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는 1994. 4. 25.부터 2010. 1. 1.까지 약 12년 4개월간 석탄광업소에서 채탄 및 굴진보조원으로 근무하였고, 2011. 4. 1.부터 2020. 1. 1.까지 약 10년 10개월간 C 주식회사 곡성공장 협력업체에서 윤활유 주입원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2. 10. 5. 별지 요양급여 신청내역 중 '신청상병'란 기재와 같이 팔, 다리, 허리 부위에 '우측 견관절 회전근개 부분파열' 등 31개 상병을 진단받고, 2022. 10.27. 해당 상병이 원고의 업무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요양승인을 신청하였다.
피고는 2023. 10. 25. 별지 '요양급여 신청내역'의 기재와 같이 신청상병 중 견관절, 완관절 부위 일부 상병을 요양승인하면서도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아래 표의 기재와 같은 소견에 따라 '우측 슬관절 퇴행성 관절염, 좌측 슬관절 퇴행성 관절염, 우측 슬관절 내측 반월상연골 파열, 좌측 슬관절 내측 반월상연골 파열'(이하 '이 사건 각 상병'이라 한다) 등에 대한 부분을 불승인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1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가 신체에 과중한 부담이 가는 업무를 약 22년에 걸쳐 장기간 수행하였던 점, 채탄·굴진 작업을 수행하면서 장시간 무릎을 구부린 채 중량물을 취급하였고, 윤활유 주입 작업을 수행하면서 중량물을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동작을 반복하였는바, 위와 같은 작업을 통해 상당한 하중이 무릎에 가해졌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상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아야 함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
앞에서 든 증거들에 을 제1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D병원장 및 국립경찰병원장에 대한 각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상병과 원고가 수행한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이 법원의 정형외과 진료기록 감정의는 'MRI 소견에서 확인되는 양측 내측 구획의 ICRS grade 4 연골 결손 및 심한 반월상연골 파열 상태는 60대 연령군에서 발생할 수 있는 퇴행성 변화이기는 하나 일반적으로 흔히 관찰되는 정도라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으로 판단됩니다. 특히 내측 대퇴과 및 경골 내측 고평부의 연골이 광범위하게 소실된 상태는 비교적 진행된 퇴행성 변화에 해당합니다. 피고 측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피감정인의 신장은 175m, 체중은 91Kg으로 BMI 약 29.7에 해당하여 비만 범주에 해당합니다. 비만에 해당하는 체중 증가는 슬관절에 가해지는 기계적 부하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저 있습니다. 따라서 반복적인 신체부담 업무와 함께 이러한 체중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슬관절 퇴행성 변화의 진행을 자연경과보다 더 빠르게 진행시키는 데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다만 실제 업무의 강도 및 반복 정도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직업환경의학과 평가 또는 법원의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됩니다.'라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고, 이 법원의 직업환경 의학과 진료기록 감정의는 '굴진, 채탄 업무는 부담작업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윤활유 주입작업은 슬관절 부위의 상병을 유발할 정도의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굴진, 채탄 업무가 슬관절 부담업무라고 하더라도 업무 종료 후 12년이 지나 진단을 받았다면, 12년 전의 업무로 인한 것이라 보기 어렵고, 발병과 진단시점의 간격이 12년인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퇴행성 무릎질환은 비직업적 위험요인으로 연령과 비만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로 인하여 발병하였을 수 있으나, 상당인과관계를 평가하는 것은 무릎부담작업이 과도하였는가를 평가하여야 한다. 이 사건 각 상병이 업무로 인하여 발병하였거나 업무로 인하여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었다는 객관적 근거가 확인되지 않아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다676062, 67619 판결 등 참조), 위 각 감정의의 소견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고, 피고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 결과나 피고 본부 자문의사들의 소견과도 다르지 않다. 비록 정형외과 진료기록 감정의가 개인소인과 함께 신체부담 업무가 복합적으로 슬관절 퇴행성 변화의 진행을 자연경과보다 더 빠르게 진행시키는데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였으나, 위 감정의는 그 단서로 실제 업무의 강도 등에 대하여 직업환경의학과 평가 등을 거쳐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 법원 직원환경의학과 감정인의 소견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하는 취지이다.
비록 광업소에서의 굴진·채탄 업무가 신체 부담작업에 해당한다고 보이기는 하나, 이 사건 각 상병은 위 작업 종료 후 12년이 지나 진단된 것으로 위 업무와 사이에 뚜렷한 업무관련성을 추단하기 어렵고, 윤활유 주입작업은 재해조사서상 무릎 부위에 대한 자세, 힘 및 반복성 평가 항목의 합산 점수가 4점{갑 제1호증(재해조사서) 제13, 14면}에 불과하여 해당 업무의 신체부담이 과중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각 상병과 같은 퇴행성 무릎질환은 노화에 따라 자연경과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데, 이 사건 각 상병 진단 당시 원고는 만 66세였고, 나아가 퇴행성 무릎질환은 연령 외에 비만도가 매우 중요한 위험요인인데, 원고의 경우 신장과 체중을 고려할 때, 비만의 범주에 속하여 그 위험도가 높아 연령의 증가, 과체중 등으로 이 사건 각 상병이 초래될 여지가 충분히 있는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각 상병이 원고가 주장하는 신체부담 업무로 인하여 발병하였다거나 자연적인 진행속도와 경과를 넘어 급속하게 악화되었다고 볼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 나아가 원고가 수행한 업무가 이 사건 각 상병의 발생 또는 악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참작하여 보더라도, 업무상 재해로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정도로 업무 기여도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태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