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B'라는 상호로 건설기계대여업을 영위하는 사람이고, 'C'은 김포시 D 소재 공장을 창고로 개조하는 'E 김포사무소 환경개선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도급받은 회사이다.
원고는 지붕판넬공사업자인 F로부터 연락을 받고 2024. 4. 27. 16:07경 이 사건 공사 현장에 도착하여 F와 함께 공장 지붕에 올라가 공사 현장을 확인하던 중 지붕이 갑자기 무너져 약 4~5m 높이에서 추락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고, 119 신고를 통해 G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G병원에서 '① L3 방출성 골절, ② 우측 하지 하반신 마비, ③ 말총 증후군, ④ L1 압박 골절'(이하 합하여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고, 2024. 5. 16. 피고에게 원고가 C에 대한 노무제공자의 지위에서 업무수행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해 이 사건 사고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다.
피고는 2024. 11. 27.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계약 체결 전 견적을 내는 과정에서 발생하여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요양 불승인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8, 9호증, 을 제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C 또는 F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91조의15 제1호 (가)목의 노무제공자의 지위에서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전 기중기를 설치하기 위하여 이 사건 공사 현장을 방문하여 업무를 수행하던 중 사업주가 제공한 시설물 등의 결함이나 관리 소홀로 발생한 사고로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판단
산재보험법에서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의미한다(제5조 제2호 본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6899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6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와 C 또는 F 사이에 임금,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이 명시된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고, 그러한 근로조건이 구체적으로 정해졌다고 볼 자료도 없는 점, ② 원고가 F의 이 사건 공사 현장을 방문하여 이 사건 공사에 적합한 기중기의 톤수 등을 확인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이 사건 공사 현장에 방문하였다가 원고의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의 기중기 작업 시행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이루어지기 전에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C 또는 F로부터 구체적인 업무지시나 감독을 받았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가 C 또는 F의 취업규칙, 복무 · 인사 규정의 규율을 받았다고 볼 수도 없는 점, ③ 원고가 C 또는 F로부터 어떠한 보수를 받지도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C 또는 F의 지휘, 감독 아래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산재보험법 제91조의15 제1호 (가)목에 의하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하여 사업주로부터 직접 노무제공을 요청받아 자신이 직접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지급받는 사람으로서 업무상 재해로부터의 보호 필요성, 노무제공 형태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은 노무제공자에 해당하고, 그 위임에 따라 같은 법 시행령 제83조의5 제2호는 노무제공자 중 하나로 '건설기계관리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등록된 건설기계를 직접 운전하는 사람'을 규정하고 있는데, 산재보험법 제91조의16에 의하면 노무제공자는 산재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되고, 노무제공자의 노무를 제공받는 사업에 대하여는 산재보험법이 적용된다.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와 C 또는 F 사이에 원고가 기중기 작업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고, 원고가 이 사건 공사 중 기중기 작업과 관련하여 F 등에게 견적서를 작성 · 제출하지도 않은 점, ② F는 다른 사람의 소개로 원고를 알게 되어 2024. 4. 15. 19:18경 이루어진 전화 통화를 시작으로 원고와 수차례 통화를 하였는데, 그 녹취록(갑 제6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2024. 4. 15. 19:18경 F와의 통화에서 기중기 비용을 F에게 알려준 다음 F로부터 '견적을 넣고 있어 가격을 물어보고 있고 견적이 성사되면 다시 연락을 주겠다'는 답변을 받고 통화가 마무리되었고, 2024. 4. 26.07:32경 F와의 통화에서 F로부터 이 사건 공사 중 기중기 작업이 2024. 4. 30.과 2025. 5. 초경 필요한데, 이 사건 공사에 적합한 기중기의 톤수,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기중기 작업의 내용 등을 확인하기 위해 이 사건 공사 현장을 방문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시간을 조율해서 연락하겠다고 답변하고 통화가 마무리되었는바, 원고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방문하기 전에 원고와 C 또는 F 사이에 원고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기중기 작업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약정이 체결되었다거나 그 체결이 전제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원고가 작성한 사건 경위서에 '원고가 F와 대화 중 25톤으로 작업 시에는 첫날 70만 원, 둘째 날 90만 원 총 160만 원이라고 이야기했고, F는 150만 원으로 맞춰달라고 이야기했다. 첫날 작업은 원고가 소유하고 있는 신형 20톤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작업이었고, 지붕에서 내려와 그 내용을 이야기하려 했으나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났다'고 기재되어 있고(갑 제5호증의 1 제8면 참조), 이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까지도 원고와 F 사이에 원고가 이 사건 공사 중 기중기 작업을 시행한다는 구체적인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원고가 C 또는 F로부터 노무 제공의 대가 명목의 금원을 지급받지 않았고, C은 피고의 조사 과정에서 '이 사건 사고 당일 원고의 방문 사실도 몰랐다'고 답변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당시 산재보험법 제91조의15 제1호 (가)목의 노무제공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아니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