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2. 12. 선고 2025구합54304 판결

부당징계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참가인이 설립한 기술원의 연구지원실 연구기획팀에 소속된 근로자로서 기술원장의 비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나.

원고는 2024. 5. 19. 참가인의 'D센터'에 자신의 상급자인 E 실장과 F 팀장을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으로 신고하였다. D센터는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거쳐 2024. 6. 13. 신고내용이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거나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다.

참가인은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과정에서 원고가 허위신고를 하고 다른 직원에게 위증을 강요하였다고 판단하여, 추가적인 조사를 거쳐 아래 사유로 2024. 7. 17. 원고를 징계해고 하였다(이하 순번별로 '제○징계사유'라 한다).

라.

원고는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충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2. 6. '제2~6징계사유가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I).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5. 4. 24. '제2~6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2호증, 을가 제1~3, 8~10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인정사실

1)

원고는 당초 기술원의 J에 소속되어 있었으나 2024. 1. 1. 연구지원실 연구기획팀으로 소속이 변경되었다. 연구기획팀장이던 F은 원고가 자주 자리를 비우거나 별다른 사유 없이 근무시간 변경신청을 한다고 판단하여, 인사기획팀과의 협의 끝에 2024. 3.25. 원고에게 근무시간 변경신청 시 합당한 사유를 기재할 것을 지시하였으나, 원고는 그 지시를 거부하였다.

2)

F은 2024. 3. 28. 상급자인 E 실장에게 원고의 근태현황과 다른 직원들에 대한 문제행동 등을 정리하여 보고하였고, 2024. 3. 29. 원고에게 근태와 업무태도 등을 사안별로 지적하는 5통의 이메일을 보냈다. 그러자 원고는 2024. 4. 1. F에게 '팀장이 되었다고 본인 기분대로 처리하고, 트집과 지적하는 위치로 착각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팀장님이 기본적인 근태 시스템 파악도 못하고 있으면서 기술원에서 자꾸 argue를 만드시네요. 제가 드린 인사내규 꼼꼼히 읽고 공부하세요. 팀장직이 보낸 메일이 맞나 싶을 정도라 보내신 메일들에는 굳이 회신 안하겠습니다'라는 답신 이메일을 보내며 인 사기획팀장까지 참조에 포함시켰다.

3)

F은 2024. 4. 12.부터 인사기획팀과 원고에 대한 인사조치 등을 논의하였고, 같은 달 중순경 E에게 원고의 근태와 업무태도 등에 관한 문제점을 보고하였다. E은 2024.5. 16. 기술원장이던 K에게 '원고의 근태불량, 위계질서 훼손 등을 이유로 정직의 징계가 필요하다'는 내용으로 구두보고를 한 후, 같은 날 동일한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4) K의 비서이던 원고는 2024. 5. 17. 오전 8시경 K의 이메일 계정을 확인하던 중 E이 자신에 대한 징계를 언급한 이메일을 열람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오후 7시경 D센터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의사를 표시하였고, 그 무렵부터 각종 증거들을 수집하기 위해 원고 사내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들을 원고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전송하던 중 'C&D 주요 업무 성과 22년~23년 L 추진 기획(안)' 파일(이하 '이 사건 자료'라 한다) 도 함께 전송하였다.

5)

원고는 2024. 5. 19. E과 F을 가해자로 특정하여 D센터에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신고를 하였는데, 여려 개의 신고내용 중에는 E과 관련한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원고는 조사과정에서 2024. 3. 12.자 회식에 함께 참석한 G이 E의 제1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하였다.

6)

D센터는 2024. 6. 13.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신청을 기각하며 E의 제1, 2발언은 사실관계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였다. 원고는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에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제기하였고,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장은 2024. 12. 31. 'E의 제1, 2발언을 증명할 만한 자료가 없으나, F이 원고의 근무시간 변경신청을 반려한 행위, 원고를 제외하고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을 운영하며 회식공지 등을 한 행위, 2024. 3. 29. 불안감을 조성하는 이메일을 5차례 발송한 행위, 노트북 카카오톡 재설치 요구를 이유 없이 미승인한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된다'고 판정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4, 8호증, 을가 제5~11호증, 을나 제2, 3, 6, 7, 11, 1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제1징계사유의 인정 여부(허위신고, 인정)

을가 제2, 9, 11, 13호증, 을나 제13, 16, 17, 19~21, 23~27, 53~56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E이 제1, 2발언을 한 사실이 없는데도 허위로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는 참가인의 「M」 제29조(허위보고)를 위반한 행위로서 취업규칙 제57조 제1항 제6호(제 지침위반), 제24호(윤리행동 준칙 위반)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1)

제1발언

①

2024. 3. 12.자 회식은 연구지원실 소속 여러 부서가 함께한 자리로서 긴 테이블 3개에 다수의 인원이 앉아 있었다(을가 제9호증, 21면). 원고의 주장은 G이 E의 제1발언을 들었다는 것인데, 당시 회식자리는 원고가 자신의 목소리도 듣지 못할 정도로 시끄러웠고(을가 제13호증), G은 E과 가장 멀리 떨어진 테이블에 앉아 있었으므로, G이 E의 말을 들었을 정도라면 회식에 참석한 다른 직원들도 충분히 제1발언을 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E의 제1발언을 들었다는 직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②

원고의 주장에 의하면 제1발언은 E이 원고를 따돌리며 회식에서 배제하려다 실패하자 나온 말이다. 그런데 E은 1차 회식 이후 원고가 2차 회식에 오지 않자 원고에게 전화하여 '왜 2차에 오지 않았냐'고 물어보았는데, 만약 E이 제1발언을 하며 정말로 원고를 따돌리려 했다면, 원고에게 전화하여 2차 회식에 올 것을 권유하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는 회식 다음날 G과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며 '회식자리가 시끄러웠고 음식이 맛있었다'는 등의 이야기만 하였을 뿐, E의 제1발언과 관련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원고는 제1발언에 관하여 항의하거나 고충을 토로한 바 없다가 2024.5. 17. 자신에 대한 징계를 논의한 K, E 사이의 이메일을 열람한 뒤부터 제1발언을 문제 삼기 시작하였다.

④

F이 원고의 근태 등을 E에게 보고한 시점은 2024. 3. 28. 무렵이고, 2024. 3.12.자 회식 당시에는 E이 원고에 대한 징계 등의 인사조치를 고려하던 시점이 아니었다. 또한 원고의 신고내용에 의하더라도 2024. 3. 12. 이전에는 E과는 별다른 마찰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E이 회식자리에서 느닷없이 제1발언을 하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2)

제2발언

①

제2발언은 E이 F에게 큰 소리로 '걱정하지마, 쟤 내보낼 거야'라고 말했다는 것인데, 그 주위에 다수의 직원이 근무 중이었는데도 E의 제2발언을 들었다는 직원은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같은 공간에 있었던 N, O는 제2발언을 들은 적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

②

원고 주장에 의하면 E이 제2발언을 한 시점은 2024. 5. 17. 오후 2:30경이다.그러나 당시 E은 오후 2:17~18:00 동안 회의실에서 온라인으로 화상 업무회의를 하고 있었고, 그 회의는 참가인의 대표이사가 주재하던 자리였으므로(을나 제53호증의1), E이 대표이사의 질문이 언제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회의장을 빠져나와 F에게 제2발언을 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③

제2발언은 제1~3징계사유가 발생하기 이전 시점이고, 그 시점에는 K과 E, F이 원고에 대한 정직 정도의 징계만을 검토하고 있었던 상황이므로(을가 제6호증), E이'쟤 내보낼 거야'라는 말을 할 수 있던 상황이 아니었다.

④

또한 F은 같은 시각 K에게 'P 협의회 발표자료'에 관한 대면보고를 하였는데, E이 K의 집무실에서 나오던 F에게 보고 내용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제2발언을 하였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3)

원고는 2024. 5. 17. 자신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는 이메일을 열람한 뒤부터 직장내 괴롭힘 신고의사를 표시하였고, 관련 증거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원고로서는 E, F이 징계를 주도하는 것을 막을 필요성이 있었고,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로 인정받을 경우 '오히려 가해자가 피해자를 징계하여 불리한 처우를 한다'는 구도를 만들 수 있었으므로, 허위사실을 지어내어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할 동기가 충분히 존재하였다.

4)

이에 관하여 원고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자체를 징계사유로 삼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 위반이라 주장한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은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한 근로자를 그 신고의 원인이 된 사용자나 상급자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취지의 규정이지, 허위사실을 지어내어 신고한 근로자까지 보호하기 위한 규정은 아니므로, 이 부분을 징계사유로 삼는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 위반이라 할 수 없다.

다.

제2징계사유의 인정 여부(위증 강요, 인정)

갑 제9, 11호증, 을가 제11, 14, 15호증, 을나 제52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G에게 E의 제1발언과 관련하여 경험하지 않은 사실을 진술할 것을 강요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는 참가인의 「M」 제29조(허위보고)를 위반한 행위로서 취업규칙 제57조 제1항 제6호(제 지침 위반), 제24호(윤리행동 준칙 위반)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1)

G은 2024. 5. 20. 상급자인 N에게 전화하여 '원고가 사실이 아닌 증인을 서달라고 부탁하였다, 협박 아닌 협박을 받았다'는 내용을 보고하였고,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과정에서 '원고가 2024. 5. 17.부터 위증을 종용하여 기술원장 비서인 원고의 부탁을 거절할 경우 보복당할 것이 걱정되어 어쩔 수 없이 응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G은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2024. 3. 12.자 회식에서 E의 제1발언을 듣지 못하였으나, 원고가 2024. 5. 17. 제1발언을 들었다고 하라고 반복적으로 강요하였고, 2024. 5. 19.에도 동일한 요구를 하여 형식적으로 응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G의 진술은 일관될 뿐만 아니라 경험칙에 반하거나 모순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없고, 평소에 원고와 친분이 있던 G이 갑자기 허위의 내용을 지어낼 동기도 찾기 어렵다(G은 2026. 1.경 퇴사하여 참가인과 이해관계가 없어졌는데도 종전과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2)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G은 회식에서 E과 멀리 떨어진 위치에 자리하여 E의 말을 듣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 상황에서 G이 원고를 위해 스스로 제1발언을 들었다며그에 관한 증언을 해주겠다고 나섰다는 것은 믿기 어렵고, 만약 G이 자발적으로 나선것이라면 불과 3일 뒤에 N에게 원고의 위증 강요 사실을 보고한 것을 설명하기 어렵다.

3)

원고는 갑 제9, 11호증을 근거로 '강요'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G은 N 과 전화하며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진 않을 것이지만, 일단 원고와 있는 자리에서는 알겠다고 하였다'고 진술하였으므로, 갑 제9, 11호증의 내용은 G이 원고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형식적으로만 원고의 위증 강요에 응한 것에 불과하다. 나아가 설령 강요의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위증을 종용한 것은 충분히 인정되므로, 원고의 행위가 「M」 제29조 위반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라.

제3징계사유의 인정 여부(영업비밀 유출, 인정)

갑 제12, 19, 20호증, 을가 제4, 16호증, 을나 제36, 37, 51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자료는 참가인「영업비밀관리규정」에서 규정한 영업비밀에 해당하고, 이를 유출한 원고의 행위는 취업규칙 제57조 제1항 제19호(중요 대외비 정보유출)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1)

「영업비밀관리규정」에서 규정한 영업비밀이란 참가인이 보유한 정보로서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 · 판매방법 기타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의미한다. 이 사건 자료는 스페인의 식품기업 Q의 인수를 목적으로 2022. 12.경 작성된 기획안으로서 2023년도 참가인의 사업계획과 Q 인수과정에서 국내 마켓테스트의 구체적인 일정과각 부서의 업무분장, 특정 제품군의 전략 등이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자료에 기재된 정보는 Q 인수를 위한 사업계획 · 전략 등에 관한 것으로서 공개되지 않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 또한 참가인은 정보보호 서약을 통해 사업계획에 관한 사항을 제3자에게 공개 · 누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2023년도 사업계획을 포함한 이 사건 자료 역시 정보보호 서약서에서 정한 비밀관리 대상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자료는 영업비밀이고, 원고가 2024. 5. 27. 이 사건 자료를 개인 이메일 계정에 임의로 전송한 것은 영업비밀의 유출이라 할 수 있다.

2)

원고는 직장 내 괴롭힘 진정 과정에서 C&D 업무를 담당하다가 배제당한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C&D 업무와 관련하여 자신이 작성에 기여한 이 사건 자료가 필요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C&D 업무수행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반드시 이 사건 자료가 필요했다고 보기 어렵고(당장 갑 제49, 50호증만으로도 C&D 업무수행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자료 또한 R 직원이 대부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감사팀 직원은 원고가 이 사건 자료를 유출한 사실을 확인한 후 이러한 행위가「영업비밀관리규정」 위반 또는 정보보호 서약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였고, 이 사건 자료를 삭제하지 않을 것이라면 소명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으나(갑 제20호증의1, 1:25:00~1:32:00 부분), 원고는 감사팀의 경고를 듣고도 이 사건 자료를 삭제하지 않은 것이므로, 영업비밀 유출에 관한 책임을 감수하여야 한다.

마.

제4~6징계사유의 인정 여부(사내질서 문란, 언어폭력, 근태불량, 모두 인정)

1)

이 사건 재심판정의 요지

이 사건 재심판정은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제출된 증거들을 종합하여 ① 원고가 2024. 4. 1. E과 면담 시 '메일로 주세요'라며 나가버렸고, 같은 날 F으로부터 근태 등을 지적받자 무례한 내용의 회신메일[구체적인 내용은 앞서 살펴본 2. 가. 2)항 참조]을 보낸 사실(제4징계사유), ② 원고가 2023. 4. 24. H에게 사내 메신저로 '남의 책상에뭘 두려면 똑바로 좀 두세요. 이렇게 놓을 거면 갖다 놓지 말던가. 기대도 안했으니 회사에서 기본은 합시다 좀!'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제5징계사유), ③ 원고가 2024. 1.~3. 18차례에 걸쳐 지각한 사실(제6징계사유)을 인정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 인정사실을 바탕으로 원고의 행위가 취업규칙의 징계요건에 해당하여 제4~6징계사유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이 법원에 제출된 증거들 상당 부분은 모두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제출되었던 증거들과 동일하고, 이 부분 징계사유에 관한 원고의 주장 역시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제기하였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원고와 참가인이 이 법원에 추가로 제출한 증거들을 아울러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재심판정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충분히 합리적인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고, 원고가 이 법원에서 특히 강조하는 주장들은 모두 아래에서 보는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원고는, 제4징계사유 중 F에 대한 이메일 회신 부분은 F이 먼저 직장 내 괴롭힘의 일환으로 5건의 이메일을 연속하여 보냈기 때문에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F은 원고의 근태와 업무태도 등을 사안별로 지적하기 위해 5통의 이메일을 보낸 것일 뿐이고, 그 이메일 내용도 '앞으로 무단결근하지 말아달라, 근무태도 불량을 주의해 달라,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달라'는 등의 것에 불과하여 평균적인 일반인을 기준으로 불안감이나 공포감을 일으킬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갑 제8호증). 따라서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장의 판정과는 달리 F의 행위를 직장내 괴롭힘으로 평가할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무례한 이메일은 정당한 항의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기도 하다.

나)

원고는, 제6징계사유와 관련하여 ① 실수로 근태관리 프로그램상 시간입력이늦은 것일 뿐 실제로는 출근시간 전에 업무를 시작하였고, ② 연장근로를 통해 총 근로시간을 충족하였으며, ③ 2024. 3. 21.자 지각은 F이 직장 내 괴롭힘의 일환으로 근무시간 변경신청을 반려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참가인은 'S' 및 'T' 프로그램상 출근으로 입력된 시간을 토대로 지각 횟수를 특정하였으므로(을나 제34호증), 이를 뒤집기 위해서는 원고가 출근으로 입력된 시간 이전 실제 업무를 시작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나 이에 관한 별다른 증거가 없고, ② 원고가 출근시간을 준수하지 못한 이상 연장근로를 통해 총 근로시간을 충족하였더라도 이는 징계양정시 고려하여야 할 요소일 뿐 징계사유 인정에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또한 ③ F이 2024. 3. 21. 원고의 근무시간 변경신청을 반려한 것은 원고가 다른 직원과는 달리 아무런 사유를 기재하지 않은 채 신청을 하였기 때문이므로(을나 제9, 10호증) 이를 직장내 괴롭힘으로 볼 수 없고, 원고의 지각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도 없다.

바.

징계재량권의 일탈 · 남용 여부

1)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안에서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참조).

2)

판단

앞서 든 증거, 을나 제22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으므로, 같은 이유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가)

원고는 2024. 5. 17. 자신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는 이메일을 열람한 직후 그 징계를 주도한 E에 대한 허위신고를 하였다.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시기 · 대상 · 내용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징계를 모면하려는 목적에서 허위신고를 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그 동기가 매우 불순하고 비위행위의 정도가 중하다.

나)

원고는 G에게 위증을 강요하여 자신의 허위신고에 관한 증거까지 작출하려 하였다. 나아가 G이 직장 내 괴롭힘 조사과정에서 위증 강요 사실을 털어놓자, 원고는 이 사건에 이유 없이 말려든 G에게 사과를 하기 보다는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G을 D센터에 신고하는 등 안하무인격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

원고에게는 자신의 잘못에 관한 아무런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원고가 자신의 잘못에 관하여 반성을 전혀 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참가인으로 복귀하여 근무할 경우 언제든지 이와 유사한 비위행위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또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신뢰를 기반으로 유지되는데, 자신에 대한 징계를 모면하고자위증의 수단까지 동원하여 상급자를 허위신고 하였다면, 이미 그 신뢰관계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었다고 할 수 있다.

라)

이처럼 제1, 2징계사유만으로도 원고를 징계해고 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원고가 2024. 5. 17. K, E 사이의 이메일을 열람한 후 그동안의 업무태도 등을 되돌아보고 행실을 바꾸었다면 징계해고까지 이르진 않았을 것이다(당초 논의되던 징계수준은 정직이었고, 원고의 업무태도가 끝까지 변하지 않으면 그때 가서 퇴사를 유도하겠다는 것이 E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원고는 당장의 징계를 모면하고자 더 큰 비위행위를 저지른 것이므로, 원고에 대한 징계양정이 해고까지 이른 것은 원고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