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12. 19. 선고 2025구단5387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B(C생)은 분진작업장에 근무하였던 사람으로, 2005. 1. 13. 및 2010. 11. 17. 장해등급 제11급 판정을 받아 요양하던 중 2015. 4. 18. 사망하였다.

나.

원고는 고 B(이하 '고인'이라 한다)의 배우자로서, 피고에게 고인이 사망하기 전인 2015. 2. 5. 및 같은 달 24. D병원에서 실시한 폐기능 검사 결과에 따라 진폐등급 상향을 주장하면서 2020. 3. 18. 상향된 진폐장해등급에 따른 미지급 보험급여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1. 2. 19.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정한 진단절차에 따른 진단결과가 아니라는 이유로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

원고는 선행 처분에 불복하여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보험급여부지급처분 취소 소송을 서울행정법원 2022구단58738호로 제기하였고, 법원은 '고인이 사망 전 진폐정밀진단등의 판정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미지급 보험급여 지급청구를 거부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위 선행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하 위 판결을 '선행 판결'이라 한다)을 선고하였다.

다.

피고는 2025. 6. 5. 선행 판결 결과에 따른 재심사를 거쳐 원고에게 '고인의 사망전 장해상태는 2014. 3. 27. 자 검사지 결과에 따라 제7급에 해당하나, 폐기능 검사일인 2014. 3. 27.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20. 3. 18.에 미지급 보험급여를 청구하여 소멸시효가 도과되었다'는 이유로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근로자 등이 피고에게 보험급여를 청구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지급 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거니와, 신청서 기재만으로는 그 권리 내용을 확정할 수 없으므로 진폐장해급여의 소멸시효 기산점은 피고의 지급결정시로 보아야 하고, 보험급여 요건을 충족시키는 객관적 사정의 발생 시점으로 볼 수 없다. 보험급여의 소멸시효 기산점을 원고의 주장과 달리 판단하더라도, 진폐의 경우 계속하여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임의검사 시점마다 근로자가 보험급여를 청구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적어도 진폐의 경우에는 진폐근로자가 사망한 시점으로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2018. 6. 12. 법률 제15665호로 개정되어 2018. 9. 13. 시행된 산재보험법 제112조는 반성적 고려에 의하여 개정된 것에 해당하므로, 원고에 대하여도 개정 산재보험법 제112조에 따른 5년의 시효기간이 적용되어야 한다. 또한, 진폐의 예방과 진폐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진폐예방법'이라 한다)의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진폐예방법에 따른 장해위로금의 경우 산재보험법에 따른 진폐 장해등급이 결정된 때로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아야 한다.

나.

구체적 판단

1)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하고(산재보험법 제112조 제2항, 민법 제166조 제1항), 여기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라고 함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 예컨대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사실상 그 권리의 존부나 권리행사의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거나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의 장애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바(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0두13012 판결 참조), 구 산재보험법(2018. 6. 12. 법률 제156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따른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 및 구 진폐의 예방과 진폐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5. 20. 법률 제10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진폐예방법'이라 한다)에 따른 장해위로금을 받을 권리의 소멸시효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해근로자의 업무상 재해가 법령이 규정한 지급요건에 해당하여 피고에게 보험급여 등을 청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한다.

2)

원고의 주장에 의하면 고인은 2015. 2. 24. 자 심폐기능검사 결과에서 '심폐기능 :중등도 장해(F2)' 진단을 받아 장해등급 제3급에 해당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원고는 그때부터 그에 따른 장해급여 및 장해위로금을 청구할 수 있었으므로 이 사건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그때부터 진행된다고 보아야 하고, 이는 고인의 유족인 원고가고인의 사망 후 산재보험법 제81조에 따라 고인에게 지급되지 않은 미지급 보험급여 등을 청구하는 경우에도 다르지 않다(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8두42634 판결 등 참조).

3)

한편 구 산재보험법 제112조 제1항 제1호는 장해급여 등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에 관한 소멸시효기간을 3년으로 정하고 있었으나, 2018. 6. 12. 법률 제15665호로 개정되어 2018. 12. 13. 시행된 산재보험법(이하 '개정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112조 제1항 단서는 보험급여 중 장해급여를 받을 권리에 관한 소멸시효기간을 5년으로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보험급여 중 장해급여를 받을 권리에 관한 소멸시효기간이 개정 산재보험법에 의하여 5년으로 연장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청구권의 경우 개정 산재보험법이 2018. 12. 13. 시행되기 이전에 구 산재보험법에 따른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이미 경과하였고, 소멸시효기간에 관한 개정 산재보험법의 규정이 이 사건에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볼 특별한 규정이나 사정을 찾을 수 없다.<1> 한편 구 진폐예방법 제28조는 진폐위로금을 받을 권리에 관한 소멸시효기간을 3년으로 정하고 있다.

4)

결국 원고의 이 사건 청구권에 관한 소멸시효기간은 늦어도 2015. 2. 24.부터 구

산재보험법 제112조 제1항 제1호와 구 진폐예방법 제28조에서 정한 3년이므로, 원고가 2020. 3. 18. 선행 소송과 관련한 보험급여 등 청구를 하기 전에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하였음이 역수상 분명하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세아

각주1) 어떤 권리의 소멸시효기간이 얼마나 되는지에 관한 주장은 단순한 법률상의 주장에 불과하여 변론주의의 적용 대상이 되지 않으므로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23. 12. 14. 선고 2023다248903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