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9. 9. 원고와 B노동조합 사이의 C 교섭단위 분리 결정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결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결정의 경위
원고는 2018. 10. 1. 설립되어 하수처리장, 소각장, 매립장 등 환경기초시설 운영 · 관리, 상 · 하수도 설비 공사업 등을 영위하며, 전국에 115개의 사업소를 운영하고 있다.<1>
B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2001. 8. 18. 설립된 노동조합으로, 상급단체는 D단체이고, 산하에 E지회를 두고 있다. 원고의 사업소 중 하나인 창원시 F센터(이하 '이 사건 사업소'라 한다)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19명은 이 사건 노동조합에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 노동조합 외에도 원고 소속 근로자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는 노동조합들은 아래와 같다.
G노동조합(이하 '소외 1 노조'라 한다): 상급단체 없음. 소외 1 노조 산하에는 H지부 및 I지부가 있음. 원고 소속 근로자 24명이 가입하여 활동.
J노동조합(이하 '소외 2 노조'라 한다): 상급단체는 K단체. 소외 2 노조 산하에는 H지부가 있음. 원고 소속 근로자 3명이 가입하여 활동.
L노동조합(이하 '소외 3 노조'라 한다): 상급단체는 K단체. 원고 소속 근로자 14명이 가입하여 활동.
M노동조합(이하 '소외 4 노조'라 한다): 상급단체는 N단체. 소외 4 노조 산하에는 O분회가 있음. 원고 소속 근로자 4명이 가입하여 활동.
이 사건 노동조합은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P로 원고 사업장의 교섭단위에서 이 사건 사업소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해달라는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하였고, 경남지
방노동위원회는 2024. 7. 17. 이 사건 사업소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는 결정을 하였다.
원고는 경남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C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9. 9. '이 사건 사업소를 비롯한 4개 사업소(이 사건 사업소, Q소각<2>, R사업소<3>, S사업소<4>) 간에는 근로조건에 현격한 차이가 있고, 지리적으로 전국에 분산되어 있어 사업소 간 정기 인사교류가 거의 없으며, 사업소 간특성을 고려하여 별도로 2023년 임금 및 단체협약 합의서를 체결한 사실 등에 비추어 효율적인 단체교섭과 노사관계안정을 위하여 이 사건 사업소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재심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법률상 이익의 존부)
피고의 본안전 항변
원고는 이 사건 사업소의 관리대행 용역을 더 이상 수행하지 않고 있고, 2025. 1. 1.부터 다른 회사가 관리대행 용역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 사건 사업소의 원고 소속 근로자도 모두 퇴직하였고, 이 사건 노동조합은 원고가 아닌 다른 회사와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원고에게는 이 사건 재심결정을 다툴 법률상의 이익이 없다.
관련 법리
위법한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는 위법한 처분에 의하여 발생한 위법상태를 배제하여 원상으로 회복시키고 그 처분으로 침해되거나 방해받은 권리와 이익을 보호 · 구제하고자 하는 소송이므로, 비록 그 위법한 처분을 취소한다 하더라도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그 취소를 구할 이익이 없다고 할 것이지만(대법원1996. 11. 29. 선고 96누9768 판결 등 참조), 동일한 소송 당사자 사이에서 동일한 사유로 위법한 처분이 반복될 위험성이 있어 행정처분의 위법성 확인 내지 불분명한 법률문제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에 있어서는 행정의 적법성 확보와그에 대한 사법통제, 국민의 권리 구제의 확대 등의 측면에서 여전히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7. 7. 19. 선고 2006두1929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두13203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의 이 사건 사업소에 대한 관리대행 용역이 2024. 12. 31. 종료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추후 원고가 이 사건 사업소에 관한 관리대행 용역자의 지위를 재취득 할 경우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서 이 사건 사업소를 교섭단위 분리해야 하는지에 관한 법률적 분쟁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이 사건 재심결정의 취지를 고려할 때, 원고의 다른 사업소에서 교섭단위 분리 신청이 있다면 피고가 이 사건 재심결정과 유사한 처분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이므로, 행정의 적법성 확보 등을 위해 이 사건 재심결정의 위법성 확인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원고에게는 여전히 이 사건 재심결정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으므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재심결정의 위법 여부
관련 법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에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도록 하여 교섭창구의 단일화를 원칙으로 하였고(제29조의2), 이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여야 하는 단위(이하 '교섭단위'라 한다)를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하되(제29조의3 제1항), 교섭대표노동조합에 대하여는 그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할 수 없도록 하는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하였다(제29조의4 제1항). 다만 예외적으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고려하여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노동위원회는 노동관계 당사자의 양쪽 또는 어느 한쪽의 신청을 받아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제29조의3 제2항).
이러한 노동조합법 규정의 내용과 형식 · 체계,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복수의 노동조합의 설립 · 활동을 보장하면서도 교섭창구 단일화를 원칙으로 함으로써 독자적인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동조합 간 혹은 노동조합과 사용자간의 반목 · 갈등, 단체교섭의 효율성 저하 및 비용 증가 등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하여 효율적 · 안정적인 단체교섭 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단체교섭 절차 일원화의 취지(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7두37772 판결 등 참조), 교섭창구 단일화의 실시와 아울러 그로 인하여 헌법상 단체교섭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지 않도록 교섭대표노동조합에 대하여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한 점(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7다218642 판결 등 참조) 등의 사정에다가 예외적으로만 교섭단위의 분리를 인정한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노동조합법 제29조의3 제2항에서 정한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별도로 분리된 교섭단위에 의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것을 정당화할 만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의 사정이 있음은 물론 이로 인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하여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더라도 근로조건의 통일적 형성을 통한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려는 교섭창구단일화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두39361 판결 참조). 이처럼 교섭단위의 분리를 인정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대해서는 분리를 주장하는 측이 그에 관한 구체적 사정을 주장 ·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두53716 판결 참조).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을 제3, 4, 7 내지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의 사업소 운영현황 및 관련 노동조합 조직 현황
원고는 본사와 전국 115개 사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원고의 본사에는 임직원 76명이 근무 중이고, 본사에서 전국 사업소의 인사 · 노무 · 회계 등을 통합하여 관리하고 있다. 이 사건 재심결정일 당시 5개 사업소와 관련하여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었는데, 그 노동조합 조직 현황은 다음과 같다.
<생략>
<5><6>
원고의 주요 사업소별 근로조건 비교
이 사건 노동조합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 무렵을 기준으로 이 사건 사업소와 다른 주요 사업소의 근로조건을 비교한 내역은 다음과 같다.
<생략>
원고의 주요 사업소별 고용형태 비교
이 사건 노동조합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 무렵을 기준으로 이 사건 사업소와 다른 주요 사업소 간 고용형태, 정년, 관리규정 등을 비교한 내역은 다음과 같다.
<생략>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6 내지 20, 32 내지 4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이 사건 사업소와 다른 사업소들 사이에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나유의미한 고용형태의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사업소만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여 교섭이 이루어진 관행이 존재하지 않으며, 이 사건 사업소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함으로써 달성하려는 이익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유지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이익보다 크다고 볼 수 없으므로,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사업소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근로조건의 현격한 차이 유무
원고는 전국의 모든 사업소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취업규칙, 인사규정, 채용규정, 복무규정을 두고 있으며, 근무시간 및 휴게시간, 연장 근무 및 휴일근무, 당직, 출 · 퇴근, 휴 · 병가, 휴 · 복직, 승진, 급여, 직무, 직책 등 근로조건에 관하여 통일적인 규율체계를 갖고 있다.<7>
이 사건 사업소는 하수처리, 건조, 분뇨 등의 업무를 주로 수행하는바, 그 업무 내용이 다른 사업소의 업무와 완전히 동일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원고가 각 사업소에서 수행하는 업무는 모두 환경기초시설의 운영 · 관리라는 동일한 목적 아래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고, 특히 하수처리나 건조 업무의 경우 다른 사업소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으며, 분뇨처리 역시 슬러지건조 등과 세부적인 공정의 차이가 있을 뿐 업무구조가 대체로 유사해 보인다는 점에서 업무의 성질이나 내용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사업소가 분뇨처리 업무를 독자적으로 수행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가 제출하는 증거들만으로는 분뇨처리 업무가 그 강도, 위험성, 작업환경, 업무에 수반되는 책임 등에 있어 다른 업무와 현저히 다르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이를 인
정할 만한 다른 증거도 없다.
이 사건 사업소의 근무형태는 일근제 및 교대 근무제로 다른 사업소와 대체로 유사하다. 구체적인 근로시간이나 휴게시간이 사업소 별로 다르기는 하나, 이는 세 부적인 업무 내용의 차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보이고, 115개에 이르는 전국사업소의 근로 · 휴게 시간이 세부적인 부분까지 동일한 것은 오히려 이례적이다.
피고는 '원고가 각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구체적인 업무를 위탁받아 사업소를 운영하고 있어 각 사업소 별로 관리하는 시설물의 종류와 규모가 다르며, 계약형식, 계약기간, 계약조건이 서로 달라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그러나 피고가 제출하는 증거들만으로는 사업소 간 계약기간 외 다른 주요한 근로조건들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오히려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각 사업소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임금수준, 임금체계, 휴일, 근로 및 휴게시간은 대체로 균질하다고 보인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들은 환경기초시설 관리업무에 관한 위 · 수탁 계약을 하거나, 그 관리대행대가를 산정함에 있어 상당한 경우 공통된 지침에 따르는 것으로 보이는바, 각 사업소 별로 별도로 위 · 수탁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근로조건에 현격한 차이가 발생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고용형태의 유의미한 차이 유무
이 사건 사업소와 다른 주요 사업소 모두 정규직 근로자로 구성되어 있고, 동일하게 공개채용 절차를 거쳐 채용되며, 정년도 만 60세로 동일하다.
원고 소속 근로자들의 직급체계나 교육 · 훈련제도가 동일하고, 사업소 간 인 사교류가 없다고 볼 수도 없다. 특히 원고의 인사발령기록(갑 제20호증)에 의하면, 이 사건 사업소에서 다른 사업소로 전보되거나, 다른 사업소에서 이 사건 사업소로 전보된 인원이 적지 않고, 전보대상이 된 근로자의 근무형태 및 직급도 비교적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고와 지방자치단체 간 위 · 수탁계약 기간 및 갱신 여부에 따라 각 사업소 근로자들의 근무기간에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별도로 분리된 교섭단위에 의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것을 정당화할 만한 현격한 고용형태의 차이를 인정하기 어렵고,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부족하다.
개별 교섭 관행의 유무
이 사건 사업소만 별도의 교섭단위로 원고와 교섭을 진행하였던 관행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사건 노동조합이 이 사건 사업소의 근로조건 등과 관련하여 별도로 노사 간 협의나 대화를 한 정황도 보이지 않는다. 그 외에 종래의 교섭방식을 둘러싸고 분쟁이 발생하였다는 등 새로운 교섭단위 구성의 필요성을 인정할 만한 사정도 없다.W사업소의 경우 교섭단위가 분리된 이력이 있기는 하나, 이는 W사업소에서의 용역대행업무와 관련하여 내부조직 및 인력배치, 업무분장, 인력관리 등에 관한 결정권이 원고가 아닌 공동수급체 대표사(유한회사 Z)에 있었기 때문이므로(갑 제23호증 참조),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사업소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여야 할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이익형량 등
이 사건 사업소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는 경우 각 사업소 별로 다른 단체협약이 체결됨에 따라 노동조합 상호간 또는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갈등, 교섭 효율성의 저하, 교섭비용의 증가, 노무관리상의 어려움 등이 초래될 우려가 있다. 특히 원고는 전국에 115개의 사업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 운영 형태가 지방자치단체와 위 · 수탁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할 경우, 향후 각 사업소 별로 교섭단위가 분리되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형해화될 위험성도 있다. 한편, 교섭단위를 분리함으로써 이 사건 사업소의 근로조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소외 1 노조가 공정대표의무를 준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볼 만한 객관적인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교섭단위를 분리함으로써 달성되는 이익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는 것보다 크다고 할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양상윤(재판장) 정한영 조약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