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5. 14. 선고 2024구단7227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B생)는 1981. 3. 6.부터 2020. 11. 11.경까지 약 30년 1개월 동안 C사업소등 여러 사업장에서 용접 및 금형 작업에 종사하였다.

나.

원고는 2020. 11. 11. 갑자기 오른쪽 눈이 충혈되며 눈앞이 보이지 않는 증상을 느끼고, D병원에 내원하여 2020. 11. 21.부터 2021. 1. 6.까지 사이에 '우안 열공성 망막박리, 우안 인공수정체, 우안 유리체 출혈, 우안 주변부 망막변성, 우안 맥락막 상강출혈, 우안 이차성 녹내장, 우안 자발성 전방출혈, 우안 맥락막 박리 의증, 우안 망막박리 의증, 우안 녹내장'(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을 진단받았다.

다.

원고는 2023. 6. 13.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이 용접 과정에서의 유해광선 노출등 원고의 업무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라.

피고는 2023. 11. 28. '우안 인공수정체, 우안 유리체 출혈, 우안 주변부 망막변성, 우안 맥락막 상강출혈, 우안 이차성 녹내장, 우안 자발성 전방출혈, 우안 맥락막 박리의증, 우안 망막박리 의증, 우안 녹내장은 우안 열공성 망막박리에 의해 파생되어 발병한 것인데, 용접업무로 인해 안과질환이 발생하는 경우는 황반변증이 대부분이며 용접과 망막박리와의 연관성은 보고된 바 없는 점, 원고의 주장처럼 유해광선에 의해 상병이 발생하였다면 황반부의 변성이 확인되어야 하나 그 부위가 아닌 주변부의 변성만 확인되는 점, 망막박리는 주로 외상 및 좌상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용접 업무와의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점, 개인적 요인으로 근시 등이 원인이 되어 특발성으로 발병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사건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라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결과에 따라 원고에게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라.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2024. 5. 29. 이 사건 처분과 같은 취지로 이를 기각하는 재결이 내려졌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약 30년 1개월 동안 용접공으로 근무하면서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등의 유해광선에 노출되었고, 그 영향이 누적된 결과로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거나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것이므로,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황반변성이 동반되었는지 여부는 용접 작업과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인정에 있어 무관한 사정이고, 지난 10년간의 건강검진내역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우측 시력은 고도근시에 해당하지 않으며, 업무수행중 발생한 외상에는 용접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티(불똥)도 포함될 수 있으므로, 피고가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하면서 제시한 처분사유는 모두 타당하지 않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 제37조 제1항 제2호에서 말하는 '업무상 질병'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유해 · 위험 요인을 취급하거나 그에 노출되어 발생한 질병, 업무상 부상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 그 밖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으로서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5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판단을 가능하게 할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원고는 2020. 11. 13. 시행한 안구계측검사에서 우안 안축장이 고도근시의 범주(26mm 이상)에 속하는 28.51mm로 확인되었다. 고도근시는 안구가 길어지면서 망막이얇아지고 주변부 변성을 일으켜 그 자체만으로도 열공성 망막박리를 유발할 수 있는 주요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나)

강력한 유해광선에 노출될 경우 주로 황반부를 중심으로 한 국소적인 손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망막의 주변부가 손상되는 형태를 보이는 열공성 망막박리와 그 양상이 같지 않다. 원고의 우안 망막박리는 4~6시 방향의 주변부 망막에서 발생한열공과 관련되어 있는 반면, 원고의 양안 모두 황반부에는 별다른 소견이 관찰되지 않아 유해광선 노출과의 연관성은 떨어짐을 추단할 수 있다.

다)

자외선 노출로 인한 광선안염이나 광각막염은 각막 상피에 급성 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통상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기보다 통증, 이물감, 눈물 흘림, 충혈, 눈부심, 안검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눈을 비비는 행동을 할 수 있고 그러한 행동이 이 사건 상병의 원인이 될 가능성은 존재하나, 그러한 행동이 반복적 · 만성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단순한 안구 표면의 이물이나 광각막염은 안구 내부를 관통하여 망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보기도 어렵다. 일시적인 각막 표면의 손상은 대개 수일 내에 회복되는 급성 질환에 속하고, 고열 자체가 안구 내부까지 전달되어 망막열공을 형성하는 것은 매우 예외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라)

이 법원의 감정의는 '장기간의 눈 비비기 행동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나, 현재 의학적 근거에 비추어 볼 때 망막방리의 주요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고, 오히려 고도근시에 따른 구조적 요인이 더 중요한 위험인자로 판단된다.', '동일한 연령과 동일한 고도근시 조건을 가진 비용접공과 비교할 때 업무관련 요인이 망막박리 발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망막박리의 주된 원인은 고도근시 및 연령 관련 변화로 판단되며, 업무적 요인이 직접적 또는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였다고 보기에는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라는 소견을 밝혔다. 이러한 의학적 견해의 신뢰성이나 객관성을 배척할 만한 사정은 특별히 발견되지 않는다.

마)

원고가 업무수행 중 노출된 유해인자가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또는 악화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더라도, 그러한 일반적 · 추상적인 가능성이고도근시라는 중대한 의심을 배제시킬 정도로 큰 가치를 갖는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

소결론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