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2. 9. 선고 2024구단69749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4. 8. 5.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 경위

2.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사업장 대표 및 부대표가 그 우월적 직위를 이용하여 퇴직 종용, 회식 따돌림, 위협적 행위, 모욕적 발언 등을 하였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들이 발병하였는바, 업무와 위 상병들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데도 위 상병들에 대한 요양승인을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인정사실

○

원고 업무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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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시간: 08:00~18:00(휴식시간 1시간), 1주 48시간, 주휴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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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내용: 대기업, 중소기업, 공공기관 등 노무관리 상시 자문 업무

○

이 사건 상병들 관련 의학적 특성 및 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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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장애: 외상 및 스트레스 관련 장애 범주에 해당하는 진단으로, 어떤 정신사회적인 스트레스 요인이나 개인적 재난을 겪은 후 일정 기간 이내에 일어나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감정적 · 행동적 장애나 비적응적 반응을 말한다. 스트레스에 의한 일련의 반응으로 다양한 정서 및 행동상의 문제들이 모두 증상이 될 수 있는데, 우울 관련 증상(무기력, 우울, 집중력 저하), 불안 관련(불안, 초조, 불면), 행동 문제(폭식, 음주, 짜증, 공격성) 등이 있다. 적응장애는 하나 또는 여러 가지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해 발병할 수 있고, 스트레스의 심각도, 기간, 회복 가능 정도, 환경, 개개인의 맥락 등이 질환의 심각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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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 불명의 우울에피소드: 우울 장애 범주에 해당하는 진단으로, 우울삽화가 존재하나 세부 분류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 내릴 수 있는 진단이다. 즉 증상 수나 기간등에서 주요우울삽화 기준을 충족하지 않거나 초기 평가 등에서 정보가 충분하지 않을 때 사용되는 포괄 진단범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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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상병 간 차이: 적응장애는 명확한 스트레스 요인과 시간적 연관성이 필수이며 스트레스 요인 발현 후 3개월 이내에 시작되고 스트레스 영향 종료 후 6개월 이상 지속되지 않는 반면(스트레스가 지속되면 만성화 가능), 우울에피소드는 특정 스트레스 요인 없이도 내인적 요인 등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적응장애보다 스트레스 상황과 독립적인 경과를 취할 수 있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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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는 2023. 9. 27.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여 상담 및 진료를 받고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다. 당시 원고는 상담 시 '너무 화가 나고 힘들고 우울하고 의욕이 없다.

금년 5월부터 최근 다소 악화되었다. 회사에서 사직권고를 했다. 회사에서 노무법인이라서 전문가들이라서 사람을 어떻게 괴롭혀서 내보내는지를 잘 알고 있다. 5월에 회사사직권고를 받았다. 이후에 더 괴롭히듯이 추가로 더 불러서 괴롭히려고 하고.. 횡령으로 고소하겠다..'고 한 바 있다. 당시 우울 관련 증상(활력 · 흥미 · 식욕 · 집중력 저하, 수면장애)과 불안 증상이 확인되고, 주관적으로 심한 정서적 고통을 시사하는 평가 결과가 보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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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실시한 심리평가 결과 보고서상으로 '현재 직장 내 권고사직을 당하게 되면서 내적으로 지나친 갈등이나 감정(분노감과 억울함 및 적대감, 권위에 대한 거부감과 외부로 향하는 공격성, 무력감과 통제력 상실감 및 우울감, 자신에 대한 무능력감과 불안정감 및 불확실감, 의욕이나 활력 및 열의 저하, 부적응감 등)에 휩싸여 외부 자극에 과도하게 민감해져 있는 상태로 자신의 자원을 충분히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보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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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권고 관련 대표 및 부대표의 언급

이 사건 사업장 대표 및 부대표는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위 사업장에서 사직할 것을 권고하는 취지로 언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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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배제 경위

이 사건 사업장의 채용노무사들은 원고를 포함하여 총 6명인데 부대표는 2023. 7. 26. 원고만을 제외한 나머지 채용노무사들 5명만을 불러 신입 노무사인 E 노무사 환영 회식을 하였고, 이와 같이 원고만을 배제하고 회식을 한 이유에 대해 부대표는 원고가 불편하여 업무적으로 피하려고 한 것이라고 말하였다(갑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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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 참석 수당 관련 경과

이 사건 사업장 소속 노무사는 외부 위원회 등에 참석하고 지급받은 수당을 이 사건 사업장 계좌로 입금하도록 정해져 있다. 원고는 2022. 11.경, 2023. 3.경, 2023. 5.경 F의료재단 위원회에 참석하고 합계 55만 원의 수당을 입금 받은 다음 2023. 6. 14. 이 사건 사업장 계좌로 그중 501,600원을 입금하고, 2022. 2.경, 2022. 12.경 위 의료재단 위원회에 참석하고 합계 409,600원의 수당을, 2022. 7.경 국세청에 참석하고 182,400원의 수당을 각 입금 받은 다음 2023. 7. 4. 이 사건 사업장 계좌로 그중 592,800원을 입금하였다. 이 사건 사업장 측은 원고의 위와 같은 수당 지연 입금에 대해 횡령죄 성립 여부에 관한 법률 자문을 거쳤고 대표는 2023. 9. 1. 원고에게 사법처리를 할 예정임을 알렸다.

○

원고에 대한 징계 등 경위

원고는 징계절차를 이유로 2023. 10. 27.부터 2023. 11. 2.까지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고 2023. 11. 6. 대기발령을 재통보받았다. 이후 2023. 11. 23. '업무 태만 및 거부, 회계처리 부적절, 조직질서 위해 등'의 사유로 '정직 1개월(정직기간: 2023. 12. 1. ~ 2023. 12.31.)'의 징계 처분을 받았고(갑 41), '2024. 1. 4.부터 2024. 1. 29.까지 무단결근 등'의 사유로 2024. 1. 29. '해고'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갑 42).

원고는 위 대기발령 및 정직처분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이에 대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3. 21.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 3, 7, 8, 9, 10, 12, 14, 16, 17,18, 27, 34, 41, 42, 43, 45호증, 을 제1,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제5조 제1호에 정한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질병으로 인정하려면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근로자 측에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법적 ·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면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자의 취업 당시 건강상태, 질병의 원인, 질병 내용, 치료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하고 이때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는 사회 평균인이 아니라 질병이 생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6. 28. 선고 94누2565 판결, 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5두3867 판결 등).

근로자가 극심한 업무상의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정신적인 고통으로 우울증세가 발생하거나 악화된 것으로 추단할 수 있는 경우라면 업무와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고, 비록 그 과정에서 근로자의 개인적인 취약성 등이 질병의 악화 등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7. 5. 31. 선고 2016두58840 판결 등 취지 참조).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9, 46, 47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업무와 이 사건 상병들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

원고에 대한 사직권고 관련하여 이 사건 사업장 대표 및 부대표는, 고객사 측으로부터 원고와 관련하여 접수되는 민원을 원고에게 전달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요청 사항에 대한 개선이 되지 않고 위 사업장과 일하는 방식이 맞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낫겠다는 취지로 조언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고(갑 43, 13/40,14/40면), 이에 관한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대한 담당 노무법인의 판단 결과 '원고의 업무태만, 업무 거부, 내부 조직 위해 행위 등에 대해 지적 또는 훈계하는 과정에서 사직을 권유할 수 있는 권한이 존재하고, 업무적인 문제점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고 그 의지를 확인하고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어서 이를 두고 퇴직 강요 내지 압박으로 보기 어려우며 퇴직 거부에 대한 불합리한 조치를 한 사실도 없다'는 이유로 '인정 안 됨' 결론이 나기는 하였다(갑 3). 그러나 이 사건 사업장 조직상 최우위에 있는 대표 및 부대표가 원고에 대한 민원과 관련하여 그 개선 방안을 의논 · 지시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개선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근로관계를 종료할 수도 있다는 언급을 하고 원고가 권고사직을 거부하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는데도(2023. 6. 2. 및 2023. 6. 7.) 그 의사에 반하여 이후 수차례 같은 취지의 언급을 하는 한 것은 인사권자가 업무 개선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권유할 수 있는 범위를 넘은 것이라고 할 것인바, 원고로서는 이와 같은 반복적 사직권고로 인해 고용 유지에 관한 강한 불안감을 갖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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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사건 사업장에서는 채용노무사가 입사하거나 퇴사하는 경우 통상 환영또는 환송의 의미로 부대표가 주최하는 채용노무사들 회식을 가지는데 2023. 7.경 회식을 주최하는 부대표가 원고만을 제외한 나머지 채용노무사들 전부를 불러 신입 노무사 환영 회식을 가졌는바, 원고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수차례 퇴사 권유를 받던 상황에서 부대표의 결정에 따라 같은 직급의 노무사들 중 자신만 빠진 채 신입 노무사 환영 회식이 있었다는 사정으로 인해 원고는 더욱 더 회사에서 배제되고 고립되는 느낌을 가졌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고, 회식 배제가 이루어진 무렵 전후의 사직권고 정황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회식 배제의 지속성 · 반복성이 확인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부대표의 행위는 원고의 업무 관련 정신적 고통을 더하는 사정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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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는 외부 위원회 참석 수당을 이 사건 사업장 계좌로 곧바로 입금하지 않은데 대하여 참석 수당이 개인 계좌로 입금되었는지 알지 못하였다가 통장 정리하면서 발견하게 되어 뒤늦게 법인 계좌로 입금한 것이라고 변소하였는바, 이러한 변소 내용에다가 지급받은 수당의 액수 및 입금이 지연된 기간,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한 기간 등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위원회 수당 지연 입금을 사유로 형사 고소 등 사법처리를 하겠다는 이 사건 사업장 측의 예고로 인해 원고는 상당한 정도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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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정들에다가 원고에 대한 진료기록상 상담 내역 및 심리평가 보고서의 내용 등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사업장 대표 및 부대표의 사직 언급, 회식 배제, 횡령 고소 예고 등으로 인해 원고로서는 자신의 상황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식할 만큼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 입사 전인 2019. 12. 17.부터 2020. 6. 11.까지 사이에 '상세불명의 우울에피소드'로 총 10회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았고(갑 46, 을 5),<1> 심리검사에서 자신의 신념과 가치 체계를 강하게 중시하는 특성이 나타난바, 조직의 가치나 의사결정 방향이 본인의 기준과 일치하지 않을 경우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기 어려워 하거나 비판적으로 반응할 가능성과 연관될 수 있어 조직 내 갈등이나 스트레스 반응이 과도하게 나타날 수 있는 여지는 있다(진료기록 감정서 11/15면). 그러나 2020.6. 이후 약 3년 동안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은 바 없다가 2023. 9. 27.에 이르러서야 2023. 5.경 사직권고를 받은 이후 우울감과 의욕 저하를 겪었다는 취지로 정신건강

의학과에서 상담을 받은 점, 2019년, 2020년, 2021년 일반건강검진 결과 우울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검진 결과가 있었던 점 등의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기존 진료 이력 및 업무상 대인관계나 조직 내 갈등 처리 등에 관하여 일부 개인적 취약성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업무와 이 사건 상병들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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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원 진료기록 감정의가 '직장 내 괴롭힘이 명백히 증명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회사 생활 과정에서 사직권고 등으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경험한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이를 계기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시작한 점이 확인되며, 적응장애 역시 임상적 진단으로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범주라고 판단된다(주요우울삽화 등 보다 구체적인 정신질환이 진단될 경우에는 적응장애보다 우울장애가 우선 진단되는 것이 일반적임. 감정서 5/15면). 주치의의 적응장애 진단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감정서 8/15면)'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한 점에 비추어 보면, 적응장애를 상세 불명의 우울에피소드로 심의하지 않고 별도의 상병으로 보아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 유무를 판단함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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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위 감정의는 '업무 수행과 관련한 사직권고 등이 정신적 스트레스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고 그로 인해 질병의 발생 또는 악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원고가 겪은 사직권고, 회식 배제 등은 기질적 취약성과 상호작용을 통해 정서적 부담을 증가시키고 우울증상의 악화와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있는바, 과거병력이나 개인적 취약성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여기에 업무 관련 스트레스가 상호작용하여 발병 또는 악화에 기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인정된다(감정서 7/15, 10/15,11/15면)'는 소견을 회신하였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한다.

판사 정은영

각주1) 2019. 12. 17., 2019. 12. 24., 2019. 12. 30., 2020. 1. 6., 2020. 1. 21., 2020. 2. 5., 2020. 2. 21., 2020. 3. 25., 2020. 4. 29.및 2020. 6. 11.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