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9. 13. 선고 2023구합82032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8. 2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등 사이의 C, D, E(병합) A 주식회사 부당전보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당전보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1>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독일에 글로벌 본사를 둔 F 그룹 산하 G 사업부의 한국법인으로서 합성 수지 및 기타 플라스틱 물질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08년부터 원고 회사에서 사무직군 영업조직(Standard sales) 팀장으로 근무하였던 자이다.

나.

원고는 2023. 3. 27. 참가인에게 2023. 4. 1. 자로 서울사무소 총무(Office Administration)로 근무하라는 전보발령을 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보’라고 한다).

다.

참가인은 이 사건 전보가 부당전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한편 원고의 다른 근로자인 H 또한 자신에 대한 2023. 4. 1. 자 전보가 부당전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고, I노동조합은 이 사건 전보 및 H에 대한 전보가 불이익 취급 및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5. 26. ‘① H에 대한 전보는 부당전보에 해당하나, ② 이 사건 전보는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전보로 인하여 발생한 생활상 불이익이 없으며,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준수하여 정당하고, ③ H에 대한 전보 및 이 사건 전보는 불이익 취급 및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이유로, H의 부당전보 부분에 관한 구제신청을 인용하고, 참가인 및 I노동조합의 구제신청 및 H의 나머지 구제신청을 각 기각하였다[J, K, L, M(병합)].

라.

원고, 참가인, I노동조합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8. 28. ‘① H에 대한 전보는 부당전보에 해당하고, ② 이 사건 전보 역시 부당전보에 해당하며, ③ H에 대한 전보 및 이 사건 전보는 불이익 취급 및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이유로, 위 초심판정 중 이 사건 전보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C, D E(병합), 이하 위 재심판정 중 이 사건 전보에 관한 부분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8호증, 을가 제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다만,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등을 할 수 없는데(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는 해당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처분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업무상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처분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으면 전직처분 등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고,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이유의 유무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두44162 판결,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0다253744 판결,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22다286755 판결 등 참조).

나.

업무상 필요성

1)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의 글로벌 본사는 원고의 경영 상태 및 재무 상태가 악화되는 가운데 수익성 제고 및 업무의 효율성 증진을 위하여, 기존에 스탠다드(Standard) 영업팀 및 스페셜티(Specialty) 영업팀 두 개의 팀으로 나누어져 있던 영업조직을 하나의 영업팀으로 통합하는 방법으로 조직개편을 시행하였다. 위 조직개편으로 인하여 통합된 영업팀의 정원인 5명을 초과하는 나머지 인원이 발생하였고, 그중 잔류를 원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부득이 다른 부서로 전보하여야 할 경영상 필요가 존재하였다.

원고의 아시아 본사에서는 위 조직개편으로 인하여 통합된 영업팀 직원 5명을 선정하였는데, 그 선정 기준은 고객의 만족도, 업무 능력, 업무 효율성 등이었으며, 참가인은 팀장으로서의 역량 부족, 업무성과 저조, 영업 업무 수행을 위한 능력 부족 등의 이유로 위 5명에 선정되지 못하였다.

따라서 인원 배치 변경의 필요성, 인원선택의 합리성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2)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9 내지 13,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회사에는 인원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존재하였고, 변경되는 인원에 참가인을 포함한 것에 대한 합리성이 인정되는바, 결국 이 사건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①

원고의 글로벌 본사(독일 소재) 및 아시아 본사(싱가포르 소재)는 원고의 영업, 생산, 재무, 인사 등 각 조직의 직상급 조직으로서 원고의 영업, 생산, 인사 등에 관한 대부분의 의사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글로벌 본사는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회사의 성장을 추구하기 위하여 그룹 차원의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게 되었고, 그에 부합하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 ‘N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조직개편(이하 ‘이 사건 조직개편’이라 한다)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②

이 사건 조직개편 이전에는 원고의 영업조직이 스탠다드(Standard) 영업팀 및 스페셜티(Specialty) 영업팀 두 개의 팀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스탠다드 영업팀에는 7명이, 스페셜티 영업팀에는 5명이 근무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사건 조직개편 이전에는 한 명의 고객에 대한 영업 업무를 각 팀별 및 각 소속별로 여러 명이 분산하여 담당하고 있었다.

그 후 이 사건 조직개편 계획에 따라 2023. 4.경 원고의 영업조직은 하나의 영업팀으로 통합ㆍ이전되었고, 원고의 영업 업무는 모두 하나의 영업팀에서 담당하게 되었으며, 한 명의 고객에 대한 담당자 역시 한 명으로 일원화되었다.

원고의 글로벌 본사는 조직 구성에 상당한 재량을 가지는 점, 원고의 글로벌 본사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고자 이 사건 조직개편이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와 같은 영업조직 통합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기존에는 두 개 영업팀의 합계 정원이 12명이었으나, 이 사건 조직개편으로 인하여 통합된 영업팀의 정원은 5명에 불과하여, 통합된 영업팀에 속하지 못하는 직원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는바, 통합된 영업팀에 속하지 못하게 된 직원에 대해서는 부득이 다른 부서로 전보하여야 할 경영상 필요가 존재하였다고 판단된다.

③

원고의 아시아 본사는 참가인이 통합된 영업팀에 속하지 못하게 된 이유에 관하여, ㉠ 참가인이 스탠다드 영업팀의 팀장으로 근무할 당시 팀원 중 한 명이 참가인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하여 노조와 면담을 한 적이 있었고, 참가인이 팀장으로 근무한 기간에 팀원 중 한 명이 퇴사하는 등 참가인의 팀장으로서의 리더십에 관한 의문이 존재하는 점, ㉡ 참가인이 업무처리 과정에서 재무팀 등 다른 팀 직원들과 몇 차례 불화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공격적인 발언을 하기도 하는 등 조직 내 융화에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점, ㉢ 원고의 2022년 실적이 2021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였고, 이와 관련하여 참가인이 2022. 11.경 내수 영업 전략 발표를 하였으나 해당 발표 내용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여, 원고의 아시아 본사에서는 참가인이 통합된 영업팀에 속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하였다는 취지로 설명하였다.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고려하여야 하는바, 원고의 아시아 본사가 위와 같은 사유로 참가인을 통합된 영업팀에서 제외한 것은 어느 정도의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을 통합된 영업팀에서 제외한 것이 원고 측의 인사 재량권을 벗어났다고 볼 만한 구체적 사정 역시 보이지 않는다.

④

이 사건 조직개편에 따라 참가인이 영업팀에서 근무할 수 있는 자리가 없었으므로, 원고는 참가인에게 374,656,369원이라는 보상패키지를 받고 퇴직하는 선택지를 제안하였으나, 참가인은 이를 거절하였다. 결국 원고는 회사에 잔류하기로 선택한 참가인에게 다른 직무를 부여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⑤

이 사건 조직개편으로 영업조직 외에 다른 조직들도 개편이 예정된 상황에서 원고는 참가인이 갈 수 있는 자리가 울산사무소 한 자리, 서울사무소 총무팀 한 자리뿐이라고 판단하였고, 원고의 아시아 본사에서는 연고가 없는 울산보다는 서울에서 총무직을 맡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고 측의 판단이 인사 재량권을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

생활상 불이익

1)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전보 이후 참가인의 급여 및 직급이 동일하고, 주거환경의 변화가 없으며, 다른 근로조건이 변경된 바도 없는바,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참가인이 받게 되는 생활상 불이익이 없다.

2)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20호증, 을가 제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참가인에게 발생한 생활상 불이익은 참가인이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

①

이 사건 전보 이후에도 참가인의 급여 체계 및 실제 지급받은 급여는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전보 이후에도 참가인의 직급은 ‘부장’으로 동일하고, 참가인은 이 사건 전보 이후에도 계속하여 서울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으므로, 주거환경의 변화가 없다. 그 밖에 이 사건 전보 이후에 참가인의 다른 근로조건이 변경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 참가인의 급여, 직급, 주거환경, 기타 근로조건과 관련하여 참가인에게 발생한 생활상 불이익이 존재하지 않는다.

②

참가인이 이 사건 전보 이전에는 영업팀장으로서 팀을 운영하기 위해서 1년에 약 1억 원을 운용하면서 영업조직을 관리하여 오다가,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권한과 책임이 상대적으로 적은 총무직무를 수행하게 되기는 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의 급여, 직급, 주거환경, 기타 근로조건과 관련하여 참가인에게 생활상 불이익이 존재하지 않는바, 이러한 직무상 재량의 축소 등은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참가인이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의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된다.

③

참가인에 대한 2022년 성과 평가는 이 사건 전보가 이루어지기 전인 2022년도에 수행한 업무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바, 이는 이 사건 전보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을 판단함에 있어 고려할 요소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라.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 준수 여부

1)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전보를 함에 있어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준수하였고, 설령 이 사건 전보를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준수하는 데 있어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러한 점만으로 이 사건 전보가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2)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4호증, 을가 제2,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어느 정도 준수하였다고 보이고, 설령 일부 준수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전보를 무효로 만들 정도의 잘못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①

원고의 영업조직 담당자였던 O 상무는 이 사건 조직개편 계획이 공고된 2023. 1. 30. 참가인에게 인사이동 관련 면담을 요청하였고, 2023. 2. 1. 참가인과 합의퇴직 관련 면담을 진행하였다. O은 위 면담 과정에서 참가인에게 더 이상 영업 직무에 근무할 수 없다는 점을 알려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O은 2023. 3. 24. 또는 2023. 3. 25. 무렵에 참가인에게 ‘원고가 제안할 수 있는 자리는 서울사무소의 총무 업무 한 자리, 울산사무소에 한 자리밖에 없는데, 울산의 경우 연고가 없어 힘들 터이니 사실상 참가인이 갈 수 있는 자리는 서울사무소의 총무 업무한 자리밖에 없다’는 취지로 설명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③

이처럼 이 사건 조직개편 계획 공고 직후 원고 측이 참가인에게 이 사건 전보의 불가피성 등을 설명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어느 정도 준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④

한편 원고가 참가인에게 이 사건 전보의 불가피성 등에 관하여 일방적인 설명을 하였을 뿐, 참가인과 구체적으로 협의 과정을 진행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원고는 참가인에게 374,656,369원이라는 보상패키지를 받고 퇴직하는 선택지를 제안하기도 하였고, 이 사건 전보 외에 특별한 대안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가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전보를 무효로 만들 정도의 잘못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신일성 김찬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