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 국가인권위원회가 2023. 4. 17. 원고에 대하여 한 진정각하 결정을 취소한다.
원고의 피고 국가인권위원회 행정심판위원회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국가인권위원회 행정심판위원회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국가인권위원회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 국가인권위원회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21. 3. 1. B기관에 입사하여 언어교육센터에서 한국어 강사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2. 5. 23. 피고 국가인권위원회에 B기관 소속 C, D, E를 피진정인으로 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진정을 제기하였다(이하 '이 사건 진정'이라 한다).<1>
피고 국가인권위원회는 2023. 4. 17. '진정인은 이 사건 진정을 제기하기 이전에 노동위원회에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에 대한 구제신청을 하여 노동위원회의 판정을 받은 바 있으므로, 이 사건 진정은 진정이 제기될 당시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따른 권리구제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종결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5호에 의하여 이 사건 진정을 각하하는 결정을 하였다(F, 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 한다).
원고는 2023. 7. 10. 이 사건 결정에 불복하여 피고 국가인권위원회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청구를 하였고, 피고 국가인권위원회 행정심판위원회는 2025. 3. 25.'이 사건 진정의 내용은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및 해임의 효력을 다투는 것으로, 원고가 노동위원회 구제 절차에서 이 사건 진정의 내용을 포함한 사실을 주장하여 노동위원회에서 이에 대한 심리가 이루어졌으므로, 이 사건 진정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5호에서 정한 각하 사유가 인정되는바,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진정을 각하한 이 사건 결정은 위법·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G, 이하 '이 사건 재결'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13호증, 을 제1, 2,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결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재결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원고는 진정요지 제1 내지 4항과 같이 4건의 인권침해 행위에 대하여 진정을 제기하였음에도 피고 국가인권위원회 행정심판위원회는 3건의 인권침해 행위에 대하여만 심의한 후 재결을 하였다.
행정심판법 제45조에 의하면 피고 국가인권위원회 행정심판위원회는 최장 90일 이내에 재결을 하여야 함에도 원고의 심판청구일로부터 약 1년 6개월이 지난 후에 이 사건 재결을 하였고, 원고에게 재결 기간이 연장되었다는 통보를 하지도 않았으므로, 이 사건 재결에는 행정심판법 제45조의 재결 기간을 준수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
판단
원처분청의 처분이 있고, 그 처분이 정당하다고 하여 그에 대한 행정심판청구를 기각한 재결이 있는 경우에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은 원칙적으로 원처분청의 처분이고, 위 행정심판청구를 기각하는 재결에 대한 행정소송은 원처분에는 없고 재결 자체에 고유한 주체, 절차, 형식 또는 내용상의 위법이 있는 경우에 한한다(대법원 1994. 6. 29. 자 93두48 결정 참조).
이 사건 재결에 원고가 주장한 진정요지 중 일부에 대한 판단을 누락한 위법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은 원처분인 이 사건 결정에 위법이 있다는 취지에 불과하므로, 이는 이 사건 재결 자체에 고유한 위법을 주장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한편 행정심판법 제45조 제1항은 '재결은 제23조에 따라 피청구인 또는 위원회가 심판청구서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하여야 한다. 다만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위원장이 직권으로 30일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위원장은 제1항 단서에 따라 재결 기간을 연장할 경우에는 재결 기간이 끝나기 7일 전까지 당사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심판법은 위 재결기간을 도과하여 이루어진 재결의 효력에 관하여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고, 행정소송법 제18조에 의하면 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의 재결을 거치지 아니하면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없는 경우에도 행정심판청구가 있은 날로부터 60일이 지나도 재결이 없거나 처분의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으로 생길 중대한 손해를 예방하여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는 때에는 행정심판의 재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곧바로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 사실관계의 복잡성이나 법률적 쟁점의 난이도 등에 따라 충실한 재결에 필요한 시간은 개별사건마다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재결 기간에 관한 행정심판법 제45조는 훈시규정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재결이 행정심판법 제45조에서 정한 재결 기간이 도과한 이후에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재결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재결에 고유한 위법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이 사건 결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결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진정에 대한 조사를 담당한 피고 국가인권위원회 소속 조사관은 조사 과정에서 원고와 연락이 닿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결정이 최초 원고의 주소지가 아닌 다른 주소지로 송달되거나 관련 서면이 조작되는 등 이 사건 결정에는 절차적 위법이 있다.
원고는 진정요지 제1 내지 4항과 같이 4건의 인권침해 행위에 대하여 진정을 제기하였음에도 피고 국가인권위원회는 3건의 인권침해 행위에 대하여만 심의한 후 이 사건 결정을 하였다.
원고가 피고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이 사건 진정과 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구제신청 사건은 별개의 사건으로, 원고는 진정요지 제1 내지 4항과 같은 인권침해 행위에 대하여 권리구제를 받은 바 없으므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5호에서 정한 각하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이 사건 진정을 제기한 후 여러 차례에 걸쳐 자신의 주장을 정리한 서면을 제출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이 사건 진정을 제기할 당시 기재한 원고의 주소지로 이 사건 결정이 적법하게 송달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고, 달리 이 사건 결정에 원고 주장과 같은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진정요지 제1 내지 4항은 '피진정인 C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원고에게 징계해고 증빙자료와 학생 성적산출근거와 관련된 자료의 제출을 강요하였고, 부당한 성적 부여나 언어적 성희롱 등과 같은 원고의 비위행위 사실이 인정되지 않음에도 허위로 조작된 증빙자료를 토대로 이루어진 신고에 기하여 원고에 대한 부당한 중징계 및 직위해제 요구가 이루어졌는데, 피진정인들이 이에 관여함으로써 원고에 대한 조직적인 인권침해 행위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갑 제14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위와 같은 이 사건 진정의 진정 요지를 '피진정인 C이 원고에게 징계해고 증빙자료로 사용하기 위한 자료와 학생 성적 산출근거 제출을 강요하고 원고에 대한 부당한 징계 의결에 참여한 행위', '피진정인 E가 증빙자료를 조작하여 인권센터에 원고에 대한 허위 신고를 한 행위', '피진정인 D이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원고를 인권위원회에 회부한 후 원고에게 충분한 소명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행위'와 같이 피진정인별로 정리하여 이 사건 진정에 대하여 심의·의결한 사실이 인정되고, 위와 같이 피고 국가인권위원회가 정리한 진정요지에는 앞서 살펴본 진정요지 제1 내지 4항의 주된 내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결정에 원고의 진정 내용 중 일부가 누락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을 제3, 4, 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인권센터는 2021. 7. 9.경 원고가 학생에 대한 인권침해 행위를 하였다는 내용의 신고를 받은 후2021. 8.경까지 피해자 및 신고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원고로부터 소명자료를 제출받은 사실, ② B기관은 2021. 9. 3. 인권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학생 등을 상대로 인권침해 행위를 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심의하였고, 인권위원회는 원고가 수강생에게 강의평가에서 5점을 부여할 것을 요구한 행위, 성적평가 시 객관성을 결여한 행위, 수강생으로부터 성적 이의제기 메일을 받은 후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 회신을 한 행위, 기말고사 종료 후 출국하기 위해 서울에 있던 교환학생에게 과제제출을 요구하고 낙제에 해당하는 성적으로 변경한 행위, 수강생 등에게 언어적 성희롱을 하거나 인권 침해에 해당하는 수준의 잦은 연락을 한 행위가 인권침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고에 대한 중징계 및 직위해제를 요구하는 의결을 한 사실, ③ B기관은 위 의결을 토대로 2021. 9. 10. 원고에 대하여 직위해제 처분을 하였고, 이후 2021. 12. 27. 원고가 교수의 권한을 이용하여 학생들에게 부당한 대우·요구 및 인권침해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해임한 사실, ④ 원고는 위 직위해제 처분에 불복하여 2021. 10. 21.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2. 16.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구제신청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으며(H), 원고가 2022. 1. 12.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은 구제신청의 대상에 해당하나, 직위해제 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이를 토대로 직위해제를 한 것이 인사권을 남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사실(I), ⑤ 원고는 위 해임처분에 불복하여 2022. 3. 23.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6. 9. '해임 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나, B기관의 「기간제근로자 인사관리지침」제26조에 따라 징계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한 사실(J)이 인정된다.
진정요지 제2, 3, 4항의 경우, 그 주된 내용은 '부당한 성적 부여나 언어적 성희롱등과 같은 원고의 비위행위 사실이 인정되지 않음에도 피진정인들이 허위 신고, 증빙자료 조작 등 원고의 인권을 침해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부당한 중징계 및 직위해제를 받도록 하였다.'는 취지로, 이는 B기관의 직위해제 및 해임 처분의 실체적 및 절차적 위법 사유에 관한 주장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앞서 본 것처럼 원고가 이 사건 진정을 제기하기 이전에 B기관의 직위해제 및 해임 처분에 불복하여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노동위원회가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및 해임 처분의 실체적 및 절차적 위법 여부, 즉 원고가 다투고 있는 원고의 비위행위 사실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지, 인정되는 비위행위의 내용 및 그 정도에 비추어 볼 때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및 해임 처분이 적정하게 이루어졌는지, 원고의 비위행위에 대한 신고가 허위이거나 그 증빙자료가 조작되었는지, 직위해제 및 해임 처분의 절차가 적법하였는지 등에 대하여 이미 충분히 심리하여 판정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이 부분 진정요지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5호의 '진정이 제기될 당시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에 관하여 권리구제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종결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반면 진정요지 제1항의 경우, 그 주된 내용은 '피진정인 C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원고에게 징계해고 증빙자료와 학생 성적산출근거와 관련된 자료의 제출을 강요함으로써 원고의 인권이 침해되었다.'는 것으로, 이는 B기관의 직위해제 및 해임 처분의 실체적 및 절차적 위법 사유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피진정인 C의 자료제출 강요 행위가 원고에 대한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피진정인 C의 위와 같은 자료제출 강요 행위가 원고에 대한 인권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별도로 심리 및 판단이 이루어진 바 없다. 따라서 진정요지 제1항은 나머지 진정요지와는 달리 '진정이 제기될 당시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에 관하여 권리구제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종결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피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진정요지 제1 내지 4항 전부에 대하여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5호에서 정한 각하 사유가 인정된다고 잘못 판단하여 이 사건 진정을 각하하는 이 사건 결정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결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원고의 피고 국가인권위원회 행정심판위원회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백송이 김종완
1원고는 2022. 8. 4.경 피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요지를 최종적으로 정리한 서면(갑 제13호증)을 제출하였고 피고 국가인권위원회는 2022. 8. 11.경 피진정인들에게 위와 같이 원고가 제출한 서면을 토대로 진정요지를 정리하여 설명하면서 이에 대한 서면진술서 및 관련 자료의 제출을 요청하는 공문(갑 제6호증)을 발송하였으므로, 위와 같이 원고가 제출한 서면(갑 제13호증) 및 피고 국가인권위원회가 피진정인들에게 발송한 공문(갑 제6호증)에 기하여 원고의 진정요지를 정리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