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B는 2021. 4. 30. 'C 안성 저온 물류창고'(이하 '이 사건 물류창고'라 한다)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에 관하여 ㈜D를 시공사로 선정하였다. ㈜D는 이 사건 공사에 NRC(New-paradigm Reinforced Concrete)공법을 적용하였는데, 이는 공장에서 제작된 기둥 · 보 형틀 자체를 현장으로 운반 · 설치하고 보 하부 동바리 및 바닥 데크 플레이트를 설치한 직후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공법을 의미한다.
㈜D는 2021. 12. 1. ㈜E에게 보 제작, 데크 플레이트 · 동바리 설치 등을 하도급하였고, 2022. 1. 10. 원고에게 철근콘크리트 골조공사 및 콘크리트 타설 등을 하도급하였다. 원고는 2022. 1. 20. ㈜F에게 콘크리트 타설 작업 등을 재하도급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 현장소장 G 등을 상주시키면서 ㈜D로부터 하도급받은 업무를 수행하였고, ㈜F에게 재하도급한 콘크리트 타설 작업 등을 관리 · 감독하였다.
㈜F 소속 근로자들이 2022. 10. 21. 이 사건 물류창고의 지상 4층 바닥판 공사를 위해 데크 플레이트 설치 및 철근배근 작업 후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수행하던 중 동바리의 고정 · 지지 불량으로 보가 탈락 · 붕괴되었고, 그로 인해 데크 플레이트도 연속적으로 붕괴되어 그 위에서 타설 작업을 수행하던 근로자들이 추락하여 3명이 사망, 2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피고는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을 '동바리의 허용 지지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일방향으로 콘크리트를 타설함에 따라 비틀림력과 휨모멘트가 발생하였고, 그로 인해 동바리이음부 손상 및 지지력 상실로 보와 데크 플레이트가 연속적으로 붕괴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이 사건 사고가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부실하게 시공함으로써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발생시키거나 일반 공중에 인명피해를 끼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건설산업기본법 제82조 제2항 제5호, 그 시행령 [별표6] 제2호 가.목 17)에 근거하여 2023. 9. 27.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재하도급 한 원고에게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이 사건과 관련된 건설용어는 아래와 같다(국토교통부 국가건설기준 용어집 등 참조).
[인정근거] 갑 제2~4호증, 을 제1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관계 법령: 별지와 같다.
처분사유의 인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사고는 콘크리트를 일방향으로 타설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 ㈜D와 ㈜E가 설치한 동바리(잭서포트)에 하자가 있어 발생한 것이므로, 원고에게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부실시공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관련 규정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하면, 피고는 건설사업자가 고의나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한 경우에는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그 건설사업자의 영업정지를 명할 수 있고, 하도급의 경우에는 그 건설사업자와 수급인을, 재하도급의 경우에는 그 건설사업자와 재하도급을 한 자를 대상으로 영업정지를 명할 수 있으며(제82조 제2항 제5호), 위반행위의 종류와 위반 정도에 따른 영업정지의 기준 · 기간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제84조). 이러한 위임에 따른 건설산업기본법 [별표6] 제2호 가.목 17)에 의하면, 피고는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부실하게 시공함으로써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발생시키거나 일반 공중에 인명피해를 끼친 경우'에는 그 건설사업자나 수급인, 재하도급을 한 자에게 8개월의 영업정지를 명할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하면, 건설물을 건설하는 자는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고(제5조 제2항 제3호), 고용노동부장관은 이를 위하여 작업환경에 관한 표준을 정하여 사업주에게 지도 · 권고할 수 있다(제13조 제1항 제1호). 이러한 위임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제정한 구 「콘크리트공사 표준안전 작업지침」(2025. 12. 1. 고용노동부 고시 제2025-78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에 의하면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경우에는 타설순서는 계획에 의하여 실시하여야 하고(제1호), 콘크리트를 한 곳에만 치우쳐서 타설할 경우 거푸집의 변형 및 탈락에 의한 붕괴사고가 발생되므로 타설순서를 준수하는(제6호) 등의 안전수칙을 준수하여야 한다.
인정사실
NRC 공법은 ① NRC 구조물 제작 및 현장운반, ② 기둥 부재 설치, ③ 보 설치, ④ 기둥 거푸집 설치, ⑤ 동바리 설치, ⑥ 바닥 데크 플레이트 설치, ⑦ 바닥 철근배근, ⑧ 콘크리트 타설 후 양생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통상적으로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경우 그 하중이 기둥 또는 거더로 직접 전달되도록 하고, 보를 받치고 있는 동바리에는 전달되지 않도록 설계를 하나, 현실적으로는 대부분의 하중을 동바리가 지지하게 된다. 이에 따라 콘크리트 타설 작업은 그 하중을 지지하는 동바리가 설치되어야만 진행할 수 있고, 동바리는 콘크리트 등의 하중을 버틸 수 있어야 한다.
이 사건 공사에서 사용된 동바리의 일종인 잭서포트는 층고 8.5~10.5m 구간에서는 사용이 가능하나 10.5m을 초과하는 구간에서는 사용이 불가하여, 구조계산 · 검토를 거쳐 '시스템 서포트' 또는 '제작 잭' 등을 사용해야 한다.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구간은 층고가 12.2~12.8m였기 때문에 기존 잭서포트를 사용할 수 없었으나, ㈜E는㈜D의 승인 아래 2022. 10. 13. 및 2022. 10. 15. 기존 잭서포트를 2단으로 연결하여 설치하였고(10m, 3m 잭서포트를 연결), 그 과정에서 별도의 구조계산 ·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 잭서포트가 2단 연결로 인해 길이가 증가하자 허용지지력이 부족하게 되었고, 콘크리트 타설 전부터 이미 2단으로 연결한 잭서포트들이 좌굴되어 휘어지는 상황이 발생하였다(을 제2호증, 46면).
한편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 제3항은 건설공사의 재하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나, 원고는 이를 어기고 콘크리트 타설 작업 등을 ㈜F에게 재하도급하였다.
NRC보 특기시방서에 의하면, ① 콘크리트 타설은 기둥→보→슬래브(Slab) 순으로 하되, ② 타설 시 제한된 높이를 기준으로 끊어서 타설해야 하고, ③ 기둥들을 순회하여 타설한 후 보 · 슬래브 타설을 해야 하며, ④ 일방향 타설은 제한된다. 그러나 ㈜F 소속 근로자들은 이 사건 사고구간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며 특기시방서의 내용과는 달리 기둥과 거더 일부에 콘크리트 타설을 마치지 않은 상태로 슬래브에 일방향(아래 그림의 X3열→X2열)으로 콘크리트를 타설하였다(수원지방법원 2025. 7. 16. 선고 2024노6599 판결의 21~22면 참조).
콘크리트가 일방향으로 타설되자 편심하중으로 인해 보에 비틀림력이 발생하였고, 그 비틀림력이 보를 지지하던 잭서포트에 전달되어 잭서포트의 휨이 발생하였다.그로 인해 잭서포트의 이음부가 파손되어 지지력을 상실하게 되었고, 결국 보와 데크플레이트까지 붕괴되며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원고는 현장소장 G 등을 이 사건 공사현장에 상주시켰고, 현장소장을 통해 근로자들이 안전지침에 맞게 작업하는지 관리 · 감독하였으며, 매일 공사 시작 전 원고를 포함한 하도급업체들의 작업내용 등을 파악하였다. 그러나 G 등은 ㈜F 소속 근로자들이 특기시방서와 달리 콘크리트를 일방향으로 타설하고 있었는데도 아무런 제지나 관리 · 감독도 하지 않았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혐의와 ㈜F 등에 공사를 재하도급한 것에 따른 건설산업기본법위반 혐의로, 현장소장 G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업무상과실치사 · 치상 혐의로 각 기소되었고, 1심 법원은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원고에게 벌금 1,000만원, G에게 징역 1년의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으며(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4. 9. 24. 선고 2023고단613, 1452 판결), 그 판결은 검사의 항소가 기각되어 확정되었다(수원지방법원 2025. 7. 16. 선고 2024노6599 판결).
[인정근거] 갑 제27호증, 을 제1, 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는 ㈜E가 설치한 잭서포트의 하자와 ㈜F의 콘크리트 일방향 타설이 경합하여 발생한 사고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이 사건 물류창고의 주요 부분(건축법 제2조 제1항 제7호)에 해당하는 보와 바닥(슬래브)까지 붕괴되었다. 원고는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 제3항을 위반하여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재하도급한 후 그에 따른 관리 · 감독도 제대로 하지 않았으므로, 중대한 과실로 부실시공을 함으로써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발생시켰다고 판단된다.
잭서포트는 보, 데크 플레이트 등을 하부에서 수직으로 지지하는 가설 구조물로서 수직방향 하중을 부담하기 위한 목적에서 설치되는 것이므로, 하중으로 인해 과도한 횡변형(옆으로 휘는 것)이 발생하면 지지력이 현저히 저하된다. 콘크리트를 일방향으로 타설할 경우 아직 타설되지 않은 구간에는 하중이 작용하지 않은 반면, 이미 타설된 구간에는 콘크리트 하중이 집중되어 편심하중을 발생시킨다. 이때 일방향 타설로 인해 편심하중이 발생할 경우 편심하중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잭서포트의횡변위 값이 크게 증가하게 되는데[㈜D에 대한 영업정지처분 취소소송(서울행정법원 2023구합81145, 이하 '관련사건'이라 한다)의 감정서 64면], 이는 잭서포트의 횡변형을 유발시키고 이것이 과도할 경우 지지력 상실로 이어진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구간에 설치된 잭서포트는 별도의 구조계산 · 검토 없이 2단으로 연결되어 허용지지력이 저하된 상태였다. 이러한잭서포트의 구조적인 취약성이 존재하던 상태에서 그 위에 콘크리트가 일방향으로 타설되고 잭서포트에 편심하중이 가해짐에 따라 결국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잭서포트 설치 자체에 중대한 하자가 존재하였다고 하더라도, 콘크리트 일방향타설이 이 사건 사고의 직접적인 발생 원인이 되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국토안전관리원 사고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사고 이후 설계도서 분석, 현장조사자료검토, 공사관계자 청문 등을 실시하여 2022. 12.경 '사고조사 결과보고서'를 작성하였는데, 사고조사위원회 역시 '① 2단으로 연결된 잭서포트의 허용지지력 부족과 ② 콘크리트의 일방향 타설로 인한 비틀림'을 이 사건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판정하였다. 또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현장을 조사한 이후 '① 잭서포트는 구조검토 및 보강조치없이 층고가 약 12.2~12.6m인 이 사건 사고구간에 설치될 수 없는 형태이고, ② 콘크리트 타설은 특기시방서를 따르지 않아 편심된 하중형태를 유발하여 잭서포트의 파괴를 유발한 외력요인으로 작용하였다'고 판정하였다(을 제2호증 74면).
한편 ㈜E는 잭서포트를 설치하며 수평연결재(잭서포트 사이를 수평으로 이어주는 부재)를 양방향으로 직교하여 설치하지 않고, 일방향으로만 1~2개씩 설치하였다. 이에 관하여 관련사건의 감정인은 '① 잭서포트의 수평연결재가 일방향으로 설치되어 압축하중(실제 하중)이 압축강도(하중을 견디는 능력)를 초과한 것과 ② 편심하중으로 인한 횡변위'가 이 사건 사고의 주요 원인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원고는 위와 같은 관련사건 감정인의 의견을 근거로 잭서포트가 애당초 콘크리트의 하중을 견딜 수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관련사건 감정인은 '횡변위 제어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편심타설에 의해 잭서포트 상부에 과도한 횡변위가 발생하는 경우 잭서포트가 지지력을 급격히 상실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잭서포트가 최대 압축하중은 물론 허용 압축성능에 도달하기 전에 붕괴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으므로(관련사건 보완감정서 22면), 설령 잭서포트의 압축강도가 부족했다고 하더라도 콘크리트의 일방향 타설과 그로 인한 편심하중을 이 사건 사고의 주요 원인에서 배제할 수는 없다.
재량권의 일탈 · 남용 여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제재양정을 함에 있어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행정청이 법령에 정해진 행정처분기준에 따라 처분양정을 한 경우에는 그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그 처분기준에 따른 제재처분이 그 처분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그 제재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하여서는 안 되며(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6두57984 판결 참조), 의무위반의 내용과 제재처분의 양정 사이에 대략적으로라도 비례 관계가 인정되지 않을 정도로 과중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경우에 한하여 재량권 일탈 · 남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9. 9. 선고 2018두48298 판결 참조). 이 사건 처분은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별표6] 제2호 가.목 17)에서 정한 행정처분기준을 그대로 따라 산정되었다. 위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고, 그 처분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과 결과를 관계 법령의 규정과 취지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처분의 양정이 지나치게 과중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콘크리트의 일방향 타설은 이 사건 사고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였고, 그 결과 근로자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는 중대한 재해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사고발생 경위와 결과의 중대성, 그 과정에서 원고의 책임정도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제재양정과정에서 별도의 감경을 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와 ㈜D, ㈜E 모두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을 받긴 하였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는 잭서포트의 설치와 콘크리트 일방향 타설이 경합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두 가지 원인 중 어느 하나만 없었더라도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원고와 ㈜D, ㈜E 사이 책임의 경중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고, 피고는 이를 반영하여 이 사건 사고와 관련된 건설사업자들의 제재양정에 차등을 두지않은 것으로 보이므로, 그 합리성을 수긍할 수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방민우 박소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