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11. 1. 선고 2023구합82902 판결

교섭단위분리결정 재심판정 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원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부분은 피고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는 약 318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건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2)

피고보조참가인(이하 ‘피고 참가인’이라 한다)은 건설업 및 건설관련 산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설립된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피고 참가인 경인지역본부 전차선지부에는 원고의 근로자 중 17명이 가입하고 있었다.

3)

원고보조참가인(이하 ‘원고 참가인’이라 한다)은 전차선공사 및 전력공사를 시공하는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설립된 노동조합으로, 원고의 근로자 중 27명이 가입하고 있었다.

4)

원고 참가인은 2023. 2. 23.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원고의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선정되었다.

나.

피고 참가인의 교섭단위 분리결정

1)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7. 3. 피고 참가인의 신청에 따라 원고의 교섭단체에서 ‘일급제․기간제 현장근로자 집단(동종․유사 업무에 종사하는 일급제가 아닌 기간제 현장근로자 포함)’을 별도의 교섭단위를 분리한다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2)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9. 11.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면서, 초심 판정 주문 중 ‘일급제․기간제 현장근로자 집단(동종․유사 업무에 종사하는 일급제가 아닌 기간제 현장근로자 포함)’을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로 정정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와 ‘사무․관리직 근로자’는 근로조건이 크게 다르지 아니하고, 채용과정이나 고용형태에도 차이가 없으며, 분리교섭의 관행도 존재하지 않아 교섭단위 분리의 필요성이 없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이 사건 초심판정 및 재심판정은 ‘일용직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여 달라’는 피고 참가인의 신청취지를 넘어서 당사자 간의 분쟁범위를 벗어나는 부분에 대하여 교섭단위 분리를 하였다. 이는 당사자가 신청하지 아니한 부분에 대하여 직권으로 판단한 것으로 판정의 월권에 해당한다.

3.

판단

가.

교섭단위에서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의2, 제29조의3 제1항, 제2항의 내용과 형식, 교섭창구 단일화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일정한 경우 교섭단위의 분리를 인정하고 있는 노동조합법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노동조합법 제29조의3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별도로 분리된 교섭단위에 의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것을 정당화할 만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의 사정이 있고, 이로 인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하여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 오히려 근로조건의 통일적 형성을 통해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두39361 판결).

2)

앞서 든 증거, 을가 제3 내지 7호증, 을나 제3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의 ‘사무·관리직 근로자’와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 사이에는 현격한 근로조건과 고용형태상 차이가 존재하므로, 근로조건의 통일적 형성을 위해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원고는 전기업종 중 전차선의 전기설비 사업을 주된 업무로, 아파트 내선 전기설비 사업 등을 부수적 업무로 수행하고 있다. 현장에서 전기설비를 실제로 다루는 전차선 노동자들은 전차선 전공(전기공사 숙련공)과 조공(전공 업무를 보조하는 업무 수행)으로 분류되고, 이들은 철도노선의 전기설비를 새로 설치하거나 이미 운행되는 철도의 전기설비를 설치, 수리, 관리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이들은 현장에서 높은 전류가 흐르는 위험한 전기설비를 다루고 높은 곳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작업을 하는 등 전기 설치 및 유지 보수를 위해 육체노동을 한다.

나)

위와 같이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들은 현장 근무일수(또는 공수)에 시중 노임단가(시세)를 곱하여 급여가 주로 산정되는 반면, 사무·관리직 근로자들은 일반적으로 ‘연봉근로계약’에 따라 월급제를 기초로 일정한 금액이 지급되는 방법으로 급여가 산정된다. 나아가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가 담당하는 업무의 위험성 등에 따라 시중 노임단가는 전차선 전공의 경우 일당 약 30~32만 원, 조공의 경우 일당 약 20만 원에 이르는 등, 사무·관리직 근로자 등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다.

다)

직책이 부여되는지 여부에 관해서도,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는 직종 ‘전철전공’이라는 일용직 근로자로 관리될 뿐, 별도의 직책이나 직급이 없는 반면, 사무․관리직 근로자들은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등의 직책이 부여되며 그와 같은 직책이 근로계약서에도 명시되어 있다.

라)

또한 사무·관리직 근로자와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가 담당하는 업무의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근로계약의 해지 사유에 있어서도, 사무·관리직 근로자의 경우에는 원고의 취업규칙에 따라 금품수수, 형법상 범죄행위, 회사의 신뢰 및 명예훼손 등을 포함하는 반면,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의 경우에는 근로계약에 따른 안전수칙 불이행, 안전조회 불참, 안전장구 미착용, 고의적 태업, 음주 적발 등 현장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것을 전제로 발생할 수 있는 계약해지사유를 별도로 규정하여, 세부적인 부분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

마)

채용 절차에 있어서도, 사무·관리직 근로자의 모집 공고문에는 채용조건으로 ‘대졸 이상’, ‘산업안전기사’ 등의 자격을 요구하고, 정규직으로 채용하며, 급여는 연 2,800만 원~3,000만 원의 급여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반면,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자격을 요구하지 않고 급여는 일당으로 지급한다는 취지로 공고하였다.

바)

이에 대하여 원고는 현장 관리자의 경우에도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일당의 방식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있고,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의 채용방식과 마찬가지로 현장에 따라 근로기간을 정하여 채용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현장 관리자들과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들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고, 이와 같은 점에서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들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일부 현장 관리자들이 일당을 지급받거나 공사가 종료되는 기간으로 계약기간을 정한다고 하더라도, ① 위 관리감독자들의 일급의 시세가 약 12~14만 원 정도로 형성되어 있거나 그들에 대한 채용공고에서 급여로 월 330만 원을 지급한다고 공고하는 등,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와 급여 수준의 차이가 있는 점, ② 현장 관리자들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와 달리 필수소지 자격증으로 산업안전산업기사 또는 산업안전기사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실제로 현장 관리자들은 전기설비를 직접 설치하는 업무를 수행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현장 관리자’와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 역시 수행하는 업무 및 근로조건이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고,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교섭단위 분리 필요성이 부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사)

그 밖에,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는 2021년 단체협약 체결 당시 단체교섭을 진행한 사실이 있고,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원고 참가인 조합원 대부분이 사무·관리직 근로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교섭단위 분리의 필요성을 긍정할 만한 사정이다.

나.

월권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 참가인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할 당시 신청 취지에 ‘일용직 근로자’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해 달라고 기재한 사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피고 참가인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인용하면서 분리 범위를 ‘일급제․기간제 현장근로자 집단(동종․유사업무에 종사하는 일급제가 아닌 기간제 현장근로자 포함)’로 수정하여 표기한 사실,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재심판정으로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면서 이 사건 초심판정의 주문 중 ‘일급제․기간제 현장근로자 집단(동종․유사업무에 종사하는 일급제가 아닌 기간제 현장근로자 포함)’을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로 정정한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거나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피고 참가인은 이 사건 초심판정 당시 일용직 근로자의 교섭단위 분리 필요성에 관하여, ① 근무를 수행함에 있어 우천이나 설천 등 날씨의 영향을 받는 등 현장업무를 수행하고, 별도의 직급이 없으며, 연봉제에 따라 고정적인 월급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일당을 지급받아 매월 급여가 변동되고 성과급을 지급받지 아니하고, ② 채용에 있어서도 정규직이 아니고 별도의 학력이나 자격요건이 불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주장하였고, 위와 같은 피고 참가인의 주장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피고 참가인이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를 신청한 근로자들은 전차선 전공, 조공 등 현장에서 전기설비 설치 등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초심 및 재심판정에서 교섭단위 분리의 범위를 ‘일급제․기간제 현장근로자 집단(동종․유사업무에 종사하는 일급제가 아닌 기간제 현장근로자 포함)’ 또는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로 기재한 것은 피고 참가인의 신청범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 의미가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구체화한 것이라 봄이 타당하다고, 노동위원회가 피고 참가인의 신청 범위를 벗어난 결정을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초심 및 재심판정에 월권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김민아 김성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