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3. 1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B/C 병합 부당전직빛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부당전직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상시 약 6,4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전력설비 및 관련 시설물 개보수공사업을 영위하는 공공기관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0년경 원고에 입사하여 D사업처 품질보증부에서 과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원고는 2023. 9. 1. 참가인에 대하여 E사업소(이하 '전직발령지'라 한다)에서 근무를 명하는 내용의 이동발령(이하 '이 사건 전직'이라 한다)을 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전직이 부당전직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부산지방노동위원회 F/G(병합)호로 부당전직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다.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1. 20. 이 사건 전직의 부당성을 인정하여 참가인의 부당전직 구제신청은 인용하는 한편,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은 기각하는 판정(이하 '초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와 참가인은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각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3. 11. 위 각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이하 부당전직에 관한 부분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이 사건 전직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참가인의 생활상 불이익이 과도하여 이 사건 전직이 부당전직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각주1>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 · 내용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다만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등을 할 수 없는데(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는 해당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처분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업무상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처분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으면 전직처분 등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고,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이유의 유무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10.25. 선고 2016두44162 판결,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0다253744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참가인의 기존 병력 및 진료 내역 등
참가인은 2021. 1. 28. H병원 재활의학과에서 통원진료를 받았고, 당시 퇴행성 디스크(Degenerative disc desease, C5-6 and C6-7), 퇴행성척추증(Degenerative spondylosis) 등의 진단을 받았다.
참가인은 2021. 11. 2.부터 2022. 3. 14.까지 I병원에서 침, 전침, 약침 등의외래치료를 받았고, '상세불명의 신경근 및 신경총 장애' 등의 진단을 받았다.
참가인은 J한의원에서 2022. 3. 14.부터 2023. 9. 25.까지 주기적으로 침 치료를 받으며, '신경뿌리병증을 동반한 경추간판장애'의 진단을 받았다.
참가인은 2023. 9. 18. K병원에서 '경부디스토니아'의 진단을 받았다.
참가인은 2023. 1. 2.부터 2023. 9. 21.까지 L한의원에서 주기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기타 근긴장이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참가인의 치료 필요성 및 전직발령지의 의료환경
참가인은 경부디스토니아를 진단받았고, 신경과나 재활의학과 전문의의 진료및 치료가 필요한 상태이다.
전직발령지 인근에는 복수의 한의원이 존재(약 10km 내외)하고, 아래와 같은 종합병원 및 상급종합병원도 있다. 이 중 M병원과 N병원에는 신경과나 재활의학과전문의가 근무하고 있다. <각주2><각주3>[인정근거] 갑 제50, 5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S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이하 '감정결과'라 하고, 감정을 수행한 의사를 '감정의'라 한다), 변론 전체의 취지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 갑 제21 내지 40, 45, 46, 49, 57, 62,63, 65 내지 67, 6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전직으로 인한 참가인의 생활상 불이익이 통상적으로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다고 판단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전직이 부당전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원고는 전국에 약 50개의 사업소를 두고 있고, 5개 지역에 15개의 원자력 사업소를 두고 있으며, 발전사업의 사업물량 증감이나 인력에 대한 수요변화가 크기에 비정기적인 인사발령과 순환근무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원고는 2022년경 수립한 'T발전소 기전 설비정비 공사수행 기본계획'에 따라 해당 공사를 수행할 인력 144명이 필요하였고, 먼저 희망 근무자 선발을 한 후 여전히 인력이 부족하자 각 사업소에 선발인원을 할당하였다. 참가인이 속한 D사업처는 원고의 인사규정 제44조에 따라 장기근
속자를 우선순위로 선발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이동대상자 선발 기준안을 마련한 후 이에 따라 참가인을 이동대상자로 선발하였다. 위와 같은 원고의 사업 특성과 이동대상자 선발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전직의 업무상 필요성은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원고의 인사규정은 직원의 정기이동 및 비정기이동과 함께 이동순위, 이동기준등에 관하여 상세하게 정하고 있고(제39조 내지 제45조), 특히 동일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한 기간이 일정한 연한(2직급의 경우 5년, 3 · 4직급의 경우 10년)에 이르면 이동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제44조의2 제1항). 또한 원고와 참가인이 체결한 근로계약서에도 원고가 회사업무 수행상 참가인의 근무지를 변경시킬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제3조). 그런데 참가인은 1990년 V산업소에서 근무한 이래 1997년 W사업소, 1998년부터 2019년까지 약 20년 이상 X사업소에서 근무하였으므로, 근무지 변경에 대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참가인은 경부디스토니아를 진단받았는데, 디스토니아에 대하여는 이를 유발하는 근본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약물 및 주사 등 증상 완화 목적의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각주4> 감정의 역시 참가인에 대하여 약물 처방과 보툴리눔 독소 주사, 목 통증 완화를 위한 주1-2회의 물리치료 또는 한방치료 등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전직발령지 인근에는 물리치료나 한방치료 등이 가능한 병원 및 한의원이 존재하고, 약 20km 이내에는 정형외과 전문의, 50km 이내에는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근무하는 병원이 존재
하여 참가인이 필요한 약물, 주사, 물리치료 또는 한방치료 등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환경으로 보인다.
참가인의 기존 치료도 침, 전침, 약침, 약물 등 보존적 치료 위주로 이루어졌다. 전직발령지 인근에 존재하는 병원이나 한의원에서 위와 같은 내용의 치료가 불가능하다거나 현저히 곤란하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이 사건 전직으로 인해 참가인의 격지 근무가 불가피하고 의료환경이 비교적 악화되는 등 생활상 불이익이 있음은 인정할 수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전직의 업무상 필요성이 상당하고, 참가인은 전직발령지에서 격지 근무를 위한 사택을 제공받고, 필요한 치료도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기존과 동일한 직급에서 환경직무급을 추가 지급받게 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불이익이 통상 감수해야할 정도를 넘어 과도하다고 할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양상윤(재판장) 정한영 조약돌
[별지]
각주1) 이 사건 전직의 업무상 필요성에 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실질적인 다툼이 없다.
각주2) 당사자들이 구분하는 용어(2차병원, 3차병원)를 기재한다.
각주3) 전직발령지(경북 울진군 U)부터 병원까지의 거리를 기재한다.
각주4) K병원 소속 의사 Y가 2023. 9. 18. 작성한 진단서에는 '참가인은 중증의 경부디스토니아로 현재 수술적 치료도 요하는 상태'라는 소견이 기재되어 있으나, 앞서 본 감정결과('참가인에 대하여는 약물 처방과 보툴리늄 독소 주사 등의 치료가 필요하다')및 디스토니아에 대한 일반적인 치료방법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에 대하여 반드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거나 수술적 치료를 통해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참가인도 현재까지 수술적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