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5. 15. 선고 2024구합60183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2. 2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다툼 없는 사실)

가.

원고는 석유화학제품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여수 등에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1. 2. 7. 원고에 입사하여 여수공장 PE(폴리에틸렌)팀에서 주임으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참가인이 겸직허가를 받지 않고 호스텔을 운영하였고, 그 운영 과정에서 직장동료 등의 은행 통장을 빌려 숙박비를 지급받아온 사실 등을 징계사유로 삼아 2023. 6. 29. 면직처분(이하 ‘이 사건 면직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참가인은 구제신청을 하였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9. 15.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양정이 과도함을 이유로 이를 인용하였으며(D),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2. 21.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2.

관계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 요지

이 사건 면직처분사유는 겸직금지의무위반과 그와 관련하여 참가인이 직장 동료들의 통장을 빌려 숙박비를 받는 행위를 한 것에 의하여 전자금융거래법위반죄로 벌금 500만 원을 받는 등 개인의 이익을 위하여 동료들까지 범죄에 가담하게 하였고, 그로써 원고 사업장의 근무기강과 질서를 심대하게 훼손하였다는 것이다. 이는 더 이상 근로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정도의 중대한 것임에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징계양정이 과도하다고 잘못 판단하였다.

나.

인정사실

1)

참가인은 2018. 6. 25.<각주1> 여수시 E에 ‘F’라는 상호로 호스텔(관광숙박법)(이하 ‘이 사건 호스텔’이라 한다)을 개업하였다. 이 사건 호스텔은 7층 규모로 객실이 25개이고, 직원은 4~5명이었으며, 월 평균 매출액은 약 5,000만 원이고, 수익은 약 2,000만 원이다(개업시부터 참가인이 수사받은 2022. 11. 2.경까지 순수익이 약 9억 6,000만 원 정도이다). 참가인은 개업시부터 아버지와 함께 직접 이 사건 호스텔을 관리․운영하였다(재심판정시인 2024. 2.경에도 운영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이 사건 호스텔에서 근무할 직원을 직접 면접하여 채용하고, 숙박 앱 사이트와 직접 면담 후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투숙객들의 숙박예약을 카카오톡 등을 통해 모두 관리하였는데(갑 22호증의

2), 특히 원고와의 근로계약에 의해 정해진 근무시간에도 이 사건 호스텔 예약 등을 받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

다.

한편 참가인이 주식회사 G과 체결한 이 사건 호스텔에 대한 광고․서비스 제공 등에 관련된 업무제휴계약서(갑 20호증. 을나 7호증도 같다)에 의하면, 참가인이 ‘고객의 구매 및 환불업무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도록(제2조 제3항 제2호) 약정되어 있다.

2)

참가인은 직장 동료 H 및 후배 4명[I, J, K, L]을 비롯하여 총 9명으로부터 은행 통장 등을 빌려 그 통장을 통하여 이 사건 호스텔 이용 숙박비를 수령하였다. 각 통장을 빌린 시기는 M은 2018. 11.경, I은 2021. 3.경, J은 2019. 4.경, K은 2019. 7.경, L은 2020. 8.경, N은 2018. 10.경, H은 2019. 10.경, O은 2020. 2.경, P는 2019. 1.경이다.

3)

참가인은 수사기관에서 통장을 빌린 사실과 관련하여 ‘옆에 숙박업을 하는 지인들이 세금 좀 절세하려면 매출 좀 누락해야 한다고 하여 위와 같은 방법으로 통장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고, 원고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서도 ‘차용계좌로 숙박비를 받는 것이 탈세라는 것을 알았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4)

참가인은 위 통장 차용 등을 이유로 2024. 2. 14.경 전자금융거래법위반으로 약식기소되었고,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으로부터 500만 원의 벌금형을 받아 확정되었다.

5)

원고는 2023. 5. 18.경 감사 과정에서 H, I, J, K, L으로부터 각 통장 대여가 있었다는 사실확인서를 받은 다음, 그 사실과 이 사건 호스텔 운영이 ① 겸직금지의무위반, ② 회사명예손상 등[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 원을 받은 점, 스토킹행위로 피해자로부터 잠정조치를 받은 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혐의로 피소된 점, 이 사건 호스텔 소유권 분쟁 관련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 혐의로 피소된 점]에 해당하여 취업규칙상 징계사유임을 이유로[‘취업규칙 20. 징계사유 중 (1), (5), (8), (10)과 28. 복무규율 (1), (2), (7)’을 근거규정으로 명시하였다] 참가인에게 인사위원회 출석을 통지하였다.

원고 인사위원회는 2023. 6. 14. 위 직장 동료들과 참가인으로부터 진술을 청취한 뒤, 참가인에 대해 ‘본인 명의 호텔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탈세 목적으로 차용 계좌를 이용하여 전자금융거래법위반으로 벌금 500만 원 처분을 받았고, 이와 같이 사실이 외부 신문고 제보로 발각되어 회사의 명예를 손상함, 동료들의 신뢰와 호의를 이용하여 용도를 숨긴 채 계좌를 빌려 동료직원 5명이 기소유예처분을 받도록 하였고, 근무 시간 중 겸직하던 이 사건 호스텔 업무를 반복 처리한 사실이 확인되며, 이는 취업규칙 제3장 복무규율상 품위유지/겸직금지의무 위반 및 근무태만, 윤리강령 제3장 임직원에 대한 윤리위반에 해당될 뿐 아니라 임직원 간 신뢰를 훼손하였음. 이는 근로관계를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회사와 근로자 간 신뢰관계를 크게 훼손하였으므로 포상징계규칙 제3장 부표 3 징계기준 제 규정, 규칙위반, 회사의 명예손상 및 기강 문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면직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23. 6. 28. 참가인에게 면직일을 2023. 6. 29.로 정하여 면직처분을 통보하였다. 참가인이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4 내지 10, 13 내지 21, 24호증, 을나 3, 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가 있는 경우 각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60906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한편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위 대법원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참가인이 원고에 입사한 이후 약 13년간 다른 비위행위로 징계처분을 받거나 형사처벌받은 전력이 있지는 않으나,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과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면직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로서 정당성이 인정되고, 그 징계의 정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없다.

가)

이 사건 면직처분 사유인 이 사건 호스텔 운영 사실에 의한 겸직금지의무위반 및 전자금융거래법위반행위에 의한 품위유지의무 또는 윤리위반은 고의에 기한 것이므로(타인으로부터 통장을 빌려 사용하는 것이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사실과 직장인이 사용자의 동의 없이 다른 직업적 활동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은 참가인 정도의 나이나 사회적 경험이 있는 사람이면 상식적으로 아는 내용이다), 그 의무위반의 정도 및 불법성이 상당히 크다. 특히 전자금융거래법위반행위는 단지 타인의 은행 통장을 빌린 것에 그치지 않고 참가인이 이 사건 호스텔을 운영하면서 얻은 수익에 대한 탈세가 목적이었다[참가인도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한 것 또는 탈세를 위한 것임을 인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의 계모인 Q와의 이 사건 호스텔에 관한 소유권 등 관련 소송에서 ‘이 사건 면직처분 후 누군가 세무당국에 제보하여 이 사건 호스텔의 대표자로서 세금 누락 부분에 대하여 총 153,234,620원을 추징당하였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갑 23호증)]. 더욱이 탈세 목적으로 통장을 빌린 전자금융거래법위반행위는 이 사건 호스텔 개업시인 2018. 10.경(통장 차용시기 중 가장 빠른 N으로부터 통장을 빌린 시기)부터이고, 통장도 9개에 이른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참가인이 약식명령으로 벌금 500만 원으로 처벌받았다고 하더라도 전자금융거래법위반죄의 불법성은 결코 가볍지 않다.

나)

참가인의 겸직금지의무위반은, 근로자로서의 성실의무 또는 충실의무위반으로 원고와의 근로계약상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인 근로제공의무를 게을리 한 것이다. 즉 근로계약은 근로자의 근로의 제공과 임금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4호)이므로,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근로제공의무가 있는 업무시간 중에도 이 사건 호스텔을 직접 관리․운영하는 등 근로제공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지 아니한 것은 중대한 의무위반이다(이 사건 호스텔의 객실이 25개에 이르는 점과 근무시간 중에 호스텔의 예약 관련 업무를 직접 수행한 점, 운영기간 등을 고려하면, 원고에 대한 근로 제공이 성실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그 의무위반기간도 2018. 6.경부터로 5년 이상의 장기간이다. 겸직금지의무 위반행위는 2022. 11.경 경찰 조사 이후 외부의 신문고 제보에 의해 알려지게 되었다.

다)

전자금융거래법위반행위에 대한 위와 같은 참가인의 고의성과 탈세 목적 및 겸직근무의무의 위와 같은 성격․위반의 정도와 위반기간 등에다, 전자금융거래법위반행위 중 직장 동료 L과 관련된 부분은 ‘2020. 3.경 PE담당으로 입사한 신입사원인 L을 상대로 한 것이고, 2020. 8.경 L은 참가인의 통장 대여 요구에 당시 신입사원이어서 논의할 사람이 없었으며, 신입사원인 자신을 잘 챙겨주는 참가인의 요구라서 응하게 되었다’(갑 8호증)는 것으로 참가인 보다 약 9~10년 후배이자 신입사원을 상대로 한 것이라는 점(2020년 입사한 I도 입사한 지 3개월만에 참가인의 부탁받아 통장을 빌려주었다)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의 설립목적인 석유화학제품 제조업과 참가인의 이 사건 호스텔 운영 내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행위 사이에 직접적인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의 겸직근무위반 및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행위의 중대성 내지 심각성이 경감된다고 할 수 없다.

라)

이 사건 면직사유는 회사 외부의 신문고에 제보됨으로서 원고에게 알려지게 되었는바(참가인은 위 Q와의 이 사건 호스텔 소유권 등에 관한 분쟁과정에서 Q 등이 부당한 고소 등을 남발하는 과정에서 알려지게 된 것이 징계양정의 참작사유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고의적 의무위반과 범죄행위인 점에 비추어 징계양정의 참작사유로 볼 수 없다), 그로 인하여 원고의 명예 내지 평판 등이 훼손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참가인은 이 사건 호스텔 운영이라는 겸직금지의무를 위반한 개인적 영리행위와 그를 통하여 더 많은 금전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전자금융거래법위반죄라는 범죄행위를 저질렀을 뿐만 아니라 직장 동료 5명의 통장을 빌려 탈세에 이용하였으므로, 비록 참가인에 대한 처벌이 약식명령에 의한 벌금 500만 원이었다거나 직장 동료들에 대해 기소유예처분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면직처분사유 자체만으로 원고 소속 근로자 간 신뢰관계는 크게 훼손되었다고 할 것이고, 그로 인하여 원고의 근무기강도 적지 않게 손상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다른 한편 참가인의 이 사건 호스텔 운영이 겸직금지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고, 위반기간이 장기간이며, 그로 인한 참가인의 수익이 일반 근로자들의 수익보다 현저히 많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는 다른 근로자의 사기 또는 성실한 근로제공의 동기나 계기를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근무기강 확립을 위하여 참가인을 엄히 징계할 필요성도 충분히 인정된다.

나아가 원고의 포상징계규칙 부표 3은 ‘기타 회사의 제규정․규칙을 위반한 자’나 ‘싸움, 음주운전 등으로 회사 명예를 손상시켰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하여는 각 ‘면직’처분이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면직처분은 징계양정에 관하여 원고가 정한 규정에도 부합하고, 달리 위 규칙이 법령 등에 위배된다고 볼 근거는 없다(참가인은 ‘싸움, 음주운전 등으로 회사의 명예를 손상’시킨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싸움, 음주운전’은 회사 명예 손상행위의 예시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한편 참가인은 원고의 여수 공장에서 지금까지 징계로 면직처분, 즉 해고를 한 경우를 없으므로 다른 근로자들과의 평등원칙에 어긋난다고도 주장하나, 위 주장과 비교대상이 되는 징계사례가 무엇인지에 관하여 아무런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여수공장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처분이 한 번도 없었다는 사정 등이 인정되더라도 단지 그것만으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도 없다).

4.

결론

이상의 판단과 달리 이 사건 면직처분이 과도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류지선 황혜련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