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5. 6. 18.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4. 2. 13.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채권관리팀'에서 근무하였고, 입사 후 3개월은 수습기간으로 약정하였다.
참가인과 동료직원인 D는 2024. 2. 29. 퇴근 후 함께 술을 마시다가 다툼이 발생하여 서로를 폭행하였다. 원고는 이를 사유로 2024. 3. 5. 수습기간 중인 참가인을 해고하였으나 참가인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7.29. '해고사유는 인정되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E).
참가인은 2024. 8. 7. 원고에 복직하였으나, 원고는 아래 사유로 인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2024. 9. 6. 참가인을 징계해고 하였다(이하 순번별로 '제○징계사유'라 한다).
참가인은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5. 1. 31.'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으나(F), 중앙노동위원회는 2025. 6. 18. '제1징계사유만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2, 8~1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갑 제4~6, 9, 12~14, 17, 19~31, 35~37, 42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제1~3징계사유는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있다.
제1징계사유
참가인이 2024. 2. 29. 동료직원 D와 술을 마시다가 D의 얼굴을 폭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이러한 행위는 퇴근 이후에 벌어졌다고 하더라도 원고 직원으로서 품위를 지키지 않은 것이므로, 품위유지의무를 규정한 원고 취업규칙 제11조 제6항을 위반한 행위이고, 그로 인해 직장 내 질서가 문란해졌다고 할 수 있으므로, 제1징계사유는 원고 상벌규정 제13조 제2호에서 정한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제2징계사유
참가인은 2024. 8. 12. G 팀장과 업무상 대화를 나누면서 약 50분간 휴대전화로 그 대화를 몰래 녹음하였고, 대화가 끝난 이후에도 녹음기능을 종료하지 않은 채 휴대전화를 자신의 책상에 두고 자리를 비워 1시간 가까이 사무실 내 대화, 소음 등이그대로 녹음되었다. 참가인은 G 팀장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녹음을 하였을 뿐 다른 직원들의 대화를 녹음하고자 할 의사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녹음기능이 켜져 있는 휴대전화를 사무실 내에 장시간 그대로 두었다면, 참가인이 다른 직원들의 대화가 그대로 녹음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면서도 이를 용인한 것이라 봄이 타당하다.
참가인의 행위로 인하여 직원들로서는 사무실 내 자신의 대화가 언제든지 녹음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고, 고객정보를 취급하는 채권관리팀의 특성상 녹음파일을 통해 고객 개인정보나 업무상 비밀 등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참가인의 행위는 원고 윤리규정 제24조 제2항의 '임직원 상호간 위 화감을 조성하는 행위' 또는 '모바일 단말기를 통한 정보유출 방지를 위해 모바일 단말기 사용통제를 따르겠다'는 보안서약을 위반한 행위로서 그로 인해 직장 내 질서가 문란해졌다고 할 수 있으므로, 제2징계사유도 원고 상벌규정 제13조 제2호에서 정한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한편 광주동부경찰서는 2024. 11. 14. 제2징계사유와 관련된 통신비밀보호법위반 혐의에 관하여 불송치결정을 하였으나, 그 사유는 참가인의 행위가 사생활의 자유및 비밀침해에 이르지 않았다는 것이어서 '복무규정 또는 서약을 위반하여 직장 내 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는 제2징계사유와 충분히 양립 가능하므로, 위 불송치결정은 제2징계사유 인정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제3징계사유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사용자는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하고(제60조 제1항), 사용자는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제60조 제2항). 참가인은 2024. 2. 13.부터 원고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였으므로,2024. 8.경 6일의 연차 유급휴가만 사용할 수 있다[부당해고 기간인 2024. 3. 5.~8. 6. 역시 출근일수에 산입된다(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1다95519 판결 참조)]. 그러나 참가인은 2024. 8. 12. 오후 반차를 시작으로 2024. 8. 28.까지 합계 10일을 출근하지 않았는데, 그중 6일은 참가인이 사후적으로 연차 유급휴가를 사용하였으나, 나머지 4일은 연차 유급휴가가 부족하여 원고의 승인 없이 무단으로 결근하였다(16일, 19일, 26일,27일). 이러한 무단결근은 원고 취업규칙 제13조에서 정한 결근 방식을 위반한 것으로서 그로 인해 직장 내 질서가 문란해졌다고 할 수 있으므로, 제3징계사유도 원고 상벌규정 제13조 제2호에서 정한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이에 관하여 참가인은, 2024. 8. 14. G 팀장 등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한 후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3항에 따라 유급휴가를 요청하였으므로, 원고가 피해자인참가인에게 유급휴가를 주어야 하는데도 오히려 4일을 무단결근으로 처리하였다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직장 내 괴롭힘 조사기간 동안 피해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해당 피해근로자에 대하여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제76조의3 제3항),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피해근로자가 요청하면 근무장소의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제76조의3 제4항).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3항은 제4항과 달리 직장내 괴롭힘 신고 후 피해근로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사용자가 반드시 유급휴가를 부여하여야 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보호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의 판단 하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는 취지의 규정이다. 원고는 참가인의 2024. 8. 14.자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이후 보호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유급휴가 부여 대신 근무장소 변경을 제안하였는데, 직장 내 괴롭힘 신고의 경과와 조사에 임하는 참가인의 태도 등을 고려하면 그 조치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부적절하다고 보긴 어렵다(참가인은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에 제대로 응하지도 않았고 이후 고용노동청에 대하여 한 진정도 스스로 취하하였으므로 당초부터 신고 의사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결국 원고가 참가인에게 유급휴가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하여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3항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고, 참가인이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3항에 따른 유급휴가를 부여받지 못한 상태에서 원고의 승인 없이 출근하지 않았다면 이는 무단결근에 해당한다.
징계재량권의 일탈 · 남용 여부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안에서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참조).
수습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수습기간 만료 시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해당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 · 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 · 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된다(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19두59349 판결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18, 41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에 대한 징계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부당해고라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참가인은 원고에 입사한 후 불과 2주 만에 술자리에서 동료직원을 폭행하였고 그로 인해 2024. 3. 5. 해고되었다. 그 당시 참가인이 수습기간에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제1징계사유만으로도 충분히 그 선행해고가 정당했다고 볼 수 있으나, 원고가 해고 과정에서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참가인은 요행히 복직할 수 있었다.
참가인은 입사 후 2024. 3. 5. 해고되기 전에 불과 20일 가량을 실제 근무하였을 뿐이고, 2024. 8. 7. 복직한 후에도 6일 만인 2024. 8. 12. 제2징계사유와 같은 무단녹음 행위를 하였으며, 무단녹음 행위가 발각되자 곧바로 직장 내 괴롭힘을 핑계로 제3징계사유와 같이 무단결근을 하였다. 이처럼 참가인의 부당해고 기간을 제외하면 제1~3징계사유는 실질적으로 원고가 입사한 후 얼마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발생한 일들로서, 그로 인해 원고와의 기본적인 신뢰관계가 크게 파괴된 것으로 보인다. 다) 특히 제2징계사유는 사무실 내 불특정 다수 직원들의 대화를 녹취하려한 것으로서 원고 직원들은 무단녹음으로 인해 불안감 · 불쾌감을 호소하고 있으므로, 참가인의 행위가 직장 내 질서를 크게 훼손하였다고 볼 수 있다.
원고 상벌규정 제15조 제1항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로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질서를 심히 문란하게 한 자에 대하여는 징계해고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참가인이 자신의 행위에 관하여 별다른 반성을 하고 있지 않은 점과 참가인의 행위가 원고의 직장 내 질서에 미친 악영향 등을 고려하면 제1~3징계사유를 원고 상벌규정 제15조 제1항의 징계해고 사유로 보는 것에 부족함이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참가인이 부담하며, 나머지는 패소한 피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방민우 박소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