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3. 11. 10. 원고에게 한 요양불승인처분 중 뇌경색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는 2022. 5. 1.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에 입사하여 생산팀 이사로 근무하면서 설비이상 발생시 조치, 외부 AS업체 대응 업무 등을 담당하였다.
원고는 2023. 4. 24. 출근한 직후 이상증세를 느껴 병원에 내원하였고, 대기하던 중 쓰러져 뇌경색(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을 진단받았다.
원고는 2023. 7. 26. 피고에게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23. 11. 10.'발병 당시 돌발 상황이나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가 확인되지 아니하며, 조사된 업무시간에 비추어 단기간 동안의 업무상 부담 및 만성적 부담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원고는 화재사고로 인한 정신적 긴장을 주장하나 발병일로부터 약 11개월 전 발생한 사고가 이 사건 상병의 발병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되며, 건강보험수진내역 및 건강검진 결과에서 확인되는 고혈압과 고지질혈증 진료이력, 음주 및 흡연력등의 개인적인 소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상병 발병에 있어 업무적인 부담요인은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므로,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라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다수 심의위원의 의견을 근거로 원고에게 요양불승인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2주간 주당 평균 56시간 24분을 근무하였다. 또한 사업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경험한 후부터 생산팀 이사로서 정신적 긴장도가 높은 상태에서 근무하였고, 부족한 휴식시간 및 유해한 작업환경에서 근무하였는데, 이는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2022. 4. 28. 고용노동부고시 제2022-40호, 2022. 7. 1. 시행, 이하 '이 사건 고시'라고 한다)에서 규정하고 있는 업무부담 가중요인에 해당한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할 것임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의 근로관계, 담당업무 및 근무이력
원고의 업무시간
재해조사시 원고가 주장한 업무부담 가중요인 등
원고의 과거병력 및 생활습관 등
판단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등 참조).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증명이 있는 경우에 포함된다. 업무와 질병 또는 사망과의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8두3212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3, 4호증, 을 제6, 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의료법인 F G병원장(직업환경의학과)에 대한 진료기록감정 촉탁결과 및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정도의 육체적 · 정신적 부담과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판단되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유발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업무시간은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2주간 주당 평균 56시간 24분으로, 이 사건 고시에서 업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업무와 뇌혈관 질병과의 관련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로 정한 주당 평균 업무시간 52시간을 초과할 뿐만 아니라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되는 경우로 정한 주당 평균 업무시간 60시간에 상당히 근접한다.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의 업무는 이 사건 고시에서 업무부담 가중요인으로 정하고 있는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피고가 제정한 뇌혈관질병 · 심장질병 업무상 질병 조사 및 판정 지침은 업무부담 가중요인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중대한 사고 경험/목격/처리'와 '중대한 실수/책임'이라는 요소를 고려할 것을 정하고 있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생산팀 이사로서 관리자에게 통상적으로 가해지는 성과 등과 관련한 심리적 · 정신적 압박감을 감내해야 하는 지위에 있었다.
원고는 이 사건 상병 약 11개월 전인 2022. 5. 19. 이 사건 회사의 생산3동 2층 조립라인 후면 좌측에 설치된 출입문 부근에서 발화한 화재로 2명이 부상을 입고 생산3동 건물과 기계류, 부품류, 자재류 등이 전소하는 등의 큰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경험 ·목격하였다.
원고는 그 화재를 경험한 후로 설비 이상, 사고 등으로 생산에 차질이 초래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이며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고혈압이 이 사건 상병 발병에 있어 주요한 위험인자로 작용하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 존재하는 아래와 같은 특수한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의 고혈압이 이 사건 상병과 업무 간의 연관성을 배제할 정도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하였다고는 판단되지 않는다.
원고는 2021년 3월부터 약 2개월마다 병원에 내원하여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아왔고, 고혈압 관련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등 진료 및 약물 복용을 통해 고혈압 증상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하게 기울였다. 그 결과 원고의 고혈압은 대체로 경증상태로 유지 · 관리되고 있었고, 원고의 혈압이 정상 범위로 회복되는 경우도 종종 나타났다.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도 '원고의 고혈압은 아주 잘 관리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라는 의학적 소견을 밝혔다.
원고는 2022. 4. 26. 실시된 건강검진에서 '종합소견 정상B(경계)'로 평가되고, 심뇌혈관질환 위험도(향후 10년 이내에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할 확률)가 10.8%로 동일연령 남성 평균 대비 1.58배로 예측되는 등 뇌혈관계 질환의 발병이 임박하였음을 의심할 만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사건 상병 발병 무렵인 2023. 3. 11. 원고의 혈압수치는 112/72mmHg에 불과하였고, 원고의 주치의도 고혈압 치료약의 복용을 감량하도록 처방하였다.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는 원고의 고지질혈증과 당뇨 및 비만, 흡연, 음주 등의 개인적 요인에 관하여 이 사건 상병 발병에 결정적 ·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취지의 의학적 소견을 밝혔다. 이러한 소견이 경험칙에 반한다거나 비합리적이라고 평가할 사정을 찾을 수 없다.
소결론
이 사건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은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