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7. 10. 선고 2024구단65556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4. 3. 27. B에 대하여 한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급여결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전기, 기계 소방 엔지니어링 및 관련 기술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따른 산업재해보상보험의 가입자이고, 2023. 2. 20.부터 2023. 10. 31.까지 C 유한회사가 발주한 서울 강남구 D에 있는 'E' 현장의 시공을 맡았다(이하 위 공사현장을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

나.

B은 2023년 8월 중 1, 2, 3, 4, 5, 7, 10, 11, 12, 14, 15, 16일 총 12일 동안 이 사건 사업장에 채용된 근로자이다.

다.

B은 2023. 9. 25. 피고에게 '2023. 8. 9. F역 근처 G건물<1> 4층에서 전기공사(전기스틸 배관 및 배선공사) 중 트레이에 부딪쳐서 손가락을 다쳤다'는 경위로 '우 제4수지 신전건 파열상(비외상성)'(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에 대하여 요양급여신청을 하였다가, 착오를 이유로 재해조사 중에 사고일자를 2023. 8. 5.로 정정하였다.

라.

피고는 2023. 11. 28. 'B이 2023. 8. 1.부터 이 사건 사업장에서 전기관련 업무를 수행하였고 2023. 8. 5.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한 사실은 있으나, 객관적으로 재해사실을 인정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B에게 최초요양급여 불승인결정을 통보하였다.

마.

B은 불승인결정에 불복하여 심사청구를 하였고, 피고는 2024. 3.경 '동료 근로자의 재해경위에 대한 진술이 일부 상이하고, 초진 의무기록지 상 재해경위 및 내원까지의 시간적 경과를 고려하면 재해에 대한 신뢰성이 일부 결여된 부분이 있기는 하나, 동료 근로자 2인의 목격자 진술이 있고 재해 당시 외부 상처 없이 서서히 손가락이 굳었다는 병변 상태를 고려하면 2023. 9. 13. 초진한 경위는 의학적인 관점에서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되고, 그 밖에 사적인 재해경위는 확인되지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건 재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B의 2023. 8. 5. 재해는 객관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며, 이 사건 상병과의 의학적 상당인과관계도 인정된다.'는 이유로, B에 대한 2023. 11. 28.자 최초요양급여 불승인결정을 취소하였다.

바.

피고는 2024. 3. 27. 보험가입자인 원고에게 B에 대한 최초요양급여 승인결정을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호증, 을 제1, 2, 3,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항변의 요지

요양급여 승인처분은 B 개인을 대상으로 한 수익적 행정처분으로, 사업주인 원고에게는 직접적 권리침해가 발생하지 않는다. 설령 원고가 B에 대한 요양급여 승인처분으로 보험료 부담의 범위에 영향을 받았고, 건설업 관급공사 수주 입찰참가자격 점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이 있는 등 불이익을 입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간접적이고 사실적·경제적인 불이익에 불과하다. 원고에게는 B에 대한 요양급여 승인처분을 다툴 원고 적격이 없다.

나.

판단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 하더라도 당해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에는 그 처분의 취소나 무효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그 당부의 판단을 받을 자격이 있고, 여기에서 말하는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란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5두9651 판결 참조). 또한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결정에 대해서는 보험가입자인 사업주도 보험료액의 부담 범위에 영향을 받는 자로서 그 적법 여부를 다툴 법률상 정당한 이익이 있고, 이 경우 사업주에게 반드시 보험료액의 결정에 어떠한 변동이 있고 보험료부과처분이 있은 연후라야만 정당한 이익이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87. 9. 22. 선고 87누17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관련 규정의 내용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등을 종합하면,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를 다툴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1)「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 제15조 제2항의 규정 내용을 살펴보면, 매년 6월 30일을 기준으로 직전 3년간의 산재보험료에 대한 산재보험급여 금액의 비율에 따라 산재보험료율이 인상될 수 있으므로, 보험가입자인 사업주도 보험료액의 부담범위에 영향을 받게 된다.

2)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시행령 제17조 제3항 제3호는 '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업무상 질병에 대하여 지급이 결정된 보험급여액은 산재보험료에 대한 산재보험급여 금액의 비율을 계산할 때의 보험급여 금액에 합산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피고는 '업무상 사고'를 이유로 한 B의 요양급여신청에 따라 이 사건 상병에 대하여 승인결정을 하였으므로, 위 규정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

3)

설령 이 사건 사업장이 상시근로자수가 30명 미만인 사업장으로서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15조 제2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15조 제1항 제2호, 제17조에 따른 개별실적요율 적용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당장 원고의 산재보험료율이 인상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추후 상시근로자수가 변동되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산재보험료의 부담범위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4)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개별실적요율이 인상되고 이에 따라 증액된 산재보험료의 부과처분이 이루어진 경우, 원고가 그 처분에 대하여 항고소송으로 다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원고와 같은 사업주로 하여금 분쟁을 조기에 근본적으로 해결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보험료 부과처분이 있기를 기다렸다가 사후적으로 3년에 걸쳐 지급된 산재보험급여의 근거가 되는 개별 보험급여처분의 적법성을 일일이 다투도록 하는 것보다는 개별 보험급여처분이 이루어진 직후에 그 적법성을 다투게 하는 것이 합리적이므로, 원고가 증액된 산재보험료 부과처분에 대하여 항고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다.

4.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인정사실

1)

B은 2023년 8월 중 1, 2, 3, 4, 5, 7, 10, 11, 12, 14, 15, 16일 총 12일 동안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였고, 8일과 9일은 용인시에 있는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다. 이후 2023. 8. 17.부터 2023. 9. 4.까지 제3의 사업장에서 근무하였고, 2023. 9. 5.부터는 근무하지 않았다.

2)

B은 2023. 9. 13. I정형외과에 처음 내원하여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는데, 재해경위에 관하여 '내원 2주전 부딪침'이라고 진술하였다.

3)

B은 2023. 9. 25. 피고에게 '2023. 8. 9. 이 사건 사업장에서 전기공사(전기스틸 배관 및 배선공사) 중 트레이에 부딪쳐서 손가락을 다쳤다'는 경위로 요양급여신청을 하였다.

4)

B은 착오를 이유로 재해조사 중에 사고일자를 2023. 8. 5.로 정정하였다.

5)

동료 근무자 J과 K은 '상기 본인은 B 씨와 이 사건 사업장에서 2023. 8. 5. 14:30경 같이 일을 했으며 작업 중에 손가락을 다친 것을 본 적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라는 확인서를 작성해 주었다.

6)

B은 재해조사 과정에서 '전기 스틸배관 입선(전선을 당기는 작업) 작업 중에 손을 트레이에 세게 부딪혔다. 다친 이후 손가락이 아파서 1층 밖에서 쉬고 있다가 이후 손으로 하는 작업은 없었으며 정리하고 퇴근했다.', '다친 이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윗사람한테 이야기하지 않고 동료한테 손가락이 안 펴진다고 이야기하였고 다친 이후에 상처가 나지 않아 약국에 간 사실이 없고 불편함을 못 느껴 이 사건 사업장과 다른 현장에 일주일 정도 일한 사실이 있다.', '그러다가 손가락이 서서히 굳는 느낌을 받아서 이상하다 싶어서 2023. 9. 13. 병원에 내원하여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다.'라고 진술하였다.

7)

J과 K은 재해조사 과정에서 유선으로 '직접 목격을 한 것이 맞고, B이 장갑을 끼고 전동드릴을 돌리려다 장갑이 전동공구에 감기면서 다쳤다. 별 이상이 없어서 계속 일을 하였고, 괜찮을 줄 알고 관리자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라고 진술하였다.

[인정근거] 앞서 든 증거들,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 제8,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B이 이 사건 사업장에서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는 사고를 당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1)

이 사건 사업장에서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였다는 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B의 진술과 J과 K의 진술이 있다. 그런데 사고일자에 관한 B의 진술은 최초 이 사건 상병 진단 시(2023. 8. 말경), 요양급여신청 시(2023. 8. 9.), 재해조사 시(2023. 8. 5.) 모두 달라 일관성이 없어서 신빙성에 의문이 든다.

2)

B은 2023. 9. 5.경부터 장기간 동안 이 사건 상병으로 최초요양 및 재요양을 하였다. 그의 진술에 따르면 2023. 8. 5. 사고를 당하고도 노무제공자로서 2023. 9. 4.까지 약 1달 동안 근무하다가 2023. 9. 5.경부터 장기간 요양에 들어가게 되었다는 것인바, 실제로 2023. 8. 5. 사고가 발생하였는지 의문이 들고 장기간 요양이 필요한 정도의 상병을 2023. 9. 13.에야 진단받았다는 것도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

3)

J과 K의 확인서 내용은 어떠한 형태로 사고가 발생하였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지 않다. J과 K의 재해조사 유선 진술에 나타난 사고 경위는 B의 진술에 나타난 사고 경위와 다르고, 사고 이후 경위에서 중요한 부분인 'B이 다친 이후 손가락이 아파서 1층 밖에서 쉬고 있었다', 'B으로부터 손가락이 안 펴진다는 말을 들었다'는 내용도 없었으며, 오히려 '다쳤으나 별 이상이 없어서 계속 일을 하였다'고만 진술하였다. 이는 B의 진술 내용과 배치되어 J과 K의 진술 역시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4)

피고 소속 재해조사자 역시 위와 같은 사정 등을 근거로 2023. 11. 28. '2023. 8. 5. 사고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 등이 확인되지 않고 사고일에 상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는 명확한 근거가 없어 이 사건 상병은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5.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민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