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상시 근로자 103명을 사용하여 금융 및 농산물판매업을 영위하는 농업협동조합법상의 지역농업협동조합이다. 참가인은 1986. 6. 2. 원고에 입사하여 2009. 9. 8. 간부직원으로 임명되었고, 2023. 1. 2. F농협 K지점 지점장(<직급> 간부직원)으로 발령받아 근무한 사람이다.
원고는 2024. 1. 22. 이사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에 대하여 간부직원 면직 처분을 하였고(이하 '이 사건 면직'이라 한다), 같은 날 참가인을 L지점 부지점장(<직급>)으로 인사이동 발령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면직이 부당면직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고,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4. 11. '이 사건 면직은 단순한 인사명령이 아니라 제재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고, 정당한 면직 사유 없이 이루어져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부당하다.'라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전북2024부해56).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7. 15.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판단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중앙 2024부해720,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12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면직은 참가인을 간부직원(상무)이라는 보직에서 해임한 것으로, 위임계약 해지의 성격을 가질 뿐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그밖의 징벌'에 해당하지 않는다.
참가인은 원고의 M지점 마트 운영자(임차인) 선정을 위한 입찰 절차에서 전결권자로서 수행하여야 할 업무를 소홀히 하여 원고에 대한 신용도를 떨어뜨렸고, 위 입찰 관련 형사 사건에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진술로 일관하는 등 책임감 없는 모습을 보였으며, 지점장으로서의 업무성과도 미흡하였으므로, 이 사건 면직에는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고,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한 바 없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2020. 12. 30.부터 2021. 1. 14.까지 원고 본점 상무로서 M지점에 근무하면서 위 지점 마트 운영자(임차인) 선정을 위한 입찰(이하 '이 사건 입찰'이라 한다)을 담당하였고, 이 사건 입찰 종료 직후인 2021. 1. 18. 원고 N지점 지점장으로 이동 발령되었다.
원고 조합장 A는 2023. 2. 24. 위력으로 이 사건 입찰의 공정을 해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입찰방해죄로 기소되었고(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23고단207, 이하 '관련 형사 사건'이라 한다), 참가인은 2023. 11. 20. 관련 형사 사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당시 상황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원고는 2024. 1. 22. 이사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에 대한 간부직원 면직을 의결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이사회 의결'이라 한다), 그 과정에서 이루어진 논의는 다음과 같다.
이에 따라 참가인은 2024. 1. 22. 참가인 간부직원에서 면직되었고, 2024. 1. 24. 원고 K지점 지점장에서 L지점 부지점장으로 이동 발령되었다.
참가인은 2024. 1. 22. 이 사건 이사회 의결 직후 원고 조합장 A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대화를 하였다.
한편 참가인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원고 L지점 지점장으로 재직하면서 매년 업적평가 1위를 달성하여,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원고 조합장으로부터 표창장을 수여받은 바 있고, 참가인이 2021. 1.부터 2023. 1.까지 지점장으로 근무한 원고 N지점의 2021년말, 2022년말 수신액은 전년 말 대비 5,191,000,000원. 6,938,000,000원 각 증가하였으며, 참가인이 2023. 1.부터 2024. 1.까지 지점장으로 근무한 원고 K지점의 2023년말 수신액 역시 전년 말 6,623,000,000원 증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3호증, 을가 제4, 5, 6 내지 8호증, 을나 제1, 2,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면직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그 밖의 징벌'이라 함은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을 제외한 처분으로서 사용자가 근로자의 행동상 사유에 대한 제재로서 가하는 불이익한 처분을 의미한다.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면직을 의결한 이 사건 이사회의 논의 내용에 의하면, 이 사건 면직은 인력수급 조정 등을 이유로 한 것이 아니라 '참가인이 이 사건 입찰 관련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고, 관련 형사 사건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책임을 회피하였다'는 점을 이유로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 조합장 역시 이 사건 이사회 직후 참가인에게 "참가인이 관련 형사 사건 법정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기 때문에 원고 조합장에 대한 기소가 이루어진 것이다. 참가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라는 취지로 말한 점, ③ 원고는 초심 및 재심 심문회의에서도 "참가인이 이 사건 입찰 관련 업무를 미비하게 수행하였을 뿐 아니라, 이에 따라 원고 조합장이 기소되는 과정에서 책임을 회피하여 관리자로서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제재적 조치로 면직 처분을 하였다."라고 진술한 점, ④ 원고 정관 제60조 제2항은 간부직원만이 상무(지점장 포함)가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에 의하면 지점장으로 근무하고 있던 참가인이 간부직원에서 면직될 경우 지점장 직위도 유지할 수 없게 되어 부지점장 등 다른 하위 직위로 전보될 수밖에 없으므로, 이 사건 간부직원 면직에 따른 불이익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면직처분은 단순한 위임계약 해지나 인력 운용이 아니라 참가인의 과실 내지 비위행위에 대한 제재로서 가해진 불이익한 처분으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면직이 정당한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두296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면직은 그 업무상 필요성은 분명하지 않은 반면 참가인에게는 상당한 생활상 불이익을 주고, 참가인과의 협의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도 전혀 거치지 않았으므로 정당한 이유 없는 부당징벌에 해당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면직의 주된 사유는 참가인이 이 사건 입찰 관련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고, 이후 관련 형사 사건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책임을 회피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이 이 사건 입찰 관련 업무수행을 미흡하게 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고, 참가인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허위 진술이나 위증을 하였다고 볼 증거가 전혀 없는 이상 참가인이 관련 형사 사건에서 위와 같이 진술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간부직원의 지위를 박탈하는 이 사건 면직을 정당화할 만한 업무상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원고는 이 사건 면직 사유로 참가인이 근무하던 K지점이 2023년 지점 업적 평가 결과 최하위권에 해당하는 등 참가인의 업무성과가 미흡하였다는 점도 들고 있으나, 이는 이 사건 면직 당시 면직 사유로 삼았던 사유에 해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앞서 본 참가인의 원고 조합장 표창장 수여 경력, 참가인이 지점장으로 근무하였던 지점의 수신액 증가 양상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참가인의 업무성과가 미흡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한편, 이 사건 면직으로 인하여 참가인의 직급, 호봉, 급여 등에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보이나, 참가인은 이 사건 면직으로 인하여 간부직원의 지위를 잃고 관리자인 지점장으로서의 직무수행을 할 수 없게 되어 다른 지점 부지점장으로 발령받게 되었는바, 지역농업협동조합이라는 원고의 특성 및 지점 규모, 지점장의 지위 등을 고려하면, 참고인이 지점장 직위 및 권한 박탈, 사내 평판 하락 등으로 겪었을 심리적, 정신적 고통도 상당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면직에는 참가인에 대한 제재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므로, 대상자인 참가인 본인과 성실한 협의·면담·의견 제출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원고가 이 사건 면직을 하기에 앞서 참가인에게 의견 제출기회를 부여하는 등 최소한의 절차적 요건이라도 갖추었다고 볼 자료는 전혀 없으므로, 이 점에서도 이 사건 면직은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없다(재심판정 취소소송의 소송물은 재심판정 자체의 위법성이므로, 재심판정의 판단대상이 아닌 참가인의 이사회 개최 등에 관한 절차적 위법 주장은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류지선 황혜련
관계법령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