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0. 1. 18. 선고 98구28509 판결

판결요지

이 사건 해고 당시 참가인 회사의 노동조합은 외견상 그 형식적 요건만을 갖추고 있었을 뿐 노동조합으로서의 실질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던 점, 이 사건 해고와 근접한 시기에 원고들을 포함한 일부 근로자들이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을 결성하려 한 점 이외에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그 징계사유의 대부분이 인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는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것이어서 부당해고로 판단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 회사가 원고들을 해고한 것은 실제에 있어 그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려 하는 것을 혐오하고 이를 저지할 의도에서 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할 것이므로, 이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 사건/ 2000.1.18 선고, 서울행법 제13부 98구28509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 취소

* 원고/ 정진섭, 이주협

* 피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노태근

* 피고보조참가인/ 유한회사 대일실업 대표이사 이해영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승준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박정현

* 원심판결/ 1999.9.14

주문

1.

피고가 1998.12.4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98부해413 부당해고 구제재심신청사건 및 98부노111호 부당노동행위 구제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하고, 그 나머지 부분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9호증의 19, 을 제20, 21호증의 각 1, 2, 을 제29호증의 23

가.

원고 정진섭은 1995.8.1 피고보조참가인 회사(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택시 기사로 근무하여 오던 중 1998.5.18 징계해고되었고, 원고 이주협은 1995.12.1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택시 기사로 근무하여 오던 중 1998.6.12 징계해고되었다.

나.

원고들은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여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위 노동위원회는 1998.8.13 그 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들은 이에 불복하여 1998.9.2 중앙노동위원회에 98부해413호 및 98부노111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1998.12.4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들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해고는 원고들에 대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거나 징계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음에도 원고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려 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2)

참가인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적법한 징계절차를 거쳐 정당한 징계사유를 근거로 징계해고된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인정된 사실관계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15호증의 1 내지 4, 갑 제16호증의 1, 2, 갑 제17, 18호증, 갑 제19호증의 1 내지 7, 갑 제27호증, 갑 제40호증, 갑 제82호증,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의 전취지

(1)

사건의 배경

(가)

관할관청인 인천 서구청의 행정기록상에는 참가인 회사의 노동조합이 1994.4.5 창립총회를 거쳐 같은 달 6일 조합장을 조인만으로 하여 설립신고를 마친 것으로 되어 있고, 위 노동조합의 1996.1.29자 총회 회의록에는 조합장 조인만이 퇴직함에 따라 조합장을 김영천, 부조합장을 김해성, 감사를 김대대로 선임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참가인 회사의 노동조합은 1996.1.29 실제로 총회를 개최하거나 조합장 등의 노조 간부를 선임한 사실이 없으며, 1996년 이래 조합비를 징수하거나 회사와 사이에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등 노동조합으로서의 활동을 한 사실이 없다.

(나)

원고들을 포함한 일부 근로자들은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들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결성하기로 하고, 1998.4.21부터 그 준비작업을 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참가인 회사의 노동조합이 이미 설립된 것으로 신고되었음을 알게 되자, 1998.5월경 인천북부지방노동사무소장에게 위 노동조합에 대한 휴면노조 해산의결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인천 서구청장(신청 이후 관할권이 인천 서구청장에게 이관되었다)은 위 신청을 거부하는 처분을 하였다. 이후 인천광역시 행정심판위원회가 1998.9.7 위 거부처분을 취소하는 재결을 함에 따라,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1998.10.8 위 노동조합에 대한 휴면노조 해산의결을 하였다.

(2)

이 사건 해고와 관련된 취업규칙 규정 등

(가)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14조는 `종업원은 작업 시간 중 불법적인 활동, 시위, 행진, 집회, 인쇄물 배포·게시 및 기타 회사와 관계 있는 일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제44조 제3항 제1호는 `회사는 종업원이 다음에 해당하는 경우에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해고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면서 `상사에게 폭행한 자(제2목), 학력 및 경력 사항을 허위로 기재하고 입사한 자(제3목), 미터기 불사용 2회, 미터기 조작, 수입금을 유용 또는 횡령한 자(제4목), 단체협약이나 노사협의에 의해 결정된 행정사항이나 지시사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 방해 또는 상습적으로 위반한 자(제6목)'를 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나)

참가인 회사와 원고들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 제14조는 `부정한 방법으로 회사에 입사한 경우(제2호), 운송수입금을 횡령했을 경우(제6호), 불법 노동조합운동이나 타인을 선동하여 쟁의 또는 사회적 물의를 야기했을 경우(제7호), 상사에게 폭언, 폭행하였을 경우(제9호), 회사의 지시사항을 위반했을 경우(제12호)'를 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다)

참가인 회사와 그 소속 근로자들 사이에 체결된 임금협정 제3조 제3호는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일 7시간 20분, 1주에 44시간, 월 220시간을 기본 근로시간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그 제6조 제1호는 `운전기사는 1일 평균 영업주행거리(170㎞)를 성실하게 운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

해고의 정당성에 대한 판단

(1)

판단의 기초

(가)

취업규칙의 효력

취업규칙은 사용자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작성되는 것이라는 점에게 노사간에 개별적으로 체결되는 근로계약이나, 노동조합과 사용자측 사이에 체결되는 단체협약과 구별되는 것이고, 그 작성과 변경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이다. 그리고, 근로기준법 제96조에 의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취업규칙을 신고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취업규칙에 대한 행정감독상의 편의를 위한 것이므로, 취업규칙은 항상 적법하게 신고되어야만 취업규칙으로서의 효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참가인 회사가 작성한 취업규칙에 실질적으로 노동조합장이라 볼 수 없는 김영천의 서명·날인이 되어 있다거나, 그 작성 및 변경신고를 적법하게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은 근로자들에 대한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을 정한 준칙으증의 1, 2의 각 기재는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만, 갑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 이주협이 최상철로부터 폭행을 당하면서 이에 대항하여 욕설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는 폭행 피해자로서의 소극적인 저항 행위에 불과하여 사회상규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원고 이주협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또, 원고 이주협이 김영천을 폭행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갑 제31호증의 1, 2, 갑 제38호증, 갑 제39호증의 1, 2, 갑 제83호증, 을 제31호증의 각 기재는 쉽게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바)

불법집회를 통한 업무방해

①

참가인의 주장

원고는 1998.5.25 15:00경 청천농장 소공원의 집회를 실질적으로 주관하면서 교대근무를 위하여 귀사하는 차량을 정지시키고 송신호와 홍영일을 불법집회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

②

판 단

위 주장사실에 부합하는 갑 제35호증, 을 제15호증의 1, 2의 각 기재는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사)

불법 집회 및 유인물 배포

①

참가인의 주장

원고 이주협은 1998.6.1부터 6.5까지 집회 허가를 받지 않고, `유령노조와 협잡하는 악덕 기업주 이해영은 민주노조 깃발 아래 무릎 꿇고 사죄하라'는 문구를 적은 현수막을 회사 입구에 게시하는 등 불법 집회를 주도하였고,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를 모독하는 내용을 담은 유인물을 배포하였다.

②

판 단

위 주장사실에 부합하는 갑 제83호증, 을 제31호증의 각 기재는 쉽게 믿기 어렵고, 갑 제35호증, 을 제17호증 1, 2, 갑 제85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주장사실을 그대로 인정할 수 없으며, 단지 원고 이주협이 1998.6월경 참가인 회사 정문 앞에서 벌어진 집회에 참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원고 이주협이 참가한 집회가 사전 신고 없이 이루어지는 등 그 정당성이 결여된 것이라고 볼만한 자료도 없는 데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회사의 노동조합이 휴면 노조에 해당하여 해산의결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 이주협이 참가한 위 집회가 불법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없다.

(4)

소 결

(가)

원고 정진섭에 대한 징계사유는 그 중 `원고 정진섭이 1997.6.14 두 건의 추돌사고가 발생하였음에도 이를 회사에 즉시 보고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이 인정되고, 원고 이주협에 대한 징계사유는 그 중 `원고 이주협이 동종 업체인 대명운수 합자회사에 근무한 경력을 기재하지 않았고, 1998.6.2 3번에 걸쳐 미터기를 사용하지 않은 채 택시를 운행하였다'는 사실만이 인정되며, 원고들에 대한 나머지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

(나)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만이 인정될 경우 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해고처분이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해고처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원고 정진섭의 경우 추돌사고 발생을 즉시 보고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 아무런 문책을 받지 않았다가 그로부터 1년여가 경과될 무렵 이 사건 해고처분을 받게 된 점 등에 비추어 위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또, 원고 이주협의 경우 고의로 그 경력 사항을 은폐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택시 기사의 근로내용이 단순한 육체 노동에 불과하여 동종 업체에 종사한 경력 유무가 채용 여부를 결정하거나 채용 조건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미터기 불사용을 징계사유로 규정한 취지는 미터기를 사용하지 않고 택시를 운행함으로써 승객으로부터 부당 요금을 징수하거나 소속 회사로 하여금 그 수입 내역을 파악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데에 있다 할 것인데, 원고 이주협이 미터기를 사용하지 않은 채 택시를 운행함으로써 부당 요금을 징수하거나 참가인 회사로 하여금 그 수입 내역을 파악하지 못하게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위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도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라.

이 사건 해고가 부당노동행위인지 여부

(1)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서 표면상의 해고이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하려 한 것을 이유로 해고한 것임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하려 한 것을 실질적인 해고이유로 한 것인지의 여부는 사용자측이 내세우는 해고사유와 해고의 경위,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기타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제반 사정을 비교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 당시 참가인 회사의 노동조합은 외견상 그 형식적 요건만을 갖추고 있었을 뿐 노동조합으로서의 실질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던 점, 이 사건 해고와 근접한 시기에 원고들을 포함한 일부 근로자들이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을 결성하려 한 점 이외에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그 징계사유의 대부분이 인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는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것이어서 부당해고로 판단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 회사가 원고들을 해고한 것은 실제에 있어 그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려 하는 것을 혐오하고 이를 저지할 의도에서 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할 것이므로, 이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3.

결 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이재홍(재판장), 마용주, 김종기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