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12. 12.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임금 상당액 지급명령 부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은 2022. 4. 4. D 주식회사와 평택캠퍼스 건설현장 중 ‘P4 FAB 2공구’ 구역(이하 ‘이 사건 구역’이라 한다)에 관한 안전 시설물 관리업무 용역계약(계약기간: 2022. 4. 4.부터 2024. 10. 31.까지)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22. 9. 27. 참가인 회사에 기간제근로자로 입사하여 이 사건 구역에서 시설반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참가인 회사와 2022. 9.경부터 2023. 4.경까지 매 1개월 단위로 8차례에 걸쳐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하고, 그에 따른 법률관계를 ‘이 사건 근로관계’라 한다). 이 사건 근로계약 중 일부 내용은 아래와 같다.
참가인 회사는 2023. 4. 6. ‘지속된 적자로 인한 경영 악화, 경영정상화를 위한 인원 감축’을 이유로 원고를 포함한 4명의 기간제근로자(E, F, G)를 2023. 5. 6.자로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참가인 회사는 2023. 4. 28. 및 2023. 4. 29. 원고에게 근로계약기간이 2023. 5. 1.부터 2023. 5. 6.까지로 기재된 2023년 5월분 근로계약서의 작성을 요구하면서 서명을 하지 않을 경우 현장 출입이 금지된다고 말하였으나, 원고는 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하고 2023. 5. 3.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참가인 회사 소속 현장소장 H은 2023. 5. 9. 원고에게 사직서 제출을 요구하였으나, 원고는 ‘일방적인 통보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사직서의 작성을 거절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9. 1. 이 사건 근로관계가 참가인 회사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I).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12. 12. ‘참가인 회사가 원고를 해고한 것이고,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면서,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23. 5. 31.까지는 묵시적으로 갱신되었으나, 그 이후에도 자동으로 연장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근로계약 만료일을 2023. 5. 31.로 보아, ‘참가인 회사는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원고에게 원직복직에 갈음하여 해고기간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2,916,050원을 지급하라’(이하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이라 한다)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참가인 회사가 2022. 5.경부터 2023. 8.경까지 이 사건 구역에 관해 채용한 월별 근로자 수는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가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나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직복직에 갈음한 금전보상금액을 산정함에 있어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23. 5. 31. 이후 갱신이 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가 지급받을 임금 상당액을 해고일로부터 2023. 5. 31.까지 원고가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으로 산정하였으므로,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 부분은 위법하다.
참가인 회사의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청구취지 중 임금 산정 기간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청구취지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어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 중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에 대한 산정 부분에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그 부분에 대한 취소를 구하는 것이므로, 원고의 청구취지가 특정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 회사의 본안전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의 위법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은 ‘노동위원회는 제1항에 따른 구제명령을 할 때에 근로자가 원직복직을 원하지 아니하면 원직복직을 명하는 대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취지는 부당해고를 당한 근로자가 원직복직하는 경우와 달리 사용자와 사이의 신뢰관계 훼손으로 원직복직을 원하지 아니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경우에는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에게 근로자가 새로 취업하기까지의 장래의 수입상실에 대한 보상, 부당해고로 인한 고통 등에 대한 위자의 의미까지 포함하여 근로관계 정산에 대한 대가로서 청산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에 대한 구제방식을 다양화하여 권리구제의 실효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노동위원회는 위 보상금액을 산정함에 있어 개별사안에 따라 적절한 청산금을 결정할 수 있는 재량을 갖는다. 그러나 법원의 심사 결과 행정청의 재량행위가 사실오인에 근거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구체적 판단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9. 10. 17. 선고 2016두63705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할 수 있고, 그 갱신을 거절할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 한 이 사건 해고가 없었더라면 그 이후로도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이 사건 근로계약이 반복하여 갱신되었을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2023. 5. 31. 이 사건 근로관계가 곧바로 종료된다고 본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원고의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에 관한 주장은 이유 있다.
원고와 참가인 회사는 1개월 단위로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근로계약서 중 ’계약기간‘ 란에는 ’근로계약 만료시 근로관계는 자동종료된다‘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① 참가인 회사는 대부분 근로자들과 같은 방식으로 1개월 단위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갱신하는 방법으로 반복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왔고, 실제 1개월만을 근무하고 나간 근로자의 수가 더 적은 점, ② 원고는 참가인 회사와 8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왔고, 비슷한 기간 근무한 대다수의 기간제근로자들도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근로계약 중 기타근로 조건은 ’근로자가 계약 후 2개월 이내 퇴사 시에는 참가인 회사는 근로자가 지급받은 보호장구의 비용을 제외한 차액을 지급한다’고 정하여 2개월 이상 근무하는 것을 예정하고 있는 점, ④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로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구역에 투입하는 근로자의 인원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기대권을 인정할 수 있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이 사건 구역의 다른 근로자보다 근로계약의 갱신 횟수가 많은 점을 들어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참가인 회사가 주장하는 사정은 원고의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기대권을 부정할 만한 사유가 되지 못한다.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두62492 판결 등 참조).
참가인 회사는 공사의 작업 공정률에 따라 작업량이 유동적인 안전시설물 관리업무의 특성에 따라 원고와의 근로계약의 갱신 거절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해고 무렵 이 사건 구역의 작업량의 변화로 인하여 이 사건 구역에 필요한 근로자의 수가 감소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고, 원고가 해고된 이후인 2023. 6.경부터 참가인 회사에서 이 사건 구역에 투입한 근로자 수는 오히려 증가한 점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회사가 주장하는 안전시설물 관리업무의 작업량 감소는 원고와의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합리적 이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참가인 회사가 2023. 4. 6. 원고와 같이 해고한 기간제근로자 3명 중 2명(F, G, 나머지 1명은 자진퇴사를 하였다)은 2023. 5. 7. 이후로도 계속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2024. 2.경까지 이 사건 구역에서 근무하였는바, 이 사건 해고가 없었더라면 원고도 2023. 5. 31. 이후 참가인 회사와 반복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각주1) ‘원직복직에 갈음하여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재산정하라’는 원고의 청구취지는 결국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임금 상당액 지급명령 부분에 대한 취소를 구하는 것이므로, 직권으로 청구취지를 주문과 같이 정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