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22. 12. 5. 참가인 회사와 계약기간을 '2022. 12. 5.부터 2022. 12. 31.까지'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D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사용사업체'라 한다)에 경비원으로 파견되어 서울 강남구 E에 있는 F빌딩(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에서 근무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3개월의 수습기간을 마친 2023. 3. 5. 원고와 계약기간을 '2023. 1. 1.부터 2023. 12. 31.까지'로 연장하였다. 원고의 근로계약서 중 일부내용은 아래와 같다.
참가인 회사는 2023. 11. 3. 원고에게 '원고의 근로계약기간은 2022. 12. 5.부터 2023. 12. 4.까지이고, 2023. 12. 4.부로 근로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근로계약이 해지된다'는 내용의 통보(이하 '이 사건 계약해지 통보'라 한다)를 하였고, 원고는 2023. 12.5. 퇴근한 이후부터 이 사건 건물에 출근하지 않았다.
참가인 회사는 2023. 12. 19. 원고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에 대해 '계약기간 만료'를 사유로 2023. 12. 6.자로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계약해지 통보가 해고에 해당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2024. 1. 8.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3. 4. '원고는 참가인 회사와의 근로계약기간이 이미 만료(2023. 12. 31.)된 2024. 1. 8.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므로, 원고에게는 구제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G), 중앙노동위원회도 2024. 6. 24.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7호증, 을가 제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에게는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존재하고, 참가인 회사가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지 않아 2023. 12. 31. 근로계약기간의 만료에 따라 구제이익이 소멸되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원고가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이후 구제신청을 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구제이익이 없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 유무
관련 법리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당시 이미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 만료, 폐업 등의 사유로 근로계약관계가 종료하여 근로자의 지위에서 벗어난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은 소멸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0두54852 판결,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1두46285 판결 참조).
그러나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이하 '기간제근로자'라 한다)가 근로계약기간 만료 이전에 해고를 당하였으나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는 경우라면, 해당 근로자가 구제신청을 할 당시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소멸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기간제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근로계약기간 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며(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두62492 판결 등 참조), 기간제근로자로서는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갱신 거절의 유효 여부를 다툴 법률상 이익을 가진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59907 판결 등 참조).
기간제근로자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근로계약기간 만료 전에 이루어진 해고가 부당해고로 인정되면 기간제근로자는 사용자에 대하여 근로계약의 갱신을 주장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고, 사용자가 이를 거절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없는 기간제근로자는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여전히 해고의 유효 여부를 다투기 위하여 행정적 구제절차를 이용할 법률상 이익을 가지고, 이는 부당해고 구제명령 제도의 보호범위에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부당해고 구제신청 이후 근로계약기간 만료 등의 사유로 근로자가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소멸한다고 보는 이유는, 구제신청 대상이 된 해고와 다른 사유로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어 해당 근로자가 근로자의 지위에서 벗어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간제근로자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존재하고, 사용자가 이를 거절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없는 경우,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의 만료로 근로계약관계가 당연히 종료한다고 볼 수 없는바, 이를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당시 사업장이 이미 폐업한 경우(위 대법원 2020두54852 판결 사안) 또는 근로자가 부당정직 구제신청을 할 당시 이미 해당 근로자의 정년이 도래하여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경우(위 대법원 2021두46285 판결 사안)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
기간제근로자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하는 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기간제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려는 데에 있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참조). 그런데 사용자가 근로계약기간 만료 전 기간제근로자를 해고 하고 해당 근로자가 근로계약기간 만료 후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기간제근로자의 구제이익을 부정한다면, 기간제근로자가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를 신청할 기회 뿐만 아니라 근로계약 갱신 기대권에 관하여 주장할 기회가 박탈된다. 이는 기간제근로자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을 인정하는 취지에 반하여 부당하다.
근로기준법 제28조 제2항은 구제신청의 신청기간을 '부당해고 등이 있었던날부터 3개월 이내'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근로계약기간 만료 이전에 해고된 기간제근로자가 근로계약기간 만료 이후에 한 구제신청의 구제이익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기간제근로자의 구제신청이 무제한적으로 허용되는 결과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근로계약기간 만료 이전 해고된 기간제근로자가 근로계약기간 만료 이후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더라도, 해당 근로자가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경우, 이에 관하여 살펴본 뒤 해당 근로자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사용자가 이를 거절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구제신청의 이익을 인정함이 타당하다.
원고의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권 유무 등에 관한 판단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존재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8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① 원고의 근로계약서와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에는 근로기간이 만료되더라도 계속 근로의 연장이 필요할 경우, 근로자와 참가인 회사, 사용사업체의 합의를 통해 1년의 범위 내에서 근로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 점, ② 참가인 회사는 소속 근로자들이 스스로 퇴사를 하거나 근무를 태만히 하여 근로계약을 계속할 수 없는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소속 근로자들과의 근로계약을 계속하여 갱신해온 것으로 보이고, 원고와 이 사건 건물에서 교대로 근무한 H의 경우 참가인 회사와 13년 동안 수차례 근로계약을 갱신해 온 점, ③ 참가인 회사는 노동위원회에 제출한 문답서에서 '사용사업체에서 부득이하게 근로자의 교체를 요구하거나 직원의 건강상의 문제만 없다면 근로자에 대하여 계속근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답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에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9, 10호증, 을가 제2, 3, 5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① 원고의 근로계약서 및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에 의하더라도, 원고의 근로계약이 갱신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사용사업체와의 합의가 필요한 점, ② 이 사건 사용사업체는 참가인 회사에게 '원고가 현장 관리자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야간 순찰을 하지 않았고, 입주사와의 잦은 분쟁 야기 등 불성실한 근무태도를 보였다'는 이유로 경비원의 교체를 요청한 점, ③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세콤시스템 기록을 보면, 원고는 경비원으로서 기본적인 업무인 야간순찰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이는 같은 건물의 교대근무자인 H의 세콤시스템 기록과 대비되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 회사에게는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
결국 원고가 2024. 1. 8.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당시 이미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고, 원고의 근로계약이 갱신되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려우므로, 이 사건 계약해지 통보가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는 이 사건 계약해지 통보에 관하여 노동위원회로부터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유경민 김성기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