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5. 11. 26.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89. 12. 14. 설립되어 상시 9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기독교 목회자 연금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1997. 12. 1. 참가인에 입사하여 재무, 회계 업무 등을 담당하며 근무하던 사람이다.
참가인은 2025. 1. 24.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해고예고 통지서를 보냈다.
이후 원고는 참가인의 인사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참가인의 인사위원회는 2025. 2. 4. 원고의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고, 원고는 2025. 2. 24. 해고되었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는 2025. 4. 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5. 5. 28.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D).
참가인은 2025. 7. 2. 위 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5. 11. 26.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에도 하자가 없다'는 이유로 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한편 참가인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가 제1, 2, 5, 12 내지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원고가 E 본부장에게 욕설, 폭언을 하였으나, E 본부장을 상대로 칼을 들고 협박하지 않았다.
원고의 위 욕설, 폭언행위는 E 본부장의 지속적인 모함, 인격 모독 등으로 원고가 정신적인 고통을 받아 오던 중 일어난 우발적인 행동이고, 이 사건 해고는 E 본부장은 감봉 3개월의 경미한 징계를 받았던 점에 비추어 징계의 형평에 반하며, 원고는 참가인에 입사한 이래 약 27년간 성실히 근무하며 단 한 차례의 경징계를 받은 외에 징계 전력이 없는바, 설령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가 일부 인정되더라도 이 사건 해고는 징계재량권을 현저히 일탈 · 남용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75조 제4항은 징계위원회 개최 3일 전 서면으로 통지하여 징계 대상자에게 소명기회를 주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참가인은 2025. 1. 2. 개최 예정이던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를 2024. 12. 30. 저녁경에 이르러야 주었는바, 이는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한 중대한 절차적 하자에 해당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요지
원고가 이 사건 폭언을 한 사실은 인정되고 이는 징계사유에 해당하나, 원고가칼을 들고 E 본부장에게 협박을 하였다는 점은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려워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E 본부장이 칼을 보았다면 이에 대해 언급하였을 것임에도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② 원고가 칼을 든 것을 본 목격자가 없다.③ E 본부장의 진술 외에 원고의 협박행위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자료가 없다.
이 사건 원고에 대한 해고의 징계양정은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책임이 원고에게 있어 사회통념상 사용자에게 맡겨진 징계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원고는 2022. 12. 8. '참가인에 보고하지 않고 참가인의 F 전 이사장을 G회에 고발했던 사실과 E 본부장과 사무실 내에서 막말하여 기강을 흐리게 한 사실'로 견책을 받았다. ② 원고는 2024. 3. 21. E 본부장에게 '나 많이 참고 있으니 웬만하면 나한테 말 시키지 말라고'라고 말하였고, 이후 들고 있던 포크를팽개치며 '씨팔'이라고 말하였다. ③ 원고는 2024. 12. 17. '너나 잘하세요', '니가 그렇게 하고 다니는 거 다 들었어요', '지랄하고 다니는 거', '닥치고 앉아 있어요', '들어와봐 미친년아', '닥치고 있어, 씨팔년 진짜 미친년'이라고 욕설(이하 '이 사건 폭언'이라 한다)을 하였다. ④ 원고가 E 본부장에게 욕설과 폭언 등을 여러 차례 반복하는 행위는 통상의 수준을 넘어 도저히 감내하기 어려운 정도로 판단되고, 조직 질서가 심대하게 훼손되는 행위로 그 비위가 중대하며, 원고는 과거에도 상급자인 E 본부장에게 사무실 내에서 막말하여 기강을 흐리게 한 사실로 징계를 받은 전력이 존재하는 등 직장질서를 저해하는 행위로 물의를 일으켜 왔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하여 사전에 원고에게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할 것을 통지하였고, 원고는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징계사유에 대한 소명기회를 가졌으며, 이후 징계결과를 서면으로 통지받은 사실, 이후 원고가 제기한 재심신청에서도 동일한 절차와 소명기회를 부여받은 사실이 확인되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절차상 하자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이 법원의 판단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을가 제7호증의 기재 내지 음성에 의하면, 원고가 2024. 12. 17. 참가인 사무실에 출근하여 E 본부장에게 이 사건 폭언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 사건 폭언은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72조 제7항의 '폭언 등으로 질서를 혼란하게 하는 자' 내지 제9항의 '인신공격성 발언 등으로 타인을 공격하는 경우'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갑 제2, 3, 10호증, 을가 제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칼을 들고 E 본부장에게 협박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E 본부장은 이 사건 해고와 관련된 절차에서 원고가 '들어와 보라구'라고 말하면서 붉은색 손잡이의 칼을 들었다고 주장하였으나, 당시 상황과 음성이 녹취된 녹취록에 의하면, E 본부장은 '니 지금 뭐하는 건데 지금'이라고 대답하였을 뿐 당시에는 물론 그 이후로도 원고가 든 칼이나 원고의 특수협박행위에 관하여 언급을 하지 않았다.
원고가 E 본부장에게 이 사건 폭언을 할 당시 이를 목격한 사람들이 원고의 주변에 있었음에도, 원고가 칼을 든 것을 봤다는 취지의 진술은 찾아볼 수 없고, 당시 상황과 음성이 녹취된 음성파일에 의하더라도, E 본부장이나 다른 목격자들이 칼을 보고 놀라거나 당황하는 듯한 반응은 찾을 수 없다.
E 본부장은 원고를 상대로 특수협박죄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서울성북경찰서는 2025. 8. 26.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하였고, 이에 대해 E 본부장이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검사는 2026. 1. 19. 혐의없음(증거불충분) 결정을 하였다.
재량권 일탈 · 남용 여부
관련 법리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기업의 규모 · 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을가 제4호증, 을나 제7, 10 내지 13, 20호증의 기재 내지 음성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에 관한 징계사유 중 협박행위에 관한 징계사유는 존재하지 않고, 참가인이 나머지 징계사유만을 이유로 이 사건 해고를 하는 것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사건 해고에 관한 징계사유는 '2024. 12. 17. 발생한 이 사건 폭언과 협박행위, 폭언과 조직 질서를 어지럽힌 죄과의 반복으로 가중처벌, 반성과 개선의 여지가 없어 근로계약 지속이 어려움'이다. 그런데 2025. 1. 2. 개최된 참가인의 인사위원회에서 위원 중 한 사람이 '우리가 정확하게 그것(칼을 들었느냐 아니냐)을 증명했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징계수준이 달라진다'고 말하였고, 나머지 위원들도 이에 대체로 동의하였는바(을 제20호증 녹음파일 1:26:37), 참가인의 인사위원회 위원들의 위 발언 내용, 재심결정문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협박행위가 원고에 대한 징계양정을 고려함에 있어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의 협박행위를 인정할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이 사건 해고에 관한 징계사유 중 협박행위를 제외한 나머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이 사건 해고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폭언을 비롯한 나머지 징계사유만으로 원고가 장기간 쌓아온 참가인에 대한 기여를 곧바로 부정할 만큼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없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사건 폭언은 계획적 · 의도적으로 이루어졌다기보다는, 원고가 2024. 12. 17.휴가 중이었음에도 참가인 소속 실장 H의 부탁으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참가인의 사무실에 출근한 상황에서, 당시 오랫동안 갈등 관계에 있던 E 본부장과의 말다툼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비록 이 사건 폭언이 다른 직원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이루어졌고 그 내용상 상대방인 E 본부장의 외부적 명예를 상당히 훼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나, 원고가폭언을 하게 된 경위와 전후 상황, 폭언이 1회에 그친 점, 이 사건 폭언의 상대방은 오랫동안 갈등 관계에 있던 E 본부장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참가인이나 참가인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닌 점 등의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폭언만으로 곧바로 참가인의 조직 질서가 심대하게 훼손된다고 할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2022년경 참가인에 보고하지 않고 참가인의 F 전 이사장을 G회에 고발하고, E 본부장에게 사무실 내에서 막말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이를 사유로 이미 견책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원고는 2024. 3. 21. 직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E 본부장이 I 실장에게 업무 이야기를 하는 것을 두고 '밥 먹을 때 업무 이야기를 하니 밥 먹은 것 체하겠다'라고 말하였고, 이후 E 본부장이 원고에게 그 말의 의도를 묻는 과정에서 원고가 E 본부장에게 '나 많이 참고 있으니 웬만하면 나한테 말 시키지 말라고'라고 말하거나 이후 들고 있던 포크를 팽개치며 '씨팔'이라고 말하였으나, 이 또한 오랫동안 갈등 관계에 있던 E본부장과의 말다툼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73조에 따르면, 참가인은 해고 이외에도 감봉, 정직 등의 중징계를 할 수 있는데, 특히 정직의 경우 최대 6개월 동안 출근이 금지되어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임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되는바, 참가인으로서는 이러한 중징계를 통해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유지하면서 원고로 하여금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도록 함과 동시에 조직의 기강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원고에게 최후의 수단이어야 할 해고라는 가장 무거운 징계를 단행하였다.
원고는 1997년경 참가인에 입사하여 약 27년간 성실히 근무하여 왔다. 이 사건 해고로 인해 원고는 27년간 이어온 생계수단을 박탈당하는바, 원고가 입게 되는 경제적 불이익은 과중하다.
한편 서울성북경찰서는 2026. 3. 10. '원고가 대학원에 등록하지 않았음에도2021학년도 1, 2학기 등록금이 청구되었다는 취지로 참가인의 직원을 기망하여 참가인으로부터 등록금의 50% 상당의 돈을 편취하였다'는 혐의로 송치결정을 하였으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위와 같은 편취행위를 하였다는 전제에서 이를 이 사건 폭언 전후에 저지른 비위행위로 보아 징계양정에 있어서의 참작자료로 삼을 수는 없다.
또한 J, K, H, L은 '원고가 근무시간 중 자주 자리를 비우거나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하는 등 평소 근무태도가 불량하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하였으나, 이는 참가인이 원고 등 근로자들에 대하여 근태 관리를 하면서 이를 객관적으로 기록한 자료가 아닌 점, 그 진술 내용 또한 정확한 일시 등을 특정하지 않은 채 추상적인 표현이 대부분인 점 등을 고려하면, 이를 이 사건 해고에 관한 징계사유와 더불어 참작자료로 삼는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해고에 이를 정도의 중대한 비위행위를 하였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해고절차의 하자 유무
관련 법리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피징계자에게 징계위원회의 개최일시 및 장소에 관한 통지를 하여야 한다거나, 징계위원회에서 소명할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는 명문의 규정이 있는 경우, 이는 징계처분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한 징계처분은 원칙적으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그러나 나 위와 같은 절차상의 흠이 있다 하더라도 피징계자가 스스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출석통지가 촉박하게 이루어진 것이어서 부당하다는 취지의 이의를 제기함이 없이 충분한 변명을 하였다면, 이로써 위와 같은 절차상의 흠은 치유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2. 11. 13. 선고 92다11220 판결).
구체적 판단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75조 제4항은 '인사위원회는 징계와 관련된 직원에게 징계위원회 개최하기 3일 전에 서면으로 통지하여 구두 또는 서면으로 소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을가 제11호증, 을나 제20호증의 기재 내지 음성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참가인은 2024. 12. 30.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개최를 통보하였고, 원고는 위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통지가 촉박하게 이루어진 것이어서 부당하다는 취지의 이의를 제기함이 없이 이 사건 해고에 관한 징계사유에 대한 소명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설령 이 사건 해고절차에 원고가 주장하는 절차상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이로써 위와 같은 절차상의 흠은 치유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론
이와 같이 이 사건 해고에 관한 징계사유 중 일부는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과다하고, 이와 달리 징계양정이 과다하지 않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한다.
판사 정은영(재판장) 배상혁 유은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