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5. 8. 18.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인력공급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D연맹 E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은 직업안정법 제33조에 따른 근로자공급사업허가를 받아 근로자 공급사업을 영위하면서 원고에 소속 조합원들을 공급하였다.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이 사건 조합 소속 조합원으로,2023. 6. 1. 원고에 입사하여 F항에서 배차관리자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조합은 2024. 12. 26. 참가인에게 '2024년 배차관리자 면(免) 통보'라는 제목으로 아래의 내용이 포함된 공문을 송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참가인은 노동위원회에 원고와 이 사건 조합을 상대로 '주위적으로, 원고와 이 사건 조합이 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예비적으로, 원고와 이 사건 조합이 한 2025. 1. 3.자 전보(강등)는 부당전보(강등)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구제신청을 하였다.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25. 4. 10. '이 사건 조합은 당사자적격이 없고, 원고에 의한 이 사건 통보는 해고에 해당하는데,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조합을 상대로 한 부분은 기각하고, 원고를 상대로 한 부분은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고(J), 중앙노동위원회는 2025. 8.18.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가 제2호증, 을가 제5호증의 7,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관련 법리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 해고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노무 수령 거부 경위와 방법, 노무 수령 거부에 대하여 근로자가 보인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
인정사실
참가인은 2023. 6. 1. 원고에 입사하였고 그 무렵 배차관리자로 임명되어 근무하였다. 원고와 참가인은 2024. 1. 1. 근로계약 기간을 2024. 1. 1. ~ 2024. 12. 31., 근무장소를 F항, 업무내용을 야드트랙터(YT) 등 항만하역장비 운영에 관한 업무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이후에도 참가인은 F항에서 배차관리자로 근무하였다.
원고와 이 사건 조합은 2024. 2. 19. '원고 소속 근로자로서 야드트랙터 일용근로자로 취업하고 있는 임시조합원에 대한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임금 합의서를 작성하였다(갑 제7호증, 이하 '이 사건 임금합의서'라 한다). 그중 배차관리자에 관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2024. 12. 23. 이 사건 조합에 직장 내 괴롭힘, 근태불량, F항 터미널 내 안전사고 다발 등을 이유로 참가인을 배차관리자에서 제외하는 건에 관하여 협의를 요청하였다. 원고와 이 사건 조합은 같은 날 참가인이 업무상 횡령 · 배임 공모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2024. 12. 31.자로 참가인을 배차관리자에서 면(免)하고 신임배차관리자를 임명하기로 합의하였다. 이후 이 사건 조합은 2024. 12. 26. 참가인에게 이 사건 통보를 하였다.
원고는 2025. 1. 3. 참가인에게 "2024. 12. 31.부로 배차관리자 면(免) 통보 이후 당사에 근로를 제공하지 않고 있음에 해당 문자를 발송합니다. I부두 장비(Y/T<1>) 승무에 대한 의사가 있으시다면, 승무 테스트를 거친 후 근무 투입이 가능하오니, 본인의 승무 가능 일정을 담당자(K 대리)에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후에도 2025. 1. 6.부터 2025. 3. 6.까지 5회에 걸쳐 위와 동일한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인정근거] 갑 제6, 7호증, 을가 제3, 4, 5호증(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을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참가인에게 해고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이 사건 근로계약은 참가인의 업무를 '야드트랙터 등 항만하역장비 운영에 관한 업무'로 정하고 있을 뿐이고, 참가인이 '배차관리자'로서 원고에 근로를 제공한다는 내용은 없다. 한편 이 사건 임금합의서는 기본적으로 야드트랙터 기사로 근무하는 근로자에 대한 근로조건을 결정함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제1조), 다만 야드트랙터 기사의 경우와 구별되는 배차관리자의 임무, 선임 및 교체, 근로조건 등에 관한 조항들을 별도로 두고 있는데, 특히 원고와 이 사건 조합이 협의하여 배차관리자를 교체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그 교체 사유에 관하여는 특별히 정하지 않고 있다(제4조). 이와 같은 이 사건 근로계약 및 이 사건 임금합의서 내용에 의하면, 배차관리자는 원고 소속 근로자들 중 일부 인원에게 부여되는 직책 내지 보직의 하나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참가인을 배차관리자에서 제외하는 인사조치가 있었다고 하여 이를 참가인과의 근로관계 자체를 종료하겠다는 확정적 의사표시라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이는 원고의 취업규칙 제50조
제1항('회사는 업무상 필요에 따라 근로자에게 배치전환 등 인사이동을 명할 수 있다')에 따른 배치전환 내지 직무변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원고는 참가인에게 명시적으로 해고 의사표시를 한 사실이 없고, 참가인이 제공할노무의 수령을 거부한다는 의사표시를 한 사실도 없다. 오히려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후 3개월이 지난 시점까지도 참가인에게 야드트랙터 기사로서 노무를 제공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수차례 확인하였을 뿐 아니라, 참가인에 대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지 않고 이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이 사건 통보 이후 원고의 행동을 보더라도, 원고에게는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유지하려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 외에, 이 사건 통보 당시 원고 소속 배차관리자들은 총 7명이었는데, 이들 모두 2024. 12. 31.자로 배차관리자직에서 제외한다는 통보를 받았고, 다만 2025. 1. 1.자로 원고와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배차관리자로 재임명되었다(이 사건 조합이 원고 외에 다른 법인에 제공한 배차관리자 총 7명 중 정년퇴직을 한 1명을 제외한 나머지 6명도 마찬가지로 2024. 12. 31.자로 배차관리자직에서 면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가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배차관리자로 재임명되었다). 여기에 이 사건 통보에도 '이 사건 조합과 원고 등이 매년 연말 각 터미널 배차관리자 일괄 임면(任免) 통보에 상호 협의하였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점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통보는 배차관리자 전원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일괄적인 인사조치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참가인은 이 사건 통보에 반발하면서, 야드트랙터 기사로 근무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묻는 원고에게 '조금 보류해달라'고 하거나,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노무를 제공하지 않았고, 결국이 사건 근로계약은 갱신 없이 종료된 것이었다.
피고와 참가인은, 원고가 취업규칙 제50조 제2항('배치전환 및 인사이동 처분 명령을 3일 전까지 대상 근로자에게 통보해야 한다')을 준수하지 않은 점, 야드트랙터 기사로 근무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물었을 뿐 확정적 인사명령을 한 사실이 없는 점 등을 들어 이 사건 통보가 직무변경이 아닌, 해고에 해당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① 이 사건 임금합의서는 원고와 이 사건 조합이 협의하여 배차관리자를 교체할 수 있다고 되어 있고, 그에 따라 원고와 이 사건 조합은 2024. 12. 23. 협의하에 참가인을 배차관리자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점, ② 이 사건 근로계약은 원고의 업무를 '야드트랙터 등 항만하역장비 운영에 관한 업무'로 정하고 있는 점, ③ 참가인은 2024.12. 27. 원고 직원으로부터 이 사건 통보 사실을 알고 있는지 여부를 묻는 연락을 받았고, 2024. 12. 30. 원고 대표이사와 이 사건 통보에 관하여 면담을 한 것으로 보이며, 이후에도 원고는 참가인에게 야드트랙터 기사로 근무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거듭 확인한 점 등을 종합하면, 취업규칙 제50조 제2항에 따른 통보 절차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설령 참가인을 배차관리자에서 제외한 인사조치에 피고와 참가인이 주장하는 절차적 또는 실체적 하자가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는 위 인사조치가 정당성을 갖추었는지에 관한 문제일 뿐이고,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통보를 해고라고 인정할 수는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참가인이, 나머지는 패소한 피고가 각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방민우 박소민
1야드트랙터를 의미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