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21. 6. 1.부터 참가인 내에서 부사장 호칭을 사용하는 '사업본부장'의 지위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다.
참가인은 2023. 4. 10. 원고에게 실적 미비, 업무상 장해 초래 등을 이유로 2023. 4. 5.자로 원고를 해임한다는 통지를 하였다.
원고는 2023. 4. 10. 참가인으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하였다며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6. 5. 원고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경기2023부해1161호).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23. 9. 18.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이를 기각하였다(중앙2023부해1024호,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호증, 을가 제1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같다), 을나 제1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그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판단
원고는, 자신이 수행한 업무의 내용이 참가인에 의하여 정해졌고 다른 근로자들과 동일한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았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도 참가인 대표이사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고 근무시간·장소의 구속을 받는 등 참가인에 대해 사용종속관계에 있었으므로 자신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3 내지 26호증, 을가 제2 내지 8호증, 을나 제2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원고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원고는 2021. 6. 1. 참가인과 다음과 같은 내용의 업무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참가인 내에서 사업본부장으로 재직하였다. 이 사건 계약은 그 명칭부터가 근로계약이 아니라 위임계약임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고, 세부조항에서도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 위임계약에 따른 수임인의 지위에 있음을 재차 강조하고 있으며(제11조), 원고가 '비등기임원'으로서 업무수행에 필요한 구체적인 업무내용과 방법을 스스로 판단·결정할 수 있다는 조항(제2조 제2항) 등을 통해 원고에게 업무수행에 관하여 상당히 폭넓은 재량을 부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사건 계약은 원고가 통상적인 직원들과 달리 등기임원과 마찬가지로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고 명시하고 있었다.
참가인은 대표이사 밑에 금융사업본부 및 기술연구소의 2개 조직과 함께 운영업무 전반을 지원하는 경영지원팀을 두고 있는데, 원고는 그중 금융사업본부를 총괄하는 사업본부장 직위에 있었으며, 대외적으로는 위임계약에서 정한 바와 같이 '부사장'의 호칭을 사용하였다. 이러한 조직 구조에 따라 원고는 금융사업본부 업무 전반에 관하여 포괄적인 권한과 책임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소속 팀원들의 인사평가를 하는 것은 물론 금융팀 직원 채용을 위한 면접에 함께 참여하여 채용에 관한 의견을 직접 제시하는 등 직원들의 인사에 관하여도 상당한 권한을 보유하고 행사하였다.
비록 이 사건 계약 제2조 제5항에서 원고의 표준적인 근무시간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 ~ 오후 9시로 정하고 있기는 하였으나, 이는 단지 근무시간의 원칙을 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일 뿐 근무시간을 위 시간대로 엄격하게 제한하는 취지로 해석되지는 않는다(해당 조항은 원고의 업무 수행 시간을 유연하게 한다고도 명시하고 있다). 실제로 원고 재직 동안의 차량 입·출차 내역에 따르더라도 원고가 위와 같은 표준적인 근무시간을 그대로 따르지 않은 경우가 매우 빈번하게 확인되는바(을나 제13호증), 원고 업무의 성격상 외근이나 출장이 많았던 점 및 단순히 차량의 입·출차 시간만을 기준으로 근무시간을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을 모두 충분히 고려하더라도 원고가 통상적인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근무시간에 상당한 제약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자신이 다른 근로자들처럼 대표이사에게 근무시작, 종료시간을 보고하였고 재택근무나 휴가를 사용하기 위해 사전 보고를 해야 하는 등 업무수행에 관하여 엄격한 통제를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그 주장의 근거로 들고 있는 근태관리 보고 현황(갑 제10호증)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비정기적으로 당일 수행할 업무의 내용을 개략적으로 보고하였을 뿐이고(근무시작시간 및 종료시간 등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수행할 업무 역시 한 줄로 간략하게 기재되었으며, 그마저도 대부분은 실질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 않은 '주간회의 등'에 불과하였다), 휴가 사용에 관하여도 형식적인 결재 절차를 거친 것을 넘어 휴가 사용 가부, 일시 등에 어떠한 통제를 받았다는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바, 원고의 업무 수행에 관하여 참가인의 개별적, 구체적인 지휘·감독이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그 외에도 원고는 참가인 내의 다른 근로자들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의 보수를 받았고, 법인카드를 받아 매월 약 150만 원 정도의 상당한 금액을 특별한 시간적·장소적 제약 없이 사용하였으며, 임원이 아닌 다른 근로자들과는 달리 참가인으로부터 주유비를 지원받고 다른 직원들에 비해 현저히 높은 금액의 스톡옵션을 부여받았다. 원고의 나이, 경력 등을 충분히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원고에 대한 금전적인 처우마저 부사장의 호칭을 사용하는 사업본부장 직책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보이는 이상, 원고 주장처럼 원고가 실질적으로는 임원의 성격 없이 그저 형식적·명목적으로만 임원 호칭을 사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원고는 다른 직원들과 달리 이사회에 대표이사와 함께 참석하기도 하였고(이사회에서 의결 권한 등을 직접 행사하지 않은 것은 등기임원까지는 아니었기 때문일 뿐이라고 보인다), 참가인 내의 직책에 더하여 대학원 주임교수와 다른 기관의 겸임교수 직위를 함께 맡고 있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정들 역시 통상적인 사용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보다는 위임계약을 체결한 임원의 지위에 더욱 부합함이 분명하다.
원고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고 원고가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던 사실 역시 인정되기는 하나, 이러한 사정은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하나의 표지에 해당할 뿐인바, 위 사정만을 근거로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계약의 내용, 원고가 수행한 업무의 성격, 권한 및 책임의 범위, 처우의 정도, 겸직 가부 등의 모든 사정을 뒤집고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소결론
결국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러한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한 초심판정을 그대로 유지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지 않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심용아 오민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