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은 2010. 8. 16.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항공기 객실승무원으로 근무하였고, 2013. 11. 7. 객실사무장 자격을 취득하였다.
참가인, D, E, F은 2022. 10. 27. 인천 출발 방콕 도착 G(이하 ‘출국편 비행’이라 한다) 및 2022. 10. 30. 방콕 출발 제주 도착 H(이하 ‘귀국편 비행’이라 하고, 출국편 비행과 귀국편 비행을 통칭하여 ‘이 사건 비행’이라 한다)에서 객실승무원으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비행에서 D는 객실사무장<1>(Duty Purser, DP)이자 기내 전방좌측(FL)을, F은 기내 전방우측(FR)을, 참가인은 기내 후방우측(AR)을, E은 기내 후방좌측(AL)을 각 담당하였다. 원고 객실승무원 서비스교범에 따른 4인 근무 국제선 비행기의 객실승무원 담당 별 주요 업무 및 담당 위치는 다음과 같다.
<2>
원고는 2023. 5. 2. 참가인이 참석한 가운데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로 참가인에 대한 ‘견책’ 처분을 의결하였고(이하 ‘이 사건 견책’이라 한다), 2023. 5. 11. 참가인에게 인사위원회 결과 통보서를 송부하였다.
<3>
원고는 2023. 7. 17. ‘이 사건 견책에 따른 후속조치 진행 관련 심의’를 위한 객실본부 인사소위원회 회의를 개최하였고, 위 회의에서 ‘참가인에게 취업규칙, 안전/서비스 관련 제규정 및 안전지시 미준수 등으로 객실사무장 결격사유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역할명칭을 ‘객실사무장’에서 ‘객실승무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의결을 하였으며(이하 ‘이 사건 면자격’이라 한다), 같은 날 참가인에 이 사건 면자격을 통보하였다.
참가인은 2023. 9. 12. 이 사건 견책과 이 사건 면자격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원회는 2023. 11. 9. 이 사건 견책에 대하여는 제척기간이 도과하였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각하하였고, 이 사건 면자격에 대하여는 ‘이 사건 면자격은 징계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며 이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히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I).
참가인은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3. 11. 2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2. 5. 이 사건 견책에 관한 재심신청은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기각하였고, 이 사건 면자격에 관하여는 ‘이 사건 면자격은 징계에 해당하지 아니하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심신청을 인용하였다(C, 이하 재심판정 중 이 사건 면자격에 관한 부분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 18호증, 을가 제1 내지 3호증, 을나 제1, 7,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이 사건 면자격이 이중징계에 해당하는지 여부
참가인 주장의 요지
이 사건 면자격은 징계에 해당하고, 이 사건 견책과 동일한 징계혐의사실에 관하여 그 후행 조치로 이루어졌으므로, 이중징계 금지의 원칙에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
판단
앞서 든 증거와 갑 제21, 22호증, 을나 제11, 3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면자격은 사용자인 원고의 고유권한인 인사명령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징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반대되는 전제에 서 있는 참가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대기발령이나 보직의 변경 등과 같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라도 취업규칙이나 인사관리규정 등에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면, 이는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인사명령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6두51443 판결의 취지 참조). 원고 취업규칙 제78조는 징계의 종류로 ‘견책, 감봉, 노선제한, 지상근무, 항공업무 정지, 정직, 징계해고’를 규정하고 있을 뿐, ‘객실사무장 자격을 면하는 조치’는 규정되어 있지 아니하여 이 사건 면자격이 취업규칙에 규정된 징계 중 하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은 원고 객실본부 운영지침(2022. 8. 8. 개정된 것) 7.3.2.의 마항에 ‘객실인사소위원회는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 출석으로 개의하며, 출석위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 하에 징계 수위(Duty 제한, 노선 제한, 자격 정지, 자격 면 등)를 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었고, 위 운영지침도 취업규칙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면자격은 징계처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운영지침은 단순히 인사소위원회의 의결 내용의 예시 중 하나로 ‘자격 면’을 열거하고 있을 뿐 ‘자격 면’의 요건, 효과, 절차 등에 관하여는 아무런 내용이 없는 점, 원고 객실본부 운영지침은 2008. 10. 1. 최초 제정 당시에는 ‘자격 면’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가 2016. 7. 25. 개정되면서 위와 같이 규정하였고 다시 2023. 2. 3. 개정되면서 ‘자격 면’에 관한 내용이 삭제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근로자의 집단적인 동의를 받은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운영지침에서 규정한 ‘자격 면’이 직원의 징계에 관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참가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면자격은 참가인의 임금, 근로시간 등의 근로조건에는 불이익한 효과를 주지 않고, 참가인을 객실승무원의 직무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비행에서 객실사무장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만 있는 것이므로, 이 사건 면자격의 실질이 징계처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면자격이 정당한 인사명령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다만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등을 할 수 없는데(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는 해당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처분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업무상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처분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으면 전직처분 등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고,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이유의 유무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두44162 판결,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0다253744 판결 등 참조).
업무상 필요성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0 내지 17호증, 을나 제25 내지 28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면자격을 할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다고 인정된다
이 사건 면자격은 이 사건 견책의 후속조치로 행하여졌으므로 그 업무상 필요성의 판단은 이 사건 견책에 대한 이 사건 각 징계사유를 기초로 판단되어야 한다. 아래와 같이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1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나, 제2 내지 4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제1 징계사유
참가인과 E이 출국편 비행 전 브리핑 과정에서 사담을 나눈 사실은 있는 것으로 보이나, 원고 객실승무원 서비스교범 2.3.2는 객실 브리핑에 관하여 팀워크와 자유로운 소통을 강조하면서 아이스브레이킹을 공식적인 절차로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이 행한 사담의 구체적 내용이나 발언 시간 등을 알 수 있는 자료가 별달리 존재하지 않는다. F은 ‘참가인이 손톱을 뜯거나 불성실해 보이는 행동을 하였다’고 진술하기는 하였으나, F의 위 진술에 의하더라도 참가인의 행동이 객실사무장의 브리핑을 방해할 정도였다고 보기 어렵다.
참가인이 브리핑 시작 전 ‘결국 못 도망갔네’라는 발언을 하기는 하였으나, 참가인의 위 발언이 어떠한 맥락에서 행하여진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 이 사건 비행의 객실사무장 D는 참가인이 위압감을 조성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발언을 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이는 D의 개인적인 추측에 불과하고 위 발언 전후의 구체적인 대화내용에 관한 설명이 없어 그대로 믿기 어렵다. 참가인은 출국편 비행 전날 막내 객실승무원인 F에게 ‘비행 일정을 조절해도 상관없으니 기수를 고려하지 말고 편하게 지내라’고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와 관련하여 아이스브레이킹 차원에서 위 발언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참가인이 F에게 그러한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인정되는바, 참가인이 객실사무장의 브리핑을 방해하려는 의도로 ‘결국 못 도망갔네’라고 발언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제2 징계사유
원고 객실승무원 서비스교범 2.4.3에서는 후방우측(AR)의 업무로 ‘AFT(후방) 탑재 품목 확인 및 AL(후방좌측)에게 공유, 객실사무장에 보고’가 규정되어 있고, 후방우측 담당 객실승무원은 기내면세품 관련 업무를 주관하므로, 이 사건 비행에서 후방우측을 담당하였던 참가인은 후방에 탑재된 기내면세품 품목을 확인한 후 이를 후방좌측 객실승무원에게 공유하고 객실사무장에 보고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참가인은 출국편 비행에서 객실사무장에게 기내면세품 품목에 관한 보고를 하지 아니하였다. (나) 참가인은 객실사무장 D가 특이사항 유무 보고를 요구하지 아니하여 보고를 하지 않은 것이므로 규정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 객실승무원 서비스교범 규범의 문언 상 후방우측 객실승무원은 기내면세품을 확인하고 특이 사항의 유무와 무관하게 확인 내용을 객실사무장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객실사무장은 항공기 내부에서 승객에게 제공되는 모든 서비스를 총괄하므로 원고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기내면세품 판매와 관련하여 탑재 품목의 이상 유무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담당 구역별로 객실승무원의 업무가 세분화되어 있는 원고의 항공편 운행 구조 상 객실사무장이 일일이 담당 객실승무원에게 관련 사항 보고를 요구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참가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제3 징계사유
원고 객실승무원 서비스교범 4.3.8에 의하면, 객실승무원 4인이 근무하는 국제선에서 카트를 1대만 사용하여 에어카페를 운영할 경우, 후방좌측 담당이 에어카페 정담당으로서 에어카페 카트를 끌고 이동하며 단말기 조작을 포함한 에어카페 카트 운영 업무를 수행해야 하고, 전방우측 담당이 에어카페 부담당으로서 정담당과 함께 에어카페를 운영하여야 하며, 나머지 객실승무원은 에어카페 업무의 백업을 담당한다. 그런데 참가인은 이 사건 비행 당시 후방좌측 담당인 E에게 자신이 에어카페 카트를 끌겠다고 제안하여 전방우측 담당인 F과 함께 전방으로 이동한 후, 다시 객실사무장 D에게 에어카페 운영 업무를 전가하고 자신은 전방 조리실에서 백업 업무를 하였다.
안전에 매우 민감한 항공업무의 특성 상 혼란 방지를 위하여 객실승무원의 담당 업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범에 정해진 업무분장을 준수할 것이 요구된다. 이 사건 비행에서 에어카페 운영 관련 업무분장을 객실사무장이 아닌 참가인의 주도 하에 변경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고, 결과적으로 객실사무장 D가 약 2시간 30분 동안 교범에 규정된 업무가 아닌 에어카페 운영업무를 수행함으로써 객실사무장으로서 기내 서비스 전체를 총괄해야 하는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에 지장이 초래되었다.
참가인은, 객실사무장인 D가 에어카페 업무분장 변경에 관한 참가인의 제안을 암묵적으로 승인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기내에서 무거운 카트를 직접 끌고 이동하며 물품을 판매하는 업무는 백업 업무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기피되는 업무인 것으로 보이는 점, 후배인 D가 참가인에게 카트 운영과 관련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교범에 규정된 업무분장을 변경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고 업무분장 변경으로 에어카페 운영 효율이 증대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전방우측 담당으로 D와 함께 에어카페 업무를 수행한 F이 ‘D가 놀란 표정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업무분장 변경이) 사전 협의된 사항이 아니고 얼떨결에 하게 되었던 것 같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D가 참가인의 제안을 암묵적으로나마 받아들여 에어카페 운영 업무분장을 변경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참가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제4 징계사유
원고 객실승무원 업무교범 5.3.4의 A항은 ‘객실승무원은 승객 탑승 및 운항 중에는 안전운항확보 및 위해행위 방지를 위하여 승객의 동향감시를 위한 기내 워크 어라운드(Walk-around)를 철저히 실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B항은 객실 승무원으로 하여금 운항 중 수시로 기내 워크 어라운드를 실시하도록 정하고 있다.
귀국편 비행 중 참가인이 워크 어라운드를 실시하였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이 사건 비행의 객실사무장 D는 “귀국편 이륙 후 20~30분 간격으로 보안 상의 이유로 객실 워크 어라운드를 하게 되어 있는데 참가인과 E은 이륙 20분 후에 1회 워크 어라운드를 하고 그 이후부터는 조리실 커튼을 닫고 소등한 채 지정된 경량 패딩이 아닌 사제 외투를 입고 4~5시간을 쉬었다. 저와 전방우측(F)은 소등 후 20분 단위로 전후방 워크 어라운드를 실시하였다”고 진술하였다. D의 위 진술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진술하기 어려운 구체적이고 상세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진술 자체로 비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없다. 비록 D가 참가인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한 후 그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위 진술을 한 것이기는 하나, D의 입장에서도 객실사무장으로서 동승한 객실승무원을 제어하지 못하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객실사무장의 자질에 있어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음을 감수하고 위 진술을 한 점, D, 참가인 모두와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어 그 진술의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F이 D와 동일한 취지로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D와 참가인의 이해관계가 상반된다는 사정만으로 D의 위 부분 진술의 신빙성을 낮게 평가할 수 없다.
이 사건 비행의 객실승무원 F은 2023. 1. 18. 조사에서 “D가 후방 조리실 커튼을 열어보기도 하였다. 저는 커튼을 열어서 보지는 못해 보지는 못했지만, D가 ‘(참가인과 E이) 주무시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2023. 4. 18. 조사에서 “참가인과 E이 워크 어라운드를 1회 실시하는 것도 보지 못했다. 이륙 후 간단한 쇼잉 판매를 하고 소등한 후에는 후방에서 커튼을 닫고 아예 나오지 않았다. 후방 손님들의 음료 구입이나 생수 요청까지 전방에서 모두 실시했다. 도착 1시간~1시간 30분 전 서류서비스가 시작되기 전까지 거의 4시간가량 계속 후방 조리실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F의 위 진술은 매우 구체적이고 상세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진술 자체로 비합리적인 부분이 없을 뿐만 아니라, F은 참가인이나 D와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어 일방 당사자를 위하여 허위 사실을 꾸며내거나 과장하여 진술할만한 동기가 없으므로, F의 위 진술은 신빙성이 높다.
참가인은, 이 사건 비행의 기종인 보잉737에서 D, F이 위치한 전방 조리실과 참가인, E이 위치한 후방 조리실 사이의 거리는 약 29m에 이르는데, 소등으로 어두운 당시 기내 상황에서 전방에 있었던 D, F이 후방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방 조리실과 후방 조리실 사이에는 별다른 차폐물 없이 승객 통로가 일자로 뻗어 있어 전방 조리실에서도 후방 담당 객실승무원이 워크어라운드를 실시하고 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참가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 객실승무원 서비스교범 2.2.1의 B항은 객실사무장의 역할에 관하여 ‘객실사무장은 고객 지향적인 관점에서 서비스의 방침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주도적으로 업무에 임하며 고객을 만족시켜야 하고, 이를 위하여 구성원들의 서비스 역량을 끌어내고 관리하는 상황 인식 및 판단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위 교범 2.2.1의 C항은 객실사무장의 책임에 관하여 ‘비행 업무에 전반적인 책임이 있고, 규정 절차에 대한 이해와 숙지를 통해 항상 정확한 사실과 정보만을 전달하여야 하며, 규정과 절차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승객 응대 시 고객 지향적 관점과 판단으로 문제를 해결 및 결정하여야 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결정한 사안에 대해 관련 부서에 보고하여야 하며, 긍정적인 서비스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여야 하고, 객실승무원이 주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며 적극 지원하여야 하고, 비행 전중후 객실의 모든 상황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기내 안전성과 쾌적성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객실사무장은 개별 비행의 서비스를 총괄하고 비행 업무 전반을 책임지는 업무를 수행하므로 일반 객실승무원보다 강한 책임감과 리더쉽 등의 자질이 요구된다.
참가인이 이 사건 비행에서 저지른 비위행위는 자신보다 기수가 낮은 객실 사무장과의 사이에서 이른바 ‘기수 문화’에 따른 알력이 발생한 것도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 객실본부 운영지침(2023. 2. 3. 개정된 것) 5.7.1에 의하면 객실사무장 배정은 객실사무장 등급(Duty Purser Rank)에 따른 순서로 실시하고, 객실사무장 등급은 C4 이상의 직급에서는 ‘직급 – 직급연차 – 객실사무장 초기훈련 일자 – 사번’의 순서를 기준으로 등급의 고하를 결정하고, C3 이하의 직급에서는 ‘직급 – 객실사무장 초기훈련 일자 – 사번’의 순서를 기준으로 등급의 고하를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이 사건 비행에서 참가인과 D는 모두 C4 직급으로 동일 직급에 해당하나 D가 참가인보다 사번(기수)이 낮음에도 직급연차가 더 높아 객실사무장으로 배정되었는데, 원고의 객실승무원 중 약 70% 정도가 객실사무장의 자격을 가지고 있어 위 운영지침 규정에 따라 객실사무장을 배정할 경우 기수 역전이 일어나는 경우가 빈번할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로서는 개별비행에서 객실사무장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직원 간 인화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직원을 객실사무장의 직무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인다.
생활상의 불이익
앞서 본 증거들과 을나 제21 내지 23, 3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면자격으로 원고에게 발생한 생활상의 불이익이 이 사건 면자격의 필요성에 비추어 참가인이 원고의 근로자로서 수인해야 하는 범위를 현저하게 초과하였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 면자격은 참가인으로 하여금 언제까지 객실사무장 자격을 면하는지에 관하여 아무런 정함이 없는 무기한의 인사명령이다. 원고의 제반 규정에 객실사무장의 자격을 면하는 인사명령에 관한 구체적인 규정은 없는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면자격은 인사권자인 원고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나, 단 1회의 인사명령으로 참가인으로부터 객실사무장의 자격을 무기한 박탈하는 것은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평가할 여지가 크다.
원고 객실본부 운영지침(2023. 2. 3. 개정된 것) 5.7.2에 따라 객실사무장은 객실승무원 훈련교범에 명시된 객실사무장 훈련을 마치고 객실사무장 자격을 획득하는 것이 필요하고, 위 지침 5.7.3에 의하면 객실사무장 훈련 입과 대상자는 C4 이상의 직급자 중 인사소위원회를 거쳐 선정하도록 되어 있다. 원고의 제반 규정에 객실사무장의 자격을 면하는 조치를 받은 자의 객실사무장 복귀에 관한 규정은 별도로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객실사무장 자격을 면한 객실승무원이 다시 객실사무장의 자격을 부여받으려면 위 규정에 따라 인사소위원회의 선정 절차를 거쳐 객실사무장 훈련을 다시 이수할 필요가 있는데, 원고의 자의에 따라 참가인에 대한 객실사무장 훈련 입과 선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고(참가인이 이 사건 면자격의 부당함을 다투며 원고와 쟁송을 이어가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그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원고는 면자격 조치를 받았다가 다시 객실사무장 훈련 입과를 거쳐 객실사무장 자격을 부여받은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고 주장하나, 그에 관한 자료는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이 경우 참가인은 객실 사무장 자격 심사를 받을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하게 된다.
객실사무장의 자격이 참가인의 임금이나 근로시간 등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나, 원고는 일정한 직급 이상의 객실승무원 중 우수 인력을 선발하여 소정의 훈련과정을 거쳐 객실사무장의 자격을 부여하고 있으므로, 객실사무장 자격의 유무는 원고 회사 내부에서 직원의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더욱이 원고 소속 객실승무원 중 약 70% 정도가 객실사무장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객실사무장 자격을 획득할 수 있는 직급임에도 객실사무장 자격이 없는 경우에는 인사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고, 참가인과 기수가 같거나 낮음에도 객실사무장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 동료 직원과 원만한 관계 형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면자격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러한 부정적인 업무 경험의 강도는 올라갈 수밖에 없는데, 이 사건 면자격은 해제 여부가 불투명한 무기한의 조치이므로, 참가인이 체감하는 불이익의 크기는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원고 객실본부 운영지침 2.7.2는 객실승무원의 업무수행 능력 향상을 위한 정기적인 평가를 규정하고 있는데, 객실사무장은 연 2회 이상의 비행역량 평가를 받고, 객실승무원은 연 4회 이상의 비행역량 평가를 받도록 되어 있어, 객실사무장 자격 유무에 따라 평가 횟수에 차이가 있다.
참가인의 비위행위가 비행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것이기는 하나, 항공안전에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는 심각한 수준의 비위행위라고 보기는 어렵고, 참가인이 객실사무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될 정도로 참가인의 업무수행능력이나 자질에 문제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 이상 객실사무장 자격을 무기한 박탈하는 것은 참가인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
소결론
이 사건 면자격은 업무상 필요성은 인정되나 참가인에게 가하는 생활상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하는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 재량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참가인은 원고가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절차상의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면자격은 이 사건 견책의 후속 조치로 행하여졌고, 참가인은 이 사건 견책에 관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충분한 소명기회를 가졌으며, 이로써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거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가 이 사건 견책과 동일한 사유를 원인으로 이 사건 면자격을 하면서 같은 절차를 다시 한 번 거쳐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면자격의 절차상 위법에 관한 참가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 사건 면자격의 업무상 필요성에 관하여는 이와 관점을 달리 하고 있으나, 이 사건 면자격이 부당한 인사명령으로 취소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있어서는 동일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위법이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