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4. 3. 8. 원고들에 대하여 한 미지급보험급여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D(E생)는 1991. 9.경부터 2021. 11.경까지 다수의 건설현장에서 방수공, 미장공,할석공 등의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로서 2022. 3. 2.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에서 '만성 폐쇄성폐질환'(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으로 진단받고, 2022. 8. 3. 피고로부터 이 사건 상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받았다.
D는 F병원에서 요양하던 중 2023. 8. 15. 직접사인은 '호흡 부전', 중간 선행사인은 '이 사건 상병의 급성 악화', 이 사건 상병의 급성 악화의 원인은 '폐렴'으로 사망하였다(이하 D를 '고인'이라 한다).
원고들은 고인의 자녀들로서 2023. 12. 14. 고인의 이 사건 상병에 대하여 장해급여청구를 하였다.
피고는 2024. 3. 8. '고인은 요양 중 사망하여 이 사건 상병이 치유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원고들에게 장해급여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들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치료는 상병 자체를 호전시키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단지 증상이나 합병증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고인의 2022년 폐기능검사결과에 의하면 고인의 이 사건 상병은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증상이 고정되어 '치유'상태에 이르러 장해급여의 대상이고, 일초량이 30% 미만인 상태가 지속되어 장해등급 제1급에 해당한다. 고인의 증상이 고정되지 않았다고 보더라도, 진폐증과 마찬가지로 완치가 불가능하고 비가역적으로 진행하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증상 고정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장해급여를 지급하여야 한다.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7조 제1항은 '장해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려 치유된 후 신체 등에 장해가 있는 경우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5조 제4호는 '치유란 부상 또는 질병이 완치되거나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장해급여는 원칙적으로 부상 또는 질병이 완치되거나 부상 또는 질병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때에 지급할 수 있고(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4977판결 참조), 요양 중인 근로자의 상병을 호전시키기 위한 치료가 아니라 단지 고정된 증상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치료만이 필요한 경우에는 치료종결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6. 19. 선고 2017두36618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인정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5,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G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및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사망 무렵 고인의 이 사건 상병은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렀다고 인정함이 타당하다.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상병인 만성폐쇄성폐질환은 기관지나 폐에 염증이 생기고 폐조직이 파괴되어 만성적인 기침이나 가래, 호흡곤란 증상과 폐활량의 감소가 발생하는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불가역적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약물치료는 폐기능을 호전시킨다기보다 현재의 호흡곤란이나 만성적인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을 개선하고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내과적인 합병증을 예방하며 치료하는 것이 주가 된다. 따라서 이 사건 상병에 대하여는 완치라는 개념을 상정하기 어렵고, 그에 대한 치료 역시 상병 자체를 호전시키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일부 증상이나 합병증 등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 피고의 '만성폐쇄성폐질환 업무처리지침'(2014. 3.31. 제정 지침 제2014-10호, 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에 따르더라도, 이 사건 상병은 적절한 치료를 하더라도 치유되지 않고 시간이 가면서 악화될 수 있는 질병이다.
이 사건 지침에 따르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폐활량 검사에서 속효성 기관지확장제 투여 후 FEV1/FVC이 70% 미만이면서 FEV1이 정상 예측치의 80% 미만인 기류 제한이 있는 경우에 진단하고, 장해등급은 심폐기능의 정도만으로 중증도를 구분하되 심폐기능 구분에 따른 진폐 장해의 최저 등급을 적용함이 타당하다고 보아 FEV1이 30% 이상 55% 미만인 경우 제3급, FEV1이 55% 이상 70% 미만인 경우 제7급, FEV1이 70% 이상 80% 미만인 경우 제11급으로 구분하며, FEV1이 30% 미만인 사람은 폐환기능 유지를 위한 적극적인 요양이 필요한 고도 중증으로 분류하여 요양 또는 재요양 대상으로 정한다.
고인은 2017. 4. 4.부터 2022. 5. 2.까지 8회에 걸쳐 심폐기능검사를 실시한 결과 기관지확장제 투여 후 1초율(FEV1/FVC)은 정상 예측치의 26~41%로, 1초량(FEV1)은 정상 예측치의 30% 이상 55% 미만으로 측정되었다. 그 구체적인 검사결과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괄호 안의 수치는 기관지 확장제 투여 후의 수치이다).
고인은 위 표 연번 5번 기재 검사결과에 따라 2022. 3. 2. 이 사건 상병으로 진단받아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고, 위 표 연번 7, 8번 기재 폐기능검사는 이 사건 상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받을 당시 특별진찰로 시행된 것이다. 고인은 2021. 4. 1.부터 2022. 5. 27.까지 시행된 위 표 연번 4~8번 기재 폐기능검사에서 1초량이 25~30%로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어 나타났고, 결국 이 사건 상병에 의한 호흡부전으로 2023. 8. 15. 사망하였다. 고인은 사망하기까지 이 사건 상병 관련 외래 및 입원치료를 여러 차례 받았는데, 위 표 연번 4~8번 기재 폐기능검사는 모두 고인이 외래진료만을 받을 당시 시행되었고, 당시 고인이 이 사건 상병의 급성악화를 보였다고 볼 만 한 자료는 없다.
이 법원 진료기록감정의[호흡기내과(폐질환)]는 '2022. 3. 2.자, 2022. 4. 16.자, 2022. 5. 27.자 폐기능검사 결과는 모두 적합성과 재현성을 충족하여 검사 당시 고인의 폐기능 상태는 일초량 25~30%로 볼 수 있다'는 소견을 밝혔다.
한편, 위 감정의는 '고인이 2022. 5. 27.자 폐기능검사 이후 사망할 때까지 호흡곤란을 동반하는 급성악화로 F병원에 수 차례 입원한 병력이 존재한다. 증상이 고정되었다고 보기 위해서는 더 이상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증상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 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을 보여줘야 하는데, 고인은 급성악화와 회복을 반복하는 소견이 사망 전까지 있었던 것으로 보여 이 사건 상병의 증상이 고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소견을 밝혔다. 그런데 위 감정의는 '이 사건 상병은 중증으로 접어들면서부터 증상이 고정되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기류 제한이 심해지고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뚜렷해지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가 되면 증상이 고정되는 경향이 강해진다. 현재 이 사건 상병에 사용되는 약물은 폐기능의 감소를 멈추게 하지 못하고 단지 이를늦출 뿐이고, 증상 완화, 환자의 삶의 질 개선, 급성 악화 빈도 감소에 주 목적이 있다. 이 사건 상병 급성악화의 회복은 급성악화 발생 전의 증상 수준으로의 회복을 의미하여 폐기능이 완전히 정상으로 회복되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이 사건 상병은 근본적으로 폐기능이 저하되어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질환이며, 급성악화는 이러한 기저 질환을 악화시키는 에피소드이므로, 악화 후의 목표는 현재의 증상을 완화하여 일상생활로 복귀하고, 급성악화가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라는 소견 역시 밝혔다. 이를 종합하면 고인에 대한 입원치료는 이 사건 상병의 호전을 위한 치료가 아니라 고정된 증상의 급성악화를 완화하거나 방지하기 위한 치료였다고 보일 뿐으로, 고인이 급성악화와 회복을 반복하다가 사망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고인의 증상이 고정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산재보험법령은 이 사건 상병 자체에 대한 장해등급기준을 정하지 않았고, 피고는 이 사건 지침에서 이 사건 상병의 중증도에 따른 요양대상 및 장해급여 지급기준을 정하였는데, 고인의 이 사건 상병은 이 사건 지침에 따르더라도 고도중증으로, 고인은 이 사건 상병으로 진단받은 이후 사망할 때까지 요양을 하기는 하였으나, 그 요양의 목적은 증상을 경감시키고 급성 악화를 최소화하려는 데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피고는 고인이 이 사건 지침에 따른 요양대상으로 요양 중 사망하였다는 이유로 증상이 고정되지 않았다고 보아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나, 장해급여는 질병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때에 지급할 수 있는 것이므로, 고인의 이 사건 상병은 장해급여의 지급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는것이 타당하다. 나아가 앞서 본 고인에 대한 폐기능검사의 실시 횟수, 시행 의료기관, 각 검사결과 사이 일관성, 위 감정의의 소견 등을 고려하면, 고인의 사망 당시 흉부장기의 장해등급은 제1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피고는 고인에 대하여 요양급여 및 휴업급여가 지급된 기간(2022. 3. 3.~2023. 8. 14.)과 동일한 기간에 대하여 원고들이 고인의 장해급여를 동시에 지급받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상병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단지 고정된 증상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치료만 계속되어 상병이 '치유'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 상태라면 장해등급을 판정하여 장해급여를 지급함이 타당하고, 피고가 주장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면 부당이득징수처분 등으로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영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