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10. 16. 선고 2024구합86635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9. 20.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D은행을 자회사로 둔 금융지주회사이고,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원고의 홍보부에서 과장(4급)으로 재직 중인 근로자이며, E는 D은행에서 근무하다 2023. 1. 1. 원고로 전적하여 홍보부에서 참가인의 하급자이자 대리(5급)로 재직하였던 근로자이다.

나.

E는 2023. 3. 18. 원고에게 '참가인이 부당한 내용의 사유서 작성을 지시하고, 통신연수를 받지 못하게 하며, 난임휴직 신청을 방해하고, 개인질환을 인사위원회에 알리겠다고 하는 등의 직장 내 괴롭힘을 하였다'고 신고하였다. 원고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참가인의 직장 내 괴롭힘 여부를 조사하였고, 조사위원회는 2023. 6. 29. 원고에게 'E의 위 신고내용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결과보고서를 제출하였다.

다.

원고는 위 조사결과와 조사 과정에서 참가인이 보인 태도를 문제 삼아 인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아래 사유로 2023. 12. 19. 참가인을 징계해고 하였다(이하 각 징계사유의 순번별로 '제○징계사유'라 한다).

라.

참가인은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5. 17.'제1, 3징계사유만이 인정되나, 그 징계사유만으로도 징계양정이 적정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F). 참가인이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9. 20. '제1, 3징계사유만이 인정되며, 그 징계사유만으로는 징계양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8호증, 을가 제3호증, 을나 제26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제1징계사유의 인정 여부(직장 내 괴롭힘, 인정)

1)

E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내용의 요지(갑 제8호증)

2)

E의 신고내용이 신빙성 있는지

갑 제8~12, 15, 56, 67호증, 을나 제26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을 종합하면, E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내용은 신빙성이 매우 높으므로, 참가인이 위와 같은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E는 참가인이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을 때마다 그 사실을 배우자나 친언니에게 공유하거나 일지로 남겼고 이를 근거로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하였다(갑 제8호증). E의 메신저 내용과 일지는 신고내용과 정확히 부합할 뿐만 아니라 그 당시 참가인의 언행과 E가 느꼈던 감정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어 허위로 작성된 것이라 보기 어렵다.

②

E가 2015년경 참가인을 알게 되어 2023. 1. 1.자로 원고 홍보부로 전적하기 전까지 참가인과 사적인 이야기를 주고받을 정도로 친분이 있었던 관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E가 전적 이후부터 허위신고를 위한 증거를 만들 목적으로 배우자 등과 메신저 대화를 하거나 일지를 작성하였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

③

참가인은 직장 내 괴롭힘 조사과정에서 통신연수 방해와 관련한 질문에는 '홍보부 업무도 진행이 안 돼서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니 전문연수를 받아보라고 이야기 했다'고 진술하였고, 난임휴직 방해와 관련한 질문에는 자신의 발언 내용을 부정하지 않은 채 「발령 받자마자 휴직을 앞세워 혼란스러운 의사소통을 하는 E에게 '너를 위해서라도 인사부에 사실대로 보고하여 징계를 받던 뭘 하든 해야 이런 행동을 멈출것 같다'고 말했다」고 진술하였으며, 개인질환 누설과 관련한 질문에는 'E가 아프다고 했다가 아니라고 했다가 말을 계속 번복하여 진실로 회사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참가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참가인이 E의 통신연수와난임휴직을 방해하고 개인질환을 인사위원회에 알리겠다고 한 행위를 추정할 수 있으므로, 이 역시 E의 신고내용이 허위가 아니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④

부당한 내용의 사유서 작성과 관련하여, 참가인은 E가 스스로 '업무미숙'과 '지시 불이행'이란 단어를 사용했을 뿐, 자신이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E가 최초로 작성한 사유서에는 '업무미숙'이나 '지시 불이행'과 같은 단어가 없었으나, 참가인의 결재 반려 이후 그 단어들이 사유서에 포함된 점, 본인만 보는 메모가 아닌 공식적인 보고서에 근로자가 업무지연 사유로 '업무미숙'이나 '지시 불이행'과 같은 단어를 스스로 포함시킨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E의 신고내용과 같이 참가인의 지시로 위 단어가 사유서에 포함되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3)

참가인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의하면,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 갑 제8, 12~14호증, 을나 제20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E에게 한 행위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킨 행위로서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므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고, 이는 원고 상벌지침(갑 제65호증) 제17조 제11호에서 정한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①

부당한 내용의 사유서 작성지시: 홍보부 G 부장의 지시로 2021년경부터 사유서를 전산에 등록하기 시작하였는데, 본래 그 목적은 담당자 사이 보고내용이 바뀌는 것을 방지하고 후임자의 실수를 방지하기 위함이며, 이에 따라 상급자가 사유서의 문구까지 일일이 간섭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참가인은 E에게 '업무미숙', '지시 불이행'과 같이 E의 잘못을 강조하는 단어를 사유서에 포함시켜 전산에 등록할 것을 지시하였고, 이를 이행할 때까지 사유서를 결재하지 않았다. 이는 사유서 작성의 본래 목적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홍보부의 업무개선에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종의 '망신주기'와 다를 바 없으므로,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평가할 수 있다(다만 원고는 E가 2023. 2. 28. '준법감시업무 지연 사유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도 참가인이 부당한 내용을 포함시킬 것을 지시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는 E의 신고내용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고 을나 제26호증만으로는 위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

②

통신연수 방해: D은행의 경우 5급에서 4급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통신연수를 이수해야 했고, 근로자는 부서장이나 관리자의 승인 없이 자유롭게 통신연수를 받을 수 있었다. 원고에서 근무하되 원소속사가 D은행인 근로자 역시 원칙적으로 부서장 등의 승인 없이 통신연수를 받을 수 있었고, 다만 원고 내부 결재프로그램의 한계로 인하여 통신연수 신청 시 부서장의 형식적인 전자결재를 받아야 신청이 가능했다. 이에 따라 E가 통신연수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G 부장을 결재를 받아야 했는데, 참가인은 그 중간결재자임에도 불구하고 결재를 거부하여 E로 하여금 통신연수 신청을 못하게 하였다. 이에 관하여 참가인은 자신에게 중간결재권한이 없었다고 주장하나, 설령 참가인에게 중간결재권이 없었더라도 참가인으로서는 신청을 반려하거나 G이 결재할 수 있도록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있었는데도 고의적으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방치하였으므로, 이는 어느 모로 보나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③

난임휴직 방해, 개인질환을 인사위원회에 알리겠다고 한 행위: 참가인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함에는 아무런 의문이 없고, 이와 관련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참가인은 E가 결국 2024. 3.경 난임휴직 사용허가를 받았으므로 자신이 난임휴직을 막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나, 이 부분 징계사유는 난임휴직을 사용하려던 E에게 폭언을 하고 난임휴직 사용이 불가능할 것처럼 겁을 준 것이므로, E가 이후 난임휴직 사용허가를 받은 사실은 징계사유 인정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나.

제2, 3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1)

인정사실

가)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및 예방지침' 제15조에 의하면, 원고는 직장 내 괴롭힘 조사기간 동안 피해자가 요청하는 경우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피해자의 요청을 고려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나)

E는 2023. 3.경 휴직하여 2023. 7. 1. 복직하게 되었는데, 인사부서장 H 부장은 E의 요청에 따라 참가인과 같은 장소(4층)에서의 근무를 막기 위해 2023. 6. 30. 참가인에게 2023. 7. 3.자로 2층에서 근무할 것을 명령하였다. 그러나 참가인은 같은 날 'E가 자신에 대한 험담을 하며 괴롭히고 있기 때문에 근무장소를 변경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근무장소 변경명령을 거부하였다.

다)

이후 참가인은 2023. 7. 3. H, E 등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였다. H은 같은 날 다시 한 번 참가인에게 2층에서 근무할 것을 명령하였으나, 참가인은 자신이 E 등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다는 이유로 오히려 E 등과 분리조치를 요구하며 근무장소 변경명령을 거부하였다.

라)

참가인은 2023. 7. 5. 및 2023. 7. 11. 직장 내 괴롭힘 상담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시 피신고인(E 등)과 분리조치가 가능한지 여부 등에 관하여 질의하였다.

마)

H은 2023. 7. 11. 참가인에게 8층에서 근무할 것을 명령하였으나, 참가인은 이를 계속 거부하였다. 참가인이 근무장소 변경명령을 이행하지 않자 H은 참가인과의 접촉을 막기 위해 E에게 유급휴가를 부여하거나 재택근무를 시킬 수밖에 없었다.

바)

한편, 참가인의 2023. 7. 3.자 E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신고내용은 'E가 상식적인 업무지시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허위신고를 하였다'는 것인데, 원고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2023. 9. 8. 참가인의 신고내용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갑 제2, 27~39, 41호증, 을나 제26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제2징계사유(E에 대한 2차 가해, 인정)

가)

참가인은 2023. 5. 12.경 이미 E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관하여 서면 · 대면조사를 모두 마쳐 E의 신고내용을 알고 있었는데도(갑 제20~24호증), 그 신고내용에 관하여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하지 않다가 H로부터 2023. 7. 3.자로 근무장소 변경을 명령받자 그제야 인사명령일에 맞춰 E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였다. 이후 참가인은 자신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이유로 오히려 피해자인 E가 분리조치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속적으로 근무장소 변경명령을 거부하였다. 참가인이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한 시기와 그 이후의 행태 및 참가인이 신고한 직장 내 괴롭힘 조사결과 등을 모두 고려하면, 참가인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인사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구실을 만들기 위해 그 피해자인 E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는 E에 대한 2차 가해로서 원고 상벌지침 제17조 제12호에서 정한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나)

이에 관하여 참가인은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자체를 징계사유로 삼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 위반이라 주장한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되긴 한다. 그러나 참가인이 근무장소 변경명령을 받자 이를 거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피해자인 E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역신고하고 오히려 E의 분리조치를 요구한 것이므로, 이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제도를 악용한 권리남용행위에 해당한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은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한 근로자를 그 신고의 원인이 된 사용자나 상급자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취지의 규정이지,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신고까지 무조건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규정은 아니므로, 이 부분을 징계사유로 삼는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 위반이라 할 수 없다.

3)

제3징계사유(근무장소 변경명령 불이행, 인정)

가)

원고 인사규정(을나 제8호증) 제13조 제1항에 의하면, 직원은 상급자의 정당한 직무상의 명령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참가인은 인사부서장 H이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및 예방지침' 제15조에 따라 3차례에 걸쳐 근무장소 변경을 명령하였는데도, 오히려 E가 분리조치 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명령을 거부하였다. 참가인이 내세운 거부 사유는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은 이유로 정당한 거부사유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참가인은 상급자의 정당한 직무상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것이고, 이는 원고 상벌지침 제17조 제3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나)

참가인은, 원고 사옥 2층에 과거 참가인을 성추행 한 가해자를 옹호한 I이 근무하였기 때문에 2층으로의 근무장소 변경명령을 거부한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이 근무장소 변경명령을 거부할 당시 그와 같은 사정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점, 참가인은 I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8층으로의 근무장소 변경명령 조차 거부한 점 등을 고려하면, 참가인이 주장하는 거부사유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다)

또한 참가인은, 인사부서장에 불과한 H에게는 참가인과 같은 4급 직원에 대한 인사이동 권한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전결규정 기준표(을나 제16호증)에 의하면, 4급 직원에 대한 인사이동 권한은 부서장이 아닌 담당임원에게 있긴 하나, 이때 의 '이동'은 부서 단위 이상의 인사이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부서를 그대로 두고 단순히 근무장소만 변경하는 경우에까지 담당임원이 직접 인사명령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

제4징계사유(비밀유지서약서 작성 지시 불이행, 인정)

1)

갑 제20~24호증에 의하면,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및 예방지침」제13조 제6항은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받은 사람들은 비밀유지 서약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원고 조사위원회로부터 위임을 받은 J 노무사는 2023. 4. 17. 참가인에게 서면 문답서와 함께 비밀유지서약서를 전송하며 이를 작성 · 회신해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참가인은 2023. 4. 21. 서면 문답서만 회신하고 비밀유지서약서 작성은 거부한 사실, J노무사는 2023. 5. 12. 참가인에 대한 대면조사를 실시하였으나 참가인은 이때도 비밀유지서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

2)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7항에 의하면,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과정에 참여한 사람은 해당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원고 조사위원회가 J 노무사를 통해 참가인으로 하여금 비밀유지서약서 작성을 지시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7항이 규정한 비밀유지의무를 각인시키기 위한 조치로서 정당한 지시에 해당하고, 서약서의 내용도 '조사절차에 성실히 협조한다', '조사내용 및 신상정보에 관한 비밀을 유지한다', '신고인에 대한 보복행위를 하지 않는다'와 같이 피조사자의 일반적 의무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내용에 불과하다. 따라서 참가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비밀유지서약서 작성을 거부한 행위는 「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및 예방지침」을 위반한 것이므로, 이는 원고 상벌지침 제17조 제3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원고 조사위원회 간사가 공정하지 않은 인물이었다는 점은 비밀유지서약서 작성거부의 정당한 사유라고 볼 수 없다).

라.

징계재량권의 일탈 · 남용 여부

1)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안에서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17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에 대한 징계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부당해고라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가)

참가인은 E의 업무미숙을 지적한 것을 넘어 과거 자신에게 털어놓았던 난임과 개인질환까지 직장 내 괴롭힘의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점에서 비위행위의 정도가 중하다. 참가인의 직장 내 괴롭힘은 약 2달에 걸쳐 이루어졌고, E는 그로 인하여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며 끝내 우울증 진단까지 받게 되었다. 또한 E는 참가인으로 인해 결국 원고를 퇴사하여 원소속사인 D은행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나)

그런데도 참가인에게는 자신의 잘못에 관한 아무런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참가인은 징계절차뿐만 아니라 이 사건 소송에서도 끝까지 직장 내 괴롭힘을 E의탓으로 돌리고 있다. 설령 E가 원고로 전적한지 얼마 되지 않아 업무에 미숙한 점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직장 내 괴롭힘을 정당화할 사유는 되지 못한다. 참가인이 자신의 잘못에 관하여 아무런 반성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원고로 복귀하여 근무할 경우 또 다른 직장 내 괴롭힘의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가 매우 크다.

다)

참가인은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에 비협조로 일관하여 기본적인 비밀유지서약서 작성마저 거부하였고, 심지어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려는 인사명령에도 응하지 않아 피해자가 회사에 출근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까지 초래하였다. 이는 참가인이 애초부터 원고의 직장질서에 따를 의사가 있었는지 의문인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참가인은 직장 내 괴롭힘 신고제도를 악용하여, 사용자의 정당한 인사명령을 거부하기 위한 수단으로 E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였다는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높다.

라)

이에 관하여 참가인은, 원고 인사위원회에서 징계사유와 관련 없는 사유로 징계양정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제1~4징계사유만으로도 징계해고에 부족함이 없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아가 징계처분에서 징계사유로 삼지 아니한 비위행위라고 하더라도 징계종류 선택의 자료로서 피징계자의 평소의 소행과 근무성적, 당해 징계처분 사유 전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사실 등은 징계양정에서 참작할 수 있는 것이므로(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인사위원회가 징계사유로 삼지 않은 요소들을 징계양정에서 고려하였더라도 징계의 공정성을 상실하였다거나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참가인이 부담하며, 나머지는 패소한 피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