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 A노동조합(이하 '원고 A'라 한다) 및 원고 B단체(이하 '원고 B단체'이라 한다)은 전국 공무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노동조합이다. 원고 C은 전라남도 E시청에 소속된 공무원으로 2024. 3. 원고 A의 위원장으로 당선된 자이고, 원고 D은 대구광역시 F구청에 소속된 공무원으로 2022. 12. 원고 B단체의 위원장으로 당선된 자이다.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공무원노조법'이라 한다)이 2022. 6. 10. 법률 제18922호로 개정되어 2023. 12. 11. 시행되면서 제7조, 제7조의2, 3 등에서 공무원 노동조합 업무 전임자 등에 대한 근무시간 면제 제도를 도입하자,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공무원면제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원회'라 한다)는 2024. 10. 22. 공무원노조법 제7조의2 제3항, 제17조 제2항,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4조의2 제3항에 따라 공무원의 근무시간 면제 한도를 심의 · 의결하여 이를 피고에게 통보하였다.
피고는 2024. 11. 27. 공무원노조법 제17조 제2항, 노동조합법 제24조의2 제4항에 따라 심의위원회가 위와 같이 심의 · 의결한 내용을 아래와 같이 고용노동부 고시 제2024-57호로 고시하였다(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본안전항변의 요지
심의위원회가 근로시간 면제 한도에 관한 고시 내용을 심의 · 의결하는 것과 피고가 이를 고시하는 것은 별개의 처분이지만, 피고는 심의위원회가 심의 · 의결한 내용대로 이 사건 고시를 하였을 뿐이고, 원고들은 주로 심의위원회의 심의 · 의결 절차 또는 내용을 다투고 있으므로, 원고들이 이 사건 고시의 무효확인을 구하려면 피고가 아닌심의위원회를 피고로 삼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피고적격이 없는 자를 상대로 제기한 것이다.
판단
무효확인소송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그 처분 등을 행한 행정청을 피고로 한다(행정소송법 제13조 제1항 본문 및 제38조 제1항). 일반적으로 처분이 주체 · 내용 · 절차와 형식의 요건을 모두 갖추고 외부에 표시된 경우에는 처분의 존재가 인정된다. 행정의사가 외부에 표시되어 행정청이 자유롭게 취소 · 철회할 수 없는 구속을 받게 되는 시점에 처분이 성립하고, 그 성립 여부는 행정청이 행정의사를 공식적인 방법으로 외부에 표시하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7두3887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심의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이 사건 고시의 내용을 심의 · 의결하기는 하였으나, 심의위원회가 심의 · 의결한 내용을 공무원노조법 제17조 제2항, 노동조합법 제24조의2 제3항에 따라 피고에게 통보하는 것은 행정처분이라고 보기 어렵고, 피고가 공무원노조법 제17조 제2항, 노동조합법 제24조의2 제4항에 따라 심의위원회의 심의 · 의결 내용을 고시의 형식을 갖추어 대외적으로 공표할 때 비로소처분을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고시를 공식적인 방법으로 외부에 표시한 주체는 피고이므로, 이 사건 고시에 대한 무효확인의 소는 이 사건 고시를 한 행정청인 피고를 상대로 제기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이 사건 고시의 무효 여부
원고들 주장의 요지
공무원연맹의 규약에 따르면 임원은 위원장, 수석부위원장, 부위원장, 사무총장이고 본부장은 임원에 해당하지 않는데, 심의위원회를 구성한 노동조합 추천 위원 5명중 3명(G, H, I)이 각 소속 단체의 본부장으로, 법령에서 정한 '전국적 규모의 노동단체 또는 공무원 노동단체의 전직 · 현직 임원'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심의위원회 구성이 위법하다(제1 주장).
심의위원회는 2024. 9. 3. 이후 J 위원을 배제한 채 확대간사회의를 개최하여 합의안을 도출하였는바, 심의위원회의 심의 · 의결은 절차상 위법하다(제2 주장).
공무원노조법 시행령 제3조의8이 일정한 자격을 갖춘 자에 한하여 심의위원회의 구성원인 위원으로 추천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제3자가 심의위원회에 대리로 출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사건 고시 내용을 심의· 의결한 심의위원회의 제1차 내지 제11차 전원회의에 일부 심의위원들이 직접 출석하지 아니하고 다른 자로 하여금 대리 출석을 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심의위원회의 심의· 의결은 절차상 위법하다(제3 주장).
공무원노조법 제7조의2 제3항에 의하면 심의위원회가 근무시간 면제 한도를 심의 · 의결할 경우에는 노동조합 설립 최소 단위를 기준으로 한 조합원의 수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조직형태, 교섭구조 · 범위 등 공무원 노사관계의 특성을 반영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고시는 오로지 노동조합별 조합원 수만을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근무시간 면제 한도를 정하였고, 노동조합의 조직형태, 교섭구조 · 범위 등 공무원 노사관계의 특성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는바, 이 사건 고시는 강행규정인 공무원노조법 제7조의2 제3항에 위반된다. 또한 이 사건 고시에 따를 경우 가입대상 조합원이 233,909명이지만 1개의 노동조합으로 취급되는 행정부 노동조합과 가입대상 조합원이 292,124명으로 행정부와 큰 차이는 없으나 각각 별개의 노동조합으로 취급되는 지방자치단체 노동조합 간에 연간 사용가능인원에 현격한 차이가 나고, 법원과 행정부 간에 교섭의 구조및 그 현황에 있어 별다른 차이가 없음에도 행정부 교섭에 한하여만 인사혁신처장으로 하여금 6,000시간 이내에서 근무시간 면제한도를 추가로 부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바, 이는 행정부 노동조합과 지방자치단체 노동조합, 법원 노동조합을 합리적인 이유없이 차별하는 것으로서, 형평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제4 주장).
따라서 이 사건 고시는 절차상 위법한 심의위원회의 심의 · 의결에 기초한 것으로 절차상 하자가 있고, 공무원노조법 제7조의2 제3항에 위반되고 형평의 원칙에 반하는 실체상 하자가 있으며, 그 하자가 중대 · 명백하므로 무효이다.
판단
제1 주장에 관한 판단
공무원노조법 시행령 제3조의8 제1항 제1호는 심의위원회의 위원의 자격기준에 관하여 '전국적 규모의 노동단체 또는 공무원 노동단체의 전직 · 현직 임원'이라고 정하고 있다. 갑 제2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심의위원회를 구성한 노동조합 추천 위원 중 K은 L단체 수석부위원장이고 J는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으로, '전국적 규모의 노동단체 또는 공무원 노동단체의 현직 임원'에 해당함이 분명하다. 한편 G은 임명 당시 L단체 홍보교육본부장이었지만 M노동조합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고, H은 임명 당시 L단체 정책본부장이었지만 N노동조합 부위원장, B 단체 사무총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I은 임명 당시 O단체 공무원본부장이었지만 P노동조합 위원장, Q단체 부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으므로, 설령 G, H, I이 L단체이나 O단체 규약상 해당 단체의 임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전국적 규모의 노동단체 또는 공무원 노동단체의 전직 임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심의위원회를 구성한 노동조합 추천 위원 5명 모두 공무원노동조합법 시행령 제3조의8 제1항 제1호에서 말하는 '전국적 규모의 노동단체 또는 공무원 노동단체의 전직 · 현직 임원'에 해당한다.
나아가, 공무원노조법 제17조 제2항, 노동조합법 제24조의2 제5항 제1호는 전국적 규모의 노동단체 또는 공무원 노동단체가 심의위원회의 위원으로 추천하는 사람을 공무원을 대표하는 위원으로 구성하도록 정하고 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전국적 규모의 노동단체 또는 공무원 노동단체에 공무원대표 위원의 추천을 요청하였고, 노동단체 등이 단체 간 협의를 거쳐 O단체이 위 5명을 공무원대표 위원으로 추천하였고,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 심의위원회 위원을 구성하였다. 그렇다면, O단체이 위 5명을 공무원대표 위원으로 추천한 행위는 위 5명이 위원의 자격기준을 갖추었고 위원직을 수행하기에 적합하다는 의견을 표명하고 이에 대한 신뢰를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는바, 원고들이 이 사건 소송에서 공무원대표 위원의 자격을 문제삼는 것은 그러한 신뢰를 저버리고 이와 모순된 주장을 하는 것으로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제2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심의위원회가 2024. 9. 3. 이후 J 위원을 배제한 채 확대간사회의를 개최하여 합의안을 도출하였다고 주장하나, 심의위원회가 J 위원을 배제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을 제2호증의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2024. 9. 3. 이후 개최된 제10차, 제11차 전원회의에 J 위원이 참석한 사실이 인정되며, J 위원 등이 회의 배제와 관련된 이의를 제기하였다는 등의 사정도 보이지 않는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제3 주장에 관한 판단
공무원노조법 제17조 제2항 및 공무원노조법 시행령 제14조 제1항이 준용하는 노동조합법 제24조의2 제8항,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1조의6은 심의위원회의 운영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위원의 대리 출석을 금지하고 있지 않고, 위 시행령에서 규정한 사항 외에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추가로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공무원근무시간면제심의위원회 운영규정」(을 제7호증의2) 제3조는 "공익을 대표하는 위원을 제외한 위원이 부득이한 사유로 회의에 출석할 수가 없을 때에는 소속 기관 또는 단체의 직원 중 해당 위원의 위임을 받은 자가 위원을 대리하여 회의에 출석할 수 있다. 단, 이 경우 회의 개시 전까지 위원장에게 대리 출석 사실을 알려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심의위원회는 이 사건 고시를 제정하기 위하여 2024. 6. 12.부터 2024. 10. 22.까지 11차례에 걸쳐 전원회의를 개최하였는데, 각 회의별로 정부교섭대표 위원 중 1~2명가량이 직접 위 회의에 출석하지 않고 제3자로 하여금 대리 출석을 하게 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공무원노조법 등 관계법령은 심의위원회 위원의 대리 출석을 금지하고 있지 않고,「공무원근무시간면제심의위원회 운영규정」은 위원의 대리 출석이 가능함을 전제로 하는 규정을 두고 있으며, 나아가 위 심의위원회 전원회의에 직접 출석한 위원 수 대비 대리 출석한 위원의 비중이 크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원의 대리 출석으로 인하여 심의위원회 위원의 추천 자격을 규정한 공무원노조법 시행령 제3조의8의 입법취지가 사실상 무의미해지는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이상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고시를 심의 · 의결하기 위한 심의위원회 전원회의에 위원들 중 일부가 제3자로 하여금 대리 출석하도록 하여 이들이 심의 ·의결에 참여하였다는 점만으로 이 사건 고시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제4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공무원노조법은 2022. 6. 10. 법률 제18922호로 개정되어 2023. 12. 11. 시행되면서 종래 공무원에게는 적용되지 않던 근무시간 면제 제도를 최초로 도입하였고, 동법 제7조의2 제3항, 제17조 제2항, 노동조합법 제24조의2 제3, 4항은 심의위원회가 노동조합 설립 최초 단위를 기준으로 근무시간 면제 한도를 심의 ·의결하도록 한 후 피고가 이를 고시하도록 하면서 '조합원의 수를 고려하되 노동조합의 조직형태, 교섭구조 · 범위 등 공무원 노사관계의 특성을 반영하여 심의 · 의결할 것' 외에는 근무시간 면제 한도 설정에 관하여 특정한 방식으로 정하여야 한다는 등의 제한을 두지 않았다. 이와 같은 관계 법령의 개정 연혁 및 체계에다가, 근무시간 면제 제도는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일정 수의 공무원에게 예외적으로 근로를 면제함으로써 이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실질적으로 보장해 주는 수익적 행정행위에 가까운 점을 더하여 보면, 근무시간 면제 한도를 어느 정도로 설정할지에 관하여는 기본적으로 행정청에 광범위한 재량이 부여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고시의 내용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근무시간 면제 한도는 존중되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갑 제3 내지 5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심의위원회는 공무원 근무시간 면제 제도 관련 실태조사, 20여 개 기관의 노정 양측을 대상으로 한 FGI(Focus Group Interview) 조사, 현장 방문 조사 등을 실시하면서 노동조합의 조직형태, 교섭구조 등 공무원 노사관계의 특성에 대한 검토를 하였고, 11차례의 전원회의, 9차례의 간사회의(4차례 확대간사회의 포함), 5차례의 공익회의를 하면서 조합원의 수, 노동조합의 조직형태, 교섭구조 · 범위 등을 반영한 면제 한도를 도출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였다. 예를 들어 제5차 전원회의에서 노조활동 시간 영역별 및 세부내용별 근무시간면제 대상업무 포함 여부 및 방식에 관하여 논의하였고, 제6차 전원회의에서 행정부 부 · 처 · 청 · 위원회별로 면제한도를 배분할 것인지 행정부 전체적으로 면제한도를 부여할 것인지 등에 관하여 논의하였다.
이러한 논의 끝에 가장 많은 교섭단위가 존재하는 구간(300명~1,299명)에 연간 최소한 1~2명이 근무시간을 면제받을 수 있도록 면제시간을 정하는 한편, 행정부공무원에 대하여는 대규모 · 단일로 조직된다는 특성을 반영하여 민간 최대한도에 가까운 수준으로 면제시간을 부여할 수 있도록 6,000시간의 범위 내에서 추가적인 근무시간 면제를 부여할 수 있도록 정하였다. 이와 같은 심의위원회의 심의 · 의결 과정 및 이에 기하여 도출된 이 사건 고시의 내용에 더하여, 공무원노조법 제7조의2 제3항이 근무시간 면제 한도 설정에 관하여 특정한 방식으로 정하여야 한다는 등의 제한을 두 지 않은 점을 보태어 보면, 피고가 공무원노조법 제7조의2 제3항에서 근무시간 면제한도 설정 시 고려하도록 한 '노동조합의 조직형태, 교섭구조 · 범위 등 공무원 노사관계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한편, 행정부는 51개(부 · 처 · 청 · 위원회) 기관이 하나의 노동조합 설립의 최소 단위에 해당하므로(공무원노조법 제5조 제1항 참조), 이 사건 고시에 의하면 행정부의 조합원은 15,000명 이상에 해당하여 최대 28,000시간을 면제받을 수 있고, 여기에 인사혁신처장이 행정부 교섭 등에 필요한 경우 추가로 부여할 수 있는 연간 6,000시간을 더하면 총 34,000시간의 근무시간을 면제받을 수 있으므로, 풀타임(주 40시간×52주) 기준으로는 약 16명, 파트타임 기준으로는 약 32명이 근무시간을 면제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방자치단체는 243개 기관(광역 17개, 기초 226개)이 각각 하나의 노동조합 설립의 최소 단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고시에 의하면 최소 243명의 지방자치단체의 조합원이 근무시간을 면제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 노동조합은 그 조합원 규모가 작은 경우(예컨대 조합원299명 이하인 경우) 연간 최대 1,000시간 이내이므로 풀타임으로 근무시간을 면제받기는 어렵고 파트타임으로 근무시간을 면제받을 수밖에 없는바, 지방자치단체 노동조합의 개수가 많아서 연간 사용가능인원이 많다는 사정만으로 행정부 노동조합에 비하여 부여받는 근무시간 면제 한도가 많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활동 중인 조합원 수를 보면 행정부는 약 6만 명이나 지방자치단체는 25만여 명으로 4배 이상 많아 지방자치단체 조합원들 간 내부적인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데 더욱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볼 여지도 있는 점, 중층적인 교섭 형태는 행정부 노동조합만의 특성이라기보다는 공무원 노사관계의 전반적인 특성이라고 보이는 점, 이 사건 고시에서 행정부 노동조합의 경우 대규모 · 단일로 조직된다는 특성을 고려하여 추가적인 근무시간 면제를 부여할 수 있도록 정하였고, 그렇게 행정부에 할당된 근무시간 면제 한도가 행정부 공무원의 노동조합 활동을 지나치게 위축시킬 정도로 부족하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고시에 따를 경우 행정부의 노동조합과 지방자치단체의 노동조합의 연간 사용가능인원에 차이가 난다고 하여 행정부의 노동조합과 지방자치단체의 노동조합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였다고 볼 수 없는바, 이 사건 고시가 형평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법원 노동조합 조합원들은 직렬이 다양하지 않고 비교적 유사한 근무조건에서 유사한 직무를 수행하는 반면, 행정부는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수십여 개의 부 · 처 · 청 · 위원회로 구성되어 있고, 그 소속 국가공무원은 23만 명이 넘으며, 다양한 근무조건에서 다양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와 같이 행정부의 노동조합은 법원의 노동조합에 비하여 그 규모가 훨씬 크고, 다수의 하부조직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적으로도 특별시 · 광역시 · 특별자치시 · 도 · 특별자치도 · 시 · 군 · 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흩어져 있고, 그 조합원들의 직렬 · 직급 등 인적 구성과 근무조건 역시 훨씬 다양하므로, 법원 노동조합에 비하여 구성원들 간 내부적인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데 더욱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 사건 고시가 행정부에 한하여 연간 6,000시간 이내의 한도 내에서 근무시간 면제 한도를 추가로 부여할 수 있다고 정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차별에 해당하므로, 법원에 대하여 동일한 예외를 두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이 사건 고시가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도 없다.
그 밖에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고시가 공무원노조법 제7조의2 제3항 또는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어 위법하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고시에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고시의 하자가 중대 · 명백한지 여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원고들의 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