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01. 4. 12.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비계 · 구조물해체공사업 및 시설물유지관리업 등록을 하였고, 2011. 4. 19. 산업안전보건법령에 따라 석면해체 · 제거업등록을 하였다.
2020. 12. 29.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이 개정되어 시설물유지관리업이 폐지됨에 따라, 원고는 2022. 1. 1. 건축공사업으로 업종을 전환하여 등록(등록번호 B)을 마쳤다. 2022. 1.경부터 2022. 4.경까지 원고의 직원 현황은 다음과 같다.
원고의 직원인 D, F(이하 '이 사건 건설기술인들'이라 한다)는 2022. 1.경부터 2022. 4.경까지 건설기술 진흥법에 따른 토목 또는 건축 분야 초급 이상 건설기술인인 동시에 석면해체 · 제거 관련 업무(이하 '석면제거업무'라 한다)를 전담하는 사람으로등록되어 있었다.
피고는 이 사건 건설기술인들이 겸업 위반으로 건설업 등록기준의 기술인력 산정에서 제외됨을 전제로, 원고가 2022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건축 또는 토목 분야 초급 이상 건설기술인을 4인 이상 보유하지 않아 건설산업기본법 제10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 등에 따른 건축공사업 등록기준의 기술능력 보유요건을 구비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2024. 5. 28. 원고에 대하여 건설산업기본법 제83조 제3호에 따라 영업정지 4개월(2024. 7. 1.부터 2024. 10. 31.까지)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에 따라 석면제거업무를 전담하는 사람으로 등록되어 있더라도, 건축공사업의 기술인력으로 상시 근무하는 데 지장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원고가 이 사건 건설기술인들을 포함하여 4인 이상의 건설기술인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피고는 이 사건 건설기술인들이 건축공사업에 상시 근무하였는지 실태조사를 거치지 않고, 단지 석면제거업무를 전담하는 사람으로 중복 등록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건설업 등록기준의 기술인력 산정에서 제외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처분사유가 부존재하여 위법하다.
관련 규정
건설산업기본법 제9조 제1항에 따르면, 건설업을 영위하려는 자는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업종별로 등록을 하여야 한다. 건설산업기본법 제10조는 건설업 등록기준이 되는 기술능력 등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고, 이에 따라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및 별표2는 건설업 등록기준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건축공사업의 경우 기술능력에 관한 건설업 등록기준으로 '상시 근무'하는 건설기술인 또는 관련 종목의 기술자격취득자 중 5명 이상을 갖추도록 정하고 있다. 다만,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부칙(2020. 12. 29. 대통령령 제31328호) 제7조 제3항은, 2020년 9월 16일 전에 종전의 시설물유지관리업의 등록기준을 갖추어 시설물유지관리업을 등록한 자로서 2023년 12월 31일까지 건축공사업으로 전환하여 등록을 신청한 경우에는 기존시설물유지관리업에 관한 법정 기술자수 4명 이상을 보유하면 전환 업종인 건축공사업에 관한 기술인력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보되 2026년 12월 31일까지 건축공사업에 대하여 적용되는 기술인력을 갖추도록 유예기간을 부여하였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21조는 '석면해체 · 제거를 업으로 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인력 · 시설 및 장비를 갖추어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등록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위 법률조항의 위임을 받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92조 및 별표28는 석면 해체 · 제거업자 인력기준에 대하여 '토목 · 건축 분야 건설기술자, 산업안전산업기사 등의 자격을 가진 사람으로서 석면해체 · 제거작업 방법, 보호구 착용 방법 등에 관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교육(이하 '석면해체 · 제거 관리자과정 교육'이라 한다)을 이수하고 석면제거업무를 전담하는 사람 1명 이상(가목), 공업계 고등학교 또는 이와 같은 수준 이상의 학교를 졸업했거나 토목 · 건축 분야에서 2년 이상 실무에 종사한 사람으로서 석면해체 · 제거 관리자과정 교육을 이수하고 석면제거업무를 전담하는 사람 1명 이상(나목)'으로 규정하고 있다.
판단
관련 규정에 더하여 갑 제5 내지 9, 10 내지 16호증, 을 제1, 3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에 따라 석면제거업무를 전담하는 사람으로 등록된 기술 인력은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건축공사업에 필요한 기술인력 산정에서 제외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부칙(2020. 12. 29. 대통령령 제31328호) 제7조 제3항에 따르면, 원고는 2026. 12. 31.까지 기존 시설물유지관리업에 관한 법정 기술자수 4명을 충족하면 전환 업종인 건축공사업에 관한 기술인력을 충족하는 것으로 보므로 상시 근무 기술인력을 4명 이상 보유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건설기술인들 2명을 제외하면 원고의 건축공사업 기술인력은 4인에 미달하므로, 이 사건 처분에는 처분사유가 존재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별표2가 건설업 등록기준으로서 기술인력에 대하여 '상시 근무'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규정한 취지는, 일정한 인원의 기술인력을 형식적으로등록하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당 업종과 분야에 적합한 기술능력을 가진 건설기술인을 법령에 정해진 숫자만큼 실제로 가동할 수 있는 상태에 두도록 함으로써 건설공사의 적정한 시공을 보장하려는 데에 있다.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별표 2] 비고 1. 마.에서는 토목공사업 또는 토목건축공사업을 등록한 사람이 물의 재이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7호에 따른 하 · 폐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을 시공하려는 경우에는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인력인 국가기술자격법에 따른 토목기사 1명은 이미 갖춘 것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어 건설업 외의 다른 업종과 중복되는 기술인력의 인정 여부 및 기준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제16조 제1항 제2호에서는 건설사업자가 다른 업종의 건설업 등록을 추가로 신청할 때 추가로 등록하려는 업종의 기술능력이 같은 종류 · 등급으로서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우에는 1개 업종에 한정하여 1명(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인력이 5명 이상인 경우에는 2명)의 기술능력을 이미 갖춘 것으로 인정하도록 하는 특례를 두고 있다. 이는 부실공사를 방지하고 적정한 시공을 담보하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원칙적으로 건설업과 건설업 외의 다른 업종 사이에는 물론이고 건설업 업종들 사이에도 기술인력의 중복을 허용하지 않고, 다만 세부 업종들 사이에 공동으로 기술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일부 예외적인 경우에만 기술인력의 중복등록을 허용하겠다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여기에서 들고 있지 않은 업종 등에 대해서는 원칙으로 돌아가 업종별 등록요건을 각각 별도로 구비하여야 한다고 보아야 한다.
건설업 관리규정(국토교통부 예규)은 기술인력이 다른 법률에 따른 등록업종 등을 보유하는 경우 건설업 등록기준의 적격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다른 법률에 따른 등록기준이 있는 업종을 함께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이를 고려하여 적격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며, 확인 결과 다른 법률에 따른 등록업종별로 각각의 등록기준을 모두 충족하지 아니한 때에는 건설업 등록기준을 부적격한 것으로 처리하되, 해당 신청인이 보유한 등록업종의 등록기준을 모두 충족시키는 조치를 취한 경우에는 적격으로 처리'하도록 정하고 있다(제2장 3. 바. 참조). 건설업 관리규정은 행정기관 내부의 준칙이어서 대외적 구속력을 갖는다고 볼 수는 없으나, 위 규정에서 정한 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이에 기초한 판단은 존중되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이 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이 2019. 12. 24. 대통령령 제30256호로 각 전부개정되면서, 석면해체 · 제거업자의 구체적인 등록요건이 시행규칙이 아니라 시행령에 규정되었고, 인력기준에 관하여도 종전의 요건에 더하여 '석면제거업무를 전담'한다는 내용이 추가되었다(시행령 제92조 및 별표28 참조). 이는 석면해체 · 제거업자의 인력으로 석면제거업무를 전담하는 사람을 등록하게 함으로써 석면제거업무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안전기준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위와 같은 개정취지를 고려하면, 산업안전보건법령에 따라 석면해체 · 제거업자의 석면제거업무를 전담하는 인력으로 등록된 경우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건설업 등록기준의 기술인력으로 중복 등록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한 건축공사업과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한 석면해체 · 제거업은 서로 영업의 성격과 내용, 필요한 기술능력, 근거 법령이 달라 기술능력 · 자본금 ·시설 및 장비 등을 업종별로 따로 두어야 하고, 이 경우 기술능력은 자격의 숫자가 아닌 인원수로 보유하여야 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00. 3. 23. 선고 98두4528 판결 참조).
원고는 석면제거업무가 대부분 건설현장에서 건설업 수행과정의 일부로서 이루어지고, 건설업의 건설기술자 등이 교육을 이수하여 석면제거업무 전담인력의 자격을 취득하는 점을 고려하면, 석면해체 · 제거업을 독자적인 영업이라 보기 곤란하고, 석면제거업무 전담 인력이 건설업 기술인력으로 상시 근무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주장한다. 산업안전보건법의 목적과 석면 관련 규정의 신설취지<1>에 비추어 보면, 제119조 내지 제124조의 석면 관련 규정은 종래 건축물 철거 및 해체 과정에서 이루어졌던 석면 해체 · 제거 작업에 대한 안전관리에 중점을 두고 도입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
나 석면해체 · 제거업자 등록을 위해서는 별도의 인력, 시설 및 장비를 갖추어야 하는 점, 건설공사 입찰에 참여할 때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건설업 등록 외에 석면해체 ·제거업자 등록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있는 점, 석면제거업무가 항상 건설업에 수반하여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 점을 고려하면, 석면해체 · 제거업자 등록이 특정한 작업에 대한 안전조치의무를 부과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영업 등록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아울러 적어도 석면제거업무 전담 인력이 석면제거업무를 수행하는 동안은 건설업 기술인력으로서의 상시 근무에 지장이 있을 수 있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만약 석면제거업무 전담 인력과 건설업 기술인력의 중복 등록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건설업자가 기존에 보유한 건설업 기술인력을 활용해 적법하게 석면해체 · 제거업자로 등록한 경우 신규등록과 동시에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되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건설업자가 석면해체 · 제거업자로 등록 하기 위해서는 건설산업기본법령에서 요구하는 기술인력과 산업안전보건법령에서 요구하는 석면제거업무 전담 인력을 별도로 보유하여야 하므로, 각 등록기준을 모두 준수하지 못한 경우에 법에 따른 제재조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건설기술인들이 석면제거업무 전담 인력과 건설업 기술인력으로 중복 등록되었다 하더라도, 피고는 실태조사를 하여 이 사건 건설기술인들이 실제로 상시 근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처분의 처분사유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건설업 등록기준의 기술인력이 석면제거업무를 전담하는 인력으로 중복하여 등록된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그 자체로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별표2의 기술인력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피고가 반드시 상시근무 위반 여부에 관한 실태조사를 거쳐서 이 사건 처분을 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유경민 김성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