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동산, 부동산 기타 재산의 감정평가에 관한 업무 등을 수행하는 감정평가 법인이다. 원고 소속 감정평가사들은 원고 주식을 보유한 감정평가사(이하 '주주평가사'라 한다)와 그렇지 않은 소속 감정평가사(수습 주주평가사 포함)로 구분되고, 주주평가사 중 일부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이사, 감사로 선임되어 법인등기부에 임원으로 등재되어 있다(이하 등기임원인 주주평가사를 '등기 주주평가사'라 하고, 그렇지 않은 주주평가사를 '미등기 주주평가사'라 한다).
원고는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음을 전제로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신고 · 납부하였으나, 피고는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이하 '장애인고용법'이라 한다)에 따라 2020년도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재산정하여 2024. 1. 30. 원고에게 장애인 고용부담금 76,171,480원과 가산금 7,617,140원, 합계 83,788,620원을 추가로 징수하는 처분을 하였고, 2024. 2. 20. 원고가 추가로 부담하여야 하는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68,948,880원, 가산금을6,894,880원, 합계 75,843,760원으로 감액한 고지서를 통지하였다(이하 위와 같이 감액되고 남은 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2024. 4. 22. 이 사건 처분이 위법 ·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으나,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25. 7. 15.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관련 법리
장애인고용법상의 근로자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제2조 제5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 소속 미등기 주주평가사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이다. 앞서 든 증거, 갑 제9, 11,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원고 소속 미등기 주주평가사의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러한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감정평가법인은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이하 '감정평가법'이라 한다) 제25조에 따라 감정평가의 주체로서 부담하는 성실의무로서 소속 감정평가사에 대한 관리 · 감독의무를 부담하고(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0두41689 판결 참조), 이를 소홀히 하여 성실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국토교통부장관으로부터 제재조치를 받을 수 있다(감정평가법 제32조 제1항 제11호). 원고 본사운영규약 제9조(업무배정기준)는 본 · 지사간 업무배정은 본사 총무이사가 담당하고(제1항), 본 · 지사별로 접수된 업무는 본사 총무이사, 지사 총무담당평가사가 처리할 담당평가사에게 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제2항), 배정된 물건은 임의로 담당자를 변경할 수 없고, 주주평가사가 소속평가사, 수습평가사 또는 직원에게 처리를 맡기고자 할 경우 총무이사와 협의하여야 한다(제5항)고 정하고 있다. 원고 법인운영규약 제11조(협회 등 배정업무)는 협회 배정 업무는 물건소재지 관할 지사가 최우선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제1항), 제13조 (관할구역)는 금융기관 본점 전산 배정 업무에 대한 관할구역은 이사회에서 따로 정하는 바에 의하도록 하며(제1항), 영업활동과 관련하여 본 · 지사간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이사회에서 조정하는 바에 의하도록(제3항) 정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미등기 주주평가사들의 업무 수행에 관하여 적어도 일정한 수준의 지휘 · 감독을 하였다고 볼 수 있음은 분명하다.
설령 미등기 주주평가사들의 업무 대부분이 직접 수주한 감정평가업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미등기 주주평가사에게 보다 폭넓은 권한을 부여하여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주하도록 함으로써 이익 증진을 도모한 원고의 사업형태에 기인하였을 뿐이지, 미등기 주주평가사들이 직접 수주한 감정평가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원고의 일정한 지휘 · 감독조차 받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원고가 미등기 주주평가사들이 수행하는 개개 사건의 업무수행 내용이나 방법 등에 관해서까지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지휘 · 감독을 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역시 전문적인 지식 · 기술 등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감정평가업무의 특성에 기인한 것일 뿐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지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본사운영규약에 의하면 원고의 주주평가사는 1부평가사, 1-1부평가사,1-2부평가사, 1-3부평가사, 2부평가사로 구분되는데(제3조 제1항), 이들은 각각 매월600만원 또는 200만원의 기본급과 회사의 영업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상여금, 개인업무유치 및 처리에 따른 성과급, 표준지공시지가, 개별공시지가 업무 수행에 따른 출장비및 배분액 등을 지급받는다(제3조 제1항, 제10조 제1, 3항). 이 중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지급받는 기본급 및 회사의 영업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상여금의 경우 개인의 성과가 아닌 노무 제공에 상응하여 지급되는 보수이므로, 이는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상적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주주평가사의 경우 성과에 연동되는 보수의 비율이 다른 소속 감정평가사에 비하여 높기는 하지만, 그러한 사정만으로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기본적으로 제공받는 위 보수가 독립사업자의 소득에 가깝다고 볼 수 없음은 분명하다. 원고는 본사운영규약에 따르면 1인당 연평균 업무실적액에 미달하는 매출실적을 보인 주주평가사는 영업지원비 성격으로 지급되는 고정 보수를 삭감하도록 하고 있고, 기본급은 사실상 선급금의 형식으로 지급되었다가 추후 이익배당에서 정산하는 형태로 지급되는 것이므로, 주주평가사가 지급받는 보수가 영업활동에 대한 수수료의 성격을 지닌다고 주장하나, 주주의 지위에서 비롯되는 이익배당을 근거로 위와 같은 기본급의 근로대가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미등기 주주평가사는 정관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고(본사운영규약 제3조 제1항 제1호), 만65세의 정년에 관한 규정을 적용받는다(본사운영규약 제17조). 원고의 복무규정은 감정평가사가 아닌 직원에 대하여만 근무시간 및 근태관리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고(제13조, 제13조의1), 연차유급휴가도 직원에 관하여만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제17조 제1항), 다른 한편 위 복무규정은 '임원, 감정평가사 및 직원'을 의미하는 법인의 '임원 등'에 전부 적용되는데(제1, 2조), 이에 의하면 미등기 주주평가사는 근무시간을 지키고 정당한 사유 또는 상사의 승인 없이 직장을 이탈하지 못하고(제8조), 대표이사 또는 지사장의 사전승인 없이 영리적 사업을 직접 영위하거나 다른 직업에 종사하여서는 아니 되며(제9조), 업무수행을 위해 출장을 갈 때에는 출장명령을 받아야 하고(제23조), 귀임 후 지체없이 서면 또는 구두로 명령자에게 복명하여야 하며(제24조), 면직, 정직, 휴직 또는 보직변경 시에는 후임자에게 사무인계서류를 작성해주어야 한다(제25조). 또한 미등기 주주평가사는 법인의 목적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였거나 법인의 명예를 손상하였을 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법인에 손해를 입혔을 때 등에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징계를 받을 수 있다(정관 제56조 제2항). 현실적인 측면에서 미등기 주주평가사들에 대한 근태관리가 느슨하게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의 기본적인 지휘 · 감독 하에서 일정한 전문성과 독립성을 가지고 개별 업무를 처리하는 미등기 주주평가사들의 업무수행에 관한 자율성과 편의를 보장하여 주기 위한 것일 뿐이고, 인사관리나 복무에 관하여 어떠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앞서 본 복무규정, 정관, 본사운영규약의 적용을 근거로 평정,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할 여지가 남아있는 이상 위 각 규정의 적용 가능성 자체를 부인하거나 위 각 규정이 사실상 사문화된 규정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 정관에 의하면 이사회는 원고의 전국각지 및 해외의 분사무소(지사, 출장소) 및 현지 법인 설치 설립(제3조 제2항), 일반주주 또는 주주 외의 자에 대한 신주배정(제9조), 주식의 양도(제10조), 주주총회 소집(제20조), 상담역 및 고문의 선임(제53조), 제규정 제정 및 시행(54조), 감정평가사 및 직원에 대한 포상 및 징계(제56조) 등에 관한 의결 및 승인 권한을 가진다. 그러므로 원고의 경영을 위한 주요 의사결정은 이사회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보인다. 피고 본사운영규약은 주주평가사 중 주주회의에서의 다득표자 4인과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가 지명하는 주주평가사(3인 이내)가 이사로 선임되도록 정하고 있으나(제5조), 이사회 구성원의 일부를 주주평가사 중에서 선임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미등기 주주평가사의 지위가 등기이사의 지위와 동등한 것 으로 평가할 수 없고, 등기임원이 주주평가사들 사이에서 일정한 임기를 기준으로 순환하며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사정만으로 원고 경영에 관한 주요한 권한 · 책임이 부여된 등기 주주평가사와 그렇지 않은 미등기 주주평가사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없다.
감정평가법 등이 감정평가법인의 소속 감정평가사가 반드시 주주일 것을 요구하지 않는 이상, '주주'로서의 지위와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서로 분리될 수 있다. 그런데 원고가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징표라고 제시하는 대부분의 사정들, 예컨대 영업실적에 따른 이익배당, 주주회의 참석 · 의결권 등은 '근로자' 지위와 구별되는 '주주' 지위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미등기 주주평가사들이 근로자 지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원고는 소속 감정평가사들과 달리 주주평가사를 파트너로 영입하는 것이 사업을 함께 영위할 수 있다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정하여 동업관계에 편입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되더라도 주주회의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넘어 곧바로 원고의 주요 경영사항을 결정하는 이사회 의결에 참여할 수 없는 것은 여전한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오히려 원고가 내부에서 일정한 기간 경력을 쌓아온 소속 평가사에게 주식을 부여하여 주주평가사로 전환하거나, 외부에서 능력이 검증된 감정평가사를 새롭게 주주평가사로 영입하는 것은, 원고 주식 부여가 반드시 동업관계의 편입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개별 감정평가사의 실력· 경력에 부합하는 대우를 함과 동시에 보다 폭넓은 권한과 책임을 부여함으로써 의욕을 고취하고 업무실적을 증진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볼 여지가 더욱 크다.
원고는 본래 합명회사였다가 주식회사로 조직형태가 변경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합명회사의 '무한책임사원' 지위에 있던 감정평가사들이 그대로 '주주'의 지위에 놓이게 되었다. 원고는 이러한 조직형태 변경 연혁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 소속 미등기주주평가사들이 합명회사의 무한책임사원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므로 여전히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인적 회사인 합명회사와 물적 회사인 주식회사의 차이를 고려하면 조직형태 변경 과정에서 종전의 무한책임사원들이 그대로 주주로 전환되었다는 것만으로 감정평가사들의 근로자성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실제로 2002년경 주식회사로 전환된 감정평가법인 소속으로 주주의 지위를 겸하는 감정평가사의 근로자성을 분명하게 인정한 판결례도 있다(대법원 2009.5. 28. 자 2009다16292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판결로 확정된 서울고등법원 2009. 1. 9. 선고 2007나44172 판결 참조).
원고는 법인운영규약 제14조, 제15조, 제18조 등에 따라 주주평가사가 법인의 손해배상책임을 연대하여 부담한다고 주장하나, 위 각 규정은 그러한 취지로 해석되지 않는다. 그 밖에 근로복지공단에서 원고의 주주평가사가 고용보험 · 산재보험 적용대상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는 사정만으로 앞서 본 사실 및 사정에도 불구하고 주주평가사의 근로자성이 부정된다고 보기 부족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박창현 이승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