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9. 23.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16. 5. 16. 피고 보조참가인에 입사<각주2>하였고 2022. 10.경부터 상품팀에서 구매파트장의 직무를 수행한 자이다. 참가인은 식자재 및 공산품 판매업, 유통전문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참가인은 2023. 8. 18. 경영진단 재고조사 결과 식자재의 실제 재고량과 ERP 시스템상의 재고량이 일치하지 않음을 확인하였고, 이에 참가인의 경영진단조직은 2023. 10.경 원고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였다.
참가인은 2023. 12. 15. 원고가 참가한 가운데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같은 날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비위행위(이하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를 이유로 해고한다는 내용의 징계처분 통보서(효과: 2023. 12. 16., 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라 한다)를 내용증명 우편으로 보냈다.
원고는 2024. 3. 12.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기 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5. 17.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허위 매입, 송장 조작, 재고 차이 등의 행위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는 반면, 54,924,698원을 횡령했다는 부분은 징계사유로 인정하기 어렵다 할 것이나,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없었으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가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H).
원고는 2024. 6. 2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9. 23.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4호증, 을가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징계절차상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은 감사 과정 및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 감사팀은 원고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한 채 불러주는 대로 확인서를 작성할 것을 강요했고, 인사위원회는 원고로 하여금 참가인 회사의 전산에 접근할 수 없게 한 채 원고에게 소명의 기회 및 소명할 수 있는 자료 일체를 주지 아니하고 원고의 횡령행위가 있었음을 단정하며 이 사건 징계해고를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해고에 절차상 위법이 있다.
판단
관련 법리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당사자에게 징계사유와 관련한 소명기회를 주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대상자에게 그 기회를 제공하면 되며, 소명 자체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징계위원회에서 징계대상자에게 징계혐의 사실을 고지하고 그에 대하여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면 충분하고, 혐의사실 개개의 사항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발문하여 징계대상자가 이에 대하여 빠짐없이 진술하도록 조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6두5604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5 내지 10호증, 을가 제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15조 제2호, 제59조 제1, 2호에서 '인사위원회위원장은 회의개최 5일 전까지 징계혐의자에게 회의일시, 장소, 의제 등을 통보하고, 심의 시 징계혐의자를 출석하게 하여 소명 기회를 부여하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② 원고가 2023. 10.경 감사 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징계혐의 사실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개진한 사실, ③ 참가인이 2023. 12. 7. 원고에게 2023. 12. 15.자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를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하였고, 이에 원고가 2023. 12. 15. 인사위원회에 직접 출석하여 징계혐의 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받고 이에 대한 입장을 진술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원고는 감사 과정 및 인사위원회에서 징계혐의 사실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고, 이에 관하여 소명할 기회를 부여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 절차에 하자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징계사유의 존부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해고를 한 이유는 횡령이고, 허위 매입 등의 부정행위는 횡령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횡령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인정될 수 없다.
원고가 허위 매입, 단가 조정 등을 한 이유는 참가인의 재고 관리, 전산 처리 프로세스의 부재 등으로 인해 이미 발생한 전산과 재고의 불일치를 맞추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취업규칙 제57조 제1항 제14호 소정의 '고의 또는 과실로 업무상 장애 또는 분쟁을 야기시킨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이 주장하는 횡령 금액 54,924,698원 중 인터넷청과 관련 2,537,500원, F 관련 6,382,641원 합계 8,920,141원은 원고가 업무에서 배제된 2023. 8. 25. 이후에 발생한 금액이고, 송장 조정을 한 6,541,223원은 원고가 월말에 단가가 상이한 품목변경으로 정상적으로 조정하여 이미 처리된 금액이며, F에서 누락된 매출 10,568,600원은 참가인이 이미 수령한 금액이고, K에서 누락된 매출 약 12,317,800원도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이며, I이 청구한 금액인 8,710,132원은 고객이 자체 폐기한 내역이므로, 원고의 행위로 인해 발생한 참가인의 손해가 아니다. 위 각 금액을 제외하고 남은 7,866,802원 중 약 500만 원은 입 · 출고 수량을 확인하여 정리하면 해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남은 약 280만 원은 사내에서의 분실, 폐기, 오류 등으로 인하여 확인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이다. 따라서 원고의 행위로 참가인에게 발생한 손해가 거의 없으므로, 취업규칙 제57조 제1항 제14호 소정의 '회사에 중대한 손해를 초래한 자'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1 내지 20, 24 내지 38호증, 을가 제3, 5호증, 을나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원고가 허위 매입, 허위 반송, 송장 조작, 단가 임의조정을 했다는 부분은 인정되나, 원고가 농산물을 무단 출고하여 횡령하였다는 부분과 원고의 허위 매입, 허위 반송, 송장 조작, 단가 임의조정으로 인해 참가인에게 54,924,698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부분은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일부 이유 있다.
참가인은 원고가 54,924,698원 상당의 농산물을 무단 출고하여 횡령하였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허위 매입 등을 하였다고 주장하는 반면, 원고는 농산물을 무단 출고한 사실이 없고 입 · 출고 시 분실, 폐기, 반품, 단가 변동 등으로 발생하는 재고 차이, 단가 차이를 맞추기 위해 전산 처리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원고가 농산물을 무단 출고하여 횡령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
원고가 감사 과정에서 작성한 자필 확인서(을가 제3호증, 이하 '이 사건 각 확인서'라 한다)에 '본인이 직접 임시용차를 불러 상품을 출고지시서 없이 출고하고 매출을 누락하는 등의 행위를 자행하면서 회사에 손실을 끼친 사실을 인정한다', 'F는 J시장에서 직접 픽업, K는 J시장에서 본인이 용차를 불러 배송하였다'라는 기재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 기재는 수기 납품(상품이 먼저 배송된 후 전산 처리가 이루어지는것), 직송 배송에 관한 것으로 보여 원고가 농산물을 빼돌려 횡령하였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나아가 이 사건 각 확인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거나 그 기재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
즉 원고는 감사팀이 징계해고와 형사고소를 할 것처럼 압박하여 어쩔 수 없이 불러주는 대로 이 사건 각 확인서를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감사 녹취서에 의하면 감사팀이 원고에게 감사를 거부하면 징계해고와 동시에 형사고소를 할 것이라고 하며 불러주는 대로 확인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원고가 불러주는 대로확인서를 작성하다가 '횡령', '무단' 등의 단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자, 감사팀이 '실랑이를 할 부분이 아니다. 원고는 회사에 손실을 끼쳤고 원고가 책임을 져야 한다', '다 무단이다. 인정해라. 인정 안 하면 보고드리고 감사를 거부한 것으로 말하겠다', '회사 내부적으로 우리 선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할 건지는 원고의 태도에 달렸다. 1분을 주겠다. 앞으로도 써야 되는 내용에 대해 하나씩 다 부인할거면 이렇게 시간 끌 필요가 없다'라고 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의하면 감사팀은 원고의 이의 제기에도 불구하고 징계와 형사고소를 언급하며 원고를 압박하여 불러주는 문구대로 확인서를 작성할 것을 강요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각 확인서는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거나 그 기재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원고가 농산물을 무단 출고하여 횡령하였다는 부분은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징계해고 사유는 횡령이고 허위 매입 등의 부정행위는 횡령이 있었음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횡령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징계처분 통보서상 징계사유란에 '횡령(54,924,698원)'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무단 출고의 횡령행위가 있음을 전제로 이로 인해 발생한 재고 차이, 잔고 차이를 은폐하기 위해 허위 매입 등의 부정행위를 하였다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있느냐 여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지 반드시 징계의결서나 징계처분서에 기재된 취업규칙이나 징계규정에 정한 징계근거 사유만으로 징계사유가 한정되는 것은 아닌데(대법원 2001. 12. 27. 선고 2000두9083 판결 등 참조), 인사위원회 녹취서에 의하면 인사위원회에서 재고 차이가 발생한 원인이 무엇인지를 추궁하며 원고가 프로세스를 준수하지 않고 재고 차이를 없애기 위해 임의로 허위 매입 등을 한 행위를 문제삼았고, 징계처분 통보서에도 원고가 허위 매입, 허위 반송, 허위 반품, 송장 조작, 단가 임의조정 등의 부정행위를 반복한 사실이 징계사유의 구체적인 내용으로 기재되어 있는바, 원고가 허위 매입, 허위 반송, 송장 조작, 단가 임의조정을 한 것도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가 허위 매입, 허위 반송, 송장 조작, 단가 임의조정을 한 사실 자체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원고가 위와 같은 행위를 한 것은 그 동기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업무 처리의 정확성 등을 해쳤다는 점에서 취업규칙 제57조 제1항 제14호 소정의 '고의 또는 과실로 업무상 장애 또는 분쟁을 야기'한 것에 해당한다.
다만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원고의위 행위로 인해 참가인에게 54,924,698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월말에 농산물 납품업체와 동일한 마감을 하여 대금을 집행하여야 하는데, 전산에는 다양한 원인(입출고 시 검수 미비로 인한 분실 · 폐기에 대한 전산입력 누락, 폐기 · 반품 시 매입 취소 누락, 수기 납품 시 매출 입력 누락 등)으로 농산물 납품업체의 납품 명세보다 적은 매입이 잡혀 있어서, 부득이하게 월말에 무나 양파로 매입을 잡거나 단가를 조정하여 농산품 납품업체의 납품내역과 최대한 유사하게 대금이 집행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① 양주지점에서 일했던 L과 M이 '입출고 시 검수 미비, 다수의 전산 입력 권한자로 인한 재고 오류, 재고 차이에 대한 조사 프로세스 미비, 폐기 · 반품에 대한 전산 처리 프로세스 미비 등이 있었다'라는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한 점, ② 원고의 전임자였던 N도 '참가인 회사의 물류 관리 부실로 인해 재고 차이가 빈번하게 발생하였음에도 회사가 이를 개선하지 않아 담당자가 마감 시 재고 차이를 없애기 위해 송장 조작 등을 할 수밖에 없었다'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한 점, ③ 참가인도 중앙노동위원회의 심문기일에서 농산물의 폐기 · 반품 등으로 감모 손실이 불가피하게 발생하고 상품 가짓수나 재고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한 점, ④ 원고가 농산물을 횡령하였다는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회사에서 농산물 재고 차이는 여러 가지 원인으로 상시적, 구조적으로 발생하였고, 원고는 이를 없애기 위해 허위 매입, 단가 조정 등을 한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은 원고가 허위 매입, 단가 조정 등을 한 금액 전부를 원고의 행위로 인한 회사의 손해액이라고 간주하였으나, 재고 차이가 발생한 원인은 위와 같이 다양한 사정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이고, 정확히 원인별 금액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분실 · 폐기 · 반품 등으로 인한 손실도 상당 부분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분실 · 폐기 · 반품 등으로 인한 손실은 당초부터 참가인 회사가 부담하였어야 하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원고의 행위로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한편 참가인이 주장하는 손해액 중에는 실제 발생한 손해가 아님이 소명된 부분도 포함되어 있다. F에 대한 누락된 매출인 10,568,600원은 참가인이 회수하였고, 인터넷청과에 대한 2,537,500원, F에 대한 6,382,641원 합계 8,920,141원은 원고가 업무에서 배제된 2023. 8. 25. 이후에 마감한 금액이므로, 원고의 행위로 발생한 참가인의 손해라고 볼 수 없다(참가인은, 업무 배제 이후 마감한 금액도 원고가 전산 입력을 누락한 결과로 발생한 금액이므로 손해액에서 제외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원고가 마감 시 허위 매입, 단가 조정 등을 한 행위를 문제삼는 것이지, 재고 차이가 발생한 원인에 해당하는 전산 입력 누락 등을 문제삼은 것은 아니고, 전산 입력은 원고 외에 양주, 일산, 춘천 지점의 다른 직원들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전산 입력 누락이 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해 발생하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으므로, 참가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참가인은 원고를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업무상횡령 혐의로 고소하였으나(이후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고소는 취소하였다), 경기남양주남부경찰서는 2025. 4. 17. '피의자의 범죄혐의를 입증할 자료가 불충분하고 피해자가 고소 후 6개월이 경과한 현재까지 피해금을 특정하지 못하여 피의자의 범죄혐의를 입증할 자료가 불충분한바, 경찰수사규칙 제108조 제1항 제4호 다목(고소 · 고발사실에 대한 수사를 개시 · 진행할 구체적인 근거가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업무상횡령 혐의에 대한 고소를 각하하는 불송치 결정을 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회사도 원고의 행위로 인해 발생한 손해액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징계양정의 재량권 일탈 · 남용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재고 차이가 발생한 것은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 부재 때문이다. 재고에 관한 수불관리, 실물 재고의 검수, 폐기, 반품 등은 물류 및 지점에서 해야 할 업무인데, 참가인은 원고가 마감 및 상품 담당자라는 이유만으로 원고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였다. 원고는 상급자인 팀장과 지점 관리자들에게 수차례 재고관리 시스템의 문제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요청했음에도 외면당하였다. 참가인은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지 않아 책임이 가장 큰 상품팀장 O에게는 '경고'를 한 반면 원고에게는 이 사건 징계해고를 하였는바 징계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 원고는 2023. 3.부터 같은 해 7.까지 주 60시간에 이를 정도의 과중한 업무를 하였고, 7년 7개월 동안 우수사원이었으며 2023년 상반기대형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면서 포상을 받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해고는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다.
판단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기업의 규모·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7두979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1, 2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징계해고는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서 징계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이 사건 징계해고는 원고가 농산물을 횡령하여 참가인 회사에 54,924,698원의 손해를 끼쳤음을 주된 징계사유로 삼은 것이나, 원고가 농산물을 횡령하였다는 부분과 원고의 허위 매입 등으로 인해 참가인에게 54,924,698원의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부분이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가 허위 매입 등의 행위로 개인적으로 이익을 얻은 바 없고,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횡령 · 배임 등과는 달리 재고 차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잘못된 방식으로 처리하려 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서 참가인 회사와의 신뢰관계를 회복 불가능하게 훼손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재고 차이를 허위 매입 등의 방식으로 은폐한 것은 잘못된 행위이기는 하나, ① 농산물 입출고 시 수량이나 품질에 대한 검수를 하지 않아 재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분실, 폐기가 발생해도 이를 전산에 정확히 반영하기 어려웠던 점, ② 원고 외에 양주, 일산, 춘천 지점의 다른 직원들이 각자 전산에 폐기, 반품 등을 입력할 수 있어 원고가 분실, 폐기의 원인을 파악하여 재고 관리를 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수기 발주, 수기 출고로 인해 재고 오류가 자주 발생한 점, ④ 폐기, 반품 시 매입에서 마이너스 처리를 해야 하나 과중한 업무로 인해 원고가 이를 일일이 처리하기 어려웠고, 폐기, 반품의 책임 부서인 물류팀에서 폐기, 반품을 잘 인정해 주지 않았던 점, ⑤ 저장 농산물의 단가가 수시로 변경되어 임의로 단가를 정해서 입고시키고 추후 단가를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회사의 여러 가지 구조적인 원인으로 재고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재고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며, 구매 담당자인 원고 개인의 노력으로 재고 차이를 해소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므로, 위 문제를 전적으로 원고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다. 인력이 부족하고 업무가 과중하며 농산물 입출고시 수량과 품질 확인 절차를 규정한 프로세스, 반품 · 폐기 프로세스 등이 참가인 회사 내에 규정상 명확하게 존재하지 않아 원고가 입출고, 반품, 폐기 등을 빠짐없이 입력 · 관리하는 것이 어려워 보임에도, 참가인이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고 · 보관 · 출고 등의 구간별 책임을 팀별 또는 담당자별로 설정한다거나 직원들을 상대로 자연 감모, 전산 누락, 폐기미처리 등 원인별로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두고 교육을 하였다거나 재고 실사를 빈번하게 하였다는 등의 개선 노력을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바, 앞서 인정된 비위행위를 원고의 귀책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참가인은, 반품 · 폐기 프로세스가 존재하였다고 주장하나, 구체적인 프로세스의 존재를 입증할 만한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한 바 없고, 원고가 주장하는 구조적인 한계에 대하여 납득할 만한 반박 또한 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참가인의 위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는 약 7년 7개월 동안 참가인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별다른 징계를 받은 전력이 없는 것으로 보이고 2023년에는 P회사 딜러를 영입하는 등으로 참가인 회사의 매출 신장에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든 여러 사정들과 이 사건 징계해고가 참가인이 선택할 수 있는 징계의 종류 중 근로자 지위 자체를 박탈하는 가장 가혹한 처분인 점을 고려하면, 원고에게 인정된 징계사유만을 들어 이 사건 징계해고를 유지하는 것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것으로 판단된다.
소결론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원고가 허위 매입, 허위 반송, 송장 조작, 단가 임의조정을 한 부분은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였다고 판단되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별지]
각주1) 청구취지상 처분일이 2024. 2. 19.이고, 재심판정서 1쪽에 판정일이 2024. 2. 19.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재심신청일이 2024. 6. 24.이고 갑 제4호증에 재심판정일이 2024. 9. 23.로 기재된 점 등에 비추어 청구취지상 처분일이 오기로 보이므로, 위와 같이 정정한다.
각주2) 원고가 입사할 당시 상호명이 '주식회사 D'이었으나, 위 회사는 2024. 7. 1. E 주식회사로 흡수합병되었고, E 주식회사는 2025. 7. 1. 피고 보조참가인에 흡수합병되었는바, 이하 위 회사들을 구분하지 아니하고 '참가인' 또는 '참가인 회사'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