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4. 12. 16. 원고에게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C생)는 어선원으로 어업에 종사한 사람이고, 피고는 「어선원 및 어선 재해보상보험법」(이하 '어선원재해보험법'이라고 한다) 제9조에 따라 해양수산부장관으로부터 보험급여의 결정 및 지급 등 어선원재해보상보험 업무를 위탁받은 법인이다.
원고는 2022. 6. 20. '우측 어깨관절 회전근건 파열'을, 2022. 10. 25. '우측 어깨 관절 관절염'을 각 진단받고(이하 '이 사건 상병들'이라고 한다), 2024. 5. 20.경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피고는 2024. 12. 16. 원고에게 '원고가 2016년에 우측 견관절 상완골두 무혈성 괴사에 대하여 인공관절 반치환술을 받은 후 2022년에 동일 부위에 인공관절 완전치환술을 시행받은 것으로 확인되며, 업무 관련성이 낮고 업무로 인한 악화의 기여 정도가 낮은 자연 경과적인 질병의 진행이다.'라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5, 6호증, 을 제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1979년부터 어선원으로 일하였고, 이 사건 상병들은 원고가 어선에서 근무하면서 팔과 어깨를 사용하여 어획물을 선적 및 하역하는 작업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였거나 자연적인 진행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었다.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들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됨에도 피고가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원고는 재해 경위 조사 과정에서 '자신은 19살 무렵인 1979년부터 약 40여 년간 승선하여 주로 멸치를 어획하는 기선권현망 어업에 종사하였는데, 초반 약 5~6년간은 일반 선원으로 근무하였고, 이후에는 대부분 선장 또는 기관장으로 근무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한편, 선원승선신고사실확인서에서 확인되는 원고의 승선 이력은 2004. 6. 26.부터인데, 원고는 2016년 이전에는 주로 기선권현망 본선의 선장으로 근무한 것으로 보이고, 2016년부터 2022년까지는 주로 기선권현망 운반선의 선장으로 근무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2010. 1. 8. MRI 검사 결과 우측 어깨 골관절염, 극상근 힘줄 부분 파열등을 진단받았고, 2010. 1. 16. 우측 어깨 극상근 힘줄을 복원하는 봉합술을 받았다. 그리고 원고는 우측 견관절 상완골두 무혈성 괴사 진단 하에 2016. 3. 12. 우측 견관절 인공관절 반치환술을 받았다.
원고는 우측 견관절 인공관절 반치환술을 받은 이후인 2016. 6. 5.부터 2016. 7.22.까지 D호에 선원으로 승선하여 저인망 어업에 종사하였고, 2016. 9. 20.부터 2022.1. 28.까지 E호, F호 등에 선장 또는 기관장으로 승선하여 기선권현망 어업, 연근해어획물 운반업 등에 종사하였다. 원고가 승선하였을 당시 원고와 기관장, 다른 선원들은 어획선당 30톤 가량의 어획물을 개당 50 내지 60kg의 어획물 광주리에 나누어 담는 선적 및 하역 작업을 하였다.
원고는 2022. 10. 25. MRI 검사 결과 우측 어깨 파열 소견이 확인되었고, 같은 날 우측 어깨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5, 6, 8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어선원재해보험법 제2조 제1항 제6호는 '어선원등의 재해'는 어선원, 가족어선원및 어선의 소유자가 어업 활동과 관련하여 입은 부상 · 질병 · 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조 제2항은 어선원등의 재해 인정기준에 관한 사항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를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는 근로자가 업무수행에 기인하여 입은 재해를 뜻하는 것이어서 업무와 재해 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그 재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의 질병이더라도 그것이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 등으로 말미암아 더욱 악화되거나 그 증상이 비로소 발현된 것이라면 업무와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 경우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 내용, 치료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두11424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4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G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및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수행한 업무로 이 사건 상병들이 발생하였거나 자연적인 진행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회전근개는 4가지 근육(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으로 이루어져 어깨를 안정시키며 운동시켜 주는 힘줄이고, 회전근개 질환은 회전근개에 파열이나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견관절 동통과 운동 제한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회전근개 파열의 원인으로는 주로 퇴행성 변화, 외상으로 알려져 있으나, 선천적 이상 및 발육부전, 불안정, 염증성 질환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한편, 어깨 관절염은 관절을 이루는 연골, 뼈, 관절막 등에 병적인 변화가 발생하여 통증, 기능장애, 변형 등을 유발한다. 관절염의 일반적인 원인은 노화나 과사용에 따른 퇴행성, 골절이나 관절의 반복적 탈구와 같은 외상,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류마티스 관절염 등 염증성 원인 등이 있다. 어깨 부위에서는 회전근개 파열이 동반되면서 이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고, 이 경우 회전근개 파열병증이라고 한다.
원고는 우측 견관절 인공관절 반치환술을 받은 이후인 2016. 6. 5.부터 2022. 1.28.까지 D호, E호, F호 등에 선원, 선장 또는 기관장으로 승선하여 다른 선원들과 함께 무거운 어획물 광주리를 반복적으로 올리고 내리는 선적 및 하역 작업을 수행하였고,2016. 6. 5. 이후로 어깨 부위 상병으로 수차례 진료를 받기도 하였다. 어획물 선적 및 하역 작업이 지게차 등에 의한 기계화된 작업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이상, 업무에 종사한 기간, 업무의 양과 강도, 업무수행 자세 등에 비추어 원고가 수행한 업무는 팔과 어깨 부위를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팔과 어깨 부위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는 업무에 해당한다.
2016. 3. 9.자 MRI 검사 결과에서는 원고의 우측 회전근개 파열 소견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2022. 10. 25.자 MRI 검사 결과에서는 원고의 우측 회전근개 파열 소견이 확인되었다. 앞서 본 회전근개 파열의 원인에 비추어 보면, 회전근개 힘줄의 퇴행성변화 외에도 원고가 2016. 6. 5.부터 수행한 업무가 우측 회전근개를 악화시켰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법원 감정의는 '원고의 우측 어깨 상완골두 무혈성 괴사 자체는 원고의 업무와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나, 원고의 업무가 우측 견관절 인공관절 반치환술 이후에는 어깨 회전근개를 악화시켜 증상을 발생시켰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수개월 또는 수년에 걸쳐 회전근개 힘줄의 퇴행성 변화와 함께 미세손상이 축적되어있는 상태에서 그리 크지 않은 외상이나 과도한 반복 사용으로 급성 소견 없이 갑작스러운 회전근개 파열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퇴행성 변화가 진행된 중장년층에서 흔히 발생한다. 팔을 어깨 높이 이상으로 올리는 거상 동작이 회전근개 파열의 주요 위험 동작인 것은 맞지만, 양망시 줄 당기기, 그물 보수, 운반선 하역 등의 작업 도중 팔과 어깨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도 회전근개 파열이 일어날 수 있다. 원고가 받은 우측 어깨 인공관절 치환술은 회전근개 파열에 대한 수술적 치료로 볼 수 있다.'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감정의의 위 견해에 따르면 원고의 업무가 이 사건 상병들의 발생 또는 악화에 유력한 원인으로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현저한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 감정의의 위 견해가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 신뢰성이나 객관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들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득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