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5. 1. 9.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연금 지급 거부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고 B(C생, 이하 '망인'이라 함)의 사망
망인은 2013. 8. 1.경 육군 부사관으로 임관하여 2022. 12. 30.경부터 D소대 본부에서 소대장/교관으로 복무하였음
망인은 2023. 2. 24. 대뇌 동정맥기형을 진단받고 같은 해 5. 9.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받았음
망인은 2023. 12. 7. 오전 생활관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후송된 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2024. 1. 25. 사망하였음. 망인의 사망진단서상 직접사인은 '뇌간압박', 중간 선행사인은 '대뇌부종', 선행사인은 '뇌내출혈'이라고 기재되어 있음
망인의 부친인 원고는 피고에게 망인이 복무 중 공무상 질병으로 인하여 사망하였다고 주장하며 군인 재해보상법에 따른 순직유족연금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5. 1. 9. 원고에게 '망인의 업무가 통상적인 업무에 비하여 과도한 업무상 스트레스를 유발한다거나, 근무시간 및 내용이 통상적인 수준을 초과하는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고(망인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 열흘 전인 2023. 11. 27.부터 교육중이어서 과로로 보기 어려운 점, 사망 전 3개월 월 평균 초과근무시간이 30시간인 점), 개인질환(동정맥기형)으로 사망하였다고 판단되므로 망인의 공무 수행과 사망 간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무상 사망을 불인정하고 순직유족연금을 부지급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함)을 하였음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망인의 공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기왕증인 대뇌 동정맥기형이 자연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되어 뇌출혈이 발생하였으므로, 망인의 공무 수행과 사망 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가 정하는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사망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당해 사망이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경우 업무상 발병한 질병이 사망의 주된 발생원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업무상 발병한 질병이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기존의 다른 질병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사망하게 되었거나, 업무상 발병한 질병으로 인하여 기존 질병이 자연적인 경과속도 이상으로 급속히 악화되어 사망한 경우에도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두12922 판결 등 참조). 또한 업무와 질병과의 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두13841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질병에 관한 법리는 군인 재해보상법상 공무상 질병에 관한 해석에도 적용할 수 있다.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병원장(신경외과)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의 공무 수행 중 과로, 육체적 · 정신적 스트레스가 자연경과 이상으로 뇌혈관에 부담을 가하여 뇌출혈을 초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망인의 사망과 공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망인의 사망 원인은 대뇌혈관 동정맥기형으로 인한 뇌출혈임. 대뇌혈관 동정맥기형은 선천성 발달 이상으로 뇌의 일부 동맥과 정맥 사이에 모세혈관이 없이 직접 연결되는 혈관의 기형임. 동정맥기형 환자는 정상인보다 혈관벽이 약하고 압력 변화에 취약하여 뇌출혈, 간질발작 등의 위험이 높으므로, 혈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는 활동이나 운동, 스트레스 등을 피해야 하고, 국군수도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역시 망인에 대한 소견서에서 '중등도 이상의 훈련 및 근무는 피해야 한다'라고 하였음.
그러나 망인은 뇌동정맥기형 진단 이후에도 보직 변경 없이 신병교육대대교관으로 근무하였는데, 망인 소속 부대 군의관의 소견서, 망인과 같은 중대에서 근무한 F의 사실확인서 내용에 비추어 보면, 다수의 훈련병들을 통솔 · 교육하고 소대를 지휘하는 등의 업무는 망인의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할 때 상당한 육체적 · 정신적 부담이 되었을 것으로 보임. 망인의 뇌출혈 발생일로부터 3개월 전인 2023년 9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객관적 자료로 확인되는 망인의 초과근무시간은 월 평균 30시간인바, 망인은 조기 출근, 야간 근무 등 초과근무도 빈번히 하였다고 보임. G병원 신경과 주치의의2023. 7. 10.자 의무기록상 '과로와 수면 부족'라는 기재가 있고, 2023. 10. 27.자 의무기록상 '근무지에서 족구를 차던 중과 오후 근무 중에 어지러움, 속 울렁거림, 귀에서 나는 소리, 발작 발생 불안감, 숨 가쁨, 이상한 냄새 등의 경련 전조증상이 점점 자주 생긴다'라는 기재가 있는바, 망인은 과로와 수면 부족을 호소하였고, 육체적 활동 중 경련 전조증상이 점차 빈번해짐을 느꼈던 것으로 보임. 또한 망인은 뇌출혈 발생 직전인 2023. 11. 27.부터 같은 해 12. 8.까지 육군보병학교 H교육반 I교관반으로 교육파견을 갔는데, 그곳에서 무거운 장구류와 군장, 총기를 착용하여 훈련을 하면서 상당한 육체적 스트레스를 느꼈을 것으로 보임.
이처럼 망인이 지속적으로 상당한 육체적 · 정신적 부담이 있는 업무를 수행한 것은 혈압을 상승시켜 기형 부위에 상당한 부담을 가하였을 것임. 감정의는 '측두엽 기형의 특성상 경련 발작의 가능성이 높고, 2023. 7. 11. 뇌파상 뇌전증 파형이 관찰되며, 2023. 7. 8. 두통과 발작으로 속초의료원 응급실에 내원하였고, 감마나이프 방사선수술에 따른 측두엽 부종의 부작용이 합병된 점, 방사선 수술로 기형핵과 유입 및 유출혈관의 구조와 형태적 변화가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경우 업무 조정, 스트레스 관리, 안정과 휴식이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감마나이프 방사선수술 이후에도 위와 같은 요양 없이 지속적으로 업무 스트레스, 육체적 과로, 정신적피로 상태에 상당하게 노출된다면, 이는 동정맥기형을 위한 방사선 치료 효과를 현저하게 저해하고, 기형의 완치율을 통상의 예상치 밑으로 떨어뜨리며, 뇌부종을 악화시켜 유출정맥을 눌러 혈액배출을 차단하고 혈압은 점차적으로 상승되어 기형 혈관의 긴장이 심해지는 등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결국에는 파열과 뇌출혈이 일반적인 출혈률(매년 1~4%)에 비해 훨씬 높아지게 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는 소견을 밝혔음.
특히 감정의는 '망인은 동정맥기형이 측두엽 표면층에 위치하고, 크기가5cm로 작지 않은 점, 급양동맥과 유출경로의 양상, 기형 내 동맥류가 없고 정맥 확증만 있는 소견, MRI상 회전 출혈의 흔적이 확인되지 않는 점, 처음 발현한 증상이 출혈이 아닌 경련 발작인 점 등에 비추어, 뇌출혈 위험성이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었다'는 의견을 제시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인의 임상 경과가 동일한 질병내역과 정도를 가진 환자군에 비하여 지극히 빠르게 진행되어 동정맥기형의 파열과 출혈로 이어졌는바, 망인의 공무 수행 중의 과로, 스트레스가 뇌출혈의 발생 시기를 자연경과 이상으로 앞당겼다고 봄이 상당함. 감정의도 '망인의 증상 발현 시점부터 뇌내출혈, 사망까지의 총 11개월의 임상적 경과와 투병 시간을 고려하면, 대뇌 동정맥기형의 일반적인 자연 경과와 대비하여 진행이 너무 빠르고 진행 양상이 특이하여 통상의 범위를 벗어난다. 기형 자체의 영상학적 특성과 개인적 소인이 전무하고, 처음에 발현한 증상이 출혈이 아닌 뇌전증이었는바, 동정맥기형의 파열과 출혈은 전혀 기대치 않았던 사건에 해당한다', '망인과 동일한 질병내역과 정도를 가진 환자군에서는 대뇌 동정맥기형 단독만으로 망인과 유사한 정도의 치명적 결과 발생했을 가능성 매우 낮은 반면에, 망인은 직업적 과로, 정신 스트레스, 수면 부족, 피로 누적, 심적 예민해짐, 정서 불안정 등 다른외적 요인이 직접적으로 관여하여 기형의 동맥압과 정맥압을 상승시켜 혈관이 파열됨으로써 사망의 치명적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보인다'라는 소견을 밝혔고, 이러한 감정의의 소견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적이지 않다고 볼 만한 사정이 확인되지 않음.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호성호(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