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5. 2. 원고와 주식회사 B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 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22. 12. 1. 주식회사 B(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현장직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원고는 2023. 9. 11. 이 사건 회사의 물류창고에서 지게차에 백을 걸어주는 작업을 하다가 백고리와 지게차 사이에 손가락이 끼는 사고로 우측 제2수지 열상을 입었고, 근로복지공단 여수지사장은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원고의 요양급여 신청을 승인(요양기간: 2023. 9. 11.부터 2023. 11. 6.까지)하였다.
원고는 요양기간 종료 후인 2023. 11. 8. 이 사건 회사에 출근하였는데, 이 사건 회사 측은 원고에게 사직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이를 거부하였다.
원고는 다음날인 2023. 11. 9.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 D(이하 ‘대표이사’라 한다)에게 ‘2023. 11. 8. 오전 근무 시간에 일을 하려고 회사에 출근하였으나 참가인 회사 측은 자신에게 위로의 인사도 하지 않고 사직서를 강제로 사인하게 하였다’, ‘자신을 강제로 해고하려는 강제 사인을 거부한다’, ‘자신에게 정당한 이유가 있으니 자신을 결석으로 보지 말아 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원고는 2023. 11. 23. 이 사건 회사에 찾아가 이 사건 회사의 이사 등과 아래와 같은 대화를 나눴고, 2023. 11. 29. 대표이사와 아래와 같은 대화를 나눴다. 원고의 동생 E는 같은 날 대표이사에게 원고가 이 사건 회사에서 일을 하고 싶어 한다며 ‘A(원고)가 회사를 못 가게 된 이유를 알고 싶다’, ‘원고가 해고를 당하는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말하였다.
원고는 2023. 11. 29. ‘이 사건 회사로부터 2023. 11. 8. 또는 같은 달 23. 부당해고를 당하였다’면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 25. ‘이 사건 회사가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F), 중앙노동위원회도 2024. 5. 2.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15, 16호증, 을 제1, 4,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이 사건 회사에 계속 근무할 의사가 있었음에도, 이 사건 회사는 산재 요양을 마치고 2023. 11. 8. 출근한 원고에게 사직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하였고, 원고로부터 근로를 제공받지 않았는바, 원고의 근로계약관계는 이 사건 회사의 해고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이 사건 회사의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해고의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퇴직, 해고,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퇴직은 근로자의 의사로 또는 동의를 받아서 하는 것이고, 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하는 것이며, 자동소멸은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근로계약이 자동적으로 소멸하는 것이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4다9632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 해고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노무 수령 거부 경위와 방법, 노무 수령 거부에 대하여 근로자가 보인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의 근로계약관계는 2023. 11. 8. 이 사건 회사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회사는 2023. 11. 8.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산재 요양기간이 끝난 직후인 2023. 11. 8. 이 사건 회사에 출근하였고, 그 전까지 이 사건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사직의 의사를 표시한 사실이 없다. 원고는 사직서를 작성하라는 이 사건 회사의 요구도 거부하였고, 2023. 11. 9. 대표이사에게 해고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며, 2023. 11. 23. 및 2023. 11. 29. 이 사건 회사에 해고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는바, 원고에게 사직의 의사가 존재하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에 2023. 11. 8. 출근한 이후로 더는 출근하지 않았으나, 이는 이 사건 회사가 사직서의 작성을 강요하여 출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 근로자인 원고로서는 이 사건 회사의 해고를 적극적으로 다투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회사는 2023. 11. 8. 출근한 원고의 노무 수령을 거부한 채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사직서를 작성하도록 요구하였고, 이후 해고를 다투는 원고에게 ‘3일 이상 무단결근하면 해고를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하였는바, 2023. 11. 8.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일방적으로 종료하면서, 다만 그 형식은 원고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는 형태로 처리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가 G 식당으로 이직함에 따라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것이고, 원고는 2023. 11. 8. 이 사건 회사에 출근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회사에 실업급여를 받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법원에 제출된 증거들만으로 원고가 G 식당으로 이직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설령 원고가 G 식당에 근로를 제공한 사실이 있더라도 곧바로 이 사건 회사를 그만두고자 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회사는 2023. 11.경 해고를 다투는 원고에게 무단결근 3일 이상이면 해고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였을 뿐, 원고가 G 식당으로 이직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이라는 취지로 말하지 않았다.
또한, 원고의 배우자 H가 2023. 11. 27. 대표이사에게 ‘원고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있으나, 위 문자메시지는 이미 원고가 이 사건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하고 그에 관한 이의를 제기한 이후의 일이다. 원고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회사 측과 나눈 대화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2023. 11. 8. 이 사건 회사에 근로를 제공할 의사 없이 실업급여를 받게 해달라고 찾아갔던 것으로 보기 어렵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해고의 정당성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 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쉽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대법원 2022. 1. 14. 선고 2021두5064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회사는 2023. 11. 8. 원고를 해고하면서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여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 사건 회사의 해고는 그 사유의 정당성 여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부당하다.
소결
따라서 이와 결론을 달리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유경민 김성기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