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설립된 신용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D이고, 본점 외에 E지점을 포함한 총 6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은 2011. 11. 1. 원고에 입사하여 2021. 1. 1. 과장으로 승진하였고, 2022. 1. 1.부터 원고 채권관리팀장으로 근무하였으며, 2023. 1. 2.부터는 E지점장으로 근무하던 자이다.
참가인에 대한 전보 및 징계의 경위
원고의 이사장이던 F(이하 ‘이 사건 이사장’이라고 한다)은 2023. 6.경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되자, 원고 이사회는 2023. 7. 초순경 G 부이사장(이하 ‘이 사건 부이사장’이라고 한다)을 이사장 직무대행자로 임명하였다.
이 사건 이사장에 대한 형사재판에 종전 원고의 임원이었던 H이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다는 소식을 알게 되자, 이 사건 부이사장은 2023. 8. 31. 위 H의 증인출석문제와 관련하여 팀장 및 지점장들을 참석대상자로 한 긴급회의(이하 ‘이 사건 회의’라고 한다)를 개최하였다.
이 사건 부이사장은 2023. 8. 31. 07:30경 이 사건 회의 참석자들에 대하여 핸드폰을 이용한 녹음을 시도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시행한 뒤, 참가인이 이 사건 회의를 임의로 녹음(이하 ‘이 사건 녹음행위’라고 한다)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회의에서의 퇴장을 명하였다.
이 사건 부이사장은 2023. 8. 31. 10:40경 참가인을 E지점 수신팀으로 전보하는 인사발령(이하 ‘이 사건 전보’라고 한다)을 하였으며, 같은 날 10:41경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녹음행위를 이유로 대기발령 및 직위해제 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2023. 9. 8.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녹음행위를 이유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정직 3월을 의결한 후, 2023. 9. 11. 참가인에게 그 결과를 다음과 같이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직처분’이라고 한다).
참가인의 구제신청 경위
참가인은 이 사건 전보 및 정직처분이 부당하다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2023. 12. 4. ‘이 사건 녹음행위가 위법·부당하므로 이 사건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이 사건 녹음행위가 원고 인사규정 제60조 제8호의 위법·부당한 행위에 해당하므로 징계사유 또한 인정되며 징계양정도 적정하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2024. 3. 12. ‘이 사건 녹음행위가 위법·부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전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넘어 부당하며,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사유 또한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가 제1 내지 3, 6,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녹음행위는 직원들간의 신뢰관계를 현저히 훼손하는 위법, 부당한 행위이다. 이에 신속한 직장 질서 회복을 위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전보는 그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어 정당하고, 이를 이유로 한 이 사건 정직처분 역시 징계사유가 인정되며 양정이 과다하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정직처분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녹음행위가 위법, 부당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정직처분은 그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당하다.
대화자 중 1인이 직접 녹음을 하는 행위는 형사상 처벌 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원고 내부 규정 상 녹음을 금지하는 규정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며, 이 사건 회의와 관련하여 명시적인 녹음 금지 지시가 이루어진 것도 아니다.
동의 없이 상대방의 음성을 녹음하는 행위가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녹음을 통해 달성하려는 정당한 목적 또는 이익이 있고 녹음자의 비밀녹음이 이를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상당한 방법으로 이루어져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녹음자의 비밀녹음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은 행위로서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
이 사건 회의는 이 사건 이사장의 형사재판에서 이루어질 H의 증언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적법한 형사사법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는 H의 증언에 대하여 어떠한 대책을 마련한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며[위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가능성이 있는 직원들에 대한 사전 단속이 이 사건 회의의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데(갑 제2호증 제15쪽 참조), 그렇다면 그 자체로 이 사건 회의의 목적이 정당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H의 증언이 이 사건 이사장 개인의 이익에 반할지언정 원고의 이익에 반한다고 단정할 근거가 없다. 만약 원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회의 내용이 팀장 및 지점장들에게 내방고객 응대와 직원 독려를 당부하는 차원이었다면, 그와 같은 내용이 달리 영업상 비밀이라고 할 수 없고, 그와 같은 회의 내용을 기록, 전달하기 위하여 녹음하는 행위가 사회상규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반면, 참가인은 자신의 제보 및 검찰 진술과 관련하여 참가인에게 부당한 불이익이 가하여질 것을 우려하여 이 사건 녹음행위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바(갑 제2호증 제16쪽 참조), 그와 같은 동기를 앞서 본 이 사건 회의의 목적과 아울러 고려하면 이 사건 녹음행위는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행위이다.
이 사건 회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이전 이 사건 녹음행위가 발견되어 실제 회의 내용이 녹음되지도 아니하였으며, 이 사건 녹음행위 이전에 참가인이 다른 직원들의 대화를 녹음하였던 적도 없으므로, 1회적으로 발생한 이 사건 녹음행위를 들어 참가인과 원고의 다른 직원들 사이의 신뢰관계가 현저히 저해되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이 사건 전보처분 관련 판단
근로자에 대한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다만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전보처분을 할 수 없는데(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전보처분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는 해당 전보처분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처분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업무상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두44162 판결,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0다253744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가 제4, 5,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고, 그에 따른 참가인의 생활상 불이익 또한 적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전보는 부당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녹음행위가 위법,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녹음행위로 인하여 원고 직원들 사이의 신뢰관계가 저해되었다고 단정할 근거도 없다.
원고는 사업팀과 총무팀 업무의 유사성으로 인한 조직개편의 필요성에 따라 인력재배치의 필요성이 있었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전보가 이 사건 회의 직후 이루어진 점과 참가인을 E지점장에서 E지점 수신팀원(참가인은 원고에서 계속하여 여신업무를 담당하여 왔다)으로 전보한 것이 사업팀과 총무팀 사이의 인력재배치 문제와도 무관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는 단지 이 사건 녹음행위를 이유로 하여 참가인에게 불이익을 가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에 불과할 뿐 인력재배치의 필요성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다. 원고가 이 사건 재심판정 이후 참가인을 여신팀에 재발령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조치가 이 사건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이나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판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다.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원고는 팀장에서 팀원으로 직위가 변경됨에 따라 팀장 수당 월 90만 원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고, 휴대전화 비용 지원 또한 받지 못하게 되었으므로, 그 생활상 불이익 또한 적지 아니하다.
소결론
이 사건 전보와 정직처분은 모두 부당하고,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