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5. 13. 선고 2025구단53856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망 F(G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20. 7. 29. H이비인후과에서 '양쪽 감각신경성 청력소실'(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을 진단받았고, 이후 사망하였다. 원고들은 망인의 자녀들로서 망인의 상속인들이다.

나.

원고들은 2023. 3. 15. '망인이 1970년부터 2016. 11.까지 채굴, 석재 가공 및 시공 관련 작업을 수행하면서 소음에 노출되어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장해급여를 청구하였고, 피고는 2023. 5. 19. 다음과 같은 사유로 원고들에게 미지급 보험급여 부지급 처분(이하 '선행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원고들은 선행 처분에 불복하여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3. 9. 26. 기각되었고, 재심사청구 역시 2024. 1. 4. 기각되었다.

라.

이후 원고들은 피고에게 다시 동일한 내용으로 장해급여를 청구하였고, 피고는 2025. 5. 28. 선행 처분과 동일한 이유로 미지급 보험급여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 주장의 요지

피고의 소음성 난청 업무처리기준에 의하면, '80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된 경우 소음성 난청과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는데, 피고는 망인의 소음노출 직업력이 약 1년 정도라는 점을 근거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그러나 망인은 1970년부터 1984년까지 채굴 작업, 1985년부터 2016년까지 건설현장 석재 가공 작업 등을 하면서 장기간 소음에 노출되었다. 또한 피고가 인정한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직업력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당시의 망인의 소득금액증명원상 소득내역을 해당 연도의 통계적 월 소득 내지 일당을 기준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근무일을 산정하면 망인이 아래와 같이 합계 480일 동안 석재가공업무를 하면서 소음에 노출되었다고 볼 수 있고, 200일을 근무한 경우 1년을 근무한 것으로 인정하는 피고의 '건설업 직종별 소음노출수준 판단 요령'에 따르면 망인의 소음노출 직업력은 약 2년 5개월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바, 망인은 약 2년 5개월 동안 고강도의 소음에 노출된 것으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였거나 악화된 것이므로,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이와 달리 망인의 소음 노출력이 소음성 난청 인정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망인의 업무관련성 특별진찰 중 소음노출 사업장 근무경력(2021. 6. 9. 피고 안산병원)

2)

청력검사결과 및 의학적 소견

가)

주치의(H이비인후과, 2020. 7. 29.자 소견서)

○

(양측) 상세불명의 감각신경성 난청

○

순음청력검사에서 우측 73dB, 좌측 87dB의 고도 난청 소견 보임 나) 특별진찰결과(T병원, 2020. 12. 11.)

○

청력검사결과 : 아래 표 기재와 같음

○

고막 또는 중이에 뚜렷한 병변 관찰 여부 : 없음

○

난청의 원인과 정확한 상병명 : 양측 경도 감각신경성 난청

○

내이염, 약물중독, 열성질환, 메니에르씨증후군, 매독, 돌발성 난청, 유전성 난청, 가족성 난청, 노인성 난청 또는 재해성 폭발음 등에 의한 난청 여부 : 확인 어려움○ 순음청력검사결과 기도청력역치와 골도청력역치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있는지및 청력장해가 저음역보다 고음역에서 큰지 여부 : 고음에서 뚜렷한 난청이고 다른 특이사항 없음

○

검사결과가 난청 측정방법의 모든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 : 충족함

○

검사결과의 신뢰성 여부 및 기타 소견 : 특이사항 없음

다)

업무관련성 특별진찰 소견(2021. 6. 9.)

○

특별진찰결과 재현성과 신뢰성이 충족됨

○

가장 좋은 검사결과상 6분법 평균 우측 43dB, 좌측 51dB에 해당하며, 뇌간유발반응청력검사 상 우측 60nHL, 좌측 60nHL에서 V파 확인됨. 임피던스 청력검사 상 우측 A type, 좌측 A type 소견 보이며, 모든 검사결과를 종합하여 판단하였을 때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음

라)

이 법원의 국립경찰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7 내지 9, 25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이 법원의 국립경찰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을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는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두13841 판결, 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1두1087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위와 같은 증명책임에 관한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상병과 망인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가)

현재까지 확인된 망인의 소음 관련 직업력은 1985년부터 2016년까지의 기간 중 합계 약 1년의 기간 동안 석공으로 일한 것이 전부이다. 즉 망인이 1970년부터 1984년까지 석산에서 채굴 작업, 1985년부터 2016년까지 건설현장 석재 가공 작업 등을 지속적으로 하였다는 원고들의 주장과 다르게, 피고가 인정한 소음 관련 직업력을 제외하고는 망인이 30년 이상 소음 노출 작업에 종사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전혀 없다. 게다가 확인된 합계 약 1년간의 소음 노출 직업력 또한 연속적이지 않고, 특히 석공으로서의 업무는 일용직의 형태로 수행된 것으로 보인다.

나)

원고들은 망인이 2017. 5. 31.경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진단받아 피고에게 이에 관한 요양을 신청하였고, 피고가 2018. 1. 7. 요양승인하면서 '망인의 과거근무력 : 1970년~2016년 다수의 석산 및 건설현장에서 채굴, 석재 가공 및 시공'이라고 판단하였음을 근거로 망인이 1970년부터 2016년까지 채굴, 석재 가공 등의 근로를 제공한 사실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시의 업무상질병 판정서(갑 제11호증)를 보면 망인의 직업력이 위와 같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되나, 그 판단 근거를 보면 "소득금액증명원 등의 객관적 자료에서 1985년~2016년 기간 중 I㈜ 외 다수의 석재 업체에서 근무한 이력이 확인되며 채굴과 석재가공 업무에 대한 진술이 구체적으로 상당 기간 석공으로 근무하였을 것으로 추정되어 누적 분진 노출 수준이 높을 것으로 판단됨"이라고 기재하고 있는바, 위 요양승인 사안에서 망인의 직업력을 판단한 자료는 1985년~2016년 소득금액증명원 등과 본인 진술 뿐으로서 이 사건 처분에서의 직업력조사의 근거자료와 별반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폐질환의 경우는 업무가 비연속적으로 수행되었더라도 분진 노출 기간의 누적 여부가 중요한 판단 요소라 할 것이므로, 위 요양승인시 인정된 직업력은 장기적이고 비연속적으로 이루어진 분진 노출 직업력의 대체적인 시기와 종기로서의 의미를 가질 뿐이나, 이와 달리 일정 기간 동안의 연속된 소음 노출 여부가 중요한 판단 요소인 소음성 난청의 경우는, 비연속적으로 수행된 소음 노출 직업력을 판단함에 있어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하여 소음 노출 지속기간등을 최대한 특정하여 소음 노출 직업력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 법원 진료기록감정의 또한 "COPD 진단과 관련한 업무이력은 분진 노출을 전제로 한 업무이력에 해당하는 것으로, 소음 노출의 강도·빈도·지속기간을 직접적으로 입증하는 객관적 증거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COPD와 관련된 업무이력을 근거로 소음 노출 기간을 산정하거나 이를 직접적 인과관계의 근거로 사용하는 것은 의학적 관점에서 타당성이 제한적이라 생각된다"는 의학적 소견을 밝혔다.

다)

원고들은 나아가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망인의 직업력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당시의 망인의 소득금액증명원상 소득내역을 해당 연도의 통계적 월 소득 내지 일당을 기준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근무일을 산정하면 망인의 소음노출 직업력은 3년에서 다소못 미치는 약 2년 5개월에 해당하고 이 기간 동안 고강도의 소음에 노출되었으므로 이 사건 상병과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의 주장에 따른 근무일 산정 방식에 의하더라도 망인의 소음 노출 업무가 1985년부터 2016년까지의 장기간에 걸쳐 비연속적으로 수행된 점을 고려할 때, 망인의 소음 노출 직력이 이 기간 동안 통산하여 2년 5개월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소음으로 인한 영향이 상당했을 것이라 단정하기는 어렵다.

라)

일반적으로 소음성 난청은 3,000Hz ~ 6,000Hz에서 시작하여 점차 주변 주파수까지 나빠지고, 노인성 난청과 달리 8,000Hz에서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는바, 망인의 특별진찰 순음청력검사결과 저음역부터 4,000Hz까지 서서히 청력이 나빠지다가 8,000Hz에서 더 나빠지는 하강형의 모양이 확인되므로, 망인의 청력상태는 소음성 난청의 전형적인 양상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50세 이후로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8,000Hz 영역에서 청력손실치가 증가하는 노인성 난청의 일반적 특징에 더하여, 망인이 이 사건 상병 진단 당시 만 79세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망인의 청력이 노화로 인해 발생하였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이 법원 진료기록감정의는 감각신경성 난청이 양측 대칭적으로 발생한 점, 저주파수보다 고주팟후에서 청력 저하가 심하다는 점, 망인이 비슷한 연령대의 일반인에 비해 청력 감소가 심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과거 소음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거나, 과거 소음 노출로 인하여 노인성 난청이 자연 경과 속도 이상으로 악화되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는 결국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과의 연관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힘들다는 것일 뿐,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뜻이 아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상병의 진단 당시 망인의 연령, 이 사건 상병이 소음성 난청의 주요 특징과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존재한다는 사정까지 종합하여 보면, 감정의의 위 일부 소견만으로는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증명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위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