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 남성)는 1983년경부터 1988년경까지 C광업소, D탄광 등에서 채탄후산부로 근무하였고, 1999년경부터 2002년경까지 주식회사 E에서 철근가공업, F 주식회사에서 어류운반업, 2004년경부터 2015년경까지 주식회사 G 등에서 건설일용직으로 조적공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5. 10. 23. H병원에서 '이차성 고관절증 NOS 좌측'(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를 진단받고, 이 사건 상병이 원고의 신체부담작업으로 인한 업무상 질병이라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2021. 3. 26. 최초요양신청을 하였다.
피고는 2022. 2. 26. 이 사건 상병이 원고의 선천성 질환(LCP)에 의한 이차성 관절염으로 개인 질환에 해당한다는 의학적 소견에 따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고, 원고가 이에 대하여 심사 및 재심사를 청구하였으나 각 기각 결정을 받았다.
원고는 2024. 9. 13. 피고에게 나.항 기재와 동일한 사유로 요양급여를 신청하여 요양불승인처분을 받은 후, 2024. 9. 27. 다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피고는 2024. 10. 8. 원고에게 다.항 기재 사유와 동일한 이유로 요양급여불승인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합계 23년 6개월 동안 광업소 및 건설 사업장에서 채탄부 및 조적공으로 근무하면서 중량물 취급, 계단을 오르내리는 동작 등 고관절에 부담을 주는 신체부담업무에 종사하였다. 원고가 소아기에 레그-칼베-페르테스병(LCP병, 이하 'LCP병'이라 한다)을 앓은 전력은 있으나, 그 후 특별한 불편을 느끼지 않고 살아오던 중 2012년~2013년경부터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한 좌측 고관절 부위에 증상이 발생한 것을 느겼는바, LCP병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수행한 신체부담업무로 인하여 악화되었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가 수행한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기초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7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I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및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상병과 원고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지 않다.
이 사건 상병은 고관절에 선행 질환이나 구조적 이상, 외상, 염증, 대사성 질환등 특정 원인이 존재하여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질환으로, 정상적인 관절에서는 비구와 대퇴골두가 고르게 부하를 전달하나,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한 경우 그러한 기계적 균형이 깨지면서 관절 연골이 점차 마모되고, 피질골이 단단해지거나 골극이 형성되며 결국 통증과 운동 제한이 발생하게 된다. 이 사건 상병의 발병기전은 기저 원인에 의하여 비정상적인 하중이 지속적으로 가해지고, 연골세포의 대사 이상과 미세골절, 골낭 형성, 활막염 등이 조합되어 진행성 관절 손상이 나타난다. 이차성 고관절증은 외상이나 선행 질환에 의한 이차적인 해부학적 변형으로 발생하는데, 대표적 선행 질환으로는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 LCP병, 대퇴골두골단분리증, 발달성 내반고, 화농성 관절염, 대퇴골두 골괴사, 대퇴비구 충돌, 외상성 변형 등이 있다.
원고의 경우 2015. 1. 7. 촬영된 양측 고관절 엑스레이 사진에서 좌측 고관절은 관절간격 감소 및 관절 주위 경화 소견 및 골극이 관찰되었고, 관절증의 양상이 과거LCP병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산업재해보상보험 심사위원회 및 산업재해보상보험 재심사위원회는 일치하여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이 고관절 비구이형성증으로 인해 발생한 이차성 골관절염에 해당하고 업무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의는 피고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등의 견해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의학적 소견을 밝히기는 하였다. 그러나 감정의는 'LCP 병을 앓은 후 20~40년 동안은 치료 방법에 상관없이 70~80%의 환자에서 통증 없이 생활을 할 수 있으나 이후 점차 관절염의 빈도가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고, 40년 이후부터는 고관절 기능의 감소가 현저하여 많은 환자들이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한다'는 정형외과학 교과서를 인용하며, 일반적으로 LCP병 환자가 60~70대에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하나 원고의 경우 수술 당시 나이가 40대 후반으로 비교적 젊은 연령에 수술을 시행할 만큼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상병이 LCP병에 의하여 발병한 것으로 보이나 그 악화에는 신체부담업무가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근거를 밝혔다.그러나 진료기록감정의의 의견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상병의 발병은 LCP병에 의한 것으로 보이고, 다만 진료기록감정의가 이 사건 상병이 신체부담업무에 의하여 자연경과에 비해 악화되었다고 판단한 근거는 LCP병을 앓은 환자의 경우 20~40년 동안은 통증 없이 생활을 할 수 있으나 40년 이후부터 고관절 기능 감소가 현저한데, 원고의 수술 당시 연령이 40대 후반인 점을 고려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제출된 증거에 의하면 원고가 LCP병을 앓은 시기는 4~5세경이었고, 원고가 이 사건 상병 부위 증상을 처음 느낀 시기는 2012~2013년경으로, 당시 원고의 연령은 40대 중반이었던 것으로 보이며, 원고가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하여 고관절 인공치환술을 받은 연령대 역시40대 후반 정도로, LCP병을 앓은 시기로부터 40년 이상 지난 시점에 해당하는바, 감정의가 들고 있는 근거자료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소아기에 LCP병을 앓았던 점을 고려할 때 그로부터 40년 이상 지난 후 인공관절치환술을 받았다는 것이 자연 경과 이상의 악화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가 수행한 신체부담업무(채탄부, 조적공)가 양쪽 고관절 중 좌측에만 힘이 들어가는 종류의 업무에 해당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데, 원고의 우측 고관절은 정상소견을 보이고 있고, 달리 고관절에 부담을 주는 자세나 지속적인 고중량 수반 업무 등이 LCP병의 진행이나 악화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 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