계약의 ‘청약’에 해당하며,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면접과 연봉에 대한 합의를 거쳐 2022. 11. 8. 채용합격 통보를 한 것은 그 청약에 대한 ‘승낙’에 해당한다. 이로써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근로계약이 성립되었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DM 업무는 고객사가 요구하는 보안교육 등을 전제조건으로 하는데 참가인에 대하여 그와 같은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최종적으로 성립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근로계약 성립에 그와 같은 조건이 부가되었음을 인정할 어떠한 객관적 증거도 없을뿐더러, 원고가 이 사건 재심판정에 이르기까지 그와 같은 조건의 존재를 주장하지도 않았던 점에 비추어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원고 담당자는 참가인이 2022. 12. 27. 출근 일정을 문의하자, 참가인에게 근무의사가 없다고 착오하여 이미 대체인력을 확보하였고, 따라서 DM 부서에서 참가인이 근무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이 사건 채용취소 통보를 하였는바, 이는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한 근로관계의 종료로서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한다.

3)

이에 대하여 원고는 참가인에게 DM 부서 외 법규인증 부서에서 근무를 하도록 전보명령을 하였으나 참가인이 이를 거부하면서 사직의 의사를 밝혔으므로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참가인은 DM(Catia) 부서 채용 공고에 응하여 입사지원을 하였던 것이며, 법규인증 부서 채용 공고는 별도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참가인에 대한 면접 및 합격 통보 과정 역시 DM 부서 근무를 전제로 하여서 이루어진 것인 점, ③ DM 부서 업무와 법규인증 부서 업무가 유사하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참가인의 DM 부서 근무를 계약내용으로 하여 성립되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렇다면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참가인 업무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오는 법규인증 부서에서의 근무를 명한 것이 원고의 정당한 인사권 행사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그와 같은 원고의 제안을 참가인이 거부하였다고 하여 참가인이 자발적으로 사직의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4)

한편 원고는 2023. 3. 3. 참가인에 대하여 DM 부서에서의 근무를 제안하기도 하였으나, 그 제안은 최초 채용예정일인 2023. 1. 2. 자로 참가인의 근무시점을 소급하여 채용하는 것이 아닌바, 그와 같이 일방적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하는 취지의 원고 제안을 참가인이 거부하였다고 하여, 참가인이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인정할 수도 없다.

라.

채용취소의 정당 여부

사용자의 채용내정 통지로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다면 계약 성립 시부터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므로,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 채용내정 취소의 경우에도 근로기준법에 따라 해고 사유 및 절차의 제한을 받는다. 그런데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 담당자가 전화로 참가인에 대한 채용취소의 뜻을 전달하였을 뿐, 그 채용취소 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채용내정 취소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배하여 위법하다.

마.

소결론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채용내정 취소는 해고에 해당하는데, 그 방식이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배하여 위법하다. 이와 판단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각주1) 자동차나 항공기를 설계하고 개발하기 위해 만든 3차원 컴퓨터 지원 설계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각주2) Data Management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