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4. 16. 선고 2025구단5334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법하다.

1)

이 사건 처분은 고인의 양측 귀 청력손실이 각 70dB 이상이라는 선행소송에서 확정된 취소판결과 그 판단의 근거가 된 진료기록감정결과의 취지를 반영하지 않은 것 으로 기속력에 위반된다.

2)

고인의 양측 귀 청력손실을 각 70dB 이상으로 보아야 하므로, 고인의 장해등급은 제7급 제2호로 결정되어야 한다.

나.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5, 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각장애진단시 검사 결과(2018. 10. 25. F의원)

-

순음청력검사 결과 우측 49dB, 좌측 80dB

2)

주치의 소견(2021. 10. 12. E의원)

-

순음청력검사 결과 우측 59dB, 좌측 89dB

3)

특별진찰결과(2022. 5. 31. G병원)

4)

장애진단시 검사결과(2023. 5. 25. 근로복지공단 동해병원)

-

순음청력검사 결과 우측 49dB, 좌측 79dB

다.

판단

1)

기속력 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관계 법령

행정소송법 제30조 제2항은 "판결에 의하여 취소되는 처분이 당사자의 신청을 거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경우에는 그 처분을 행한 행정청은 판결의 취지에 따라 다시 이전의 신청에 대한 처분을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거부처분취소에 따른 행정청의 재처분의 내용은 '판결의 취지'를 존중하는 것이면 되고, 반드시 원고가 신청한 내용대로 처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처분은 선행소송에서의 취소판결의 취지를 존중하여 이루어졌다고 봄이 타당하고, 기속력에 위반된다고는 판단되지 않는다.<1> 그 근거는 아래와 같다.

(1)

선행소송은 그 청구취지와 같이 처분의 취소를 구하기 위하여 제기된 항고소송일 뿐이고, 피고에 대하여 특정한 장해등급을 결정하도록 의무를 지울 것을 구하는 취지에서 제기된 의무이행소송이나 당사자소송이 아니다. 즉, 선행소송의 심판대상은 고인의 좌측 귀 난청이 업무와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아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처분사유가 위법 · 부당한 것인지에 국한될 뿐, 고인의 청력손실을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로 인정하고 더 나아가 고인의 장해등급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판정해야 할 것인지는 선행소송의 심판대상이 아니다. 현행 행정소송법 하에서 허용되지 않는 소송형태를 기준으로 선행소송에서의 판결의 취지를 확대해석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2)

선행소송의 판결문 중 "원고의<2> 좌측 난청 중 적어도 우측 청력역치에 상응하는 부분은 소음성 난청으로 인정함이 상당하다."라는 문장 역시 "그럼에도 우측<3> 난청이 원고의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보아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은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라는 바로 다음 문장과 함께 고려해보면, 고인의 좌측 난청을 소음성 난청으로 인정하지 않은 처분사유가 위법하다는 점을 판단한 데에

그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3)

피고가 2023. 6. 19. 고인의 장해등급을 제14급 제1호로 결정하기까지 고인에 대하여는 청력검사가 여러 차례 이루어졌고, 그 결과 우측 귀의 청력역치는 49dB부터70dB까지 다르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선행소송의 판결은 '나. 판단'란에서 1), 2), 3)항에 걸쳐 고인의 좌측 귀 난청과 업무 사이의 인과관계의 유무를 논증하는 데에 치중하고 있을 뿐 여러 차례 실시된 청력검사 중 특정한 어느 하나의 검사결과를 취신하거나 취신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시를 한 바가 없다. 단지 '양측에 작용하는 소음성 난청의 특성상, 적어도 우측 귀의 청력감소 부분만큼 좌측 귀의 청력감소 부분도 소음에 의한 영향이 인정되어야 한다.'라는 선행소송 감정의의 소견을 인용하고 있을 뿐인데, 감정의는 그 '우측 귀의 청력감소 부분'이라는 표현이 의미하는 구체적인 수치를 명확하게 기재하지 않았다. 오히려 선행소송 감정의의 위 소견과 관련하여 고인이 최소가청역치 '우측 49dB, 좌측 70dB'로 측정된 순음청력검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질의를 하였으므로(그 구체적인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선행소송 감정의도 '우측 귀의 청력감소 부분'이라는 문언을 '49dB'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전제하고 사용하였을 여지가 크다.

(4)

선행소송에서 고인은 'G병원에서 실시된 특별진찰의 청력검사 결과 우측 70dB, 좌측 70dB의 청력역치를 보였고, 위 검사에 따라 양측 난청 모두 소음성 난청으로 인정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하였다. 선행소송의 판결은 고인의 위와 같은 주장을 확인하고도 "원고의 좌측 난청 중 적어도 우측 청력역치에 상응하는 부분은 소음성 난청으로 인정함이 상당하다."라는 판시를 하였는데, 선행소송의 판결이 고인의 양측 청력역치가 동일한 수치인 각 70dB임을 전제로 하여 소음성 난청을 인정한 것이었다면, '원고의 좌측 난청은 우측 난청과 동일하게'라고만 표현하거나 '좌측 난청 중 적어도 ··· 상응하는 부분'이라는 범위를 한정하는 취지의 표현을 덧붙이지 않음이 언어관용에 부합하므로, 선행소송의 판결은 고인의 청력역치가 각 70dB으로 측정된 특별진찰결과가 아닌, 좌측청력역치가 우측 청력역치에 비하여 더 나쁘게 측정된 다른 검사결과에 바탕을 두고 위와 같은 판시를 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2)

고인의 장해등급이 제7급 제2호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는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는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두4593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고인의 장해등급을 제11급 제4호로 결정한 이 사건 처분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는 판단되지 않는다.

(1)

2018. 10. 25. F의원에서 실시된 순음청력검사 결과의 신뢰도를 부정할 만한 근거가 없다(선행소송의 감정의는 '대개 신뢰도가 낮을 때에 기록하는 신뢰도에 대한 언급이 없고, 골도청력검사가 생략된 것 외에 3회의 순음청력검사에 큰 차이가 없으며, 순음청력역치와 어음청력역치, 뇌간유발반응 검사의 결과에 큰 차이가 없어 어느 정도 신뢰할 만한 결과'라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고, G병원에서 실시된 특별진찰결과가 신뢰도가 높은 검사결과라 하여 F의원에서 실시된 순음청력검사 결과의 신뢰도가 부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위 순음청력검사 결과에 따른 고인의 우측 청력역치는 우측49dB에 불과하였다.

(2)

G병원에서 실시된 특별진찰 당시 고인의 나이는 만 79세의 나이로, 소음성 난청의 악화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노화라는 요인이 미친 영향력도 고려될 수밖에 없다. 선행소송의 감정의는 '임상적으로 노인분들이 70대 후반이 되거나 건강상의 악화를 겪으면 1년에 5~10dB 이상의 악화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라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3)

고인의 우측 귀 청력역치는 2018. 10. 25. 49dB이었는데, 2022. 5. 31. 70dB로 측정되어 청력이 불과 약 3년 6개월 사이에 급격히 악화된 양상을 보였다. 이는 고인이 소음사업장을 떠난 지 약 20년이 경과한 시기로, 소음 노출이 중단되었을 때에는 소음노출의 결과로 인한 청력손실이 진행되지 않는다는 소음성 난청의 전형적인 특징과맞지 않는다.

(4)

선행소송의 감정의도 고인의 우측 귀 청력역치가 급격히 악화된 양상을 보이게 된 원인을 노화로 추정하였다. 이러한 의학적 소견이 경험칙에 반한다거나 비합리적 이라고 평가할 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

라.

소결론

결국 원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고, 이 사건 처분에 대한 다른 위법사유를 찾을 수도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