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11. 6. 선고 2024구합83735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상시 1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다문화 이주민에 대한 한국어 및 문화지원 사회통합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비영리민간단체이고, 이 사건 근로자들은 원고에 입사하여 다문화 이주민이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강사로 근무하였다.

나.

이 사건 근로자들 중 B, C, D, E, F, G은 아래 표 ‘자격취득일’ 란 기재 무렵 원고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 매년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왔고,<각주1> H는 2023. 3. 1. 원고와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이 사건 근로자들과 J, K은 2023. 11. 13. 원고의 대표자 L에게 아래와 같이 ‘2023년 12월까지의 퇴직금을 중간정산하고, 2024년 1월부터 퇴직금을 퇴직연금계좌로 적립하며, 주유비를 지급하여 줄 것을 요구하고, 퇴직금과 관련된 요구사항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2024년 1월부터 수업을 중단하겠다.’고 기재한 문서를 보냈다.

라.

원고의 대표자 L, L의 배우자이자 원고의 원장으로 재직 중이었던 M 및 이 사건 근로자들과 J, K은 2023. 11. 27. 별지 기재와 같이 면담을 하였다. 위 면담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은 원고가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원고 측은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으니 이 사건 근로자들이 수업을 중단하겠다면 사업장을 폐쇄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하였고, 결국 이 사건 근로자들과 원고는 아무런 협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마.

M은 2023. 12. 말경 이 사건 근로자들과 J, K에게 12월 수업을 마무리한 후 바 우처 결제에 필요한 단말기 등을 반납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 사건 근로자들과 J, K은 2023. 12. 31. 원고에게 카드키, 사물함키, 단말기 등을 반납하였고, 그 이후로는 출근을 하지 않았으며, 원고는 2024. 1. 22. 이 사건 근로자들과 J, K에 대한 고용보험 상실신고를 하였다.

바.

이 사건 근로자들과 J, K은 2024. 2. 20.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4. 18. ‘이 사건 근로자들과 J, K의 의사에 반하여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해서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근로자들과 J, K의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N).

사.

이 사건 근로자들은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하여 2024. 5. 2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8. 16.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었고, 관계 법령상 지급의무가 있는 퇴직금의 지급을 거부하면서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정당한 해고사유로 인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하며, 기간제 근로자의 지위에 있는 C와 H는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됨에도 합리적 이유 없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였다.’는 이유로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이 사건 근로자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I,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근로자들은 원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구할 권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요구하면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근로제공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부당한 요구에 응할 수 없으니 출근을 하지 말라는 취지로 답변한 것에 불과하므로, 원고와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의 근로관계는 사직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종료되었다.

2)

기간제 근로자의 지위에 있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근로계약에 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고, 설령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자들이 원고에게 퇴직금의 지급을 요구하면서 이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근로제공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원고와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의 근로계약은 2023. 12. 31. 기간만료로 종료되었다.

3)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해고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이 사건 근로자들이 사직하였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 해고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노무 수령 거부 경위와 방법, 노무 수령 거부에 대하여 근로자가 보인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 등 참조). 근로자가 근로관계의 종료원인이 해고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사용자가 합의해지에 따라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해당 근로관계의 종료원인이 해고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여야 한다(서울고등법원 2018. 5. 4. 선고 2017누84329 판결 참조).

2)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자들이 자발적인 의사로 사직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2023. 11. 27.경 이 사건 근로자들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통보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자들이 사직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23. 11. 13. 원고의 대표자 L에게 2023년 12월까지의 퇴직금 중간정산, 중간정산 후 발생하는 퇴직금에 대한 퇴직연금계좌 적립, 주유비 지급을 요구하면서 퇴직금과 관련된 요구사항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2024년 1월부터 수업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근로자들이 원고에게 수업 중단의 의사를 표시한 것은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을 전제로 근로조건 개선과 관련된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선택한 수단으로 보이고, 설령 이 사건 근로자들이 원고에게 요구한 내용 중 원고의 법적 의무가 아닌 사항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이 스스로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

나)

이 사건 근로자들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달리 이 사건 근로자들이 원고에게 자발적으로 사직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오히려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23. 11. 27. 원고의 대표자 L 등과 면담을 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 수업을 거부하겠다고 하였을 뿐, 퇴사를 한다고 한 사실이 없다.’고 분명하게 항의를 하였다.

다)

그럼에도 원고의 대표자 L은 2023. 11. 27. 이 사건 근로자들과의 면담 과정에서 ‘사업장을 폐쇄하겠다.’, ‘요구사항을 들어줄 수 없으니 그냥 퇴사하라.’고 하면서 2024. 1. 1.부터 이 사건 근로자들의 노무 수령을 거부하겠다는 취지를 분명하게 전달하였고, 이는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고자 하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라)

원고의 대표자 L의 배우자이자 원장으로 재직 중인 M은 2023. 12. 말경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12월 수업을 마무리한 후 바우처 결제에 필요한 단말기 등을 반납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들은 원고에게 카드키, 사물함키, 단말기 등을 반납한 이후 2024. 1. 1.부터 출근을 하지 않았는데, 이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원고로부터 해고를 당하였다고 인지한 후 그에 따른 후속 처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

다.

원고의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계약관계 종료 통보의 위법 여부

1)

이 사건 근로자들의 지위

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본문은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항 단서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예외를 규정하고 있다. 또한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은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자들 중 B, D, E, F, G은 원고에서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였으므로, 위 근로자들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다.

다)

반면 C와 H는 원고에서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였으므로, 근로계약 종료 당시 기간제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는데, C는 2023. 1. 1. 원고와 근로계약기간을 2023. 1. 1.부터 2023. 12. 31.까지로 정하여 기간제 근로계약을 갱신하였으므로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됨과 동시에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었으나, H의 경우 2023. 3. 1. 원고와 계약기간을 2023. 3. 1.부터 2024. 2. 29.까지로 정하여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될 당시 근로계약기간 중에 있었다.

2)

B, D, E, F, G, H에 관한 판단

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 2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고, 위 법률 규정은 사용자가 기간제근로자를 근로계약기간 중 해고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나)

살피건대, 원고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된 B, D, E, F, G과 근로계약기간 중에 있었던 기간제근로자인 H를 해고하면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원고의 위 근로자들에 대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 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 따라서 원고의 위 근로자들에 대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 2항을 위반한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C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나)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

갑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C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다년간 다문화 이주민이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수행하여 오면서 1년 단위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강사들을 채용하여 왔고, 실제로 원고는 C와 같이 강사로 근무하는 다른 기간제 근로자들에 대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왔으며, C가 원고에 근무하면서 담당하여 온 강사 업무는 원고에게 지속적으로 필요한 업무에 해당하고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한다고 하여 고용의 필요성이 없어진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와 C 사이에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C에게는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다)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 인정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C는 2022. 12. 12. 원고에 입사하였고, 원고가 C에게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통보할 당시 C의 계속근로기간이 1년을 초과하였으므로, 원고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에 따라 C가 퇴직할 경우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 설령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퇴직금의 중간정산 사유가 발생하지 않아 원고가 C를 포함한 이 사건 근로자들의 퇴직금을 중간정산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2023. 11. 27. 이 사건 근로자들과의 면담 과정에서 그와 같은 사정을 전혀 설명하지 않은 채,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 의무를 부담하므로, 2023년까지의 퇴직금을 중간정산하고, 2024년부터의 퇴직금을 퇴직연금계좌로 적립하여 달라.’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요구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은 프리랜서이므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거나 ‘퇴직금이 월급에 포함되어 있었으므로 퇴직금을 별도로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를 일괄하여 부인하였을 뿐이다. 이처럼 원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C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인하면서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통보한 이상, C가 원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 및 퇴직금 지급 등을 요구하면서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수업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C에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원고는 위와 같은 사정 이외에 원고가 C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할 만한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주장하거나 이와 관련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한 바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C에게 근로계약에 관한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됨에도 원고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C에 대한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였으므로, 원고의 C에 대한 근로계약관계 종료 통보는 부당하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와 다른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종합

이상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이현우 백송이

[별지]

각주1) 갑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C는 2022. 12. 12.경 원고에 입사한 것으로 보이고, 갑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C는 2023. 1. 1. 원고와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