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16. 5. 9. 참가인의 C센터(이하 ‘이 사건 센터’라 한다)에 계약직으로 입사하여 2019. 6. 30.까지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이 사건 센터의 센터장 공개모집 공고에 응모하여 센터장(계약직)으로 채용되었다.
원고는 2019. 7. 1.부터 매년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센터의 센터장으로 근무하던 중 2023. 11. 30. 참가인으로부터 아래와 같은 사유를 이유로 재계약이 거절(이하 ‘이 사건 갱신거절’이라 한다)되어 2023. 12. 31.자로 그 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
원고는 2024. 1. 3.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갱신거절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3. 21.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나, 이 사건 갱신거절에 합리적 사유가 존재한다고 판단된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E).
원고는 2024. 4. 18.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7. 5.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B,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7. 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사이의 B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8, 9호증, 을가 제1 내지 3호증, 을나 제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지위 내지 정규직에 준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갱신거절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나아가 설령 원고에게 위와 같은 지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는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바, 이 사건 갱신거부사유 중 각 견책 징계에 관한 부분은 과거 징계사유로 고려된 것이어서 이 사건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로 주장할 수 없고, 이를 갱신거절의 사유로 삼는 것은 형평성, 신의칙 및 금반언의 원칙에도 반하며, 달리 이 사건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갱신거절은 위법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가 무기 근로자로 전환되었는지 여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단서 제1 내지 6호는 해당 근로자가 종사하는 업무의 특수한 성격 등을 고려하여 2년을 초과하여서도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일정한 예외사유를 열거하고 있고, 그 중 제5호는 ‘전문적 지식ㆍ기술의 활용이 필요한 경우와 정부의 복지정책ㆍ실업대책 등에 따라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른 기간제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1호에서는, 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 대하여 ‘박사 학위(외국에서 수여받은 박사 학위를 포함한다)를 소지하고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경우’를 정하고 있다.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거시한 증거들 및 을나 제10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❶ 원고는 이 사건 센터의 센터장 공개모집 공고에 응모하여 채용되었는데, 위 공개모집 공고에는 센터장의 주요직무로 ‘센터운영 행정 및 데이터 관리 총괄, 지도자 및 선수측정 관련 교육 총괄, 센터운영 평가계획 수립, 대내외 협력기간 관련업무’가, 자격요건으로 ‘국내외 C 분야박사학위 소지자로 체육관련 연구기관 2년 이상 경력자, 운동생리학 측정기자재를 원활하게 사용하고 그에 따른 운동처방이 가능한자’가 각 기재되어 있었다. ❷ 원고가 참가인과 매년 작성한 근로계약서 제1조에는 ‘본 계약의 목적은 참가인이 D의 지원을 받아 지역 C센터를 운영하기 위하여 지역의 우수한 운동선수에게 필요한 체계적이고 과학적 훈련 프로그램 수립 및 제공 등의 업무를 수행할 자격을 갖춘 연구인력인 근로자를 채용함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정함에 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❸ 원고는 위와 같은 자격요건(박사학위)과 업무능력을 갖춘 자로서 이 사건 센터의 센터장으로 입사한 이후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하였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해당 분야의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전문적 지식ㆍ기술의 활용이 필요한 일자리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에 해당하는바, 참가인은 이에 따라 2년을 초과하여 원고를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고, 원고가 2년을 초과하여 참가인에 근무하였더라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되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5년간 5차례에 걸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동일 장소에서 동일업무인 상시ㆍ계속적인 업무를 반복적으로 수행해온 점, 전임 센터장 역시 4년간 4차례에 걸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12월이 아닌 6월에 정년퇴임한 점, 참가인은 전임센터장에 대하여 정규직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정년퇴임식’이라는 공식적인 명칭을 사용한 점, 센터장 공개모집 공고에도 ‘매년 계약체결’이라는 내용을 게재한 점, 원고가 참가인에게도 정규직 근무자와 동일하게 처무규정을 적용하는 점 등에 비추어 근로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한 것은 형식에 불과하고 원고가 정규직에 준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들만으로는 원고가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되었거나 기간제가 아닌 정규직에 준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갱신기대권의 존재 여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는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5990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거시한 증거들 및 갑 제10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이 인정되는바, 원고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❶ 이 사건 센터의 센터장 공개모집 공고의 근무조건 부분에는 그 채용기간에 대하여 ‘계약직으로서 사업기간에 따라 매년 계약체결’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도 있음을 전제로 하는 내용이 존재한다. ❷ 이 사건 센터의 전임 센터장은 4차례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한 후 정년에 도달하여 퇴직하였고, 원고 역시 5차례에 결쳐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가 6번째 갱신을 앞두고 이 사건 갱신거절 통지를 받았다. 원고는 5차례에 걸쳐 이루어진 갱신을 통하여 근로계약이 6번째에도 갱신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었다.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 존재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 다만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에 따른 사용자의 갱신 거절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와는 구별되는 것이고, 근로관계의 지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나 기대 역시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거시한 증거들 및 갑 제5 내지 7, 11, 14 내지 18호증, 을가 제4호증, 을나 제3 내지 5, 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고,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 및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하므로, 이 사건 갱신거절은 유효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❶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에 따른 사용자의 갱신 거절은 해고와는 구별되는 것으로, 근로관계의 지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나 기대 역시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으므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근로자에 대하여 계약갱신을 거절할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근로자를 계약기간 중에 해고하는 경우에 갖추어야 할 정당한 이유(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보다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에 따라 판단함이 상당하다.
❷ 원고는 2019. 12. 16. ‘직원들의 개인 메신저 무단 열람’, ‘직장 내 괴롭힘’, ‘여직원들에게 임신기간 조절 강요’, ‘허위사실 유포’ 등의 사유로 ‘견책’의 징계를 받고, 2023. 10. 10. ‘근무시간 중 반찬 구매 및 초과근무수당 부정 수령’으로 다시 ‘견책’의 징계를 받았다.
❸ 원고가 센터장으로 취임한 이후 직원 2명이 원고와의 불화 및 갈등을 이유로 퇴사하였고, 현재 이 사건 센터에서 근무 중인 연구원 1명 또한 원고의 계약이 연장된다면 이 사건 센터를 퇴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참가인이 2022. 7. 12.부터 2022. 8. 5.까지 진행한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조사 과정에서 원고가 관계자들과의 회식자리 등에서 여직원들에게 술을 따라주라고 지시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음이 확인되기도 하였다.
❹ 이 사건 센터의 센터장인 원고로서는 직원들에 대한 리더십, 배려 및 존중을 토대로 이 사건 센터를 원활하게 운영할 책무가 있다. 이 사건 센터는 그 근무인원이 6인으로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는바, 구성원들 사이에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 직장 내 분위기가 저해되고 조직 내 인화를 저해하며 협업을 어렵게 하여 업무의 능동적ㆍ효율적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위험성도 크다.
❺ 사용자인 참가인으로서는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새롭게 갱신된 계약기간 중의 징계 여부 및 그 비위내용, 과거의 징계전력 유무, 직원들과의 갈등과 불화 여부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고, 이와 같이 과거의 징계전력 유무를 고려한다고 하여 신의칙 및 금반언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 앞서 본 여러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들을 감안하더라도 원고가 센터장으로서의 통솔력 및 자질 등이 부족하다고 보아 이 사건 갱신거절을 한 참가인의 판단이 불합리하다거나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❻ 원고는, 원고보다 비위정도가 높은 F 연구원에 대하여 계약을 갱신한 사례가 존재하므로, 이 사건 갱신거절이 형평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하나, 원고와 F 연구원은 조직상 지위와 역할, 권한 및 담당직무의 내용, 징계사유 등에 있어 이 사건과 사실관계를 달리하므로, 이와 비교하여 이 사건 갱신거절이 형평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도 어렵고, 참가인이 법률사무소 및 노무법인으로터 받은 자문의견을 토대로 원고에 대한 갱신거절 여부를 검토한 것으로 보이는 이상, 원고에 대한 근무평가 결과가 부존재한다는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소결론
이 사건 갱신거절은 유효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양상윤(재판장) 정한영 조약돌
[별지]
사건정보
사건
2024구합77624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원고
A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자영
피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전북특별자치도체육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송경한
변론종결
2025. 6. 13.
판결선고
2025. 8. 22.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