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6. 10. 선고 2026구단5005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B생)는 분진 사업장에 근무하였던 사람으로, 2024. 7. 26. C영상의학과에서 진폐증을 진단받고 피고에게 진폐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나.

피고는 진폐정밀진단과 진폐심사회의 심사를 거쳐, 2025. 5. 27. 원고에게 '진폐병형 정상(0/0), 합병증 tbi, 심폐기능 정상(F0)'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진폐보험급여 부 지급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흉부 단순방사선영상 및 분진 노출력을 종합하여 진폐병형 제1형 이상으로 보아야 하므로, 진폐보험급여 지급 대상에 해당한다. CT 영상 보완판독은 흉부단순방사선영상 판독을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활용되어야 하며, 이를 근거로 근로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진폐병형을 하향 판단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91조의8 제1항, 제2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83조의2 제1항 [별표 11의2]에 의하면, 진폐보험급여 지급대상에 해당하려면 진폐병형이 제1형 이상이어야 하고, 진폐에 걸렸는지와 진폐의 진행 정도는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을 판독하여 결정하며, 진폐의 병형 분류는 국제노동기구(ILO)의 진폐 방사선영상 국제분류법(2000년)에서 규정하는 완전분류에 따라야 한다. 위 관련 법령의 내용, 체계 및 취지등을 종합하면, 해당 근로자가 진폐에 걸렸는지 여부와 그 진폐의 진행 정도는 흉부단순방사선영상을 판독하여 결정하여야 함이 원칙이나, 그 진단결과, 해당 근로자가 진폐의증으로 판정되는 등 진폐의 발병 여부 및 진폐병형의 정확한 진단을 위하여 추가검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고 그 근로자가 추가 검사에 동의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흉부 단순방사선영상 외에 흉부 컴퓨터단층촬영영상(CT)과 같은 보완적인 검사를 한 다음, 이러한 검사결과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제91조의6부터 제91조의8에서 진폐의 진단, 심사및 판정 절차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진폐판정에 필요한 기준은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다. 이러한 위임의 취지는,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를 공정하게 보상하기 위하여 피고로 하여금 해당 근로자에 대한 정확한 의학적 진단을 거쳐 진폐판정에 필요한 자료를 얻도록 하고, 진폐에 관한 전문적 식견과 자격을 갖춘 사람들로 진폐심사회의를 구성하여 해당 근로자의 진폐 여부 및 그 진폐병형을 심사하도록 함으로써 진폐의 진단, 심사 및 판정 과정의 공정성과 객관성 그리고 합리성을 기하도록 하는 데에 있다.

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별표 11의2] 제1호 가목 (1), (2)항에서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에 따라 진폐 발병 여부 및 그 진행 정도를 판독하도록 한 것은 국제노동기구의 진폐 방사선영상 국제분류법(2000년)에서 규정하는 완전분류(completeclassification)를 전제한 것이다. 완전분류에 따른 진폐병형 판독은, 판독자가 환자의 흉부 단순방사선영상과 표준영상을 육안으로 비교 · 관찰한 후, 환자의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의 음영의 크기 및 밀집도와 가장 가까운 표준영상의 진폐병형을 선택 · 결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완전분류는 국제노동기구가 비교적 저렴한 의학적 진단도구인 단순방사선영상의 활용을 전제로 진폐증의 영상의학적 분류를 쉽게 객관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개발한 후, 지난 수십 년 간 여러 보건의료전문가들의 참여하에 수차례 개정한 방식으로서 국제적으로 널리 활용되는 진폐병형 판정 기준이므로 원칙적으로 합리성이 인정된다. 다만,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여 볼 때, 해당 근로자에 대한 진폐 발병 여부 및 그 진폐병형의 정확한 진단을 위하여 추가 검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고 그 근로자가 추가 검사에 동의를 표시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까지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에 의하여서만 진폐병형을 판정할 것을 요구할 합리적 근거가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1)

대상을 여러 종, 횡단면에서 고해상도로 단층촬영하는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 방식이 대상을 단순 투영하여 촬영하는 단순방사선영상 방식보다 공간 해상도 및 대조도의 측면에서 우수하여 대상을 보다 정밀하고 입체적으로 재현할 수 있다. 따라서 흉부 컴퓨터단층촬영영상은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에 비하여, 미세한 흉부 병변의 발병 여부와 그 병변의 분포 정도 및 양상 등을 판정하고 분류함에 있어 좀더 우수한 의학적 검사방식인 것으로 판단된다.

(2)

흉부 컴퓨터단층촬영영상과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이 전혀 다르거나 상반된 방식의 검사라는 등의 이유로 두 방식의 검사가 상호 양립할 수 없다고 볼 수는 없고, 단지 두 검사의 차이는 방사선을 검사자의 신체에 투영 및 재현하는 기법에서의 기술적 차이에 불과하다고 보인다. 따라서 앞서 본 바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해상도가 다소 떨어지는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을 판독함에 있어 해상도가 높은 흉부 컴퓨터단층촬영영상을 함께 참고하거나 그 영상을 판정의 보조수단으로 활용하게 되면, 진폐병형의 판독에 관하여 정확성 및 객관성을 보완적으로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흉부 단순방사선영상과 함께 흉부 컴퓨터단층촬영영상까지 참작하여 진폐병형을 판독하더라도, 이는 완전분류에 의한 진폐병형 판독 기준을 대체하는 차원에서 흉부 컴퓨터단층촬영영상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정하여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을 보완하거나 이를 보조하여 위 판독 기준에 따른 판독의 정확성 및 객관성 등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흉부 컴퓨터단층촬영영상을 병행하여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2)

앞서 든 증거, 이 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의 진폐병형을 판정하기 위해서는 흉부 단순방사선영상과 흉부 컴퓨터단층촬영영상을 종합하여 판독하여야 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아야 하고, 원고의 흉부컴퓨터단층촬영영상을 보완적으로 활용하여 판독하는 경우, 원고의 진폐병형이 제1형 이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가)

원고는 이 사건 진폐보험급여 청구 후 2024. 12. 4.부터 2024. 12. 6.까지 E병원에서 진폐정밀진단을 받았고, 2024. 12. 4.자 흉부단순방사선영상 결과보고서에는 '소음영: 있음(모양과 크기 p/s, 위치 양상/우중/우하, 밀도 1/2), 대음영: 있음(A, 위치 우상)'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2025. 2. 11. 열린 진폐심사회의의 '의증(0/1) 판정자로 진폐병형 확인을 위해 흉부 CT 요망'이라는 심의소견에 따라, 원고는 2025. 3. 12. E병원에서 흉부 CT 검사를 받았고, 2차 진폐심사회의는 흉부 CT 검사결과를 확인한 후 원고의 진폐병형을 정상(0/0)으로 판정하였으며, 피고 자문의는 '2024. 12. 4.자 단순흉부사진, 2025. 3. 12.자 흉부 CT의 병형은 0/0'이라는 소견을 밝혔다. 위와 같이 원고의 경우 흉부 단순방사선영상 결과 진폐병형에 대한 여러 의학적 소견들이 서로 달라 진폐의 발병 여부 및 진폐병형의 정확한 진단을 위하여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고, 원고가 추가 검사에 동의하여 흉부 CT 촬영이 시행되었으므로, 흉부 단순방사선영상과 흉부 CT영상을 종합하여 원고의 진폐병형을 판단하여야 하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이 법원 감정의[영상의학과(흉부)는 '2024. 7. 26.자 C영상의학과 흉부단순방사선영상 및 2024. 12. 4.자 E병원 흉부 단순방사선영상만으로 판독한 결과, 우상폐야에 진한 선상 및 관상 음영이 있고, 우중 폐야에는 가는 선상 음영과 다수의 결절 음영이 뭉쳐있다. 그 외에 전 폐야에 흐릿한 결절음영 또는 망상 음영이 보인다. 관찰되는 결절 중 선상 및 관상 음영은 진폐결절에 부합하지 않고 진구성 결핵에 부합되는 형태다. 위 각 단순방사선영상만으로 진폐병형 0/1, 합병증 tbi로 판정하고, CT를 보완한 재판정으로 고려하겠다. 위 각 단순방사선영상에 2025. 3. 12.자 E병원 흉부CT 영상을 보완하여 종합하면 원고의 진폐병형은 0/0, 합병증 tbi로 판단한다. CT 영상을 보완하면 단순방사선영상만으로 판독할 때와 비교하여 0/0 또는 0/1 정도의 희박한 결절에 대해서 미세한 결절들의 존재를 추가하거나 부존재를 확인하는 정도의 보완이 가능하다. 원고는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에서 보였던 결절 음영의 상당수가 CT 영상에서 진폐결절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어 병형이 하락하였다'는 취지의 의학적 소견을밝혔다.

다)

위 감정의는 '원고의 흉부 단순방사선 영상에 분진 노출력까지 고려한다면 진폐병형 1형(1/1, q/t)도 고려할 수 있다'는 소견을 밝힌바 있으나, 원고는 흉부단순방사선영상만으로 의증(0/1)으로 판단되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흉부 CT영상을흉부 단순방사선영상과 함께 참고하거나 판단의 보조수단으로 삼아 원고의 진폐병형을 판단하여야 하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일부 소견만으로 원고의 진폐병형이 제1형에 해당한다고 판정할 수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영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